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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빙의 서재

결별 후 천재 마법사로 복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주간의식단
작품등록일 :
2022.05.11 16:50
최근연재일 :
2022.07.22 20:20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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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76
추천수 :
540
글자수 :
389,505

작성
22.05.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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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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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길드원을 구하기로 함(3)

DUMMY

또 아침, 유성의 차 안.


길드 등록 인원은 만들어졌다.


이담비가 못마땅하여 운전에만 집중하고 있는 유성.


그리고 유성이 있다는 것을 속이고 자신을 부른 윤라은과 한 판 싸운 이담비.


왜 자기가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의 알라자와 이 모든 것이 불편한 한민우.


「빵! 빵!」


“에이, 앞 차 왜 이렇게 느려?”


한민우의 집에서 본부 건물까지는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 오늘 따라 한 세월이다.


우선 길드 등록은 본부 1층에서 해야 한다. 그 이후에는 마탑 입장 인가가 날 것이고, 간단한 채비 후 바로 돌파 준비를 하면 되겠다.


차 안의 모든 사람들에게 대충 설명은 했지만 아직 서로의 협조를 받고 이해를 하기에는 소통이 많이 모자란 상황. 유성은 한숨을 푹 쉬었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사람들 목소리는 신나 보였다.


[···사실 윤라은 헌터는 S급 최상위 헌터가 아니라는 일각의 주장이 나왔습니다. 어떤 내용인지요?]


[헌터 협회가 만들어낸 하나의 홍보 전략이었다는 주장입니다. 이번 계약 해지로 윤라은 헌터는 종적을 감췄는데요. 이 시점에 그 유명한 ‘성검’이 반환 되었고, 그 검의 능력이 헌터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꺼.”


모자를 푹 눌러쓴 윤라은이 엄청 날카롭게 말한다.


“아니, 끄지 말고 음악 틀까요?”


눈치 없이 마냥 침묵이 싫은 한민우. 조수석에서 버튼을 조작해 노래를 틀자, 이상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평범한 옷으로 갈아입은 알라자는 올리브를 꼭 안은 채 창밖만 바라보고 있다. 뒷자리 이담비가 유성에게 답을 바라지는 않고 한 마디 한다.


“난 등록만 도와주고 갈 테니까, 같이 활동을 해야 하는지 걱정은 하지 마.”


침묵하는 유성에 이어, 윤라은이 또 찌릿, 하고 째려보는데.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큰 일 하는거 하나 못 도와 주냐는 부분에서 화가 난 듯.


오합지졸 군단이 아니겠는가.



어찌되었건, 협회 본부에 길드 등록을 위해 도착을 하는 데는 성공했다.


출근이 아닌 목적으로 오는 것도 참 오랜만이지 싶다.


사실 ‘길드를 창설한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사람들에게 신망도 많이 받았을 것이고, 돈도 많이 준비된 훌륭한 헌터가 되어 조직적으로 일하기 시작한다는 뜻이니까.


그래서 보통은 사진도 많이 찍고, 박수도 받고 하기에 1층은 따로 행사장까지 차려져 있는데.


이들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그, 혹시 등록 기념으로 파이팅 하시는 모습 사진이라도······.”


“됐습니다. 그냥 등록 해주세요.”


“···저기 죄송하지만, 등록 서류 원본에 길드명란이 비워져있는데······.”


“나중에 바꿀 수 있죠? 아무거나 임시로 해주세요.”


“···네, 그냥 길드장님 이름과 동일하게 해드리겠습니다. 등록 완료는 3시간가량 걸리니 잠시 행사···아니 대기 해주세요.”


초급길드 ‘유성.’


안내원 표정이 시작부터 굳기 시작해 마지막은 불쾌한 얼굴이었다.


이 사람들은 왜 길드 등록을 하러 왔는데 화가 났는가.


사정을 물어보고 싶은 궁금함을 풀 수 없는 굉장히 싸운 것 같은 분위기이다. 최대한 빨리 끝내주기 위해 담당자가 쪼르르 안쪽으로 들어간다.


등록 신청이 끝나자마자, 유성은 바람같이 일행을 두고 2층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올라간다. 뭐 나머지 사람들이 알아서 서로서로 챙기겠지 싶다.



2층에는 넓은 테라스가 있다.


와본지가 정말 오래되었는데, 내려다보이는 주변 거리는 얼마 전 언제 마물 습격을 받았었나 싶도록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다.


“후.”


시간이 이르기도 하고, 2층은 일반인도 드나들 수 있는 장소라 마주칠만한 직원은 없으니 다행이다.


일단 길드 등록 후에 돌파가 시작 되면 어찌저찌 되지 않을까.


윤라은과 유성, 그리고 올리브의 전투력으로 그럭저럭 층계 돌파는 가능할까. 거기에 유성이 잠시 데려온(?) 알라자가 10층계 돌파 히든 게이트를 잘 열어줄 수 있을까······.



이때, 뒤따라오는 발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이담비다. 또 왜. 어쩌라고 계속 쫓아오는가. 무념무상의 표정으로 유성이 가라는 손짓을 한다.


“혼자 있고 싶으니까. 할 얘기 있으면 나중에 하자.”


“그러지 말고, 얘기 좀 해.”


“···넌 자존심도 없어?”


또 국제공 얘기 하겠지. 그녀가 좀 당황한 표정이지만, 아무래도 좋다.


유성은 국제공의 기억 상실과 인격 조작을 원상복구 해달라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줄 수 없다.


자신도 고칠 방법을 모르는데 뭘 어쩌란 말인가. 게다가 헤어진 사이에 계속 와서 이러는 모습. 기가 막힌다.


“네가 날 찼어, 이담비. 내가 널 찬 게 아니고. 게다가 이상한 얘기도 잔뜩 있는데, 해명도 없어.”


“······.”


“그래, 물론 헤어진 사이니까 알 필요도 없겠지. 근데 도대체 뭘 도와달라고 계속 와서 난리야? 내가 너한테 진짜 복수하겠다고 다짐 안 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


“···나 아프다니까······.”


“그래서 뭐? 동정이라도 받고 싶어? 네가 죽을병에 걸렸든 아니든 간에 난 이제 너랑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야. 그리고, 무슨 사정이 있기에 바람을 피우셨어? 아니라고? 환승 이별이냐?”


아니라고, 하면서 그녀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이내 그렁그렁 눈물이 차오른다. 얘가 원래 이렇게 질질짜는 걸 잘했었나.


속이 시원하다······. 아니, 사실 시원하지는 않다.


다른 영화나 소설에서 보면, 이렇게 감정을 다 쏟아 부어서 상대방을 바닥으로 밀쳐내면 아주 기분이 좋던데. 현실은 다르다.


“내가, 그 사실을, 알았는데. 어떡하라고.”


살짝 안쓰럽던 마음이 와장창. 젠장, 또 시작이다. 뭘 알았는데. 그는 답답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싶은 마음을, 주변에 사람이 있어서 참는다.


“뭔데, 뭘 알았는데. 돌려 말하지 마.”


그녀는 입을 한두 번 열었다 닫았다 한다. 마지막까지 고민을 하는 것이었다. 별 볼일 없는 말을 또 꾸며내는 거라면 가만 안 둘 거다.


“광휘. 「검과 마법의 시대」. 오빠가 현자 레안이라는 사실.”


국제공이 ‘광휘’를 언급 했을 때보다 조금 더 세게 머리를 후드려 맞은 기분이다. 얘는 또 왜 광휘를 알고 있지?


“그, 그게 뭐라고. 너랑은 상관없는 일······.”


“나도 광휘가 있어. 기억도 돌아왔고. 환생한 거였어.”


“뭐?”


그녀의 심장에서는 털끝만큼도 광휘의 빛이 없는데.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너, 누구야.”


“뭐?”


“네가 광휘가 있는데, 내가 느끼지 못하는 거라면, 너 누구냐고.”


“말할 수 없어.”


“뭐? 장난해? 또 이상한 소리해서 흐지부지······.”


“하지만 해명은 할게. 국제공은 과거의 ‘표독한 르뷔넥’이었어.”


‘표독한 르뷔넥.’


「검과 마법의 시대」의 물약 전문가이자 유명한 상인으로, 왕도의 경제를 주무르던 자이다.


레안과는 별 친분도 없고 관계도 없던 인물이지만, 과거 마탑에서 ‘만능 포션’ 독점 사건 때 한판 했었지······. 정확히는 레안이 ‘만능 포션’을 만들어 독점을 하면서, 그에게 타격을 좀 줬었다.


“국제공씨는 내 ‘마나폭주’를 치료하고 있어. 오빠도 알겠지만, 그는 누구보다 뛰어난 물약 전문가니까.”


“···그래서 바람 피웠다?”


그녀의 울먹임이 조금 더 거세졌다.


“날 전생의 부인으로 철석같이 믿고 있어. 난 속이고 있고.”


그러지 않는다면, 르뷔넥같은 작자는 이담비를 도와주지 않겠지. 그녀는 우는 목소리로 한 마디를 더한다.


“국제공씨가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난 아니야.”


“하···너 진짜.”


유성은 어디 문이라도 발로 차고 싶은 심경이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할 말이 너무 많다. 헛소리 집어 치워라, 그게 이유가 되냐, 꺼져라, 등등. 그렇지만 제일 하고 싶었던 말 한가지.


“그러니까, 넌 왜 네 속사정을 말 안 해?”


“······.”


“넌 항상 그런 식이었어. 너 그렇게 힘들고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면 말을 해야지 왜 말을 안 해! 지금 네가 이렇게 다 말하고 나서 드는 생각이 이거야. 난 하나도 마음이 달라지는 게 없어. 내가 네 남자친구 맞았냐?”


사람들이 슬금슬금 피하기 시작한다. 사랑싸움이 좀 격하네, 생각하는가보다.


“오빠는 내 남자친구기 전에, 현자 레안이지.”


“뭐?”


“기억이 돌아오고서 고민 많이 했어. 근데 말 못했어.”


유성은 이담비의 그 말을 듣고, 무의식중에 단번에 한 마디가 튀어나왔다.


“···너, 그레이스구나.”



「플러터 그레이스.」


유성은 자기가 그녀의 정체를 정확하게 짚어냈다고 생각했다. 말 못하는 사연, 헤어지자고 한 이유. 그녀가 바로 전생에 동료들을 다 두고 홀로 도망친, ‘플러터 그레이스’였기 때문인가.


전설적인 검사였지만, 마왕과의 전투에서 그녀는 도망쳤고 많은 동료들이 죽었었다. 배신감에 현자 레안은 ‘왕도’에 그녀가 다시 들어올 수 없도록 접근 금지 마법까지 세워두었었는데.


그녀가 대답 안한다면, 그는 그렇게 확신할 수밖에 없다.


“···말할 수 없어.”


“뭘 말 할 수 없어? 너 그레이스 맞잖아!”


유성은 두 가지 하고 싶은 말이 뒤엉켜서 가쁜 호흡을 고르는데 시간을 좀 써야 했다.


첫 번째는 그레이스, 왜 도망쳤냐?


두 번째는 이담비, 네가 과거의 그레이스라고 해서 현생의 내가 널 어떻게 하겠냐? 소중한 여자 친구였는데?


그렇지만 처음 나온 말은 이거였다.


“너, 왜, 왜 도망쳤어.”


“······.”


“과거에, 왜 그때 신호를 안 뿌렸어, 왜 도망쳤냐고! 너 때문에 죽은 사람들이 몇 명인 줄 알아? 이터, 멜리나, 에반, 란느······.”



또 트라우마가 도졌다.


사실 그가 이런 말을 그레이스에게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겠냐고, 얼마나 갈등하고 절망과 죄책감 속에서 허우적거렸겠느냐고···이런 말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잘 되지 않았다.


단지 울고 있는 그녀를 화난 눈으로 바라보는 것 밖에 못하는 자신에 대한 분노만 커져간다.


“무섭게 말하지 좀 마··오빠는····.”


“오빠는 무슨 오빠! 제발 좀 꺼져! 이제 그만 하자, 이번 생에서는 제발 나랑 엉키지 말란 말이야!”


유성은 홱, 하고 튀어나와 버렸다. 화난 발걸음, 답답한 마음.


그러면서도 무언가에 꽂혀 빠르게 어딘가로 향한다. 그가 향한 곳은······.



띵동,


「지하 무투장입니다.」


「쾅, 쾅.」


저번 일로 국제공이 항상 이 시간대에 개인 무투장을 빌려 사용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


역시나 그 습관은 서울에서도 마찬가지, 훈련소리가 들려온다. 유성은 생각했다.


‘마지막 훈련으로 만들어 주겠다.’


“국제공.”


“···뭐지 자네는?”


유성의 내리 깔은 목소리에 국제공이 하룻강아지 바라보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저번 일로 기억을 잃었지만 하대하는 태도는 그대로군.


좋다.


“패 죽이러 왔다.”


「번쩍!」


❃❃❃❃❃❃❃❃


[현자의 후광]

범위 내 자신보다 약한 ‘이성이 있는 생명체’를 반영구적으로 컨트롤한다.(AA급 책정)


❃❃❃❃❃❃❃❃


유성은 이담비를 치료해주고 있다니 죽이지는 못하겠고, 아주 흠뻑 패서 반 죽인 뒤, 감쪽같이 일층으로 올라가 다시 일행에 합류할 생각이었다.


지금의 그라면, 가능하니까.


“넌 앞으로 오른팔을 못 쓴다. 쭉 불구로 살아라.”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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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마법 아카데미 돌파(5) +3 22.06.16 115 4 12쪽
40 마법 아카데미 돌파(4) +2 22.06.15 124 3 12쪽
39 마법 아카데미 돌파(3) +5 22.06.14 141 6 15쪽
38 마법 아카데미 돌파(2) +3 22.06.13 138 3 12쪽
37 마법 아카데미 돌파(1) +4 22.06.12 190 3 14쪽
36 공무원 복귀 후 한판(4) +3 22.06.11 204 4 14쪽
35 공무원 복귀 후 한판(3) +4 22.06.10 201 4 15쪽
34 공무원 복귀 후 한판(2) +4 22.06.09 226 4 14쪽
33 공무원 복귀 후 한판(1) +2 22.06.08 275 3 12쪽
32 마탑 10층 돌파(7) +5 22.06.07 239 6 16쪽
31 마탑 10층 돌파(6) +3 22.06.06 223 4 12쪽
30 마탑 10층 돌파(5) +3 22.06.05 231 4 16쪽
29 마탑 10층 돌파(4) +3 22.06.04 242 4 15쪽
28 마탑 10층 돌파(3) +3 22.06.03 240 4 13쪽
27 마탑 10층 돌파(2) +5 22.06.02 263 7 15쪽
26 마탑 10층 돌파(1) +4 22.06.01 272 6 15쪽
25 재정비를 위해 필요한 것(2) +5 22.05.31 302 7 15쪽
24 재정비를 위해 필요한 것(1) +3 22.05.30 291 6 11쪽
» 길드원을 구하기로 함(3) +6 22.05.29 299 8 12쪽
22 길드원을 구하기로 함(2) +2 22.05.28 319 7 12쪽
21 길드원을 구하기로 함(1) +1 22.05.27 352 7 12쪽
20 마탑 2층 돌파(3) +2 22.05.26 352 7 13쪽
19 마탑 2층 돌파(2) +2 22.05.25 371 9 12쪽
18 마탑 2층 돌파(1) +3 22.05.24 397 8 14쪽
17 가능성이 생겼나?(2) +2 22.05.23 415 9 12쪽
16 가능성이 생겼나?(1) +3 22.05.22 448 12 15쪽
15 헌터 등급 측정 후 쇼핑(2) +2 22.05.21 481 7 14쪽
14 헌터 등급 측정 후 쇼핑(1) +1 22.05.20 514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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