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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니 님의 서재입니다.

능력자배틀대회 - 클립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타라니
작품등록일 :
2015.02.08 17:31
최근연재일 :
2018.08.02 17:40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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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70
추천수 :
729
글자수 :
212,726

작성
15.03.0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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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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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4화 - 약혼녀(5)

DUMMY

내 어깨에 다소곳이(?) 올려진 손. 분명히 그 손의 주인은 겉으로 보기에는 가녀린 내 또래의 여자애다. 가녀려 보이는 겉모습처럼 내 어깨에 올려진 손도 분명히 가벼워야 한다. 그런데 나한테는 그 손이 너무나 무겁다. 어깨가 빠질 것처럼 말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무슨 트럭이 내 어깨에 올려져 있는 것 같다.

어째서 일까?

……아니, 나는 어쩌면 이미 답을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니 알고 있다. 왜 이 겉으로 보면 분명히 가녀린 손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는지. 그건 바로 이 손의 주인이 내가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피해오던 나의 약혼녀인 이민지의 손이니까.

지금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차갑다. 진짜 내 주위가 영하 20도 정도까지는 내려간 것처럼 말이다. 나는 그런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풀어보기 위해서 최대한 밝게 웃으면서 조심스럽게 한마디를 건넸다.


"아…안녕?"


예쓰!

아웃!!

오답!!!

밝아지기는 커녕 분위기는 더 싸해진다. 그녀의 이민지의 눈이 더 가늘어진다. 안 그래도 고양이상이라서 약간 차가운 인상인데 그렇게 가늘게 눈을 뜨면 진짜로 사람 한 명 죽일 정도라고. 너무 무섭다고.

애초에 최상급 능력을 소유한 내가 평범한 고등학교로 갔던 것도 사실 이 녀석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같은 이유로 중학교도 남중으로 갔던 것이고…과거에 나는 이 녀석과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었는데……그것이…그것이 슬픈 기억(?)으로 남아서, 그녀를 피해서 남중으로 갔던 거라고.


"흠…'안녕'~?"

"………"


진짜 오늘 사람 한 명 죽을 것 같다. 그리고 아마 죽는 거 나겠지. 사망원인이 사람보고 쫄아서……이렇게 죽으면 역사에 간 작은 놈으로 기록이 되겠지. 허허허, 역사에 남을 인물이 될 수도 있다는 건데, 꽤 괜찮은……아니, 아니, 아니. 정신 차리자. 난 아직 17살이야. 아직 살 날이 더 많은 앞날 창창한 청소년이라고. 아무리 지금 상황이 무서워도 현실도피를 하면 안되지, 안되.


"뭔가 남길 말은 있어?"


갑자기 나에게 유언을 요구하시는 이민지 양.……저 유언 남겨야 합니까? 이 나이에?


"저희들의 인연을 생각해서 살려주십시오."


내가 생각해도 별 같잖은 말도 다 튀어나온다. 살아남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그것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누가 말 했던가, 오늘부터 그 사람이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 될 지어다.


"흠…"


나의 발언에 고민을 해주시는 그녀. 사실 반쯤 정신 나간 상태로 내뱉은 말이었지만 나와 그녀의 인연이 상당히 길기에 그녀가 나의 처우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더 생각해주시는 것일 것이다.

일단은 약혼자이기에 나는 걸음마를 하기 전인, 그러니까 누가 누구인지 판가름이 가능할 때부터 정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그만큼 오래 알고 지냈으니 녀석과는 모의로 능력 배틀을 한 적이 꽤 많다. 물론 내가 늘 졌다.

나와 녀석 둘 다 최상급 능력이니만큼 능력의 강함이 비슷하니 승패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은 '재능'이었다. 그녀는 천재였다. 빈말이 아니고 진짜로. '능력빨'인 나와는 다르게 말이다. 녀석은 16세 때, 최상급 능력을 자유롭게 사용하는데에 필요한 자격인 '각성'에 성공한 천재니까 말이다. 지금 나 정도의 능력 컨트롤을 그녀는 10살도 되기 전부터 가능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다보니, 나는 그녀에게 참 많이 휘둘리며 살았다.

그렇게 휘둘리며 살았던 어린 시절의 불운한 기억에 잠겨있는 나에게 이민지가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물론 말투는……차갑다. 진짜, 본인이 가진 능력과는 달리 '얼음공주'같다.


"근데 너, 왜 나를 피하는 거야?"

"응? 그…그런 건 아닌데……"


뒤로 갈 수록 목소리가 작아진다. 말끝이 흐려지는 건 거짓말이라는 자각이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그럼 수업 종료 5분전부터 반을 뛰쳐나간 건 대체 무슨 이유지?"

"하…하…"


묘하게 가시가 박힌 그 말에 온 몸에서 소름이 돋고, 식은땀이 흘러내려 옷이 젖기 시작했다.


"대답해봐."

"……"


내 말문은 막히고 말았다.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을 해쳐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는 최고의 변명거리를 찾아야 했다. 나는 머리를 쥐어짰다.

그 순간!!

내 머리에 '파박!!'하고 지나간 것.

구민우!!!!!!!!

넌 나의 천사다!!!

내 입에서 완벽한 변명(?)이 흘러나왔다.


"그…그건 말이야. 내 친구중 한명이 C반에서 A반으로 올라올 준비를 한다고 도와줘야 해서……"


*

*

*


그때, 반에서 수업을 듣고 있던 구민우는 창 밖에서 갑자기 느껴지는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기운에 몸을 살짝 떨어야 했다. 몸에서 이 정도로 오한이 느껴진 적은 그의 인생에서 오늘이 처음이었다.


"뭐지……"


구민우는 고개를 살짝 돌리기, 기분 나쁜 기운이 느껴진 창 밖으로 고개를 살짝 돌리면서 중얼거렸다.

평생 그 오한의 원인을 모르는 것이 그의 신상에 좋을 듯 싶었다.


*

*

*


나의 반박할 수 없는 변명을 듣고 잠시 고민에 빠지신 이민지.


"……그래?"


말투에서부터 뿌리깊은 불신이 느껴지지만 이건 무시하기로 하자. 그러면서 나를 노려본다. 이건 내 생각이지만 노려보면서 '더 이상 말해도 내 입만 아프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녀는 천천히 내 어깨에서 손을 떼었다. 물론 나에 대한 불신은 사라지지는 않았겠지만,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었는 얘기다. 내 목숨을 구제하신 변명을 제공하는데에 큰 공헌을 하신 구민우에게 나중에 고맙다라고 말하면서 맛있는 거라도 사줘야 겠다라고 생각하면서, 뒤돌아 섰을때, 폭격이 찾아왔다.


"그럼 나도 도울께. 니 친구한테 인사하는 편도 좋을 것고. 어떤 친구인지도 확인하고 싶고 말이야."


네? 뭐라구요? 아니아니아니아니, 잠시만. 네가 걔를 왜 확인해. 뭔가 이상하다고. 내 기분이 이상해. 역시 여기서는 확실하게 거절을…


"어?? 그…그럴 필요는 없는데…말이야…굳이 그럴 이유가 없잖아. 게다가, 확인이라니…"

"필요해."

"왜?"


제발,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 말만은 하지마. 만약 그 말을 내뱉는다면…그렇다면 마치 진짜로……


"아니, 미래의 남편이 어떤 친구를 만나는 지는 확인해야 하는 것 아냐?"

"……"


우오오오오오!! 내가 예상했던 그 말 왔다!! 그 말을 네가 왜 내뱉냐. 엉? 진짜로 이래서는 마치 너랑 내가…


"응? 뭐 문제있어?"

"없습니다."


말투에서만 보면 부드러워 보이지만, 나에게는 분명하게 느껴진다.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시가 박혀있다. 그래서 그녀의 발언에 관해서 따지고 싶었지만 포기하고 조용히 꼬리를 내렸다.


"그럼 결정이지?"

"으응…."


그 뒤에 어떻게 그 상황에서 빠져나왔는지 기억이 없다.

어찌어찌 6교시 종료 후에 기숙사에 가는 길에 민우와 만나서 이 얘기를 했다.


"……너 벌써부터 잡혀사냐?"

"……"


흐흐흑. 울고 싶다. 정말. 내 인생은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하나하나 되짚어보면……아버지가 문제로군.

크흐흐흑.

속으로 대성통곡을 하고 있는 나를 향해서 구민우가 물어왔다.


"근데 왜 확인을 한다는 건데?"


내 심장에 핵폭탄을 떨어뜨리는 질문을…나를 구제하셨던 분이 갑자기 나에게 크리티컬 데미지를…


"그, 그건…"

"그건?"

"미…"

"미? 아 빨리 말해."

"미래의 남편이 어떤 친구를 만나는지 확인하셔야 겠다고 합니다."


민우의 표정이 약간 썩어들어가기 시작한다.


"……역시 잡…?"

"그리고!!"


구민우의 말을 끊는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대충 알겠거든. 아마 '잡혀사냐?'라고 묻겠지. 근데 그 말 하지마. 들으면 난 아마 진짜 지금 이 자리에 주저앉아서 울 거 같으니까.


"너 일단은 알아둬. 그 녀석 나랑은 정반대거든. 내가 뭐든지 설렁설렁 대충하는 성격이면…"

"자각은 있었구나. 놀랍네."

"닥치고 끝까지 들어. 녀석은 한번 마주한건 끝까지 가는 성격이라…너, 고생 좀 할거다."

"흠. 그래서 난 언제 보겠데?"

"저녁먹고 8시쯤에 내방으로 올테니 너 데리고 있어래나…뭐래나…."

"뭐?!! 오늘 만나는 거냐??"


갑자기 놀라는 구민우.


"문제있냐?"

"나도 마음의 준비를 좀…"

"뭔 놈의 마음의 준비를…"

"중학교 시절 그 어떤 놈도 다룰 수 없었던 '미친개'를 단 몇분만에 순한 양처럼 만들어버리신 능력자를 만나는건데 나도…"

"얌마, 그 '미친개'가 혹시 나를 말하는 거냐?"

"……"


구민우는 나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작가의말

침묵은 긍정이라네,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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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7화 - vs 마그마(1) +3 15.05.03 634 9 8쪽
32 1-A반 학생들 프로필 + 덤 한명. +3 15.05.02 643 5 2쪽
31 6화 - 미팅(4) +3 15.05.01 707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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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6화 - 미팅(2) +2 15.04.27 720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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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4화 - 약혼녀(6) +3 15.03.02 1,059 15 8쪽
» 4화 - 약혼녀(5) +4 15.03.01 1,124 20 9쪽
16 4화 - 약혼녀(4) +6 15.02.28 1,230 25 10쪽
15 4화 - 약혼녀(3) +3 15.02.27 1,316 19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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