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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니 님의 서재입니다.

능력자배틀대회 - 클립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타라니
작품등록일 :
2015.02.08 17:31
최근연재일 :
2018.08.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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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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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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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5.02.2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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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화 - 반항의 일탈.(6)

DUMMY

갑자기 내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 그리고 그 목소리는 마치 나를 알고 있다는 듯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왔다. 게다가 그 목소리는 분명히 처음 듣는 목소리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익숙하게 다가왔다.


"누…누구세……요?"


그런 여러가지 의문점 때문에 나는 처음에는 반말로 하려고 했으나, 존댓말로 고쳤다. 상대는 나를 알고 있다는 듯이 말했지만, 나는 목소리가 낯설지 않다는 것 뿐, 누구의 것인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상대는 나를 아는데, 내가 상대를 모른다는 것은 내가 아직 주위를 파악하지도 못할 정도로 어릴 적에 만났던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만약 그렇다면 최소한 10년도 전에 만난 사람이라는 뜻인데, 그때의 일을 상대가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그때 이미 상대는 자그마한 일도 기억하는 나이였다는 뜻이다.

즉, 최소한 우리 아버지와 비슷하거나, 혹은 그 이상이라고 생각했기에 내 말투가 자연스럽게 예의바르게 변한 것이다.


"호오? 생각보다 상황판단을 잘하는구나. 그 놈 아들이라서…꽤나 막 나가는 놈일 줄 알았건만…"


그 말을 하면서, 웬 수염을 길게 기른 할아버지가 걸어나왔다. 그 할아버지는 옷도 요즘 시대에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그 옷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서, 나는 머리속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래, 마치 고구려 시대의 옷.

책에서 봤던 그것과 완전히 똑같다. 상당히 시대착오적이라고 해야 하나?


"……"


게다가…저 노인이 말했던 그 놈…

분명히 우리 아버지를 칭하는 말이다. 우리 아버지를 저렇게 어린애 부르듯이 부르는 것을 보면, 겉보기와 같이 상당히 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우리 아버지가 백두산 천지로 와서 얻은 것이라는 것은…

저 노인을 만났던 것이겠구만.

그런데……약간 걸리는 대사가 있는데.

그 놈 아들이라서 막 나가는 놈일 줄 알았다니…요.

아니, 내가 내 나이 또래에 비해서 좀 막 나가는 것이 사실이긴 한데, 그걸 그렇게 아버지와 엮으시면 저의 여린 마음은 산산조각이 나는데요.

너무 슬픈데요.

그 말은 나도 커서 괴짜되는 거 얘기와 다를게 뭔가요?

조심해야겠구만.


"그런데 누구십니까?"


나는 정신을 차리고, 상대의 정체를 캐물었다.


"아이고, 참! 내 소개를 안했나? 나이를 먹고, 아는 놈의 아들을 보니, 그 놈을 만났을 때의 향수에 젖어들은 모양이군. 미안하다. 나는 ……이라고 한다."


들리지 않는다. 이름 부분만.

어째서?

내 귀가 이상한 것이 아니다. 내 귀가 이상한 것이라면, 저 사람의 모든 부분이 들리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오롯이 노인의 이름 부분만 들리지 않는다.


"예?!"


나는 되묻는다. 그러자 노인이 살짝 웃으면서 다시 답해준다.


"……이라고 한다."


이번에도 들리지 않는다.


"하하하. 아직 부족한 모양이구나."

"그게 무슨…"

"내 이름이 들리지 않는 것은 아직 네가 약해서 그렇단다. 이 세계에서 내 이름을 들을 수 있는 놈은 손에 꼽거든."

"……그렇군요."

"너의 애비는 내 이름을 들을 수 있는 놈 중 하나지."


역시…그 아저씨. 성격은 좀 많이 그래도, 실력은 알아주는구나.


"그래, 넌 여기에 왜 왔느냐?"

"네?"


그러고 보니…나는 여기에 오는 것만을 목표로 삼았지. 딱히 이곳에서 무엇을 할지를 생각하지 않았다.


"보나마나 학교에서 튀었지?"

"?!!!!?!?"


네? 뭐라구요? 잠깐만, 님아. 님 지금 뭐라고 하셨나요?

학교를 튀었다고? 내가?

그걸 댁이 어덯게 아쇼? 잠깐만 나 지금 되게 패닉이거든요?


"넌 정말 니 애비의 어릴 적과 똑같구나."

"예?"

"니 애비도 니 나이 때에 똑같은 짓을 하고, 이 곳으로 왔지."

"……"


그러고보니 우리 아버지도 '클립스 스쿨'출신이던가.

젠장.

이곳으로 오면서, 이곳으로 와서도,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우리 아버지와 닮았다는 얘기로군.

강하다는 면에서 닮았다는 것이면 모를까…저 노인의 말투와 말의 내용에서 유추해보면 거의 대부분이 성격이 닮았다는 건데…

제길. 빌어먹을 놈의 부전자전.

진짜로 피는 물보다 진한 모양이다.


"허허. 학교를 튀는 학생에게는 벌이 필요하겠지?"

"예?"

"죽지 않을 정도로 할 테니 걱정말아라."

"아니, 그러니까, 갑자기 무슨…"

"넌 보아하니…'얼음'인모양이구나."

"!!!"


내 능력을 알아맞췄다?

그것도 고작 나를 보기만 하고?

나는 내 능력의 흔적을 하나도 드러내지 않았다. 아무리 눈썰미가 좋아도, 내 능력을 알아맞출 수 없는 상태라는 말이다. 그런데도…이 노인은 알아맞췄다.

역시 보통 노인이 아니다.

나는 말없이 전투 준비를 한다. 그리고 주변의 수분을 얼려서 얼음창을 여러개 만들어낸다. 노인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움직임 없이 그저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두 불구하고, 알 수 없는 강렬한 기운이 그 노인의 주위에서 느껴졌다.

나는 마른 침을 삼켰다. 그리고 힘겹게 숨을 내뱉었다. 노인의 강렬한 기운때문에 재대로 숨을 쉬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허허. 제법 자세가 나오는구나. 먼저 와라."

"그럼…갑니다!!!!"


나는 그 노인에게 달려들었다.


*

*

*


잠시 후,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솔직히 상황이 이해가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라도 내가 중계(?)를 해주겠는데…이건 아니다.

좀 많이 아니다. 모양도 심하게 빠진다.

뭐가 문제냐고?

나 지금 땅바닥에 누워있다.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는가?

그럼 쉽게 말해주겠다.

나…발렸다.

그것도 심하게……

나이 지긋한 노인에게 힘이 펄펄 넘치는 청소년이 재대로 된 반격도 하나 못하고, 그냥 아주 비오는 날 먼지나도록 맞았다. 학교 튄 벌이라면서. 학생이 그러면 되냐는 둥 설교를 들으면서.


'써글…뭐 저리 강해?'


솔직히 노인의 반격은…아니, 움직임조차도 내게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내가 기억하는 것은 내가 노인에게 달려들었던 것뿐. 그 후에는 종종 몸이 아파오기 시작하더니, 정신을 차린 뒤에는, 나는 이미 땅바닥에 널부러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솔직히 분하지도 않았다. 실력차가 확실하게 느껴졌으니까.

그렇게 땅바닥에 누워있는 나에게 노인이 웃으면서 말을 걸었다.


"허허. 아직 '각성'을 못한 모양이구나."

"예, 뭐."


'각성'이 쉽냐? 내 나이에 그걸 어떻게 하냐?……

라고 말하려다가 관뒀다. 그따위 말을 내뱉었다가는 예의없다고 맞을지도 몰랐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 나이에 '각성'을 한 미친 천재가 실제로도 있기 때문이다.

그게 누구냐고?

그 왜…내 약혼녀이신…

아니, 관두자. 괜히 나만 심히 서글퍼진다.

내가 아무말도 없이 누워있자, 노인은 내 근처에 앉았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너는 아직 어리다. 게다가 그리 강하지도 못하고. 네가 남과 차별되는 점은 '얼음'이라는 최상급 능력과 타고난 센스 정도 뿐이구나."

"……"


쉽게 말해서, '능력빨', '혈통빨'이라는 건가? 하지만 딱히 부정할 수 없었다. 맞는 말이니까.


"하지만, 그건 지금뿐이란다. 말했다시피 넌 센스가 있다. 그리고 너의 그 '얼음'은 최상급 능력들 중 하나. 분명히 너를 '최강'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다. 네가 노력만 한다면 말이지."

"……"


노력하면 된다는 말인가?

노인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최강'이 되었을 때, 이곳으로 다시 와라. 그때, 나에게 일격이라도 먹이면 내가 선물을 주마."

"…"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노인은 그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일부러 노인을 바라보지 않고 입을 열었다.


"그 '최강'이라는 건 어떻게 증명하는 겁니까?"

"뭐, 최소한 '클립스'에서 정도는 해야하지 않겠느냐? 그정도는 되어야 최소한 '최강'이라고 말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이걸로 나에게도 일단은 목표가 생긴걸까? 아니면…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은 '목표가 생겼다'…그리 생각하자.

나는 주먹을 꽉 지었다. 그런 내 모습을 노인은 바라보더니, 이내, 하얗게 빛나는 깃털을 하나 나에게 건넸다.


"이건?"

"증표다. '클립스'에서 우승한 후, 너라는 것을 증명하는 증표."

"그냥 얼굴보면 알지 않나요?'

"이눔아. 내 나이가 몇인 줄 아느냐?"


우리 아버지는 잘도 기억하고 있으면서……


"대체 그게 무슨 상관…그리고 몇인데요?"

"모른다 이눔아!"


머리에 꿀밤 한대 맞았다. 아프다. 아니, 농담 안하고 정말 아프다. 아까 싸우면서 맞았던 곳인듯 싶다.


"아오!!!"

"허허. 빨리 가거라 이눔아. 혹시라도 학교에 돌아가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아느냐?"


그 말에 나는 온 몸에서 소름이 돋았다.


"한눈 팔지 않고 곧바로 학교로 돌아가겠습니다!!!!!!"


나는 달렸다. 그리고 곧 후회했다.

그냥 거기서 기다리다가 버스 탈 걸……


*

*

*


"이거면 되는가?"


제현을 보내고, 노인은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노인의 혼잣말에 대답을 하면서 나타나는 꽤나 미남인 40대 중반 정도의…복장에서부터 자유로운 느낌을 주는 남자가 나타났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네가 그렇게 예의를 차리니 거북하구나."

"……"

"허허, 됐다. 그보다도 어떻느냐? [허무계]의 '죽음'은? 다룰만 하더냐?"


노인은 남자를 향해서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남자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오른 주먹을 꽉 쥐고, 노인에게 보여주며 답했다.


"괜히 최상급 능력을 뛰어넘는 전설의 능력이 아니더군요. 그래도 뭐, 덕분에 하루하루 재밌게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가?"

"예. 그건 그렇고…제 아들은 어떤가요?"

"네 놈과 판박이로고. 특히 성격이."

"하하하!! 아들놈이 들으면 울고 불고 통곡할 말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하시는군요"


남자는 호쾌하게 웃었다. 노인은 그 옆에서 관자놀이를 누르면서 한 숨을 쉬며, 그 남자…정제현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정말 넌 변한 것이 없구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남자의 웃음소리가 천지에 울려퍼졌다.


작가의말

드디어 제 3화의 끝이 보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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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4.7화 - 2명. +4 15.03.08 943 13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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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4화 - 약혼녀(6) +3 15.03.02 1,059 15 8쪽
17 4화 - 약혼녀(5) +4 15.03.01 1,123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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