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하세요.

활쏘는 역대급 갓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사마택
작품등록일 :
2022.10.26 19:29
최근연재일 :
2022.11.16 22:46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957
추천수 :
202
글자수 :
94,835

작성
22.11.12 11:30
조회
61
추천
8
글자
11쪽

원수

DUMMY

* * *


산길이 점점 험해지자 쟈쿵은 주변을 따르는 마법사를 물끄러미 보았다.

그리고 지팡이가 없음을 한탄했다.

마법을 더 빠르고 정교하게. 더욱더 강하게 해주는 아티팩트였으나 지팡이는 너무 올드하다.

평소 그런 생각을 하던 쟈쿵이지만 오늘, 지금 이순간 만큼은 부럽기 짝이 없었다.

그녀는 짜증 어린 감정을 담아 의수를 보았다.


“쳇. 아직 멀었어?”


마법사들은 가뜩이나 길이 험해 몸이 힘들 지경인데 쟈쿵의 짜응까지 받아주느라 정신이 너덜너덜 했다.


“오셨군요.”


덤불을 해치고 부하들을 이끌고 나온 민머리가 앞장서서 말했다.


“홀리드. 48번 그놈이 이 산속에 있다는 말이 사실이겠지.”


부하들 앞에서 항상 터프함을 자랑하던 홀리드는 어색하게 웃으며 비어버린 정수리를 긁적였다.


“하하. 쟈쿵님께서 찾는 이가 그놈이 맞을지는 모르지만, 자료와 상당··· 아니, 많은 부분이 일치합니다.”


쟈쿵의 콧방울이 실룩였다.


“뭐? 많은 부분? 일치이~이이? 네놈이 감히 어디서 그딴 흰소리를!”


홀리드는 재빨리 무릎을 꿇었다.


“저, 저는 다만, 다만. 마탑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거 같은 취지로써 보고를 한 것입니다. 무례했다면 용서해주십시오.”


땅에 코가 닿을 정도로 엎드린 홀리드는 비굴한 얼굴과 달리 눈은 차갑게 식었다.

그는 저 시건방진 어린 계집이 무서운 게 아니라 마탑이 두려운 거다.

특히, 어린 것의 사형들은 하나같이들 전부 괴물들.

방금 떠오른 생각만으로 손등에 소름이 돋는다.

쟈쿵은 발을 들어 홀리드의 어깨를 강하게 때리듯 밟고 몸을 앞으로 기울었다.


“이 천한 것들이 감히···.”


솟구쳐 오르는 화를 쟈쿵은 억지로 다스렸다. 그녀도 일의 순서는 안다.

지금은 저따위 만들다 만 잡것들 따위도 당장은 필요한 노동력이다.


“네놈들이 보고한 잡놈이 내가 찾는 놈이길 기도해라.”

“예, 쟈쿵님.”


* * *


“잠깐.”


여태 시답잖은 농을 치던 말례는 파티와 합류한 뒤로 테일처럼 침묵을 유지했다.

그런 말례의 태도에 파티는 잠시 당황스런 분위기였지만 용병밥을 오래먹은 베테랑들답게 곧 익숙하게 받아들였다.

한나절 만에 입을 연 말례는 손까지 들어 파티를 멈춰 세웠다.


“푸흐흐. 곧 적들과 맞추칠거야. 준비들 미리 하라구, 친구들.”


모두들 말례의 말에 의심하나 품지 않았다. 파티원들은 각자의 무기를 뽑으며 몸을 점점 긴장시켰다.

얼마안가 여러 기척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곧 마주치기도 전에 케이지 파티는 쩌렁쩌렁 울리는 고함부터 들었다.


“48! 네놈이 맞구나-!”


카일의 눈썹은 몇 번이나 꿈틀거렸다. 저 목소리를 어찌 있겠는가.


“쟈쿠우우웅!”


카일은 지독한 분노를 토했다.

복수의 기회가 이리로 빨리 올 줄이야. 그때와 지금의 카일은 다르다.

저번같은 어설픈 자신감이 아니다. 카일은 요 짧은 용병 생활의 부침만으로도 매우 강해져 가는 것을 스스로 잘 인지하고 있었다.

케이지 파티는 격한 동료의 모습에 의아했다.



“아는 사이야?”

“원수.”


카일은 짧게 말하며 화사 3개를 시위에 재고는 재빨리 당겨 쏘았다.

쟈쿵은 코웃음을 치며 왼팔을 뻗었다. 이두와 삼두가 벌어졌다.

검게 물든 활과 마법 화살이 충동했다. 폭발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쟈쿵의 멀쩡한 한쪽 눈이 놀람으로 잠시 커졌다.


“응? 크크크. 제법인데 역시 48번 네놈은 걸작이야. 다른 녀석들과 그 종자가 틀려. 하지만 저번처럼은 안될거야. 아, 그러고보니 18번은 안 보이네?”


쟈쿵은 카일 주변에 있던 이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그 씨팔년에게 빚이 있는데 말이지.”


뚝.

카일은 뇌리에 무언가 끊겼다. 그의 몸이 가장자리부터 검게 물들어지자 피부 입자가 터지듯이 검은안개가 되어 허공에 퍼졌다.


“카일!”


지나치게 흥분한 카일이 걱정된 말례는 목걸이에서 열쇠를 빼어 시동을 걸었다.

톱니바퀴가 요란하게 돌아가기 시작 하는 망치를 양손으로 들고 달려갔다.


“저년은 또 뭐냐? 48번만 빼고 나머지는 너희들 마음대로 해.”


홀리드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히죽 웃고는 말례를 향해 마주 달리며 손에 쥔 글레이브 소켓을 잡고 돌려 시동을 걸었다.

소켓과 블레이드 사이에 윙처럼 위로 흰 가드에 달린 두 개의 굴뚝에서 삐이익- 소리가 크게 났다.

뜨거운 수증기를 내뿜는 육중한 중병기가 크게 불똥을 튀기며 서로를 쳐냈다.

두 남녀는 동시에 퉁겨져 간 무기로 인해 자세가 뒤로 쏠렸다.


“너냐? 네가 붐해머냐? 난 홀리드다. 역시 솔레나가 괜히 뒈진게 아니었군. 클클.”


손아귀가 저릿저릿하다. 이 거친 감각이 홀리드의 심장을 두방망이질 쳤다.


“곤죽이 되고 싶지 않으면 비키는 게 좋을 거야.”

“크크크. 그것도 좋지. 이봐 계집. 지금 난 말이야. 흥분으로 내 모든 감각기관이 심장이 전부 차지한 것처럼 쿵쾅거린다. 어디 한번 보여다오!”


홀리드의 머리 위로 세차게 글레이브를 돌리다가 그대로 내려쳤다.

타이밍을 놓친 말례는 막기를 포기하고 오히려 홀리드의 폼으로 들어갔다.

접혀진 팔꿈치로 홀리드의 아래턱을 올려쳤다.

자세가 기울어 하체 리듬이 꼬였다.

홀리드는 급히 쥐고 있던 글레이브를 크게 횡으로 베어 아슬아슬하게 몸의 균형을 되찾았다.

이 한수로 말례의 혀를 짧게 찼다. 눈앞에 상대는 결코 하수가 아니다.


“시간좀 걸리겠군.”


탕탕탕!

사방에서 쏴대는 활질로 양측 모두의 귀가 정신없었다.

테일은 손목을 슬쩍슬쩍 비틀 때마다 묵직하고 긴 사슬이 현묘하지만 현란하게 움직여 쏟아지는 탄촉을 걷어냈다.



소란스러운 와중에 카일은 은밀하지만 빠르게 쟈쿵의 머리 위에서 나타났다.

위 가슴까지 사람의 형상으로 변하자, 활을 당겨 쐈다.


“윈드 커터”


파이프처럼 생긴 금속 지팡이를 쥐고 있던 세명의 마법사들이 동시에 주문을 영창했다.

왼손은 쥔 지팡이에 곳곳에 달린 수레바퀴형 밸브를 제각각 돌리기 바빴다.

지팡이에 부착된 둥그런 계기판 크고 작은 바늘들이 바쁘게 째깍거렸다.

지팡이 곳곳에 버섯처럼 돋은 크고 작은 굴뚝 수증기의 농도가 다르게 뿜어졌다.

화살들이 잘렸다. 쟈쿵은 의수를 위로 뻗었다. 손목이 철컥, 분리되며 카일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쟈쿵은 그대로 강하게 카일을 내동댕이쳤다. 그녀는 웃을수 없었다.

기대한 것과 달리 움켜쥔 의수 주먹 사이로 안개들이 흩어졌기 때문이다.


“요 쥐새끼가 또?”


쟈쿵은 빠르게 주문을 외웠다. 덕지덕지 덧댄 철판들이 벌어지며 나팔 같은 굴뚝이 튀어나왔다.

의수 전체가 담금질 된 금속처럼 샛노랗게 지글거렸다.


“흥.”


그녀가 들숨을 크게 삼키자 볼을 부풀린 두꺼비처럼 배가 불룩하게 부풀어졌다.

날숨과 함께 입에서 배트에 맞은 것처럼 야구공 크기의 불덩이가 카일에게로 날아왔다.

뜨거운 열기에 카일은 인상을 찡그렸다.


* * *


케이지의 손에는 평소 사용하던 샷 보우건 탄촉이 털어지자 미련 없이 던졌다.

양 허리에 찬 세이버 두자루를 뽑았다. 그에 맞추어 앞쪽에서 방패로 방진을 구성하던 말론과 제이그가 길을 살짝 터주었다.

케이지는 현란하게 쌍도를 베어가며 전진했다.

챙챙챙.

날아오는 탄촉과 찔러오는 검날을 흘려보냈다.

숫적으로 열세인지라 틈을 노리고 도끼가 케이지의 목을 향했다.

머리 너머로 사슬이 내려와 도낏자루를 한바뀌 감았다.


“크악!”


사슬 끝에 달린 뭉뚝한 추가 도끼를 쥔 녀석의 안면을 강하게 때렸다.

숫적으로 부족한 이들은 서로를 보완하며 몰려드는 강화 인간들을 상대했다.


“젠장. 그리 대단치 않은 녀석들인데.”

“저 바바리안 놈 때문에.”


야만인의 사슬로 벌써 둘이나 목숨을 잃었다. 앞을 뚫으려 공격을 하면 앗, 하는 사이에 호흡을 끊었다.

그런씩으로 틈이 만들어지면 사슬로 후리거나, 구렁이처럼 몸을 쪼여서 갈비뼈와 등뼈를 으스러뜨렸다.


“야만인이면 야만인 답게 도끼나 휘둘러라!”


콰앙-!

폭탄 터지듯 굉음과 함꼐 홀리드의 머리가 산산조각났다.

말례는 망치를 다시 한번 크게 휘둘렀다. 머리를 잃은 홀리드 몸은 충격으로 저만치 굴러떨어졌다.


“먼저 죽고 싶은 놈은 나서라!”


말례는 고함을 치며 달렸다. 그녀의 눈에는 마법사들에게 점점 수세에 몰리는 카일이 눈에 들어왔다.


“카이일!”


쟈쿵의 귀가 움직였다. 그녀의 고개가 돌아가자 눈에 보인 것은 미친년처럼 무식하게 망치를 휘둘르는 말례가 눈에 들어왔다.


“흥! 메라미(화염 중급 주문)”


그녀의 손목이 분리되어 위로 올라가고 드러난 구멍에서 창두처럼 생긴 불꽃이 말례에게 날아갔다.

망치 머리 축에 달린 톱니바퀴가 요란한 소음을 내며 더욱 빠르게 돌아갔다.

망치에 푸른빛이 감돌자 말례는 날아오는 불마법을 강타를 때려 소멸시켰다.



“윈드 커터.”

“라이트닝 볼트.”

“체인 라이트닝 볼··· 끄르르.”


마법사의 목젖에 비수가 자루까지 박혔다.

말례의 개입함으로써 한결 여유가 생기자마자 카일은 손쉽게 마법사 하나를 죽였다.


“48번 이놈이!”


칼잡이인 강화 인간들 따위야 얼마든지 죽어도 상관은 없지만, 마법사가 죽는 것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마탑은 마법사를 위한 집단. 이들은 대사형이 붙여준 부하다.

무슨 면목으로 사형들은 본단 말인가. 쟈쿵은 나직히 주문을 달싹이자 레이피어 칼날에서 불꽃이 피웠다.

쟈쿵은 칼자루를 역수로 쥐고 땅에 깊게 찔렀다.


“마력을 나에게 지원해라.”


마법사들은 고개를 끄덕이곤 주문을 외웠다. 쟈쿵은 이질적인 기운들이 들어오자, 쟈쿵은 히죽 웃었다.


“메라조마.(상급 화염 마법)”


거대한 불길이 말례를 향했다. 이번만큼은 말례도 달리던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귀찮게.”


말례는 양 손목에 핏줄이 돋을 정도로 망치 자루를 꽉 움켜쥐었다.

망치를 감싼 푸른빛이 더욱 형형해졌다. 말례는 몇 걸음 달리다가 몸을 높이 뛰었다.

머리 위로 올린 망치를 강하게 내리쳤다.

불덩이가 망치 바람에 갈라지며 불이 찢겨 나갔다.


“헉헉.”


쟈쿵은 경악했다.


“저걸 뚫어 지쳤다지만··· 별다른 피해도 없이?”


그녀는 더 이상 생각을 이어가지 못했다. 카일이 던진 비수 때문이다.


“이런, 이런! 이 하찮은 것들이!”


쟈쿵은 급한대로 말례에게 의수를 뻗었다. 거무튀튀한 의수가 하얗게 빛났다.

손목에서 분리된 말아쥔 주먹이 말례를 향해 날아갔다.

망치로 철주먹을 쳐내려던 말례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며 뒤로 크게 도약해 물러났다.


“말례!”


카일도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말례를 크게 불렀다. 그의 몸이 검은 안개가 되어 허공에 흩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활쏘는 역대급 갓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 22.11.17 79 0 -
공지 연재 시간 때를 22.11.14 43 0 -
18 쌍둥이. 22.11.16 40 4 9쪽
17 제안 +1 22.11.15 44 4 9쪽
16 후아유, 아이유? +1 22.11.14 49 8 12쪽
15 으히흐헤헤헤~ +3 22.11.13 53 5 11쪽
» 원수 +4 22.11.12 62 8 11쪽
13 뿅망치 +3 22.11.11 66 12 11쪽
12 등산 +3 22.11.10 70 9 12쪽
11 복수 파티 +2 22.11.09 79 8 12쪽
10 대풍 +1 22.11.08 81 9 12쪽
9 야전 +2 22.11.07 87 10 12쪽
8 블랙 필드 +1 22.11.06 93 7 13쪽
7 블루 실드 +1 22.11.05 100 8 13쪽
6 붐해머 +2 22.11.04 108 8 14쪽
5 탈출 +2 22.11.03 123 12 12쪽
4 우정 +2 22.11.02 139 11 12쪽
3 파밍 +3 22.11.01 198 25 14쪽
2 도망 +2 22.11.01 241 23 13쪽
1 프롤로그 +3 22.11.01 323 3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