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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쏘는 역대급 갓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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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택
작품등록일 :
2022.10.26 19:29
최근연재일 :
2022.11.16 22:46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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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02
글자수 :
94,835

작성
22.11.0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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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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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대풍

DUMMY

* * *


흰 윤기가 번쩍거리는 검은색 승용차를 중심으로 전후에는 증기 전차가.

좌우에는 기마병의 호위 받으며 용병들이 도열한 곳에 멈추어 섰다.

포로와 병력을 태운 승합 마차 여러 대가 뒤따라와 멈추었다.

앞좌석에서 건장한 이가 내리고 뒷문을 열었다.

고급스러운 실크 양복과 반코트를 걸친 남자가 내렸다. 둥그스름한 귓불이 두툼하고 귀끝이 살짝 뾰족했다.

전형적인 호비트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키는 인간의 평균 키보다 살짝 작았다.

레드 체스 소속 용병들은 그에게 경례했다.


“흐응. 책임자가 누구죠?”


남자는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눈이 마주친 책임자가 앞으로 나섰다.


“파워 폰(체스 말 졸) 소속 지킬 하워드 과장입니다.”

“과장이요? 흐응. 그렇다면··· 직급이, 팀장이겠죠?.”

“네, 그렇습니다, 이사님.”

“흐응. 제법 능력이 있으신가 봐요? 직위가 과장이신데.”

“과찬이십니다!”


이사는 검지로 자기 볼을 가볍게 두들겼다.


“아, 보고는 받았죠? 야만종 주제에 성동격서를 섰다고. 감히 연구소를 노리다니. 참 간도 크죠?”


대농장의 정중앙에는 공장지대가 형성되어있는데 모든 건물이 연구소를 중심으로 성벽처럼 둘러싸여 있다.


“네, 이사님. 농장은 허수고 홉 고블린을 추측으로 한 야만종들이 주력이라 보고받았습니다.”

“맞아요, 맞아. 그래서 별다른 지원을 할 수 없었는데, 그럭저럭 별 피해 없이 막았군요.”

“아닙니다. 눈속임이기 때문에 적 병력의 수와 질이 현저히 떨어졌을 뿐입니다.”


이사는 이번에도 자신의 볼을 툭툭 두들겼다.


“오호호호. 이래서 전 군인이 좋습니다. 담백하거든요. 그래도, 본연의 임무를 잘 수행했으니, 상을 받아야겠죠. 그 전에···.”


이사는 한쪽으로 가볍게 턱짓했다. 잠시후 승합 마차에서 수갑으로 양손이 묶인 홉 고블린들이 용병들에 의해 끌어내려졌다.


“양분 작업부터 끝내죠.”


레드 체스 파워 폰 소속 용병들의 지시에 하청 용병들이 움직였다.

쿠르르륵륵!

점막 아래로 가려진 위장문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창살 아래 악마들의 체취와 소음이 여기저기서 울렸다.


“윽. 젠장.”


용병들은 인상을 찌푸렸다. 악마들을 마주하는 것은 제아무리 남의 목숨을 빌려 생계를 이은 자들이라 해도 심적으로 꺼려진다.

문이 다 열리자, 이번에는 쇠창살도 개방이 되었다.

악마들은 고개를 위로 내빼며 더욱더 아우성쳤다.

카일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지금 벌어지는 일을 이해 할 수가 없다.


“흠흠. 악마들은 부정적인 감정이 밥이지.”


에이미 파티 중에 유일하게 카일의 눈치를 보던 막스였다. 그는 지나가듯이 말했다.


“밥이라니?”

“우리 같은 인간이나, 저 고블린이나, 언젠가 뒈질거 아니요. 어, 어··· 그래서 본능적으로 두려움이나···. 에이. 젠장. 내가 말주변이 없어. 두고 보면 알어.”


언변이 좋지 않은 그는 초짜에게 설명하기가 힘들었다.

잠시 후 카일의 막스의 말을 알게되었다.


“끄아아아.”

“캬아, 캬아아!”

“햘룸투캬!”


고블린들은 자기네 언어로 괴성을 질렀다. 그런 반응에도 용병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악마들의 먹이로 던져주었다.

악마들은 앞다투어 아귀처럼 고블린을 물고 찢었다.


“오호호호호. 공포에 질린 비명이 넉넉하게 퍼지니, 올해 작황은 풍년일 것이야. 대풍이! 안 그래요들?”


이사는 한쪽에서 용병들에 의해 강제로 무릎 꿇린 홉 고블린을 노골적으로 보며 깔깔거렸다.


“햘룸투캬아아아!”

“아, 악마라. 햘룸투캬가 당신네들 말로 악마라는 뜻이죠?”


이사는 느긋하게 걸어가며 소리친 홉 고블린 앞에서 허리를 숙였다.


“이사님. 너무 가깝습니다.”

“쯧!”


혀를 찬 이사의 검지가 포박한 홉 고블린들을 가리켰다.


“별거 아닌 걸로 방정떨지 마세요.”


상급자의 짜증 섞인 말에 입을 열었던 부하는 입을 닫고 고개를 짧게 숙였다.


“당신 우리말 알죠? 당신네 사이에서 샤먼은 지혜로운 자라면서요? 히히. 한번 말해보세요. 우리? 아니면 저 거름들?”


온몸에 장신구와 볼에 기이한 문신을 한 늙은 홉 고블린은 핏발선 눈으로 이사를 노려봤다.


“···둘 다···.”

“옷호호호호. 에이, 에이. 아니죠. 우리가 악마가 아니라 댁들이 약자라서 그래요. 그런 주제에 처신도 못 했고.”

“닥쳐라. 간악한!”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구덩이 속에 있는 저 악마들에게 우리의 터전을 빼앗겼죠. 왜? 약했으니까. 원래 세상이 다 그런 거죠.”


호비트는 늙은 홉 고블린의 볼을 검지로 꾹 찔렀다.


“아무리 야만족이라지만 쯧. 어찌 이 간단한 자연의 이치를 모를까? 그러니 이 꼴이 나는 거야. 우리가 기회를 안 주었나요?”


이사는 뒤로 돌아섰다.


“아, 재미없네. 저자들도 마저 처리해요.”

“이노오옴!”


늙은 홉 고블린은 어깨를 억누르던 두 용병을 뿌리치고 벌떡 일어났다.

온몸이 혈관들이 피부 밖으로 툭툭, 튀어나오며 붉게 달구어졌다.


“마인!”


마인은 영혼을 담보로 악마의 계약하여 권능을 부여받은 자다.



흰자위는 검게 바뀌었고 눈동자는 세로로 길쭉하게 늘어났으며 검붉은 빛을 뿜었다.

이사는 헛숨을 삼켰다.


“이 야만종이!”


이사를 호위하던 이들이 시동을 걸세도 없이 뽑은 검에 다급히 마력을 덧씌우며 마인에게 달려들었다.

깡!

마인의 피부는 회색 각질로 뒤덮였다. 변한 그의 모습은 더 이상 홉 고블린이라 할 수 었었다.

부러진 검에 잠시 주춤하던 호위들은 그 대가로 목숨을 잃었다.

갈고리 같은 길쭉한 검은 손톱이 이사의 허옇게 질린 볼을 긁히기 직전.

츠츠츠츠츠.


“어?”


이사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 몸이 흩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안개는 뒤쪽으로 몰려갔다가 두 사람의 형상을 띠고 서서히 걷혀갔다.

드러난 자리에는 이사의 굳은 얼굴이 보였다.


“뒤로.”


짧게 말한 카일은 교차한 손으로 허리춤의 보위 나이프 두자루를 뽑았다.

달칵, 달칵.

역수를 쥔 다음 자루 바닥에 달린 벗캡에 돌기처런 난 단추를 엄지로 몇 번 눌렀다.

시동이 걸리고 소음과 함께 수증기가 가드에 달린 굴뚝에서 퍼져나갔다.


“크르르르.”


증오와 광기로 번들거리던 마인의 눈에 생전의 이채가 반짝거렸다. 걸음을 멈추고 카일을 노려봤다.

카일은 내키지는 않았지만 내색하지 않고 파티원들과 함께 다른 용병들처럼 고블린들을 구덩이에 밀어 넣은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중 뇌리에 스치듯 강렬한 욕구가 그를 자극했다.

그는 본능이 시키는 대로 이끌리듯 움직였다. 스스로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이었으나 참을 수 없는 강렬한 유혹이었다.

카일의 오른쪽 손 팔꿈치까지 검게 물들이자, 곧 안개가 되어 흩어졌다.

안개에 둘러싼 보위 나이프가 허공에서 은밀하지만 빠르게 마인의 옆구리를 쑤셨다.


“크악.”


마인의 고통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아까의 야전을 통해 얻은 영감이 적의 어린 상대를 보자 마법이 완성되었다.


“이사님!”


카일이 시간을 잠시 벌어준 틈에 레드 체스 용병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그중 선두에 롱소드를 양손으로 쥐고 달려오는 이는 카일도 일전에 봤던 자다.

검은 털을 가진 놀이었다.

농도가 짙은 푸른 빛을 머금은 검날은 마인의 팔을 깔끔하게 절단되었다.

뒤이어 도착한 용병들이 마인의 몸 곳곳을 쑤시고 베었다.


“캬아아!”


놀의 검이 악마의 목을 깔끔하게 잘랐다.


“괜찮으십니까?”


여기저기서 들려온 안부를 묻는 말에 이사는 정신이 없었으나, 곧 안도하며 고개를 힘겹게 끄덕였다.


“···괜찮아요, 괜찮아. 다들 수고했어요. 그런데 저 마법사는 누구죠?”

“이번에 새로 온 하도급 용병입니다. 푸른 형제 길드 소속 블루 실드 사무소에서 온 자입니다.”

“아, 그래요?”


카일은 뒤에서 부르는 소리를 무시했고 죽은 마인의 사체를 살폈다.

목에 걸린 늑대 송곳니 장신구가 눈에 들어왔다. 카일은 손을 뻗어 목걸이를 끊고 살펴봤다.

가운데 송곳니 박힌 작고 붉은 금속 조각이 눈에 들어왔다.


‘이거다.’


카일은 검을 역수로 잡아 벗캡으로 송곳니를 내려쳐 금속 조각을 빼내 가죽 자킷 속주머니에 재빨리 넣었다.



“이 보오.”


할 일을 끝낸 카일은 그제야 주변이 눈이 들어어왔다. 뒤에서 그를 부른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렸다.


“무슨 일이죠?”

“이사님께서 당신을 찾으십니다.”


* * *


“여어 얀. 우리의 영웅.”


얀은 카일이 가명으로 사용하는 이름이다.

식탁 맞은편에서 식판을 내려놓은 에이미가 카일을 보며 말했다.


“언제까지 그런 낯간지러운 말 할 거야? 지겹다.”

“에헤이. 낯간지럽긴. 네놈 덕분에 우리 파티가 전원 노났는데. 그 정도는 불러줘야지. 그래야 사람이 염치가 있다, 할수 있지. 키키. 그래도 막스 보다는 났지. 그놈은 너를 형님이라 부르는데 뭘.”

“징그럽다.”


카일은 잠시 에이미를 노려보다가 고개를 숙이고 스푼으로 스프를 퍼먹었다.

이번 야습으로 인해 하도급 용병들은 계약에 명시된 인센티브보다 15%를 추가로 받았다.

에이미 파티는 카일의 활약으로 인해 팀 보너스로 다른 용병보다 두 배인 30% 추가로 받았다.


“이번 퀘스트도 곧 끝나는데 당분간 뭐할 거야?”


레드 체스는 몇 개의 길드에 분기별로 돌아가며 하청을 맡긴다.


“일단 살집부터 알아보려고.”

“집이라도 사게? 너야 높은 양반 구해서 따로 더 두둑하게 받았으니. 말도 꽤 근사한 놈으로 받았고. 근데. 줄려면 차를 주든가 하지.”

“운전할 줄 몰라.”

“키키키. 싱거운 녀석.”


이사는 확실히 돈을 어떻게 쓸 줄 아는 자다. 그는 카일의 계약한 하루 일당의 7년 치를 지급했다.

추가로 자동차도 한 대 뽑아준다고 말했지만 카일의 에이미에게 말한 이유를 대며 거절하자, 말을 선물했다.

어설프지만 말을 탈 줄 알기에 카일은 이사의 호의를 받아들였다.

물론 받은 선물 중에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이사의 개인 연락처가 찍힌 황금 명함이었다.


-제 명함입니다. 딱 두 번. 당신의 목숨을 걸 정도나 혹은 생명에 위협을 받을 일 있으면 연락하세요. ‘빛은 반드시 이자까지 지불한다’ 록펠 가문의 가훈이니.-


농장 경비 일의 몸에 완전히 익어 지루할 때쯤이 되자 퀘스트 임미가 끝났다.

에이미 파티는 서로 그간 부대끼며 상당한 정이 들었다.


“약속대로 내가 찐하게 한턱낼 테니, 이주 후에 까마귀 시계탑에서 6시에 보자고. 술독에 빠지게 해줄게.”


에이미는 호탕에서 웃으며 제 가슴을 크게 두들겼다.

승합 마차를 탑승하기 전에 이들은 서로에게 가벼운 덕담을 나누었다.

승합 마차 문앞에서 한동안 짖궂은 덕담을 장난스레 주고 받다가 에이미와 막스는 마차 버스에 올라탔다.

케이지는 이곳 농장에 올 때 본인의 말을 가져왔었고 카일은 이사에게 말을 선물을 받아서 안장에 올라탄 채로 출발하는 버스를 배웅했다.



“올 때는 말이유. 나 혼자여서 오는길이 제법 심심했는데, 갈데는 제법 기분이 삼삼하겠수.”


케이지는 그리 말하며 휘파람을 치고 말 옆구리를 박차로 가볍게 밀었다.


“갑시다, 이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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