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글을 보면, 흔히 말하는 '츤데레'라고 하는 캐릭터를 많이 차용합니다만.... 솔직히 전 이런 타입의 캐릭터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실, '츤데레'로 정의될 수 있는 캐릭터들은 상당히 고정되어 있습니다. '속마음은 특정 인물을 좋아하지만, 그것을 밖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태도로 대하는 것'의 전형에서 벗어나지 못하죠. 물론, 이런 스타일이 고정되었기에 '이 캐릭은 츤데레에요!'라고 말할 수 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제 경우에는 이런 캐릭터로 복잡미묘한 인간관계를 꾸미는 건 딱 집어서 '걸리적거린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쪽이 이렇게 굳어버린 상황이라면, 반대쪽에서 어떤 행동을 걸어온다고 해도 반응하는 것이 한정되어 있지요. 차라리 '좋아하고 있긴 하지만 별로 드러내진 않음' 정도로 마무리 되는 캐릭터라면, 다양한 리액션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에 훨씬 그려나가기가 쉽죠.
캐릭터를 어떻게 구상하는 건 중요한 일입니다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구상한 캐릭터를 어떻게 써먹느냐'라고 전 생각합니다. 써먹기에 '츤데레'라고 하는 캐릭터는 저로선 0점짜리입니다. 다소 틀을 벗어나더라도, 자유롭게 날뛸 수 있는 그런 캐릭터가 더 좋습니다. 적어도 이녀석들은 상황이 주어지면 다양한 반응을 뽑아낼 수 있어서 다채롭기라도 하니까요.
p.s
물론 저도 츤데레라고 하는 캐릭터 타입을 써먹을 순 있습니다만...
"따,딱히 널 생각해서 그런 건 아니야."
"어, 그러면 그런 줄 알겠어."
"그,그래?"
"왜? 나 생각해서 그런 거 아니라며. 아니라면 아니라고 해야지 별 수 있나."
"크흠.... 흠, 흠. 뭐 그렇게 생각해."
"너 눈시울 붉어졌다? 뭐 안 좋은 일 있어?"
"아, 아냐! 너 때문에 그런 거 아니니까..."
"나 때문에 그런 거 맞잖아. 괜히 아닌 척 하면서 잡아떼려는데 내가 정면으로 맞받아치니 당황한거잖아."
"그, 그런 말 하지 마!"
"울진 말고. 뭐 그렇게 서럽게 울고 그래."
보시다시피 이런 캐릭터는 '그냥 놀려먹기 딱 좋은 개그형 밥줄' 이상으로 밖엔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아니면 제가 바라는 이상적인 캐릭터는 '안에 구렁이 한박스라도 들어 앉혀놓아야 한다!'이기 때문에 그런 캐릭터들에겐 그저 무력한 밥으로 밖에 안 보여서 그런걸까요 -,.-
p.s 2 그런 의미에서, 전 광고나 누가 하는 말에 '딱히 안 봐도 상관 없어!'라고 말할 때 저는 '어 그럼 안볼게요.'라고 말합니다. 물론 전 '안 봐도 상관없습니다.'라고 말하면 정말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낄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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