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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esses 님의 서재입니다.

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
11.09.21 18:45
조회
2,097

뭐, 여러 가지 말이 있지만 역시 ‘재능’이란 말 만큼 두루뭉술하면서 불공정의 대표인 말이 또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놈의 재능이란 게 도대체 왜 이리도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드는지, 나 원 참.

하지만 역시 재능이란 건 존재합니다. 누가 봐도 척척 써내려가는 사람이 있고 한 줄도 못 쓰고 끙끙 앓는 사람이 있지요.

글을 쓰면 쓸수록 고민하는 사람, 바로 접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입니다.

쓰면 쓸수록 손가락이 마음대로 안 움직이고 머리로 생각나는 게 글로 안 풀어지고 하면 계속 고민합니다. 뭐가 잘못되었나, 뭐를 잘못하였나.

그러다가 정말 간단한 답을 구했습니다.

인정해라.

아, 편안해집니다.

아! 나 재능 없구나.

나 재능 없는 놈이 땡땡이치면서 팽팽 놀고 나서는 글이 안 써진다고 투덜거렸구나.

인정하고 나면 내가 재능이 부족한 만큼 몸을 놀리게 됩니다.

필사적으로 자료 수집하고 글을 쓰고쓰고쓰고쓰고쓰고쓰고쓰고쓰고쓰고쓰고쓰고 고치고고치고고치고고치고고치고고치고고치고 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읽고…….

남들이 한 시간에 2000자를 쓴다면 난 한 시간에 1000자를 쓰고 그걸 두 시간 걸쳐 고치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그걸 안 했지요. 왜요? 귀찮으니까요. 팽팽 놀면서 자기합리화나 하면서 퇴고도 없이 써 갈긴 걸 그냥 올려놓았지요. 그러고선 혼자 전전긍긍 앓지요. 아, 왜 글이 이렇게 되었나.

뭐, 인정하니 편해지네요. 나 재능 없구나, 이 한 마디가 마법의 말이지요.

그래서 지금도 타자기를 두들깁니다.

도덕경 읽다가 한 번 반성의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덧 : 재능 있는 분은 읽을 굳이 반성할 필요 없어요. 다만 재능이 녹슬지 않게 잘 닦아 주세요. 재능만 믿고 놀다가 녹슬면 상당히 아까운 거거든요, 그거.


Comment ' 17

  • 작성자
    창조적변화
    작성일
    11.09.21 18:52
    No. 1

    저도 재능이 없어 그저 열심히 쓰지요. 계속쓰고 읽고... 같이 화이팅해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묘로링
    작성일
    11.09.21 18:55
    No. 2

    힘내세요. 저도 다른사람보다 글을 쓰는 재주가 없고,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글 다운 글이 나오는데....

    연재느 하고 있지 않지만 8시간에 3000자 쓰고 수정하는데 4시간정도 걸려요. 한 화 분량이 약 3일은 걸리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동방존자
    작성일
    11.09.21 18:59
    No. 3

    체셔님.. 제가 보기에는 재능 넘치시던데.. ㅜㅜ
    대한도사전..
    만만치 않은 글이었는데 말임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1.09.21 19:16
    No. 4

    재능이 없다고 인정하면 편하긴 한데 시점에 따라 옥상에 올라가 건물 높이를 체공시간으로 측정하기도 하죠.

    힘내세요.
    최대치가 높은 것도 재능이라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1.09.21 19:18
    No. 5

    창조적변화님
    넵, 파이팅인 겁니다!

    猫님
    허나 쓰기를 멈추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묘님도 저도 아직 쓰고 싶기 때문이겠지요.

    동방존자님
    하하, 많이 부족한 글을 보시고 응원해주시니 그저 고맙습니다.
    하지만 역시 글쓴이 마음에 차는 글이란 건..... 없는 모양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1.09.21 19:19
    No. 6

    적안왕님
    날개, 날개가 돋아날 것 같아!
    가 아니라 그건 위험한 거지요! 그건 재능이 없는 걸 인정한 게 아니라 재능이 없다는 것에 체념한 거지요!
    최대치...... 인간에게 최대치는 없습니다! 누구나 노력하면 위로 올라갈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저 같은 사람들은 너무 슬퍼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美公
    작성일
    11.09.21 19:54
    No. 7

    자기가 재능이 있다고 인정하면 오히려 그게 마이너스가 될지도,
    게으름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다 좌절을 맛보게 되겠죠. 전 글쓴지 딱 삼년 됐는데 실력이 눈을 못따라가서 매번 힘듭니다.
    누구나 겪는 고통이 아닐까요? 여기서 다른 무협 연재작을 보다 심마(心魔)에 들린적도 있는데 안색이 차가워지고 내 자신이 한 없이 초라해 보이고 읽은 그 작품에 비해 제 글이 너무 낮아 보인적도 있었습니다.
    '아 나는 뭐했던가?'
    뭐 지금은 어느 정도 극복했지만 그때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취서생
    작성일
    11.09.21 20:04
    No. 8

    일필휘지의 달인 이태백
    퇴고의 달인 두보

    둘 중 누가 더 위대한 시인일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21 20:31
    No. 9

    노력할 수 있는 근성도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체셔님은 재능 없는 사람이 절대로 아닙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고샅
    작성일
    11.09.21 20:59
    No. 10

    둘다 위대한 시인이요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아이릭스
    작성일
    11.09.21 22:05
    No. 11

    하아.
    정말 뼈져리게 와 닿는 글입니다.

    전 하루 10k정도의 글을 씁니다.
    물론 이곳에 연재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수위가 있는 글이라.

    하지만, 다른 분들의 글을 읽어보고 언제나 하는 말은 똑같습니다.
    "하아. 난 정말 재능이 없구나."

    다른분들은 글전체의 흐름과 문장의 매끄러움은 이루 말할수가 없던데,
    왜 내가 쓰면 흐름이 뚝뚝 끊어지고, 그저 정보의 전달만하는 글이 되어버리는지......OTL.....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쓰고, 읽고, 수정, 다시 쓰고, 읽고, 수정합니다.

    재능있는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싱싱촌
    작성일
    11.09.21 22:09
    No. 12

    아니 조회수도 잘 나오시면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1.09.21 22:33
    No. 13

    美公님
    재능 있는 사람이 자기 재능을 알게 된다면 보통 더 갈고 닦지..... 않으려나? 뭐,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심마...... 뭐, 글쓰다 보면 자주 찾아오지요..... 그걸 극복하는 것 또한 인간이다!!!!!

    취서생님
    둘다 너무 위대하지요.

    수면중독자님
    흑, 고맙습니다. 좋은 말이었어요.

    고샅님
    의견일치 크로스!

    IriX님
    부러워해도 좋지만 좌절하지만은 마세요. 힘을 내세요.
    당당히 말하는 겁니다.
    그래! 나 재능 없다! 그래도 실력까지 없는 건 아니다!
    노력하고노력하고노력하고노력하고노력하면 나도 할 수 있다고!

    singchon님
    제가 잘 나오다니요 수줍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김청
    작성일
    11.09.21 23:48
    No. 14

    재능따위 노력으로 극복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냥 쓰다보면 전에 썼던 글과 많은 차이가 있는게 몸소 느껴지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티그리드
    작성일
    11.09.22 01:16
    No. 15

    동감해야 하는 현실이 슬픕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월충전설
    작성일
    11.09.22 09:22
    No. 16

    전 재능이 없으니 오히려 놀게 되더군요. 뭐 일단 글쓰는 부분에 대해선요. ㅋ 뭐... 다른 부분도 그렇지만.... ㅠㅠ 암튼 저도 요즘 글을 쓰는데 진도가 안나가서 죽겠습니다. 그래도 하루에 한자라도 쓰려고 노력중이에요. 그리고 글 쓰다보면 일 핑계댈 때가 많은데, 경제력을 떠나서 직장관두고 글을 쓴다면... 이란 가정을 해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글 안쓰고 하루종일 놀 것 같더군요. ㅡㅡ; 글 분만이 아니라 모든 부분에 대해서도 핑계는 대지 말아야 겠습니다. 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시링스
    작성일
    11.09.22 14:01
    No. 17

    정말 가슴에 와닿는 글입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엔 없겠죠? 다같이 파이팅!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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