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다보면, 특히 처음 글을 쓰는 경우엔 누구나 하는 고민이 있다더군요..
'아, 다시 쓰면 더 잘 쓸 것 같은데... 확 엎을까?'
흠.. 저 같은 경우엔 오래전부터 그런 고민에 빠져있었지만 엄두가 나질 않더군요. 다시 쓰려면 이제껏 썼던 내용에 2/3 이상은 없던 걸로 하고 아주 다시 써야할 상황이거든요.
그리고 다시 쓴다고 해서 더 좋은 글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을 뿐더러, 또 나중에 다시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가능성이 농후하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이제껏 제 못난 글을 좋게 봐주시는 소수의 독자분들에게 도망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분들에게 제 못난 글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달라고 하는 것도 마음에 많이 걸렸구요..
그래서 편법으로 이미 연재된 분량을 조금씩 조금씩 수정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대사를 조금 바꾸거나 문장을 고치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그건 둑이 터지는 걸 반창고로 막는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뒷내용을 잘 이어가야지, 생각해도 첫단추를 잘못 끼워놓고 둘째 단추를 어거지로 맞춰 끼우려는 것밖엔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론은 언젠가는 다시 써야 한다에 도달했습니다. 정식 작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으로서 지금 수준의 글로 출판을 노린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소리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점이 문젭니다. 지금 당장 스파르타식으로 자신을 채찍질해 심기일전해 새롭게 시작할지, 아니면 어느 정도 단락을 지어놓고(제 경우엔 소설의 1부까진 끝내는 거죠) 전체적인 맥락을 일목요연하게 되짚으면서 수정할지.
지금 당장 다시 쓰자니 너무 일찍 포기하는 느낌이고, 단락을 짓고 다시 쓰자니 잘못을 번복하는 것을 너무 늦추는 것 같습니다.
제 글을 읽어보신 분도 좋고 읽지 않으신 분도 좋습니다. 저와 같은 고민을 하셨거나 혹은 다시 써서 정말 더 좋아진 경우, 혹은 완전히 죽쑨 경우를 보신 분들이 있으시면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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