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목에서 혼동을 드린 점은 사과드립니다.
지금부터 언급할 ‘비평’이라는 것이 문학적인 의미의 ‘비평’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게 알려드립니다. 진짜 문학적인 의미의 비평은 시대마다 뜻이 다르고 지금 당장 찾아봐도 명확하게 정의되는 뜻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언급할 ‘비평’은 말만 ‘비평’이지, 실상 그 뜻은 그저 작품을 읽어본 후의 ‘감상’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러한 문학적인 의미의 ‘비평’을 할 자격도 실력도 없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지금 이 글을 읽어보실 분들 중 진짜 ‘비평’의 뜻을 알고서 그것을 받아보기 바라시는 분들은 거의 없다고, 솔직한 말로는 아예 없다고 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어려운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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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다른 문학사이트에서 활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피아 한 곳만 보더라도 비평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딱히 그러한 모든 작품에 비평으로 응하거나 덧글이라도 보내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 제 눈에 띄는 것은 ‘반드시’ 읽어보는 편입니다.
게시판 내에 공지사항이나 1-2편 내에 ‘비평 받음’이라는 문구가 있다면 거의 99% 확률로 제가 거쳐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허나 말한 앞선 1-2편 사이에 눈에 띌 만한 심각한 오류가 없으면 그냥 스킵해버리는 편이죠. 그런고로... 대체로 앞 1-2편에 오류가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게임판타지의 경우는... 제가 거의 반드시 덧글을 답니다.....
이 경우 작가님들의 반응은 총 3가지로 나뉩니다.
1. 비평 자체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2. 비평 자체는 달갑게 여기나 정작 수정하지는 않는다.
3. 비평 자체를 받아들이고 수정한다.
일단 다시 한 번 언급해야 할 것은, 제가 지적하는 덧글을 다는 경우는 위에 말한 대로 ‘비평 받음’이라는 문구를 발견했을 경우입니다. 작가 스스로가 비평 받는다고 해놓고 정작 지적오면 달갑지 않게 여기는 1번의 경우가 70%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습니다.
2번은 정작 더 황당합니다. ‘지적’이라는 이름으로 그냥 덧글이 +1되기를 기다렸다는 겁니다. 지적을 하던 말던 관심이 없습니다. 아예 답변을 하지 않거나, 답변은 “예 알겠습니다 수정할게요~” 해놓고서 하지 않습니다. 수정하는데 10초나 걸립니까? 누가 봐도 틀린 것인데 수정도 안 합니다. 이 경우가 25% 정도는 됩니다.
3번이 가장 올바른 경우입니다. 무조건 제가 지적한 것에 따르라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제가 옳다고 생각 안 합니다. 그러니 제가 지적한 오류에 대해 납득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를 적어주고,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면 됩니다. 다만 이 경우는 5%도 안 됩니다. 지금껏 2명 봤습니다.
일부 작가님들 중에서... “앞에 깨작깨작 몇 편 보고서 뭔 평가를 하시나요? 전체를 보고 다시 평가해주시죠.”라고 말을 했던 분이 계십니다. ... 비평이라는 문학적인 작업으로 보면 분명히 맞는 말이고, 전체를 읽지 않고 비평한 제가 무조건 잘못입니다. 허나 맨 위에도 있지만... 제가 하는 것도, 그분이 바라는 것도 그저 ‘읽어본 후의 감상’입니다.
여기 작가님들 중, 1-완결편까지 한 번에 업로드 하시는 분 계신가요?
한 편으로 끝나는 단편이 아니라면 없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최소한 저는 본 적이 없네요.
대부분, 아니 전체가 일부를 조금씩 업로드하며 그 반응(조회수, 덧글 등등)을 살펴보며 다음편을 업로드합니다.
제가 하는 것도 똑같습니다.
연재편수가 100편이던 1000편이던, 앞에 1-3화 정도 읽어보고 감상 보냅니다. 그에 대해 답변이 오면 그 다음 4-6화 정도 읽고 다시 감상보내드립니다. 그 답변이라는게, 작가분들이 소설 업로드해놓고 기다리는 ‘반응’이라는 말입니다.
1-완결편까지 한 번에 올려놓고 반응 기다리시나요?
아니죠.
조금씩 올리면서 그 반응 살펴보고 다음편 계속 업로드하시죠? 조회수나 덧글이 너무 적어서 다음편 업로드, 연재를 지속할지 고민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그래서 저도 조금씩 읽고 감상평을 잘라서 보내드립니다. 반응? 제 감상평에 대한 작가님들의 반응이 안 좋으면 당연히 후속편 감상도 안 보내드립니다. 작가의 입장으로 표현하면 반응 없어서 해당 작품에 대한 감상평 연재 중단입니다.
작가들은 소설을 쓰고 불특정 다수의 독자에게 덧글을 기대하지만.
그 소설을 읽은 독자는 작가 1인에 대한 소설을 쓰고 그에 대한 답변을 기대합니다.
생각해보세요.
어느 독자가 자신만이 볼 수 있는 소설을 써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그에 응하여서 소설을 써서 그 사람에게만 보내줬습니다.
근데 그 사람이 말이 없거나 반응이 안 좋습니다.
후속편 쓰고 싶나요?
어느 작가가 자신의 소설에 대한 감상평을 써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그에 응하여서 어느 독자가 소설을 읽고 감상평을 써서 보내줬습니다.
근데 그 작가가 말이 없거나 반응이 안 좋습니다.
감상평 더 쓰고 싶나요?
작가만 자신의 글에 대한 독자의 반응에 환호하고 실망하는게 아닙니다.
독자도 자신이 쓴 감상평에 대해 작가의 반응에 환호하고 실망합니다.
예전 일이지만. 한창 감상평 써주겠다고 돌아다니던 시절. 앞선 1-3편만 읽어보고 보내드린 제 단편적인 감상평에 정말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신 분이 계십니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당연히 감상평 더 보내드리려고 그 소설은 연재분 전체를 읽었습니다. 제가 문피아에서 활동하면서 남의 소설 완결까지 읽은 유일한 경우입니다.
이제 그분은 더 이상 감상 바라지 않는데도 전 그분 후속편까지 찾아봅니다. 이유가 뭐겠습니까? 독자 의견이 귀 기울이는, 제가 아는 한 문피아에 2명밖에 없는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다른 사람들 그저 홍보를 목적으로, 게시판 조회수가 +1씩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비평요청할 때, 그분만 제대로 제 감상평을 들으셨습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비평 받고 싶으시면. 짧은 비평에 대해서라도 정성껏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작가는 불특정한 다수를 위해 소설을 쓰지만, 그 독자는 특정한 단 한 명의 작가를 위해 감상평을 씁니다. 유일해야 하는 그 감상평에 대해 반응이 안 좋으면 당연히 관심이 멀어집니다.
무조건 그 의견에 복종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납득하지 못하겠으면 반박하고, 그에 합당한 이유를 대면 됩니다. 아예 답변도 없고. Lose를 장미라고 써놓고서, 이 세상 누가 봐도 틀린 것인데 정작 수정도 하지 않고. 기껏 달리는 답글이라는 것이 “전 그런거 잘 모르겠는데요 ㅋ” 같은 말을 하는데, 대체 뭐라고 해드려야 합니까.
마지막으로...
작가가 소설을 쓸 때 고민하고 고뇌하며 글을 짜내듯. 독자도 감상평 쓸 때 그 이상으로 고민하고 고뇌하며 글을 짜냅니다. 작가만 소설 쓸 때 뭔가 투자하고 독자들은 감상평 쓸 때 꽁으로 뽑아내는게 아닙니다.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익숙하지만, 독자는 익숙하지도 않는데 작가님 기쁘라고 해드리는 겁니다. 배는 힘든 과정을 견디는 것입니다. 그 비평에 대해 무조건 순종하거나 싸우라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성심성의껏 답변하며 반응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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