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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pin의 서재

시, 끄적임, 경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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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pin
작품등록일 :
2014.11.04 15:16
최근연재일 :
2017.05.30 20:57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35,574
추천수 :
596
글자수 :
24,091

작성
15.01.18 10:55
조회
393
추천
6
글자
2쪽

이별을 준비한다는 것

DUMMY

1

그대들에게 편지를 쓴다.

나를 가여워 하려는 그대와

나를 가여워 하려는 시에게

이별이 슬퍼도 두렵지는 않은

언젠가 만남을 두려워할 나를 위해


2

어느 목 멘 시인의 죽음처럼

차분히 가난한 짐을 정리하고

헛되이 손을 뻗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잊지 아니하려고

그대와 당신의 이름을

하나하나 새기어본다.


3

그를 두고 흘러가는 시간이

언젠가 지었던 시를

그 잊을 수 없는 아픔을 떠올린다.

슬프기만 한 시를

괴롭기만 한 시를

후회한다.

다시는 그런 시를 적지 않겠노라고

슬픔도 행복이 되는 것을

불행도 기쁨이 되는 것을

이제는 그런 시를 적겠노라고

다짐한다.


4

작열하는 태양도 때로 따사로운 빛을 내리쬔다.

말라붙은 달님도 결국 보름달이 되어 차오른다.


그곳이라고 해가 지지 않을까

그곳이라고 달이 뜨지 않을까

바라는 것 두 가지니,

가여워 말라는 것과

흘기지 말라는 것뿐


깃털은 소소히 내려앉아

원망하지 않기만을 바라고

강물은 말 없이 흘러

우리 모습 비출 뿐이니

슬플 때는 달을 보고

불행 오면 바람을 맞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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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인생이란 15.07.26 266 4 1쪽
92 내가 사랑하는 당신에게 +2 15.06.28 274 6 2쪽
91 그릇 +2 15.06.13 260 3 1쪽
90 아픔 +2 15.06.13 302 3 1쪽
89 From B to D +2 15.06.13 184 3 1쪽
88 4/5t 트럭 +2 15.06.13 132 3 1쪽
87 섭리 15.06.13 228 2 1쪽
86 편지 15.06.13 159 5 1쪽
85 해바라기 15.06.13 156 3 1쪽
84 친구 +8 15.04.11 185 5 1쪽
83 네가 있는 곳 +2 15.03.31 218 7 1쪽
82 바람 없는 날 +4 15.03.28 226 4 1쪽
81 묘비 +2 15.03.10 180 5 1쪽
80 소주와 보드카 15.03.10 210 3 1쪽
79 상실(6) +2 15.03.10 124 3 1쪽
78 상실(5) +2 15.03.10 189 3 1쪽
77 아르키메데스의 죽음 +2 15.03.10 351 3 1쪽
76 언젠가, 어쩌면 15.03.10 245 3 1쪽
75 낙엽 +4 15.03.09 145 5 1쪽
» 이별을 준비한다는 것 +6 15.01.18 394 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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