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끄적임, 경멸

섭리

지치지 않는 섭리여

저울과 칼을 들고 사자(死者)를 기다리는가

멈춰버린 심장의 가벼움을 재어라

한 방울의 피도 헛되지 않게 가슴을 갈라내고

한 편에는 깃털을 한 편에는 심장을 올려놓아라

비행하지 않는 섭리여

너는 가장 튼튼한 거미줄이니

생은 네가 그린 길을 밟는다

빛이 없는 곳에도 너는 있느냐?

가야 할 길을 비추어라

무지한 이성은 닿지 못하니

심연 위라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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