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모두 환영합니다.

삼국지 여신전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퓨전

새글

정성우
작품등록일 :
2024.08.30 00:43
최근연재일 :
2024.09.18 21:0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17,987
추천수 :
607
글자수 :
109,599

작성
24.09.09 21:00
조회
809
추천
28
글자
12쪽

친구가 되어 주오

DUMMY

늦은 밤.


홀로 검술 훈련을 하고 있던 나에게 젊은 청년이 다가와 정중히 말했다.


“나에게 무예를 보여 주시오.”


나는 사내를 바라보았다.

사내는 무장을 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문관의 복장이었다.

다만 기골이 장대한 것이 딱 보아도 장군 상 이었다.


아직 상대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내 머릿속에 정원 휘하에 있는 다양한 인물들이 떠올랐다.

고순은 이미 보았고, 출정 나간 여포를 비롯해 그를 따르는 장군들은 지금 이곳에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예상한 이름이 사내의 입에서 나왔다.


“나는 장료, 자는 문원. 실력이 출중하다는 말을 듣고 찾아왔소이다.”


바로 장료, 장문원 이었다.


나는 진지하게 눈 앞에 나타난 사내를 바라보았다.


‘이 자가 장료.’

훗날 여포 밑에 있다 조조에게 투항한 뒤 ‘료라이’ 라는 전설과 함께 오나라에게 공포를 준 인물 이었다.


나이는 나와 비슷해 보였다.

장료 역시 상당히 어린 나이 였는데, 그의 관직은 나보다 더 높은 위치였다.

다만 특이하게도 그는 현재 무장이 아닌 문서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문관 이었다.


‘정원이 숨겨 놓은 패. 하지만 나는 그의 실력을 알고 있다.’


현재 장료는 종사로서 일종의 정원의 비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얼핏 생각하면 무예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되겠으나, 실제 그는 어지간한 장군 보다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 였다.


정원은 그의 비상한 실력을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정원이 비밀리에 낙양과 연락을 주고 받는 일은 대부분 장료를 통해 했으며, 그만큼 그는 정원의 신임을 받고 있었다.


-여포의 실력은 믿을 수 있다. 하지만 여포의 인성은 믿을 수 없다.


정원은 대외적으로 여포를 최고라 추켜 세웠으나, 그 역시 여포를 믿지는 않고 있었다.

특히나 여포가 자신의 양아들이 되겠다는 것을 거절한 뒤로는 이 둘 사이는 냉랭하게 된 상태였다.


정원은 여포 쪽 장군들이 아닌 장군들을 더 신임했는데, 이 중에서도 장료는 정원의 숨겨 놓은 칼 이었다.


여포와 그가 이끄는 장군들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은 병주의 병사라면 누구나 알았으나, 장료가 그런 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즉, 현재 장료의 진짜 실력을 알고 있는 자는 정원과 내가 유일하다 할 수 있었다.


‘이런 그가 나를 찾아왔다?’


실력을 감추고 있었으나, 장료 역시 뼛속까지 무인이었다.

하만을 쓰러트리고 부장들 까지 쓰러트린 나에게 흥미가 일어난 것 같았다.


장료가 말했다.


“신비로운 기술을 사용하며 무예 실력이 범상치 않다고 들었소이다. 정식 대결을 신청하오.”


장료는 나보다 직위가 더 높았음에도 예의를 갖추어 나를 대하고 있었다.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장료는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지금 당장 시작해 봅시다. 지금 이대로 시작해도 좋소이다.”


장료가 상당히 흥분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반면에 나는 차분했다.

내 시선이 그의 몸을 향했다.

그는 아무런 무기도 들지 않고 있었고, 갑옷을 착용하지도 않고 있었다.


반면에 나는 검을 들고 갑옷 까지 착용한 상태였다.

갑옷을 착용한 쪽과 착용하지 않은 쪽이 대결을 한다면 어느쪽이 유리한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

그런데도 그는 질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표정이었다.


오히려 대결을 기대한다는 듯이 눈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단순히 내 실력을 살핀다는 것 보다 나 라는 인물에 관심이 깊은 것 같았다.


생각보다 유비의 매력을 흡수한 것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았다.


장료가 말했다.


“규칙은 원하는 대로. 나는 맨손으로 충분하니 검, 창, 아무거나 자신 있는 걸로 고르시오.”


자신감 넘치는 장료의 몸이 거대하게 느껴졌다.

마치 먹잇감을 본 곰이 덮칠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조금 전 까지 느낄 수 없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어느새 장료가 발산한 기운에 붙잡힌 것이다.

지금 내가 무기를 겨누며 조금의 살기라도 발산 시킨다면 당장 나에게 달려들 기세였다.


하지만 나는 검을 드는 것 대신 단호한 말로 그의 기운을 잘라냈다.


“싫습니다.”


“으음?”


내 단호한 거절에 팽팽했던 긴장감이 사라져 버렸다.


장료는 자신도 모르게 자세를 풀었다.


장료의 의아해하는 눈빛에 나는 말했다.


“저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지 않습니까? 또한, 어차피 이길 상대를 이겼으니 기쁠 것도 없을 것이니 딱히······.”


아무것도 모르는 척 말하고 있었으나, 사실 이건 도발이었다.


‘이, 이놈이!’


순간적으로 장료의 얼굴에 울컥한 기색이 스쳤다.

하지만 곧바로 그는 침착함을 되찾았다.


‘아! 이 친구가 내 실력에 대해 알 리가 없지.’


지금까지 장료는 무장으로 활약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내가 그의 실력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다.

더구나 나는 부장들을 쓰러트린 자.

문관 복장을 한 자신이 대결을 하자고 했으니, 당연히 승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어떻게 해야 내가 승부에 임할지 고민하는 장료에게 나는 슬그머니 말했다.


“원하는 것을 들어주신다면 뭐······. 한번 해보겠습니다.”


장료가 화색을 띠며 물었다.


“무엇을 원하는가? 돈? 무기? 말? 말 만해라.”


갑자기 장료의 말투가 바뀌었다.

이전까지 깍듯이 존대해 주던 그의 말이 반말조로 바뀌었는데, 그만큼 장료가 설레고 있다는 것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아뇨.”


나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기면 친구가 되어주십시오!”


“친구?”


“서로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난세에서 서로 함께 싸우며, 천하를 함께 누비는 친구가 되어주십시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요구였다.


“이상한 친구군.”


“저를 더 아시게 된다면 멋진 친구라고 할 겁니다.”


“좋다! 나를 이긴다면 친구가 되어주마!”


“좋습니다. 잠시만.”


곧바로 나는 갑옷을 벗기 시작했다.


장료가 말했다.


“갑옷을 착용해도 괜찮네.”


“아뇨. 이런 상태론 이겨도 의미 없습니다. 방어구 때문에 졌다는 말 따위는 듣고 싶지 않으니까요.”


나는 갑옷을 벗어 던졌다.


장료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종목은? 창? 검?”


나는 땅위에 커다란 원을 그렸다.


곧바로 원 안으로 들어간 나는 양 손바닥을 활짝 편 채 팔을 내밀었다.


“다치면 곤란하니 힘 겨루기부터 시작 하죠.”


“힘 겨루기?”


장료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승부였다.


장료는 마지못한 표정을 지으며 원 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두 손을 내밀자 장료 역시 두 손을 뻗어 내 손을 붙잡았다.


나는 말했다.


“이 상태로 원 밖으로 밀려나는 쪽이 지는 겁니다.”


이 같은 대결은 단순한 힘 겨루기로 딱히 기술이나 잔재주는 필요 없었다.

쉽게 말해 덩치가 큰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대결 이었다.

장료는 나보다 살짝 키가 컸으며 체중 역시 마른 체형인 나보다 10kg는 더 나갈 것처럼 보였다.

압도적으로 자신이 유리하다 생각한 장료가 말했다.


“힘겨루기가 끝나면 다음은 다른 것으로 대결해 보도록 하지. 3판 2승으로 하자고.”


장료는 당연히 자신이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또한, 지금 같은 단순한 힘겨루기는 이겨도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실전에서 이렇게 손을 잡고 힘겨루기를 할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나는 담담히 쏘아 붙였다.


“일단 지금 대결에 최선을 다하십시오. 방심해서 졌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습니다. 대결이 시작하기도 전에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오만이며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뼈 때리는 말에 장료는 순간 당황했다.


장료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 할 줄 아는 자였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 장료가 답했다.


“미안하군. 대신 먼저 공격하도록.”


장료는 나에게 선수를 양보했다.


장료의 양보에 나는 그를 도발했다.


“선수를 양보하는 것은 실력이 떨어지는 자에게 하는 겁니다. 먼저 공격하시지요. 후훗!”


상대를 무시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말하고 정작 나는 그를 무시한 것이다.


‘이 놈이!’


순간적으로 장료의 눈에 불꽃이 일었다.

아무리 냉정한 성격의 장료라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무시에는 화가 날 수 밖에 없던 것이다.


‘나를 철저히 문관으로 보고 있군. 깜짝 놀랄 것이다!’


나를 당장 뒤로 엎어트리겠다는 듯이 장료는 힘을 썼다.


“으음?”


힘이 들어가는 순간.

놀란 것은 장료였다.

예상과 달리 내가 쉽게 밀리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어느새 내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달라져 있던 것이다.

조금 전만 하더라도 장료를 우습게 보던 시선은 사라졌다.

진지하고 방심이라고는 전혀 없는, 한발 더 나아가 전쟁에서 적을 만난 것처럼 나는 장료를 노려보고 있었다.


‘뭔가? 이 기운은? 눈깜짝할 사이에 이런 살기가 나오다니!’


무기 하나 들고 있지 않았으나, 지금 살기만으로 검이 자신의 몸에 닿은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얼마나 진지하게 장료와 친구가 되고 싶은지를 보여준 것이다.


정신이 번쩍 든 장료는 모든 힘을 끌어 왔다.


‘내가 사람을 제대로 본 것 같군.’


내가 부장들을 쓰러트렸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장료는 내 실력이 자신 보다 한참 아래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나는 거대한 바위가 된 듯이 한 발자국도 뒤로 밀리지 않고 있었다.


‘이 마른 체형에서 이런 힘이 나올 수 있다고?’


팽팽한 힘의 대결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는 기합을 내질렀다.


“하아압!”


엄청난 기운이 폭발하는 순간 장료의 입에선 당황한 비명이 새어 나왔다.


“우웃!”


버티려 했으나, 태산 같은 거대한 힘이 자신을 밀어 버리고 있었다.


“이, 이런!”


버티지 못한 다리가 움직이며 결국 장료는 원 밖으로 밀려나 버렸다.


내가 이긴 것이다.


하지만······.


나 역시 이상함을 느꼈다.

여포의 힘이라면 분명 몸이 완성되지 않은 장료 정도는 상대가 되지 않아야 했다.

분명 가볍게 제압해야 했는데, 내 예상보다 장료를 제압하는 데에 더 힘이 들었다.


‘그 만큼 장료의 힘이 대단하다는 건가?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간신히 이길 줄이야······.’


내가 의문을 갖고 있던 그때였다.


호흡을 가다듬은 장료가 다가오며 말했다.


“실력 잘 봤다. 첫판은 내가 졌다. 이제 두 번째. 타격은 금지하고 상대를 먼저 땅에 쓰러트리는 쪽이 이기는 것으로 하지.”


일종의 레슬링이나 유도를 하자는 것 같았다.


첫 번째 시합이 단순히 힘겨루기 였다면 지금은 여러 기술이 필요했다.


타격을 금한 채 상대를 넘어트린다는 것은 속도와 기술이 필요했다.


나는 유도 자세를 취했다.


상대의 손을 뿌리치고 팔을 붙잡아 당기고 실랑이를 벌였는데, 생각보다 장료의 실력은 빼어났다.


특히나 힘겨루기에서 패했다는 생각에 오기가 생긴 듯이 몸을 사리지 않고 거칠게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어린 황소가 나를 향해 뿔을 들이미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 역시 정신을 바짝 집중시켰다.

여포의 무력을 가졌음에도 자칫 잘못하다간 질 거 같았다.


팽팽한 대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료는 진짜 전쟁에서 적을 만났다는 듯이 공격을 했다.

그 만큼 그는 지금 대결에 취해 있던 것인데, 이러다가는 둘 중 한명은 크게 다칠 것 같았다.


나는 승부 수를 던졌다.


‘가위치기!’


유도 시합에서 금지된 기술이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것 저것 따질 새가 없었다.


장료의 공격을 뿌리치자 마자 나는 그의 한팔을 붙잡았다.


'위험하다!'


장료가 위험을 감지한 순간.


나는 가위 모양을 한 다리로 상대의 다리를 자르듯이 붙잡았다.

생전 처음 보는 기술에 장료의 입에서 비명이 튀어나왔다.


“우웃!”


내 체중이 실린 공격.


아무리 장료라 하더라도 한쪽 팔이 붙잡힌 상황에서 가위치기를 당하니 무너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장료의 몸은 그대로 무너져 버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국지 여신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 여포의 궁술을 확인하다 NEW +1 10시간 전 249 17 11쪽
20 저, 친구 있습니다! +1 24.09.17 491 28 12쪽
19 흑룡언월도 +1 24.09.16 571 27 12쪽
18 천하대장군 +1 24.09.15 639 25 12쪽
17 황소를 베다! +1 24.09.14 648 26 12쪽
16 매복 +1 24.09.13 687 24 13쪽
15 앞 뒤로 적 +3 24.09.12 732 26 12쪽
14 무신 여포 +2 24.09.11 784 27 12쪽
13 장료와 친구가 되다. +1 24.09.10 774 28 12쪽
» 친구가 되어 주오 24.09.09 810 28 12쪽
11 인정받다 +1 24.09.08 828 28 12쪽
10 기회 잡을 준비를 하다. 24.09.07 854 27 11쪽
9 적장을 베다. 24.09.06 870 30 12쪽
8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3 24.09.05 884 27 11쪽
7 제갈량의 머리, 여포의 심장 +1 24.09.04 943 27 12쪽
6 출전 +1 24.09.03 981 29 13쪽
5 제갈량의 지력 24.09.02 1,068 38 12쪽
4 천하를 누비리! +2 24.09.01 1,153 34 11쪽
3 여포의 무력 +1 24.08.31 1,252 32 11쪽
2 삼국지 세상 속으로 24.08.30 1,358 38 12쪽
1 +12 24.08.30 1,412 4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