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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여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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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우
작품등록일 :
2024.08.30 00:43
최근연재일 :
2024.09.18 21:00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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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85
추천수 :
607
글자수 :
109,599

작성
24.09.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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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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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글자
13쪽

출전

DUMMY

제비 뽑기가 모두 끝나고 의용군의 돌격 순번이 정해진 뒤.


“출전이다!”


모든 병사들은 황건적이 숨어 있는 성채로 향했다.


이미 성채 주변은 병주의 정규군이 포위를 한 상황이었다.

다만 아직 전투는 시작조차 하지 않은 듯이 부상자나 죽은 자는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유랑이 목소리를 높였다.


“자아! 모두 뽑은 순번대로 돌진할 준비를 해라!”


부장의 명령에 따라 졸백들은 자신의 부하들을 데리고 돌격할 준비를 했다.

1,2 번을 뽑은 졸백들이 1,2조가 되어 나란히 선두에 섰으며 나는 10조의 졸백과 함께 나란히 다섯 번째에 위치했다.


의용군의 눈에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날아오는 화살을 어떻게 막지? 어떻게 저기 까지 달려가?’

‘저기 까지 가도 어떻게 성채를 올라?’

‘사다리는 보이지도 않는다! 제대로 된 무기도 없어. 그냥 죽으란 거군.’

‘그냥 달아나는 게 살 확률이 더 높겠다! 난 눈치 보다 탈영할거다!’


그때였다.


이 같은 의용군의 속마음을 읽었을까?


한쪽에서 병사들이 무기를 가져오며 말했다.


“이번 전투에는 특별히 무기와 방어구를 지급한다! 끝난 뒤 반환 하도록! 한 사람당 한 개씩 골라라!”


반쯤 망가져 있는 방패, 깨진 투구, 녹이 슬어 있는 검, 허술해 보이는 죽창, 등등 상태가 좋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나았다.


나는 검 한자루를 골랐으며, 내 병사들에게는 방패 위주로 고르게 했다.


이내 나는 멀리 앞쪽에 보이는 성채를 살펴 보았다.


성채의 크기는 거대해 보였다.

하지만 급조해 만든 듯이 성채 곳곳에 빈틈이 보였다.

높이 역시 3m 정도 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성채를 파악한 나는 성채 위에 있는 황건적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황건적 역시 사정이 좋지 않은 듯 했다.

갑옷을 착용한 이들은 찾기 어려웠고, 중간중간에 무기 대신 돌멩이를 들고 있는 자들 역시 보였다.


이 같은 황건적이 병주의 병사를 막기는 불가능 해보였다.


유랑은 목소리를 높였다.


“보라! 저들은 저렇게나 별 볼일 없다! 승리는 우리에게 있으니 모두 공격 준비를 하라! 해가 지기 전에 끝내버린다!”


유랑은 단시간에 끝내려는 것 같았는데 나는 달리 생각했다.


‘내가 전투를 지휘한다면 성채를 포위하고 공격하지 않는다.’


제갈량의 지력이 작동한 것일까?


내 머릿속으로는 작전이 떠올랐다.


황건적이 식량이 부족할 것은 뻔했다.

이대로 포위한 채 가둔다면 결국 저들은 굶어 죽기 전에 나와야 했다.

아무리 성채가 허접하다고 해도 성채를 공략하는 것 보다 평지에서 굶어 지친 상대를 상대하는 것이 훨씬 유리했다.


물론 이러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으나, 급할 것도 없는데 굳이 공격을 감행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도 나는 희생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 부장은 최대한 빠르게 전투를 끝낼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벌어지는 전투의 모든 결과는 승진 시험에 평가됐다.


얼마나 빠른 시간에 적을 함략했는지.

얼마나 희생을 최소화 했는지.

얼마나 적은 군량과 무기를 소모했는지.

얼마나 많은 적을 죽였는지.

얼마나 이름난 장군을 베었는지.


이 모든 것들이 평가대상이었으니, 유랑 입장에서는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이었다.


유랑의 생각이 전해졌다.


-이번이 승진의 마지막 기회!


최근 승진에서 떨어진 뒤 침울했는데, 지금이 마지막 기회였다.

이번 황건적 소탕에서 실패한다면 사실상 승진은 영원히 물건너 갔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최대한 빠르게, 정규군의 희생을 최소화 해서 승리한다!


성채 안에 있는 황건적의 숫자는 대략 150명.

우리 군은 300명이었다.


숫자로는 우위라 할 수 있지만······.


우리 군 300명 중 대략 120명이 의용군 이었다.

나머지 180명이 정규군이었는데, 이들은 처음부터 전투에 참여할 생각이 없었다.


부장 유랑의 의도가 전해졌다.


-정규군은 최대한 아끼고 의용군을 최대한 활용한다.


이 시대 전투는 참으로 참혹했다.


특히나 힘없고 빽 없는 자들에게는 더더욱.


둥! 둥! 둥! 둥!


“1조, 2조! 돌격!”


유랑의 명령에 병사들은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와! 와!”


이들이 달려가는 순간.

나는 알았다.

의용군은 화살받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사실을.


휙! 휙! 휙!


비 오듯이 화살이 날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의용군은 갑옷도 없이 허접스러운 방패 하나 달랑 들고 달려가고 있었다.


전투를 지휘하고 있는 유랑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지 알 수 있었다.


-의용군으로 적의 체력을 최대한 소모시킨다. 적들의 화살이 떨어지고 지쳤을 때 한번에 정규 병사로 밀어 붙여 끝낸다!


수 많은 평가 대상에서 의용군의 희생은 성과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 의용군의 생명은 전혀 개의치 않는 것이다.


냉정한 결정이었다.


그리고 의용군에게 그 대가는 혹독했다.


“으아! 무서워!”

“살려주세요! 무서워요!”


달리다 말고 겁을 먹고 엎드려 있는 의용군을 향해 유랑은 커다란 활을 겨누며 협박했다.


“야! 빨리 안 달려? 내가 먼저 죽여줄까!”


유랑의 명령대로 앞으로 달려갈 경우.


황건적 화살에 의해 고슴도치가 되었다.


도망갈 경우.


“어딜 달아나는 것이냐!”

“쏴라!”


휙! 휙! 휙!


아군의 화살이 가차 없이 날아들어 등에 박혔다.


제 자리에서 벌벌 떤 채 출발조차 하지 않을 경우.


“안가? 죽어라!”


거대한 도를 들고 있는 병사들이 가차 없이 뒤에서 베었다.

싸우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겠다는 듯이 이들은 최대한 잔인하게 의용군을 베었다.


“아아악!”


몸이 잘려나가고 내장이 튀어 나오는 모습에 나는 눈을 돌렸지만 다른 곳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적들의 화살에 명중돼 쓰러진 병사들이 꿈틀거리며 살려달라 소리치고 있었다.

당연히 이들을 살려줄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꿈틀거리는 이들의 행동은 표적이 되었고 쏟아진 화살에 고슴도치가 되었다.

실제 처음 보는 전쟁의 모습에 나는 눈썹을 찡그렸다.


‘으. 끔찍해.’


사람이 이렇게 많이 죽어가는 것은 처음 보았다.

특히나 달아나다 아군이 쏜 화살에 맞아 죽는 것을 보았을 때는 참으로 허망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나와는 달리 이런 광경에 익숙한 듯이 부장 유랑은 고래고래 악을 썼다.


“달아나면 나에게 먼저 죽는다! 돌격! 무조건 앞으로 돌격해라!”


아무리 의용군이 못 배운 자들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화살이 날아드는데 정면으로 달려갈 바보는 없었다.

물론 뒤에서 검과 활을 겨누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달려나가기는 했다.

하지만 대부분 얼마 가지 못하고 커다란 나무나 엄폐물 밑에 숨거나 다른 시신들 속에 파묻혀 죽은 척 하고 있었다.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 할 수 있었다.


1, 2조가 적의 시선을 끄는 동안 다음 조가 출발했다.


“3조! 4조! 돌진!”


3,4조가 돌진하는 것과 동시에 유랑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죽더라도 성채 앞에 가서 죽어! 사다리 없으니 후방 공격대의 디딤돌 역할이라도 하라고!”


성채는 잘해야 3M 정도 밖에 되지 않았으니, 성채 밑에 시체가 쌓이고 쌓인다면 밟고 올라가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물론 이 같은 방법은 잔인하고 옳지 않은 방법이었다.


나는 유랑을 보며 눈을 흘겼다.


‘이런 무식한 놈을 봤나.’


적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식한 상관이었다.


자신의 승진만을 생각하고 있는 유랑에게 의용군은 승진을 위한 도구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돌진! 돌진! 최대한 성채 앞에서 쓰러져라! 중간에 쓰러지면 오히려 거추장 스럽다! 너 이 새끼! 죽은 척 하고 움직이지 않아? 내가 쏴 죽이겠다!”


화살을 날리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유랑을 향해 나는 속으로 욕했다.


‘쉬발 새끼! 너나 앞에서 죽어라!’


내가 속으로 욕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전투는 빠르게 진행됐다.


아직 우리군은 단 한명도 성채 근처에 다가가지 못했다.


대부분 죽었거나, 땅 바닥에 쓰러져 죽은 척하고 있거나, 엄폐물 뒤에 숨어 벌벌 떨고 있는 자들이 대부분 이었다.

이런 상황이니, 당연히 적병은 지금까지 단 한명도 죽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날아오는 화살 숫자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분명 적병의 숫자는 단 한명도 줄이지 못했는데, 상대도 화살이 넉넉하지 않은 듯이 화살을 아끼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지금 의용군에게 이 같은 전쟁의 흐름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이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눈앞에서 처참히 죽어가는 동료들 이었다.

비명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동료들을 본 의용군들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


‘으아. 죽고 싶지 않아.’

‘무, 무서워.’


잔뜩 얼어붙은 가운데 마침내 내 차례가 왔다.


“9조! 앞으로! 준비!”


나는 내 부하들에게 미리 계획을 설명해 주었다.


-명심해! 내 뒤에 바짝 붙어! 지그재그로 뛴다!


-지그재그가 뭡니까?


-갈 지(之) 자 모양으로 뛰라고!


-갈 지(之)가 어떻게 생긴 글자 입니까?


-어이구! 답답해!


결국 나는 나뭇가지로 땅바닥에 글자를 그려 보이며 설명을 해 주었다.


-나를 믿어라! 나는 화살 피하는 법을 안다! 내 말대로 하면 화살이 몸을 피해갈 것이다!


당연히 거짓말 이었다.

하지만 나는 부하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이것은 완전한 거짓말은 아니었다.


“9조! 10조! 돌격!”


부장의 외침과 동시에 나는 소리쳤다.


“자! 간다!”


내 명령과 동시에 내 조는 10조와 다른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성채를 향해 정면으로 달려가는 10조와 달리 나는 오른쪽 대각으로 병사들을 이끌며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부장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야! 이 놈들! 달아나면 쏴버린다!”


내가 미리 계획을 설명해 놓았기에 뒤에서 화살이 날아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달아난다면 볼 것도 없이 뒤에서 화살이 날아올 것이다.


선두에서 이끈 나는 계속해서 소리쳤다.


“지금! 왼쪽으로 꺾어!”

“저기 나무에서 오른쪽으로!”

“저기 바위를 돌아서 간다!”


내 지시에 따라 우리조는 계속해서 지그재그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화살이 날아오는 상황에서도 나는 내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침착했다.


‘전장이 눈에 보인다!’


곳곳에는 끔찍한 시체의 모습과 비명을 내지르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처음 겪는 전장에 몸이 얼어 붙을 법도 했으나, 나는 침착하게 부하들을 이끌었다.

사실 나는 출발하기 전부터 지형을 파악하고 있었다.


-저곳이라면 사각지대, 저곳에서 한번 쉰 다음 저쪽으로 돌아서 저 바위 밑으로 기어 돌아간다!


나는 지형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고 어떤 길을 따라 성채 입구에 도착할 것인지 이미 머릿속으로 계획이 끝나 있었다.


나는 속도를 높이며 외쳤다.


“더 빠르게! 늦으면 화살에 맞는다!”


나는 뚱보와 아저씨, 그리고 난쟁이가 따라오지 못할까 걱정했다.

하지만 목숨이 눈 앞에서 왔다 갔다 했기 때문이었을까?

이들 역시 죽어라 뛰며 따라오고 있었다.


처음 지그재그로 뛰겠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이 방법이 통할지 확신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금 계속해서 화살이 빗나가는 것을 본 나는 확신했다.


‘통한다!’


나는 군대 시절 지금과 같이 먼 거리에서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표적을 총으로 명중시키는 훈련을 해 본적 있었다.

지금과 같이 거리가 있을 때 지그재그로 빠르게 움직이는 사물을 총으로 명중 시키는 것은 생각 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었다.

하물며 화살로 뛰어다니는 적을 맞춘다는 것은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식으로 훈련받은 궁병들도 명중시키기 힘들었는데, 지금 황건적의 궁병들의 활 쏘는 실력으로는 결코 달리는 사람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지금 내가 이끌고 있는 길은 수풀과 나무로 적 시야가 가려진 지형.

이런 상황에서는 더더욱 명중시키기가 어려웠다.


제갈량의 지혜와 내 군대 경험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낸 걸까?


우리 조는 단 한명도 화살에 명중된 이가 없었다.


나를 따르고 있는 부하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와! 화살이 우리를 피한다!”

“대장 말이 맞았어!”

“대장 최고!”

“이러다 대장 머리에 화살 꽂힌다!”

“씨파! 재수없는 소리 하지마! 네 몸 보호하지 말고 대장 머리 위로 방패 올려!”


결국, 피 한방울 흘리지 않은 채 우리 조는 가장 먼저 성채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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