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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여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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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우
작품등록일 :
2024.08.30 00:43
최근연재일 :
2024.09.18 21:0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17,989
추천수 :
607
글자수 :
109,599

작성
24.09.06 21:00
조회
870
추천
30
글자
12쪽

적장을 베다.

DUMMY

죽창은 번쩍이는 번개와 같았다.

고작 죽창에서 이런 날카로운 기운이 번뜩이자, 하만은 움찔했다.


“우욱!”


황급히 고개를 젖히는 순간.


촤아아앗!


뜨거움이 전해지며 죽창은 하만의 뺨을 스쳐 지나갔다.


‘이런!’


나는 속으로 찌푸렸다.

방심한 상대를 일격에 끝내버리려 했는데, 역시 하만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놈!”


우측에 있던 부장 한명이 내 앞을 가로 막았다.

나는 다시금 크게 죽창을 휘둘렀다.


일격에 하만을 베는 것은 실패했으나, 부장 정도는 일도 아니었다.

날카로운 기운은 종이 자르듯이 적병을 잘라 버렸다.


나는 다시 하만을 바라보았다.

하만의 뺨에서는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그는 지금 악귀라는 별명답지 않게 크게 놀라고 있었다.

자신의 얼굴에 큰 상처가 나서가 아니었다.


‘이런 실력이?’


아무리 기습이었다 하더라도 지금 같은 날카로운 공격은 결코 일반 의용군이 할 수 있는 공격이 아니었다.


하만은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 보았다.

그의 생각이 전해졌다.


-의용군. 앳돼 보인다. 체격 역시 아직 완성된 체격이 아니야


이런 자가 그런 위력을 냈다고는 믿을 수 없었으나, 일단 죽여야 할 대상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내가 들고 있는 죽창을 슬쩍 본 하만은 일갈을 내질렀다.


“애송이! 애미 젖이나 더 먹고 와라!”


하만은 전력으로 쇠몽둥이를 내리쳤다.


죽창으로는 결코 자신의 쇠몽둥이를 막을 수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

예상대로였다.

내리찍은 쇠몽둥이를 죽창으로 막는 순간.


파악!


나무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죽창은 부러지고 말았다.

하지만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러진 죽창을 던지며 하만에게 달려들었다.


‘나에게는 여포의 무력이 있다!’


죽창을 던진 것은 하만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서였다.


‘걸렸어!’


하만이 죽창을 튕겨내는 순간.

나는 하만의 몸을 향해 뛰어오르며 발차기를 날렸다.

힘을 뺀 발차기에 닿기만 해도 상대는 기절했다.


한데 온 힘을 다한 날아 차기라면?


아무리 하만이라도 갈비뼈를 박살 낼 것이라 생각했는데······.


탁!


두꺼운 나무를 친 것 같았다.


‘이런!’


하만은 비단 옷 안에 갑옷을 숨겨 입고 있었다.


낭패했다는 생각이 들던 그때.


“우욱!”


하만의 몸이 밀려나는 것과 함께 입에서는 고통에 찬 비명이 새어 나왔다.

발차기가 갑옷에 막혔음에도 불구하고 충격은 전해졌다.


하만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 체구에? 이런 힘이?’


믿기지 않는 힘에 자신의 몸이 이렇게 밀려났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었다.


갑옷을 입지 않았다면 지금 일격에 쓰러졌을 것이 분명했다.


하만의 표정이 굳었다.


‘일개 병사가 아니야!’


지금 상대는 의용군 복장을 한 여포였다.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


상대의 무력이 자신보다 높다는 것을 하만은 직감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상대는 맨손.


무기를 든 자신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몸에 받은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하만은 쇠몽둥이를 앞세우며 돌진했다.


얼굴 가득 피를 칠한 채 돌진해 오는 하만의 모습은 하늘을 가를 것 같은 악귀의 모습 이었다.


보는 것 만으로도 기겁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제갈량의 지혜는 나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침착하게!’


황소처럼 달려오는 하만을 향해 나는 자세를 복싱 자세로 바꾸었다.


쇠몽둥이의 떨어지는 궤도가 똑똑히 눈에 보였다.


‘피할 수 있다!’


다른 이들의 눈에는 눈깜박할 찰나였으나 나에게는 쇠몽둥이의 움직임이 똑똑히 보였다.


풋워크를 보이며 쇠몽둥이를 피하는 순간.

나는 몸을 회전시키는 것과 동시에 하만의 옆구리에 바디훅을 꽂았다.


하만이 착용한 갑옷은 정면과 후면을 보호해 주는 갑옷이었다.

옆구리는 비어 있었다.

나는 정확히 갑옷이 보호되지 않은 곳에 주먹을 꽂은 것이다.


“으악!”


괴성과 함께 하만의 눈이 커졌다.


‘분명 맨주먹인데?’


맨 주먹에 맞았음에도 칼에 찔린 것 같았다.


‘숨을 쉴 수 없어!’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극심한 고통이 전해졌을 뿐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한쪽 다리가 주저앉아 버렸다.

자세가 무너진 상대는 가격하기 딱 좋은 위치였다.


‘기회!’


나는 무릎을 앞세우며 있는 힘껏 몸을 날렸다.


무예타이의 무릎치기.


무예타이는 배워본 적 없었다.

이건 내 몸이 스스로 반응을 한 것이다.

솟구친 내 무릎은 그대로 하만의 얼굴을 가격했다.


퍼어억!


“크아악!”


하만은 비명과 함께 뒤로 무너졌다.


‘끝장낸다!’


쓰러진 하만의 몸위로 뛰어 오르는 것과 동시에 단검을 빼 들었다.


이미 내 눈은 갑옷에 보호되지 않은 목을 겨누고 있었다.


단검을 내리찍었다.


푸우욱!


날이 무뎌진 단검이었음에도 상관없었다.


내 체중을 실어 내리찍은 단검은 하만의 목을 뚫기에 충분했다.


“커억!”


비명과 동시에 피가 솟구쳤다.

피를 뒤집어썼다.

뜨거운 피가 내 얼굴에 닿자 더 미친 듯이 단검을 내리찍고 내리찍었다.


푹! 푹! 푹!


하만이 이미 죽었음에도 단검 내려찍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살인!’


오늘은 태어나 처음으로 살인을 한 날이었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닌 여러 명.

일개 황건적부터 시작해서 지금 마지막 보스인 하만까지 나는 수 많은 사람을 죽였다.


여신이라는 사람의 몸에 빙의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죽이지 않으면 죽는 전장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일까?


첫 살인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이나 죄책감 따위는 없었다.


잔인하게 내려찍고 있던 내 팔을 멈추게 한 것은 누군가의 외침 이었다.


“여신이 적장을 베었다!”


“우와아아아아!”


“하만이 죽었다! 하만이 죽었어!”


피.

전쟁의 열기.

뜨거운 함성.


이 모든 것들은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토해내게 했다,


‘이것이 전장!’


나는 있는 괴성을 토해내며 힘껏 소리를 내질렀다.


“나는 여신이다!”


내 외침에 병사들이 답했다.


“와! 와! 와!”

“여신! 여신! 여신!”


병사들의 함성소리에 실린 내 이름은 하늘 높이 솟구쳤다.




***



하만을 벤 것은 큰 사건이었다.


고작 의용군에 불과한 10대 청년이 하만을 벴다는 사실에 병주의 군사들은 크게 놀랐다.


소문은 과장되며 퍼졌다.


-하만을 제압할때 믿기 힘든 기술을 사용했다고 하네.

-무릎을 앞세우며 뛰어올랐는데 하늘을 나는 것 같았다니까!

-그 전에 주먹으로 가격한게 대단했어, 주먹 한방으로 갑옷을 박살냈다니까!

-주먹 한방으로 하만을 쓰러트리다니!

-단검을 내리찍는 모습은 악귀를 잡아먹는 더 큰 악귀였어! 여신은 보이는 것과 달리 아주 무서운 자야!


원래 임무는 황건적 소탕이었다.

하지만 황건적을 소탕한 것 보다 하만을 주살했다는 사실에 더 초점이 맞추어졌다.


포상이 내려졌다.


‘검과 갑옷.’


병사라면 누구나 탐낼 갑옷과 검 이었다.


“이야! 갑옷 멋지네요.”

“검은 더 멋집니다. 한번 꺼내 보세요. 검날을 보고 싶습니다.”


난쟁이와 유월이 부러워 하며 말했다.


물론 투덜이는 여전히 못마땅해했다.


“안좋아, 안좋아. 저렇게 눈에 띄는 갑옷과 검을 들고 전쟁에 나가면 그 즉시 표적이 될거야.”


“시끄러워! 넌 여신 대장 덕분에 살아 있는 줄 알아!”

“맞아! 여신 대장이 9번뽑았고 멋지게 이끌어서 우리 중 그 누구도 죽지 않은 거야!”

“한번 더 재수없는 소리하면 내 쌍검이 네 놈을 베어버릴거다!”


내 직속 부하 6명중 단 한명도 죽은 이는 없었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투덜이를 제외한 다른 부하들도 내 능력을 높게 평가한 듯 했다.


나는 이들의 다툼을 못들은 척 하며 검을 꺼내 보았다.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듯이 깨끗한 검날이 반짝였다.


“와! 날이 조금도 빠져 있지 않아.”

“새 검인데 날이 빠져 있으면 안 되지!”


이름난 군주나 장군들이 사용하는 검처럼 뛰어난 검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반 부장들 조차 이 정도 되는 검을 소유하고 있는 자는 흔치 않았다.

나름 윗분들 역시 이번에 세운 공을 높게 평가한 것 같았다.


포상은 검과 갑옷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1만냥 이라는 거액이 주어졌으며, 몇몇 은으로 만든 장식품 역시 상으로 주어졌다.


거기에 더해 정원이 나를 불렀다.


현재 정원은 병주 자사.

이름난 장군이 아니라면 직접 만나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한데 고작 의용군에 불과한 내가 그를 일대일로 만나게 된 것이다.



***


내가 정원을 찾아가기 얼마 전.


정원은 고순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사실 전투의 결과는 이미 다른 이를 통해 보고 받은 뒤였다.

하지만 다른 때와 다르게 고순이 따로 찾아와 자신에게 보고할 것이 있다고 한 것이다.


정원은 바른 말만 하는 고순을 내심 못마땅하게 생각 했으나, 그가 어떤 인물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매사에 공정하기로 소문난 그가 별도의 보고를 올린다는 것은 결코 허투루 넘길 일이 아니었다.


뜻밖에도 고순이 언급한 것은 여신 이라는 의용군 병사에 관해서였다.


지금껏 고순은 말, 갑옷, 무기, 군량 등등 군대에 관한 사안에 대해 언급을 했지 특정 인물에 대해 언급을 한 적은 없었다


이런 그가 자신에게 고작 의용군에 불과한 일개 병사를 추천 한다는 것은 보통 인물이 아니라 정원은 생각했다.


원래 처음 하만이 죽었다는 결과를 보고 받았을 때 여신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다.

고작 의용군에게 공을 빼앗겼다는 사실에 병사들은 의도적으로 그의 이름을 빼버린 것이다.


-하만은 전사하신 유랑님의 검에 부상을 입었으며, 그후 병사들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하지만 고순이 전해온 보고는 전혀 달랐다.


“······. 확실히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분명 우리 병주군에 큰 힘이 될거라 생각됩니다.”


고순은 결코 가볍게 말을 하는 자가 아니었다.


당연히 고순의 보고가 진짜이며, 대단한 인재가 나타났음을 정원은 알았다.

정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내 한번 직접 만나 보겠다.”



***



정원은 상당히 젊었다.

실제 이 시기 정원의 나이는 고작 40대였다.

물론 이 시대의 40대가 현대의 40대와는 많이 달랐으나, 내 눈에 정원은 상당히 젊게 다가왔다.


정원은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여포, 고순에 이어 또 다른 인재가 왔구나!”


나는 나름 삼국지 마니아였으나 정원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았다.


대중들에게는 여포에게 배신당한 의붓아버지로 알려져 있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설.


실제 정원이 여포의 양아버지였다는 기록은 없다.


초반에 나왔다 여포에게 배신당하는 역할이 그의 전부였는데, 생각 보다 기골이 장대했다.


‘역시······. 뼛속까지 무인이군.’


이민족의 기습에 대비해야 하는 병주는 지리적으로 상당히 중요했다.

병주가 뚫리면 곧바로 수도 낙양이 위협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랬기에 병주 자사의 위치는 결코 허술한 자가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병주에서 선비족과 전투를 벌이며 오랜 시간 잔뼈가 굵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는 무예가 뛰어난 인재를 중시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만을 잡고 황건적을 소탕했다는 사실 보다 인재가 나타났다는 사실에 더 기뻐하는 것 같았다.


정원이 말했다.


“실력이 뛰어나다 들었다.”


나는 공손히 답했다.


“과찬 이십니다. 작은 기술을 익혔을 뿐입니다.”


정원은 내 대답이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어 보이며 말했다.


“이미 공식적인 보상은 주었으나, 더 잘하라는 의미로 직책을 높여주마. 오늘부터 보궁수에 임명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상을 내리마. 원하는 바를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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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장료와 친구가 되다. +1 24.09.10 774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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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인정받다 +1 24.09.08 828 28 12쪽
10 기회 잡을 준비를 하다. 24.09.07 854 27 11쪽
» 적장을 베다. 24.09.06 871 30 12쪽
8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3 24.09.05 884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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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포의 무력 +1 24.08.31 1,252 3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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