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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천재들의 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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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ildwest
작품등록일 :
2021.12.19 18:42
최근연재일 :
2022.06.10 16:00
연재수 :
115 회
조회수 :
177,167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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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5,689

작성
22.03.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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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장난질 (2)

DUMMY

61. 장난질 (2)



박예찬과 신경전을 벌이던 차에 누군가 노크를 하니 담당 검사는 짜증난 목소리로 들어오라고 했다. 그러자 변호사가 말쑥한 차림으로 검은 색 슈트케이스를 들고 들어왔다.


변호사는 비굴하지 않을 정도로 고개를 숙여 검사에게 인사를 했다. ‘을’이 ‘갑’에게 인사하는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오늘 조사는 여기까지입니다.”


담당 검사는 변호사가 들어오자 엿먹으라는 듯이 조사를 끝낸다고 선언을 했다.


“변호사님 오늘 조사실에 있었던 동영상에 대해서 증거보전 신청을 해주세요.”


박예찬은 검사가 들으라고 큰 소리로 변호사에게 말을 했다.


“알겠습니다.”


그 말에 검사의 얼굴은 하얘졌고 이내 침착함을 유지했다.


“변호사님은 잠깐 저를 보고 가세요.”


검사는 나름 가오가 있었는지 자신의 태도를 철회하지 않았다. 그 대신 변호사에게 화풀이하려고 그를 불렀던 것이었다.


“뭐 조서를 꾸몄나요?”


“아뇨, 훈계를 하길래 그러지 말라고 했죠. 그러니 저렇게 화를 냅니다.”


“하하하 검사의 자존심을 건드렸군요. 원래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관례인데 이미 건드렸으니 사기꾼의 전술로 가십시다.”


“사기꾼의 전술이라뇨?”


“하하하! 사기꾼들은 처음에는 아주 영악하게 논리적으로, 법적으로 검사를 우롱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질질 끌다가 적당한 시기에 검사에게 져주고 고개를 숙입니다. 그러면 검사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우월감에 형량을 대폭 감축해주지요. 이건 사기꾼들이 교묘히 심리적으로 검사를 가지고 노는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하하하, 그것 참 묘수군요···”


“이왕 저질러진 일! 앞으로 대차게 밀고 나갑시다. 저도 변호사로 검사 앞에서 ‘을’이 되는 것은 지겹습니다.”


“하하하, 이번 건 끝나면 법률회사에 얽매이지 마시고 우리 회사에 법무팀을 맡아 주세요. 저도 이번 건으로 법의 중요성을 깨달았거든요···”


“아아··· 아닙니다. 의뢰인의 회사로 가는 것은 도의적으로 맞지 않은 일입니다.”


“그것은 나중에 생각합시다. 일단 변호사님 말씀대로 강하게 나갑시다. 저도 머리 쓰는 것은 나름 하거든요···”


“맞습니다. 대한민국은 검사의 권력이 너무 강합니다. 일단 우리는 법정으로 빨리 가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주장을 펼칠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좀 더 인내를 가지도록 하죠···”


변호사는 검사를 만나러 갔다. 변호사는 검사를 만나러 가는 동안 잠시 생각을 했다.


의뢰자는 삼진전자였지만 변호해야 할 사람은 현금을 쓸어 담는 신생기업의 오너였다. 그와 함께한다면 자신의 앞날이 열릴 것이 뻔하다고 판단했다.


검사실,


“변호사님! 피의자를 잘 교육시켰어야지요.”


담당 검사는 ‘갑’으로서 소리를 버럭 질렀다.


“존경하는 검사님! 요즘 검찰의 권한이 너무 강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변호사는 좀 전의 동영상을 염두에 두고 말을 했다.


“그래요. 하지만 나는 정중하게 대접을 했습니다만 피의자가 잘못을 반성하지 못하고 말대꾸하는 바람에 내가 화를 좀 냈습니다. 그래도 미리 변호사님께서 피의자를 잘 교육 시켰어야죠. 우리는 법조인으로서 어차피 한 식구 아니겠습니까?”


“그건 그렇고, 윗선이 누구입니까? 그걸 알아야 검사님도 편하고 우리도 쉬운 것이 아니겠습니까?”


“윗선은 무슨 윗선입니까? 나라 망신을 시킨 피의자인데 누가 관심이나 가지겠습니까?”


“허허! 우리는 한 식구 아닙니까? 저희가 잘 손을 쓰면 검사님도 편안하게 실적 한 건을 올리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 없습니다. 국방부에서 방산법 위반으로 고발이 들어왔고, 우린 그저 고발에 의해 기소하려는 것입니다. 지금 피의자는 방위산업기술 보호법에 의해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 1억 5천만원이라는 중죄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검사님! 그건 방위산업기술을 외국에 유출한 경우에 적용되는 형량입니다. 그 법을 박예찬 피의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이거 우리끼리 왜 이러십니까? 다 아시면서···”


“피의자의 범죄사실은 무기성능시험을 정식 승인을 받지 않고 시험한 것이 핵심입니다.”

변호사는 핵심문제에 대해서 분명히 하려고 했다.


“하하하, 방위산업기술을 일본에 넘기려고 일부러 일본 자위함대에 드론을 붙인 것 아닙니까? 우리가 이를 물고 늘어지면 최대 15년 형량을 구형할 수도 있습니다.”


“예··· 피의자를 잘 교육을 시키겠습니다.”


변호사는 꼬리를 내렸다. 실제로 그런 법 적용을 하면 재판과정에서 무시될 수 있지만 검사 측에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재판이 길어져 피의자가 손해였다.


“내일 다시 검찰 조서를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만 나가서 일보세요.”


검사는 피의자를 볼모로한 갑중의 갑이었다. 검사는 범죄 사실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었고, 필요하다면 본건과 관련없이 별건을 들춰내어 괴롭힐 수도 있었다. 그리고 재판을 질질 끌어 피의자를 괴롭히는 방법도 있었다. 즉, 검사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있어서 여론으로부터 부정적인 인식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음날, 박예찬은 구속된 지 3일만에 정식으로 검사의 조사가 시작되었다.


박예찬은 『맥실러스』의 도움을 받아 뇌파의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 올렸다. 이름, 주소 등의 조서작성의 형식적인 질문이 끝나자 박예찬은 검사의 두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는 진실, 진심, 솔직, 정의 등의 단어에 집중하고 뇌파를 일으켰다.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점차 검사의 표정이 바뀌기 시작하였다.


검사의 질문에 박예찬은 무기성능시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급히 서둔 이유를 차분히 설명했다. 평소 같으면 사연에 대해서 듣기를 싫어하는 검사였지만, 웬일로 그는 박예찬의 사연을 조서에 모두 타이핑했다.


“그렇지요. 일본 놈들을 혼내 준 것은 아주 잘했···. 어? 내가 왜 이러지?”


검사는 자신의 달라진 모습에 깜짝 놀랐다.


“자··· 사연은 그만하시고 지금부터 묻는 말에 ‘예’ ‘아니오’라고만 대답을 하세요.”


“알겠습니다.”


박예찬은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더욱 뇌파에 집중했다.


“간단한 사건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드시는 이유가 뭡니까?”


박예찬이 검사에게 물었다.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을 행사했습니다. 엄정히 다루어 일본으로부터 책임을 피하기 위함이죠···”


“그럼 연구자료까지 모조리 압수수색한 이유는 뭐죠?”


“그건 국가 방위전략 핵심기술을 보호해달라는 국방부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건 저희 회사에 요청하면 될 일인데 무리하게 압수수색한 이유가 있습니까?”


“그것까지는 모릅니다. 부산지검장이 그렇게 지시를 했습니다.”


박예찬의 강한 뇌파에 눌린 검사는 그의 질문에 술술 불었다. 검사와 피의자간 위치가 바뀌었다.


“이번 수사에 검찰청을 제외하고 누가 개입되어 있나요?”


“국방부장관이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국방부장관과 저희 법무부 장관과는 고등학교 동창이라 그의 요청을 법무부 장관이 무시할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음··· 역시 국방부 장관이 강하게 결부되어 있는 것 같군요···”


“저는 거기까지는 모릅니다. 저는 최대한 형량을 높이고 재판을 질질 끌라는 지시를 받았을 뿐입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아닙니다. 국가를 위해 애국하신 분인데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부산지검장 지시를 어기는 것이 될텐데요···”


“저는 대한민국 검사입니다. 진실, 정의, 공정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검사님은 제가 보호해드리죠.”


“감사합니다. 그럼 원칙대로 처리하겠습니다. 지금은 다소 곤란을 겪더라도 대한민국의 검찰을 위해서 소신을 유지할 것입니다.”


박예찬의 강한 뇌파에 영향을 받은 검사는 마치 양심선언이라도 한 듯이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어제와는 사뭇 달라졌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이 크다면 양심을 잠시 접어 둘 수 있었다. 지금 검사도 부산지검장이라는 윗선의 지시를 어기면 자신에게 불이익이 컸기 때문에 양심을 잠시 접어 두었다. 하지만 박예찬은 뇌파로 그에게 양심을 불러 일깨웠다.


“꼭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해야 합니까?”


“사실, 지시에 의해서 구속을 청구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구속이 필요 없습니다. 보석신청을 하십시오. 법원에서 저의 의견을 물을 것입니다. 그러면 구속 불필요 의견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검사님은 앞으로 이 사회의 약자편에 서는 정의로운 검사가 되십시오. 자질이 충분합니다. 외압은 제가 할 수 있는 대로 막아 드리겠습니다.”


박예찬은 다시 한번 더 그의 정의감에 불을 질렀다. 담당 검사는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정의감으로 얼굴이 상기되었고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박예찬은 변호사를 통해 보석신청을 했고 법원은 절차에 따라 담당 검사의 의견을 물었다. 당연히 담당 검사는 구속 불필요 의견을 제시했고, 법원도 그를 마땅히 구속시킬 사유가 없었기에 보석금 10억원에 보석을 허가했다.


박예찬은 구치소에 나와서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담당 검사는 윗선으로부터 심한 갈굼을 당해야만 했다. 주위에서는 다음 인사시즌 때 십중팔구로 지방 소도시로 좌천될 것이라는 말이 돌았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검사는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박예찬이 회사에 복귀하자 뒤숭숭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미 언론을 통해서 죽일 놈의 회사가 되어 있었고 압수수색마저 당해 더욱 어수선하였다. 다른 팀의 연구원들도 연구는 뒷전이고 삼삼오오 모여 회사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다.


XDD팀은 공중분해가 되어 몇몇 연구원들은 구속된 상태였고 아직 나타나지 않은 연구원들도 있었다. 하나의 사업부서였던 XDD연구실은 텅텅 비어 있었고, 압수 수색의 여파로 어지러운 상태로 방치되고 있었다. X-230 미사일용 고체 배터리를 담당하던 핵심 연구원 2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박예찬은 구속된 연구원들의 보석도 같이 신청했다. 사건의 원흉인 자신이 보석으로 풀려났으니 연구원들은 금방 풀려날 수 있었다. 그리고 숨겨둔 핵심연구원에 대한 기소중지도 풀렸다.


보석으로 풀려난 연구원들을 통해서 중간에서 장난질을 한 인간들이 누구인지 금방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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