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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천재들의 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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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ildwest
작품등록일 :
2021.12.19 18:42
최근연재일 :
2022.06.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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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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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질 (1)

DUMMY

60. 장난질 (1)



장준호 감사와 민주의 짧은 접견을 마치고 박예찬은 잠시 후 변호사와 상의하러 갔다. 일반인의 면회인 접견은 투명 플라스틱 칸막이로 막혀 있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변호사를 만나는 공간은 별도의 회의실이었고 시간도 충분했다.


박예찬은 우선 변호사가 건네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원하게 한잔 빨아들였다. 그리고는 변호사의 뇌파를 스캔했다. 그는 진지한 상태였고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박예찬은 일단 그를 믿기로 했다.


“어제 급히 사건을 배정을 받아, 내려오면서 검토를 해보았는데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많습니다.”


“어떤 점이 그렇습니까?”


“일단 이렇게 전광석화처럼 검찰이 빨리 움직인 것은 저도 처음 겪는 일입니다.”


“혹시 국가 전략기술로 판단해서 신속히 조치한 것이 아닐까요?”


“그런 면도 없지는 않겠지만, 만약 국가 전략기술로 결정되었다면 박 실장님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야 할 사안입니다.”


“혹시 일본과 외교적인 문제로 인해서, 일개 민간기업이 저지른 사건이라고 축소하려는 의도가 아닐까요?”


“아마 그런 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네요. 일본에게 비쳐질 모습으로는 일개 민간기업이 저지른 일로 치부하고, 기술은 국가전략 사안이기 때문에 긴급히 압수수색으로 보호하려는 양면작전이겠네요.”


“······”


변호사는 말이 없었다. 그도 뭔가 이상한 점을 느끼긴 했지만, 뭐라고 똑 부러지게 말할 수 없으니 일단 침묵을 지켰다.


“그런데 만약 이런 그림이라면 검찰에서는 저에게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어제 검찰청 조사를 받으러 갔을 때 그렇게 협조적이 아니었습니다.”


변호사는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지 여전히 말이 없었다.


그때 박예찬의 몸에서 『맥실러스』가 서서히 오르고 있었다.


“우리가 너무 일반적으로만 생각하고 있네요. 좀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어떨까요?”


“어떻게 말입니까?”


“국방부나 ADD에서 중간에서 장난질을 친다면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까요?”


“음··· 정부에서 지휘권을 발동해, 검찰에게는 대일본 전시용으로 강하게 책임을 물으라고 하고, ADD를 통해서 전략기술을 탈취하는 장난을 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다공화학은 완전히 개털이 되는 것이지만, 정부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음··· 일단 일본에 대해서는 외교적으로 완전히 책임을 피할 수 있고··· 그리고 다공화학의 기술은ADD하에 들어가니 국가에서 통제할 수 있겠죠···”


변호사는 금방 최악의 시나리오 대해서 요약을 했다.


“거기까지의 시나리오에서 정부 입장에서는 장난질 유무를 떠나 동일합니다. 우리의 기술은 어차피 국가 통제에 들어가야 하니까요. 하지만 ADD는 직접 생산을 하지 않습니다. 적당한 군수업체에 생산을 맡기겠죠··· 그러면 그걸 받는 기업이···”


“대박을 터트리는 것이죠···”


“음··· 다시 정리하죠.


정부에서는 저를 법적으로 강하게 책임을 물음으로써 대외적으로 책임을 회피할 것이고, 그리고 ADD를 통해 저희의 기술을 통제하는 것이 최종 목표일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혹시 누군가 중간에서 장난질을 친다면?


정부는 자신들이 세운 전략적인 목표를 달성하니 누가 생산하든 관심이 없을 것입니다. 그럼 중간에서 장난친 인간들이 큰 이익을 보겠군요. 그 인간들이 누구냐 하는 것이 문제겠죠···”


『맥실러스』의 효과가 몸에 가득한 박예찬은 쉽게 결론에 이르렀다.


“그건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대처하기가 너무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박 실장님은 앞으로도 계속 여기에 묶여 있는 상태이고, 누군가는 마음을 놓고 장난질을 할 것입니다.”


“권력이 비밀과 붙으면 자연스럽게 부정부패가 생깁니다. 누군가 방산업체의 특수한 그늘을 이용하여 중간에서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면 아주 좋은 기회이겠지요.”


변호사는 법조인 답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담담하게 말을 했다.


“그렇습니다. 통제된 산업인 방산업체에서의 비리는 아주 뿌리가 깊으니까요. 몇 년 후에는 관계자들이 방산업체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겠죠··· 그때는 이미 늦은 겁니다. 되돌리기가 아주 힘들죠··· 그럼 이 상황을 A라고 부르고 대책을 수립해 주세요. 장준호 비서실장님과 상의를 해주세요. 그리고 또 다른 상황이 있을지 같이 고민을 해봅시다.”


“그럼 상황 A에서 가장 크리티컬한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변호사는 핵심을 잡기 위해서 박예찬에게 물었다.


“미사일용 고체 배터리 기술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검찰에서 압수한 자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이미 조치를 취해 놓았거든요.


그런데 X-230 미사일용 고체 배터리 핵심 연구자 2명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들의 머리에는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습니다. 그들이 중간에 장난질치는 인간들에게 회유나 협박을 당해 넘어간다면 모든 것이 헛일이 됩니다. 그 점은 제가 미리 장준호 비서실장님에게 이야기해 두었습니다.”


“음··· 알겠습니다. 저는 변호사로서 일단 구속을 푸는 문제부터 접근하겠습니다.”


“예, 상황 A를 고려하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검찰에서 구속하고 있는 사유는 뻔하니까요 해 봐야지요. 이미 범법사실이 드러났으니 어서 빨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오늘도 검사가 부를 것 같은데···”


“물론 저도 같이 가야지요. 그저 이번 사건에 대해서만 순순히 인정하시면 됩니다.“


“참! 언론을 이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건 정부에서 하려고 하는 의도와 상반되기 때문에 더 많은 문제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군수산업에서 제외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군요···”


“이제 시간이 다 되었군요. 저는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이번 사건은 정치적인 의미가 있는 사건일 뿐 큰 사건이 아니니 담담하게 생각하십시오.”


“하하하! 알겠습니다.”


박예찬은 감호실로 들어와 한 동안 생각에 잠겼다.


변호사와 나눈 이야기를 머리속에 정리를 하는데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지만 혹시 다른 B상황은 없는지 상상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아무리 『맥실러스』가 있다고 하더라도 머리속에 없는 정보를 사용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맥실러스』의 효과는 마치 꿈과 같았다. 꿈은 머리속에 있는 정보로 꿈을 만든다. 보지도 못한 것으로 꿈을 꿀 수 없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맥실러스』라 해도 머리속에 없는 정보까지 사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 일단 마주치자.’


박예찬은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용자들은 자신들의 죄로 형량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탄원서를 써야 하는지에 대해 떠들고 있었다. 별을 5개 이상 달면 어지간한 변호사보다 낫다는 말을 자기들끼리 하고 있었다.


조금 지나니 예상대로 박예찬은 다시 검사의 호출을 당해 호송차를 타야 했다.


오늘은 검찰청 조사실에서 수갑을 앞으로 찼다. 박예찬은 언제 검사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기다리니 차라리 명상을 하기로 했다. 깊은 심호흡과 함께 심연에 들어 가려는 순간, 누군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박예찬씨! 세월이 좋군요···”


박예찬은 그 시건방진 목소리를 듣고서 그가 담당 검사임을 대번에 알아차렸다. 그는 분명히 경어를 사용했으나 반말보다 심한 무시감이 묻어 있었다. 그 말을 들은 박예찬은 별로 유쾌한 기분이 들지 않았으나 덤덤하게 넘겼다. 화를 내면 그의 페이스에 말려 들기 때문이었다.


들어온 검사는 일부러 날카롭게 보이려고 금테 안경을 썼고, 바쁜 사람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셔츠 소매를 걷고 있었다. 그는 일부러 서류 파일을 테이블위에 탁하니 놓고 의자에 앉았다.


박예찬은 그의 뇌파에서 미묘한 느낌을 느꼈다.


토끼 앞에 선 호랑이 같은 우월감이 느껴졌다.


‘그래 뭐··· 대한민국 검사면 그 정도 우월감을 인정할 수 있지···’


박예찬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담당 검사는 말을 꺼냈다.


“음··· 돈을 쓸어 담고 있는 ‘㈜ YC 바이오’의 실제적인 사주, 그리고 ㈜ 다공화학의 대주주이자 연구 개발실장이라···”


그는 파일을 들쳐보면서 혼자서 말을 했다.


“그런데 이런 부자가 왜 국가의 일에 끼어 들었어요? 일개 민간기업이 국가간의 일에 끼어들면 대한민국 정부가 곤란해지지 않겠어요? 낄 때 끼어야지···”


담당 검사는 훈계부터 시작했다.


“담당 검사면 훈계가 아니라 기소사실부터 확인해야 본업이 아니겠습니까? 검사님이라도 훈계하는 것은 엄연히 월권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야! 박예찬! 검사가 벌주는 일만 하는 줄 알아? 피의자를 계도하는 일도 일이야!”


담당 검사는 박예찬이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대꾸를 화자 반말로 버럭 화를 냈다.


“반말은 검사님께 불리하실텐데요···”


“크흠···”


그는 카메라가 있는 방향을 보고는 헛기침을 했다.


“일단 당신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와 일본간 골치 아픈 상황이란 말이오.”


검사는 다시 경어를 사용했지만 여전히 모멸감이 담긴 어투로 말했다.


“음··· 그것이 기소와 관련이 있습니까?”


“뭐야? 기업가라고 봐주려고 했더니 빡빡 기어들어? 여기가 어딘지 알아?”


“나는 내가 지은 죄에 대해 벌을 받고자 할 뿐입니다.”


“안되겠네··· 박예찬씨는 구속기간을 더 늘여야 하겠습니다. 도무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검사님 지금 촬영하고 있죠? 이거 증거보전 신청을 하겠습니다.”


“뭐야! 이 새끼!!!”


보통 기업가가 구속이 되면 검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박예찬이 꼿꼿하게 나오니 검사는 일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검사의 얼굴이 붉그락 푸르락했다.


그때 조사실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박예찬과 신경전을 벌이던 검사는 짜증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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