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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조아 님의 서재입니다.

네크로맨서 가문 막내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walker1991
작품등록일 :
2021.08.21 04:16
최근연재일 :
2021.09.01 09:0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4,069
추천수 :
77
글자수 :
81,438

작성
21.08.23 14:17
조회
166
추천
4
글자
9쪽

9화. 첫 만남은 아닌 첫 만남

DUMMY

***


“이 레스토랑을 전세 내셨다고요?”

“네. 딱 저녁 시간만”

“아무리 그래도 엄청 비쌀 거 같은데요?”

“생각했던 것보다 안 비싸더라고요. 용돈 안에서 커버될 정도로.”

“용돈이라니······.”


역시 재벌 3세는 다르다.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네크로맨서 가문인 만큼 용돈도 1년에 억단위려나?


“부담스러워하실 것 없습니다. 사실 이렇게 고급 레스토랑 전세 내보는 게 평생의 꿈이었거든요.”


순간 소영은 생각했다. 무언가 드라마에서 보는 재벌 3세 본부장이 할 것만 같은 대사라고. 흙수저 여주인공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남주인공의 선의의 거짓말.

생각해 보면 살을 빼고 변신한 민우의 얼굴 또한 드라마 속 남주인공처럼 반듯하게 잘 생겼다.


‘설마······. 이 남자가 나를?’


2년 전 처음 봤을 때부터 찝적대곤 했으니 호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혹시나 자기를 꼬시려고 모범 사원인 척 하는 것이라면?

아무리 그런 의심이 든다고 할 지라도 일단 호의를 베풀어 주는 건 사실이었다. 감사의 표시는 하지 않으면 안 됐다.


“고마워요. 저한테 이렇게까지 해주실 필요는 없는데.”

“저 때문에 고생하신 팀장님이시지 않습니까. 얘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짠이나 하죠.”

“네.”


짠 소리가 울려 퍼졌다.

글라스를 적신 고오급 와인의 은은한 향기. 건물 바깥으로 보이는 멋진 야경. 6년 간 썸남 하나 없이 일에만 몰두해온 소영에게는 상상도 못 한 것이었다.


둘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술 덕분인지 마음을 조금씩 놓기 시작한 소영의 입에서도 말이 술술 나왔다.


“솔직히 민우 씨 온 첫날엔 조금 당황하긴 했어요. 첫날부터 저한테 컴퓨터 세팅하라고 명령을 내리지 않나. 아니. 내가 팀장인데?”

“아하하. 그랬나요? 죄송합니다. 저도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정말이지 말이다.

완전히 상또라이라고 민우는 생각했다.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날이 올 지는 몰랐네요. 솔직히 민우 씨가 돌아온다고 했을 때 이직을 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거든요.”

“저라도 그럴 만 했네요. 같이 일하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런 망나니 같은 놈··· 아니 저 같은 망나니랑 말이죠.”

“아하하. 자기 스스로 망나니라고 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누가 봐도 망나니였죠. 정신 제대로 차리기 전에는 말이에요.”

“아니. 그런데 왜 갑자기 생각이 바뀌게 된 거죠?”

“아니······. 뭐. 별 거는 아니고요.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니까. 내가 얼마나 망할 놈이었는지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다행히 소영은 전혀 의심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이제야 철이 드셨나 보네요. 가족 분들도 좋아하시죠?”

“뭐. 그렇게 막 좋아하는 건 아닌데 대체로 좋아하시죠.”

“다행이네요.”

“그럼 제 새 인생을 위해 건배하시죠.”

“건배!”


얘기가 무르익었을 때였다. 민우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 소영은 가슴이 철렁하는 것을 느꼈다.


“소영 씨는 좋은 사람이에요. 여자분이랑 이렇게 즐겁게 이야기 해보는 건 난생 처음이거든요.”

“저······. 그럴 리가 있나요. 민우 씨 재력이면 얼마든지 저보다 잘 나고 예쁜 여자도 많이 만나 보셨을 텐데.”


망나니 민우라면 그랬다. 지금까지 스무 명이 넘는 여자와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했다. 대부분 모두 모델이거나 아이돌 연습생이었기에 어리고 외모도 출중했다.


그러나 짐꾼 현준은 달랐다. 여자와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사귀어 본 적이 없었다. 썸녀라면 몇 명 있었지만 어느새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소영 씨는 잘 모르시겠지만 사실입니다.”


그 말에 소영은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로서도 자기한테 이렇게 말해주는 남자는 처음이었으니까.



***


“그럼 조심히 가세요.”

“네. 민우 씨도요. 오늘 잘 먹었어요.”

“별 거 아닌데요. 뭐. 그럼 다음 주 직장에서 뵙기로 하죠. 한 팀장님!”

“네. 민우 씨도 다음 주에 뵈요!”


민우는 소영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녀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우리 팀 팀장인데 자신한테 앙금을 갖고 있다고 한다면 좀 신경 쓰이니까.


“무슨 일로 늦었니?”

“아. 직장 회식 때문에 좀 늦었어요.”

“별 일이네. 회식도 다 하고. 이제껏 직장 팀원들이랑 어울린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었는데.”

“같이 오래 지낼 사람들인데 친하게 지내야죠.”

“그······ 그건 그렇지.”


어머니는 다소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야 아들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같은 타입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김치 좀 만들었는데 좀 먹어볼래?”


그릇 위에 담겨진 김치 조각. 민우는 그 중 하나를 집어 먹고서 따봉을 들어 보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묘한 일이란 말이야.”


한 때 A급 네크로맨서였던 어머니. 해골 병사의 도움을 받아 김장을 담그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김치라면 못 먹겠다고 학을 떼던 아이였는데······.”


***


토요일 오전.

민우는 운전 기사를 호출했다. 이대훈이라고 하는 나이 40대 정도의 통통한 체격의 중년 남성이었다. 다소 수다스럽기는 하나 운전 솜씨만은 확실한 남자였다.

벤츠가 청담동의 가파른 비탈길을 따라 미끌어져 내려갔다.


“기사님은 원래 좀 과묵하신 편인가요?”

“아. 딱히 그런 것은······.”


민우의 질문에 대훈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민우의 망나니 시절을 잘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긴장할 것 없어요. 편하게 하세요.”

“아.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긴장하지 말라고 해도 긴장할 수 밖에. 신경 사납게 자꾸 말 걸지 말라고 대뜸 쌍욕을 한다거나, 심심하다고 노래를 부르라고 하지를 않나 온갖 수난을 겪어온 대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새 민우는 좀 다르긴 했다. 외모도 곱상해졌다는 것은 있지만 눈에 찬 독기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해야 하나.

그 만사 불만 가득한 표정은 싹 사라지고 매일 해맑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혹시 이거 드실래요?”

“어······. 도련님. 그게 뭡니까?”

“사탕이요. 아침에 어머니께서 주셨는데 딸기 맛은 영 좋아하지 않아서요.”

“아. 그렇습니까.”


이상한 약이 타져 있는 것인지 아닌지 긴장했지만 받아 먹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혹여나 딱 잘라 거절했다가 뺨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럼 잘 먹겠습니다. 도련님.”


긴장한 채 운전을 하던 대훈.

평범한 딸기 사탕이라는 것에 안도하면서도 놀라웠다. 그 전민우가 이렇게 작은 거라도 인심을 쓰고 있다는 것에.

하지만 더 놀랄 일이 일어났다.


“제가 오랫동안 혼수 상태에 있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확실히 기억은 못 합니다만······. 죄송합니다.”

“예? 아니. 도련님이 사과를 하실 것은······.”

“아뇨. 잘못한 사람 쪽이 철없는 놈이라고 생각할 지 몰라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성심 성의껏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운전 기사 대훈은 생각했다.

네크로맨서 가문의 막내가 정말 달라졌는지도 모르겠다고.


강남역에 도착했다.

5번 출구 앞에서 보기로 약속을 했었다.


민우는 주변을 둘러 보고 있었다.

역시 서울의 메카 강남역. 스커트나 쫙 달라붙는 청바지를 입은 예쁜 처자들이 한가득이었다.


강민희의 외모는 대충 파악하고 있었다. 그녀는 미인 A급 헌터로 굉장히 유명했기 때문이었다. 긴 생머리에 서구적인 마스크와 모델 같은 8등신으로 화보도 촬영한 경력이 있었다.


주변을 둘러 보고 있을 때였다.

차가 옆으로 마구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니. 이건 갑자기 무슨 괴수라도 나타난 것인가?


하지만 괴수는 아니었다.

아마도 그것보다 몇 배나 강하고 무서운 생명체였다.


“어딜 두리번 거리고 있어? 난 여기 있는데.”


아무래도 구두로 걷어찬 모양이었다. 그것만으로 차가 흔들릴 정도라니 초인적인 괴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게 그······ 검성 가문의 외동따님이신가요?”

“네. 틀림이 없군요.”

“꽤나 저돌적인 여자군요. 마치 멧돼지 같이 말이죠.”

“도련님. 빨리 대답해 주지 않으면 차를 뒤집어 버릴 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겠군요.”


창문을 열고 얼굴을 드러냈다.

그러자 당혹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민희가 민우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그가 가장 살이 올라 130킬로그램에 육박했을 때였다. 현재가 80킬로 대이니 못 알아 보는 것이 당연했다.


“아······ 죄송해요!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요.”


얼굴을 붉히고 사과를 하고 있는 민희. 그렇게 아주 개념이 없는 여자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럼 슬슬 정체를 밝혀 주도록 할까.


“전민우입니다. 오랜만이군요.”

“당신이··· 당신이 전민우라고?”


민희는 아까보다도 더욱 당혹스러워 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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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암살자 이소라 (2) 21.09.01 90 3 7쪽
24 24화. 암살자 이소라 21.08.30 90 1 7쪽
23 23화. 후계자 레이스 21.08.28 108 2 8쪽
22 22화. 결판 21.08.27 106 2 7쪽
21 21화. 2 vs 2 21.08.26 99 2 7쪽
20 20화. A급 헌터 강원돈 21.08.26 106 3 7쪽
19 19화. 던전이 살아있다 21.08.26 105 3 8쪽
18 18화. 기묘한 던전 21.08.25 108 2 7쪽
17 17화. 미제 사건 21.08.25 125 3 8쪽
16 16화. 아주버님? 21.08.25 135 2 7쪽
15 15화. tough love 21.08.25 127 2 8쪽
14 14화. 진검 승부의 결말 21.08.24 143 1 8쪽
13 13화. 검성 vs 네크로맨서 21.08.24 145 1 7쪽
12 12화. A급 헌터 강민희 21.08.24 145 2 9쪽
11 11화. 새로운 팀원 21.08.24 155 2 8쪽
10 10화. 검성 가문 외동딸 21.08.23 161 4 8쪽
» 9화. 첫 만남은 아닌 첫 만남 21.08.23 167 4 9쪽
8 8화. 나한테 약혼녀가 있다고? 21.08.23 176 4 7쪽
7 7화. 나는 네크로맨서다 21.08.22 180 5 7쪽
6 6화. 매력 있는 남자 21.08.22 190 4 7쪽
5 5화. 천재 네크로맨서 21.08.22 213 5 7쪽
4 4화. 저게 그 전민우라고? 21.08.21 223 5 9쪽
3 3화. 네크로맨서 가문 21.08.21 245 4 7쪽
2 2화. 망나니로 깨어나다 21.08.21 312 6 7쪽
1 1화. 현준 죽다 +1 21.08.21 416 5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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