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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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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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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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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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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1쪽

각자의 위치에서 (5)

DUMMY

첫번째 줄의 한쪽 면은 전부 유통 기한이 오래가는 통조림 요리들이었는데, 각종 야채, 과일, 피클, 생선, 참치 통조림 등등 종류도 다양했다. 수백에 달하는 그 통조림들 반대편에는 요리에 양념을 하는 각종 소스와 향신료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소금, 설탕, 후추, 케찹, 마요네즈, 올리브 오일, 참기름, 간장 등등 역시 마찬가지로 수백 개의 다양한 종류들이 있었다.


두번째 줄의 한쪽 면은 각종 면 종류가 들어서 있었다. 파스타, 스파게티 면 종류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일본과 한국식의 라면 종류도 꽤 있었고, 특히 용기를 기쁘게 했던 건 한국의 컵라면들이었다. 반대편의 선반에는 전부 과자류와 시리얼들이었다. 초코렛, 감자칩, 팝콘, 땅콩 등등 종류도 무척 다양해서 처음보는 과자들이 꽤 많았다.


세번째 줄 한쪽 면의 절반은 커피와 다양한 차들이 차지하고 있었고 다른 절반은 각종 탄산음료들로 채워져 있었다. 반대쪽은 각종 맥주병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는데, 미국에서 흔히 보이는 맥주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대부분 처음 보는 다른 국가들의 맥주들이었다. 무슨 맥주 수집을 하는 건지 수많은 국가들의 맥주들이 있었는데 물론 한국의 맥주 브랜드도 보였고 심지어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판매하는 맥주병도 보였다.


마지막 네번째 줄의 한쪽 면은 전부 화장지로 채워져 있었고 그 반대편은 페이퍼 타올로 가득차 있었다.


“아저씨. 이 집 주인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었을까요?”


수밋이 물었다.


“몰라. 대형 수퍼마켓 사장?”


그사이 이차로 승강기를 타고 내려온 사람들이 도착해 역시 입을 벌리고 놀라하며 지하 일층에 있는 수퍼마켓 구경에 나섰다.


용기는 유나와 모모가 과자 봉지를 벌써 뜯어 나눠 먹으며 탄산음료까지 마시는 모습을 보고 잔소리를 했지만 그들은 들은 채도 하지 않고 지하 2층을 보러 간다며 용기가 말릴 틈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용기, 연화, 수밋도 유나와 모모를 따라 지하 2층으로 계단을 통해 내려갔다.


이층에는 쌀을 비롯한 곡식들과 말린 음식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그중에 절반은 쌀포대였고, 나머지는 밀가루, 옥수수, 콩과 말린 버섯, 말린 고기(육포), 그리고 다양한 말린 과일들이 상자별로 정리되어 빼곡하게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용기도 모모를 따라 육포를 하나 집어 먹어 봤는데 맛이 상당히 좋았다.


지하 3층에 내려가자 용기는 ‘심봤다!’ 라고 외치고는 두 팔을 번쩍 들어 보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장소를 보고 그렇게 기뻐하는 이는 아마 아저씨 밖에 없을 것이라며 연화가 놀려 댔지만 용기는 상관하지 않았다. 그곳에는 그가 그토록 원했던 것들이 있었다.


지하 3층은 전부 야채를 키우는 화단으로 구성 되어 있었다. 각종 전선과 수도관이 요란하게 설치되어 각 화단마다 적당한 인공 열을 제공하고, 적당한 수분을 제때에 분수기처럼 뿌려 주고 있었다.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야채의 키가 얼마 크지 않은 상추, 앙파, 시금치 같은 것들은 삼단으로 설계되어 있기도 했고, 오이가 심어진 화단은 이단으로, 그리고 키가 큰 방울 토마토 같은 것은 일단으로 바닥에만 심어져 있었다.


그리고 구석진 곳에는 비료 포대들이 잔뜩 쌓여 있었고, 그 옆의 선반에는 각종 채소 씨앗들의 봉지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지하 4층에 내려간 이들은 여태까지 윗층들에서 보았던 것들은 장난에 불과했다고 느껴질 만큼 엄청난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양 벽쪽으로는 수십 개의 상업용 냉동고들이 잔뜩 줄지어 들어서 있었는데, 각 냉동고마다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칠면조, 스테이크, 베이컨, 등등의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고기뿐만 아니라 심지어 우유, 마늘, 파 같은 표지가 붙은 냉동고들도 있었다.


하지만 용기, 연화, 수밋이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은 바로 중앙 한복판에 설치되어 지하 4층 공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수족관이었다.


“이런 건 수족관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수영장이라고 불러야 되지 않을까?”


연화가 수족관 벽을 지탱하는 두꺼운 유리를 만져보며 말했다.


그 수족관은 마치 바다의 한 부분을 잘라내어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처럼 바닥에 진흙과 대형 소라도 보였고 바닷가재도 보였다. 수많은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전부 회를 만들어 먹거나 요리가 가능한 종류들이었다.


수밋이 좀 더 자세히 둘러보고 발견한 바로는 수족관의 바닷물을 자동 정화하는 시스템과 사료를 제공하는 시스템도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즉, 이 수영장 같은 대형 수족관은 사실 물고기 양식장에 가까운 셈이었다.


“어디냐?!”


갑자기 나타난 다문천왕의 말에 용기가 두 눈을 깜박거렸다.


“다문 할아버지! 여기야 여기!”


다문천왕은 유나가 있는 쪽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이거냐?”


“응! 이거 엄청 맛있어. 먹어 봐 할아버지.”


용기가 뭔 일인가 하고 가서 보니 그 냉동고에는 ‘아이스크림’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사천왕이 소환된지 얼마 되지 않아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용기와 일행은 전부 물처럼 녹아 이미 상해 있는 아이스크림 밖에 보지 못했다.


그래서 사천왕들은 그동안 아이스크림 맛을 볼 기회가 없었고, 다양한 음식 맛을 보는 것을 즐기는 다문천왕은 그 점을 매우 안타깝게 여겨왔는데, 드디어 그 기회가 온 것이었다.


“오오!!”


딸기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문 다문천왕은 탄성과 함께 감격과 기쁨의 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표정이 너무 웃겨 주위에 있던 용기, 연화, 수밋은 웃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용기는 벌써 아이스크림 한 통을 다 먹어 제끼고 있는 모모에게 적당히 좀 먹으라고 말하고는 연화, 수밋과 함께 지하 5층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입구쪽에는 어느새 소식을 듣고 달려와 냉동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양손에 들고 ‘이제야 제대로 된 요리를 할 수 있게 됐어!’ 라며 감격하고 있는 라울이 있었는데 용기는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는 아래로 향했다.


지하 5층에는 전부 생활 공간이었다.


커다란 평면 TV가 있는 거실과, 부엌, 그리고 총 여섯 개의 방이 있었는데, 네 개는 침대가 있는 침실이었고, 한 개는 서재, 다른 한 개는 커다란 드레스 룸이었다. 두번째 거실로 보이는 공간에는 여러 가지 운동 기구들이 놓여 있었고 한쪽 벽은 와인 병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아저씨. 이제 알 것 같아요. 이거 핵벙커에요!”


수밋이 말했다.


“핵벙커?”


용기는 그게 무엇인지는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 정도 규모라니, 이건 왠만한 영화에 나오는 핵벙커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수준이 아닌가?


그는 수백 개의 영화 DVD와 음악 CD 가득 꼽혀 있는 거실 책장으로 가서 대충 훑어보며 가장 최근 날짜를 가지고 있는 것들을 살펴 보았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별로 어렵지 않게 눈에 띄였다.


심지어 9월 초에 시장에 나온 DVD가 이미 구매되어 있을 정도로 이 장소는 요괴들의 인간계 공격이 시작되지 전까지 꾸준히 관리 되어 오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이런 숨기 좋은 장소를 놔두고 이 집 주인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용기는 텅텅 비어있는 이 대형 저택의 주인들이 궁금해졌다.


지하 5층에 있는 침실 한 개는 예비용으로 쓰이는 듯 개인 물건이 전혀 배치 되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이 대형 저택 주인의 가족 수는 총 네 명에 불과한 듯으로 보였고, 그 네 명이 늙어 죽을 때까지도 전부 먹어 치우지 못할 음식들이 여기 지하 벙커에 쌓여 있건만 그들은 정작 필요할 때에 이 장소를 사용하지 못하고 요괴의 침공을 맞이 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용기는 생각했다.


용기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자신이 예전에 즐겨 듣던 음악 CD들을 살펴보고 있을 때 마리앤, 이니스, 프랭크가 들어왔다.


이니스와 프랭크는 어제 밤에 용기와 일행들에게 인사를 했고, 대화도 나누어서 아직 친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서먹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용기는 손을 들어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여자들은 용기에게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하며 연화가 있는 드레스 룸에 달려 들어가더니 곧이어 즐거운 비명 소리들을 질러댔다. 아마도 그 안에 있는 엄청나게 비싸 보이는 보석들과, 목걸이, 반지, 명품 핸드백들을 보며 그러는 것 같아서 용기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좌우로 절래절래 저어댔다.


“지하 6층이 마지막인 것 같은데 같이 가보겠나?”


프랭크가 용기와 수밋에게 물었다.


그들은 물론 그러겠다고 답하고는 그 지하 핵벙커의 마지막 층인 지하 6층으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꽤 여러 가지 물건들이 있었다.


그 장소의 절반 정도는 두 대의 비상용 발전기와 수십 개의 휘발유통, 그리고 생활 공간의 부엌과 연결되어 쓰이는 것으로 보이는 수십 개의 대형 LPG 가스통이 있었다.


나머지 절반의 공간에는 이 지하 벙커에 쓰이는 각종 예비 부품들과 수리 공구들, 의료품들, 비상용 손전등, 각종 배터리등등이 잔뜩 쌓여 있었는데, 한 구석에는 많지는 않지만 총기류들과 탄약들도 배치되어 있었다.


전직 군인이었다가 요괴의 침공 전에는 개인 경호 업무를 보고 있었다던 프랭크는 바로 총기류들을 확인하고는 최첨단의 무기들은 아니지만 비교적 성능 좋은 총들로 알려진 것들만 선별되어 여기에 배치하고 잘 관리되어 있다고 말했다.


총기류를 살펴보느라 삼매경에 빠진 프랭크를 내버려 두고 용기와 수밋이 다시 지하 5층으로 올라가니 증장천왕과 제임스, 에밀리가 와 있었다.


“여기 있는 거 다 챙기도록 해라.”


증장천왕의 말에 제임스와 에밀리는 가지고 온 종이 봉투들에 거실에 있던 게임기들과 게임 CD들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


“아저씨가 비상 집결지 장소로 정말 엄청나게 좋은 곳을 골라 이래저래 도움이 많이 되네요. 하하.”


수밋이 용기를 보고 빙긋 웃으며 말했다.


“글쎄. 옛날식으로 말하면 나는 그냥 땅을 산거고 그 땅 아래에 묻혀있는 보물을 발견한 건 너니까, 너야말로 엄청난 일을 한 거야.”


용기도 웃으며 수밋을 칭찬했다.


그러자 증장천왕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서로 웃으며 칭찬하는 그 둘을 바라봤다.


“너희 둘은 갑자기 왠 지랄이냐? 사귀냐?”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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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잘못된 믿음을 따르는 자들 (5) +2 21.12.10 269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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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잘못된 믿음을 따르는 자들 (3) 21.12.08 280 13 10쪽
97 잘못된 믿음을 따르는 자들 (2) 21.12.07 282 13 14쪽
96 잘못된 믿음을 따르는 자들 (1) 21.12.06 295 12 16쪽
95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8) +2 21.12.05 295 13 16쪽
94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7) 21.12.04 306 13 14쪽
93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6) 21.12.03 305 14 13쪽
92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5) 21.12.02 311 13 14쪽
91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4) 21.12.01 297 13 14쪽
90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3) 21.11.30 307 15 13쪽
89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2) 21.11.29 311 14 11쪽
88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1) 21.11.28 302 14 14쪽
87 전설의 소환 (8) +2 21.11.27 305 13 14쪽
86 전설의 소환 (7) 21.11.26 311 13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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