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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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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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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73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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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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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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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각자의 위치에서 (4)

DUMMY

비상 집결지에 용기가 설치해 둔 구천환기오행진은 임시용으로 이동진 근처만 보이지 않도록 작게 만들어졌기에, 얼마 되지 않아 요양원에서 도망 온 사람들은 비좁은 구천환기오행진을 벗어나서 근처에 자리를 잡고 풀밭에 드러눕거나 앉아 휴식을 취하며 놀란 가슴을 진정 시키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엘리엇도 경계 위치를 좀 더 넓게 잡으며 서서히 앞으로 나아갔는데, 어느 순간 문제가 발생했다.


[유나야 문제가 생겼어. 이쪽으로 좀 와봐.]


엘리엇이 통신 단검으로 문제가 생겼다고 하자 유나는 혹시 요괴라도 나타난 것일까 싶어 모모 그리고 다른 방향에서 경계를 하던 선우 도사와 함께 곧장 엘리엇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문제가 쟤내들이야?”


“응. 우연찮게 사슴을 잡았는데...”


엘리엇은 자신의 뒤에 쓰러져 있는 사슴을 가르켰다.


“갑자기 저놈들 몇 놈이 나타났어. 처음에는 살기로 겁을 줘서 보냈는데 무리를 더 데리고 오더니 계속 모이고 있어. 이젠 살기를 뿜어도 물러서지를 않아.”


유나는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선우 도사를 위해 엘리엇이 한 말을 통역해 주었다.


그들의 눈앞에는 백 마리가 넘는 보이는 늑대들이 엘리엇과 일행을 향해 이빨을 사납게 드러내고 으르렁 거리고 있었는데, 그들 무리 뒷쪽에서는 계속 다른 늑대들이 합류하고 있어 이제 거의 이백에 가까운 숫자가 되어 가고 있었다.


“이놈들 엄청나게 굶주려 있어서 사람들을 무서워 하지 않는 거야. 까닥 잘못해서 지금 이놈들에게 길을 열어주게 되면 뒤쪽에 있는 노인들과 아이들을 공격하게 될지도 몰라.”


선우 도사가 중국어로 말을 하자 유나는 다시 엘리엇에게 통역해 주었다.


“그럼 무력 행사를 해야겠군.”


그 말과 함께 엘리엇이 검을 꺼내 앞으로 향하자 선우 도사도 검을 손에 쥐고 그동안 연화에게 꾸준히 배워온 이십사수매화검법의 기수식을 취했다.


“크와와왕. 크와와앙!”


“모모가 기다려 보래.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고.”


모모가 커다랗게 울부 짖으며 앞으로 나서 두 날개를 활짝 펼쳐 보였다. 그러자 앞줄에 있던 대부분의 늑대들이 꼬리를 말며 드러냈던 이빨을 감추었는데, 그때 모모의 눈이 번뜩이더니 목표물을 확인하고는 크게 뛰어 올랐다.


그가 향한 곳은 다른 늑대들에 비해 덩치가 좀 더 크고 짙은 회색과 파란색 털이 섞여 있는 녀석이었는데 그 녀석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모모를 피하지 않고 반격할 자세를 취해 보였다.


하지만 늑대 따위에게 반격할 기회를 줄 모모가 아니었다.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모모의 앞발은 그 녀석의 얼굴을 땅에 반쯤 파묻고 짓밟고 있었다.


"크아아아왕!"


모모가 다시 울부 짓으며 입에서 화염을 토하자 근처에 있던 수십 마리의 늑대들이 화염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화염의 강도가 그리 강하지는 않았는지 바로 재로 변해 버리는 녀석들은 없었다. 이제 늑대들이 등을 보이며 꼬리 빠지게 달아나기 시작했다.


“아. 모모가 알파를 잡은 거군. 어떻게 알아본 거지? 대단한데?”


엘리엇이 말했다.


“응. 뭐 그 정도야. 잊지 말라고. 우리 모모는 위대한 용족이야.”


“그러니까 말야. 이상하게도 그 사실을 가끔 깜박깜박 잊게 돼.”


엘리엇의 말에 선우 도사와 유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신음 소리와 함께 눈을 뜬 프랭크는 자신이 한 사람의 무릎에 목을 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프랭크 정신이 들어요?”


“아. 이니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그리고 여기는 도대체 어디야?”


“모르겠어요. 저도 머리속에 물음표 뿐이에요. 하지만 여기에 계속 앉아 있는 동안에 알게 된 확실한 정보 한 가지는 이곳에 있는 사람들과 이 장소는 안전하다는 것이에요.”


프랭크는 자신의 상처를 내려다 보았다. 분명 총에 맞았는데, 거의 고통을 느낄 수 없을만큼 거의 아물어 있는 상처 부위. 이건 또 어찌된 일이지?


그는 눈을 돌려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자신이 있는 장소는 바다를 끼고 있는 거대한 부지였다.


중앙에는 성처럼 보이는 거대한 저택이 ‘ㄷ’ 자 형으로 서있었는데 얼핏 봐도 양옆에 붙어 있는 건물들은 중앙의 건물에 비해 근래에 덧붙여 지어져 보였고, 다 합해서 수십 개의 방이 있어 보였다.


그 저택에서 좀 떨어진 왼쪽 편에는 창문 넘어로 보이는 여럿의 테이블과 의자들로 보건데 연회장으로 쓰이는 별도의 식당 건물로 보였다.


저택 오른쪽으로는 최신식으로 지어진 삼층짜리의 아담한 아파트가 있었는데, 짐작컨데 저 저택과 이 거대한 장소를 돌보는 인부들이 머무는 장소로 보였다.


이 장소는 사실 ‘헤븐 아일랜드(Heaven Island)’ 라고 불리는 코네티컷 주에 붙어 있는 장소였다.


점점 커져가는 일행의 숫자를 대비해 언젠가는 오크 아일랜드를 버리고 좀 더 넓은 장소로 이사가기 위해 용기가 미리 찾아둔 장소였는데, 예전에 용기와 일행들이 머물던 장소와 마찬가지로 바다를 끼고 있는 연안 지역으로 육지에서 들어오는 길목에 있는 언덕을 아예 깍아 파내어 버리고 길을 만들어서 차들이 많이 오고가는 도로에서는 이 장소가 아예 보이지 않았다.


면적은 어마어마하게 넓어 대략 오크 아일랜드의 다섯 배 정도가 되었는데, 저택 뒤로는 테니스장과 수영장이 있었고, 심지어는 이 저택을 위한 산책로가 별도로 만들어져 있을 정도였다.


또한 한쪽 편 구석에 나무들이 없는 장소에는 수십 개의 대형 태양열 패널들이 설치되어 있어 이 장소의 전력을 공급해 주고 있는 듯해 보였다.


그렇게 그 장소를 한참 동안 살펴보던 프랭크는 한쪽 방향의 사람들이 시끄러워지자 상체를 일으키며 그쪽을 바라 보았다. 검과 창을 든 사내들이 돌아오자 사람들이 환영을 한 것인데 아무래도 좋은 일인 듯해 보였다.


그러던 차에 마침 자신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오던 증장천왕과 프랭크는 눈빛이 마주쳤다.


“저기...여기에 리더는 누구입니까?”


“리더?”


증장천왕이 눈을 깜박이며 되물었다. 리더라는 영어 단어가 다른 언어에서는 몇 가지 다른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었기에 그는 잠시 그 뜻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가장 강한 놈이 누구냐고 묻는 것이냐?”


“음...?...네..”


프랭크는 잠시 머뭇 거렸지만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저기 오고 있지 않느냐?!”


증장천왕이 가르키는 손가락은 모모 등 뒤에 타서 돌아오고 있는 유나의 모습을 가르키고 있었다. 유나와 모모 뒤에는 잡은 사슴의 앞발과 뒷발을 잡아 들고 오고 있는 선우 도사와 엘리엇의 모습이 보였다.


“저...저 조그만 여자 아이 말입니까?”


“네놈이 여기서 가장 강한 자를 찾는다고 하지 않았느냐?”


“네...그렇게 말하긴 했습니다만...”


프랭크는 증장천왕과 유나의 모습을 번갈아 바라보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고, 증장천왕은 더이상 프랭크와 말을 섞지 않고 다른 한쪽으로 갔다.


증장천왕 입장에서는 이곳에서 가장 강한 인간은 용기와 연화였다.


하지만 그 둘이 절대 이길 수 없고, 그 둘을 항상 쩔쩔매게 만드는 존재는 다름 아닌 유나였기에, 유나가 용기와 연화보다 강하다고 말한 것 뿐이었다.


물론 그런 사실을 젼혀 모르는 프랭크와 이니스는 멍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어떻게 하면 저 꼬마 여자애 한테 가서 ‘목숨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정중한 인사를 건넬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그날 밤. 용기와 일행들 그리고 요양원에서 무사히 살아 도망쳐 온 사람들은 엘리엇이 잡고 모모가 지켜낸 사슴 고기를 나누어 먹었다. 고기는 모두의 배를 충분히 채우고도 남아 돌았고 와인도 여러병 저택에서 찾아냈다.


자살을 포함한 총 여덟 명의 노인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다행이도 아이들은 모두 무사했다. 또한 모모를 따르던 요양원의 다섯 마리 개들도 무사했다.


편안했던 보금자리와 소중한 목숨들을 잃어 자못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였고, 실제로 요괴들의 공포를 다시 겪은 몇 몇 노인들과 아이들이 다시 정신병 증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용기와 일행들은 먼저 웃음과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는 게 힘들고 공포스러운 하루를 보낸 나머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마리앤의 충고에 따랐고, 그에 따라 웃음을 금방 되찾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레이스 할머니는 웃으면서도 눈물을 흘리며 용기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잡고 ‘유나 아빠. 고마워. 오늘 수고했어’ 라며 감사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그 대형 저택에는 확인 결과 총 서른 여섯 개의 커다란 방이 있었다. 하지만 방 한 개의 크기가 열 명은 충분히 대(大)자로 뻗고 잘 수 있을 정도 넓었기에 사람들은 저녁 식사 후 각자 편안한 장소를 찾아 몸을 눕히고 잠을 청했다.



*****



그 다음날 이른 새벽부터 용기, 연화, 그리고 사천왕들은 그 넓은 지역 전체에 구천환기오행진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다른 일행들은 식사를 준비하거나, 노인들과 아이들을 돌봐 주거나 했는데, 아침 식사가 끝나고 얼마 후 오전 10시 쯤에 수밋의 다급한 목소리가 통신 단검의 전체 채널을 통해 들려왔다.


“무슨 일인데 그리 급하게 부르는 거야. 어? 이게 뭐야?”


용기는 어제 밤에는 못 보던 일층 거실에 있는 금속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제 분명 그곳에는 대형 책장들 밖에 없었는데 갑자기 마법처럼 불쑥 나타난 금속문이라니.


“집 안에 뭐가 있나 둘러보고 있었는데요, 신기한 책들이 많길레 몇 권 뽑아서 훑어 보는 중에 갑자기 책장들이 양쪽으로 벌어지더니 이게 나타났어요. 이거 엘리베이터에요!”


“엘리베이터? 어디로 가는데?”


“저도 모르죠. 이제부터 가볼려고 부른거니까요. 엄청난 금은 보화가 숨겨져 있는 비밀 창고면 어쩌죠? 하하.”


“여기가 무슨 보물섬이냐? 금은 보화는 무슨...”


어느새 사람들이 모여 들자 수밋은 문틀에 있는 한 부분을 슬라이드 식으로 밀어 올려 한 버튼을 누른 후 승강기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내부는 다섯 사람 정도만 탈 수 있을 정도로 협소해 일단 먼저 용기, 연화, 수밋, 유나, 모모가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승강기는 대략 십 초 정도 그다지 빠르지 않게 아래로 내려가더니 멈춰서 문을 열었다.


처음 보이는 것들은 정면 벽에 붙어 있는 지하 일층이라고 적혀진 층수 표지판과 왼쪽에 더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였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환한 불이 새어져 나오는 곳이 보였는데,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그들은 그 환한 불빛이 흘러 나오는 곳으로 서서히 걸어 들어 갔다. 그리고 그들은 놀라움에 숨을 삼키며 입을 벌릴 수 밖에 없었다.


"우....와! 이게 다 뭐야?"


그곳은 백평 남짓한 공간에 네 줄의 수퍼마켓 식의 선반이 길게 들어서 있었는데, 한 선반이 양쪽으로 나누어져 있었기에 총 8개의 선반들이 그다지 높지 않은 천장 높이에 거의 다다르도록 솟아 있었고, 그 장소의 끝과 끝 사이에 한두 명이 지나갈 정도의 협소한 장소만 빼고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 선반들에는 음식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는 점이었다.


작가의말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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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4) 21.12.01 298 13 14쪽
90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3) 21.11.30 307 15 13쪽
89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2) 21.11.29 312 14 11쪽
88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1) 21.11.28 303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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