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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묘의 서재입니다.

특수부 여검사 오늘부터 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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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묘
그림/삽화
박묘
작품등록일 :
2023.05.10 18:04
최근연재일 :
2023.05.29 18:3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143
추천수 :
129
글자수 :
75,854

작성
23.05.24 18:30
조회
35
추천
3
글자
9쪽

13. 2부 만천과해 瞞天過海 하늘을 속여 바다를 건너다.

DUMMY

2부

만천과해 瞞天過海

하늘을 속여 바다를 건너다.





그날 이후, 그 일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엄마가 있고, 없고,

좋은 엄마가 있었다, 없었졌다.

나쁜 엄마가 없었는데, 생겨버렸다.


하필이면 엄마가 그토록 자랑스러웠던 날에 그런 일이 생겼다. 왜 이렇게 된 걸까? 높이 올라갔던 만큼, 추락의 충격은 컸다. 기쁨의 순간은 찰나처럼 지나가 사라져버렸고, 오히려 깊은 흉터만 남아버렸다.


엄마가 좋은 엄마였을수록, 내가 좋은 아이였을수록, 엄마는 나쁜 사람이 되었고, 나는 나쁜 사람의 딸이 되었다.


나는 좋은 엄마의 딸에서 나쁜 엄마의 딸이 되었다. 전과자의 딸. 나쁜 엄마의 아이, 나쁜 아이.


엄마가 집에 없자 많은 게 달라졌다. 집을 거들던 엄마의 손길이 사라지자 작은 차이부터, 큰 차이까지.


엄마가 집에 없자, 학교에 갈 때 꾸밀 수도 없게 됐다. 유리의 등교길은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래. 옷차림과 머리 모양 등 외모에서부터 엄마의 ‘빈자리’가 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유리는 그런 것에 기죽지 않고 당당한 모습으로 학교에 다닌다.

다니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런 유리가 더욱 못마땅하다. 무리 지어 일부러 유리 바로 옆에서 대놓고 비난한다.


“울 엄마도 완전 당했어! 같은 동네라고 친한 척하고, 물건 좋다며 돈 많이 번다고 해서 믿었다가!”


피해자는 어디에나 있다.

피해자가 가해하면 가해자인가?

유리를 비난하면 가해자인가? 울면서 비난하는 가해자가, 또는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다.


“지금 아빠하고 이혼한다고 난리야!”


울먹이며 자신을 힐난하는 친구(였던 사이)의 말에 유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유리의 반응을 보기 위해 비난하는 게 아니다. 비난할 대상이기에 비난할 뿐이다. 차라리 유명하지나 말지, 유리 엄마가 빛났을 수록, 유리가 빛났을 수록, 선망은 원망이 되고, 우정은 원망으로 변했다.


“그렇게 사기 친 돈으로 근사한 생일파티도 하고 그런 거였어?”

“...”


하필 그날은 생일이었다. 10번째 생일. 정말 멋지고 완벽한 날이었다. 부모 참관수업은 멋지게 끝났고, 생일파티는 근사했다. 친구들은 기쁘게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그 근사한 생일파티는, 아마도 피해자들의 돈으로 했을 것이다. 엄마가 돈을 냈으니까.


그러므로, 뭐라고 말할 수도 없다.

나도 이제는 엄마가 미운데, 엄마가 싫다고 말해봤자, 의미없는 짓이다.

누가 뭐래도, 내게는 사기 친 여자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을 테니까. 나는 나고 엄마는 엄마라고 해봤자,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테니까.


결국, 뭐라고 대응해봤자 소용없을 걸 안다. 돌아올 결말을 알기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게 뻔뻔한 거 봐! 사기꾼 딸년 주제에!”

“...”


반응하지 않는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앞만 보고, 꼿꼿하게

앞만 보고 걸을 뿐이다.

있는 듯 없는 듯.



***



까마귀 소리가 들리는 구치소 건물.

위화감을 주는 것이 목적인 듯 세워진, 차갑고 흉칙한 전경에 관리까지 소홀히 한 탓에 대낮에 귀신이 나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커다란 흉가 같다.


“...”



***



이런 곳에 엄마가 있다.


아빠를 따라 여기까지 왔지만

무섭다. 들어가기 무섭고, 들어가면 나오지 못할까 봐 무섭다.



엄마.


명품을 입지 않아도, 명품을 두른 아줌마들보다 더 이쁜 엄마.

그 어떤 순간에도 딸의 기를 살려주려 환하게 웃던 엄마.

집안 일도, 바깥 일도 척척 해내던 엄마.

엄마를 본 사람들은 곁눈질로 엄마를 계속 살폈다. 너무 예뻐서. 10살 아이를 기르는 아줌마 같지 않은 몸매에 외모, 눈부신 미소, 자신감 넘치는 걸음걸이까지.


엄마를 보는 눈동자에는 선망이 담겨 있었다.


우리 엄마는 그런 엄마다.

그러므로

이렇게 철창 안에 갇혀, 죄수복을 입고 있는 여자는

우리 엄마가 아니다. 아닐 텐데. 아니어야 할 텐데.


충격을 받은 유리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몸이 굳은 채 문 입구에 서 있다. 엄마를 만났지만 다가서지도 못할 정도다.


아버지 역시 마찬가지다. 티격태격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 적어도 그의 기억으로도, 이런 모습을 한 여자는 아니었다.


“자, 유리야, 엄마한테 와서 인사해.”


절로 찌푸려지는 인상을 참을 수도 없다. 그래도 왔으니 유리한테 인사는 시키려 든다. 유리는 엄마를 봤지만 차마 걸음을 뗄 수가 없다.


오매불망 그려왔던 가족인데, 소중한 아기가, 내 유리가 다가오질 못하자, 어머니는 오열한다. 흥분해 소리지른다.


“유리야! 유리야!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엄마는 억울해! 유리야!”


헝클어진 머리, 거친 피부, 핏기 없고 초췌한 얼굴에, 퀭하고 생기 없어 보이는 눈빛, 거기다 닳아빠진 칙칙한 죄수복을 입고, 유리를 보자마자 오열하며 이성을 잃고 철창 안에 갇혀 어찌할 줄 몰라 하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 낯설어서, 어린 유리에게는 가슴 아프기보다는 실망감을 넘어 충격과 공포를 주며, 인정하고 싶지 않은 고통으로만 다가온다.


그러나 어린 유리가 그럴수록, 엄마는 유리에게 다가가고 싶어 철창을 두드리며 이성을 잃는다.


결국 어린 유리는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가 버렸다.


갇혀서 나오지 못하며 울부짖는 어미를 뒤로하고.


뛰어나오니 구치소 복도다. 구치소다. 여긴 나쁜 사람들이 갇혀 있는 곳이다. 화가 난다.


“억울하다고? 범죄자들은 하나 같이 그렇게 말하지.”


당황함에 감추어져 있던 감정을 깨닫는다.


“엄마,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절대 착각하지 마.”


저절로 이가 악물어지고, 화가 나서 주체할 수가 없다.


“지금 난 엄마를 위해서 이러는 게 아니야. 난, 절대 엄마를 믿지 않아! 절대!”


그 감정은 분노였다.



***



“이모! 이모!”

“어디 아픈가, 안 이러던 사람이?”


으음.

누군가 부른다. 시끄럽다.


“이러다 점검 늦어요! 흔들어 깨워!”

“아니 깜빵 생활 원투데이 하나, 왜 이런대?”


술이라고는 맥주 조금 마신 것 뿐인데,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이 숙취는 뭐고, 이 시끄러운 사람들은 또 뭐야?


“이게...무슨 소리지?”


유리가 간신히 몸을 가눈다.


“아, 당번이 이러면 어쩌냐고!”

“미숙 이모!”

“어젯밤에 통 못 자던데...많이 아픈갑다.”


누구세요? 다들 누구신데 여기 계세요?


“무슨 꿈이 이래?”


무슨 꿈이 죄수들한테 둘러싸여서 일어나라고 흔들리는 꿈이냐고.



***



!!!


상황판단. 빠르게 훑어보자.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제법 어둡다. 그런데 주변 모두 이미 깨서 이불을 털고 있다.

그리고 입고 있는 옷은?

뭐야 이거.

그리고 여기, 내 방이 아니네?


“으아아아아아아!”


번쩍. 번쩍, 눈을 뜨는 유리. 그리고 바로, 비명을 지른다.


“으아아, 뭐야!”


갑작스러운 비명에 오히려 11방 사람들이 더 놀랐다. 서로 지른 비명에 놀라서, 모두 같이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다급하게 뛰어오는 사람들.


“뭐야, 새벽부터!”


문 밖에서 김아름 교도관이 신경질을 부려보지만, 지금 당장 유리에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뭐야! 당신들 뭐야!!!!”


작은 방, 방 가득 유리의 시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수감자들.


“뭐야? 왜 저래?”


밖에서 김아름이 놀라서 물어보지만, 사람들 모두 한 곳을 바라볼 뿐이다.


“이거 뭐야! 왜 꿈이 안 깨!”


음? 이거 목소리가 이상하다?


“아.아. 아?”


목소리 테스트.

이거 내 목소리 아닌데?


“으아아아아!”


다시 비명이 터져 나온다.


“내 목소리가 왜 이래!”


김아름은 궁금증을 해소했다. 11방 사람들 시선 끝에 걸려있는 건, 아직도 이불을 덮고 누워 온 몸을 비틀며 소리를 지르는 조미숙.

다들 그저 어이가 없는데.


“왜 이래! 이거 왜 이래! 다들 비켜! 비켜!”


급급하게 주변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허둥지둥대는 조미숙.


“2140! 조미숙!”


김아름이 불러보지만


“아니야! 아니야! 난 조미숙이 아니야!”


소리만 지른다.


“난 박유리야! 박유리!”


박유리는 또 누구야?



***


남들은 회빙환을 해서라도, 재벌집 막내아들로 잘도 태어나던데, 난, 감옥인 건가. 제기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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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 23.05.23 36 3 9쪽
11 11 23.05.22 39 4 11쪽
10 10. 열흘전 23.05.19 50 5 10쪽
9 9 23.05.18 54 6 11쪽
8 8 23.05.17 64 10 12쪽
7 7. 23.05.16 68 11 10쪽
6 6 23.05.15 70 11 13쪽
5 5 +2 23.05.12 91 13 10쪽
4 4. 23.05.11 101 12 11쪽
3 3. 1부 맹호복초(猛虎伏草) 영웅은 숨어 있어도 반드시 나타나게 된다. +1 23.05.11 116 13 18쪽
2 2. +1 23.05.10 142 15 15쪽
1 1. 프롤로그 23.05.10 175 1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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