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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묘의 서재입니다.

특수부 여검사 오늘부터 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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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묘
그림/삽화
박묘
작품등록일 :
2023.05.10 18:04
최근연재일 :
2023.05.29 18:30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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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9
추천수 :
129
글자수 :
75,854

작성
23.05.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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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3. 1부 맹호복초(猛虎伏草) 영웅은 숨어 있어도 반드시 나타나게 된다.

DUMMY

1부

맹호복초 猛虎伏草

영웅은 숨어 있어도 반드시 나타나게 된다.




구치소. 11방..


이 방은 넓지 않다. 오히려 좁다. 9명이나 되는 인원이 북적대며 생활하기에는 여실히 좁다. 그리고 이 좁은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나이도, 출신도, 들어온 이유도 다양하다.


조미숙(56), 홍리(19), 여의주(31), 선비화(65), 지영매(36), 장미애(26), 홍순(36), 강희진(42) 그리고, 신입수용자(40대 중반)까지 9명이나 되는 인원이 좁은 방에 빼곡히 들어차다시피 있다.

지금 이곳은 각자의 이유로 분주하다.


조미숙은 마치 중요한 외출이라도 앞두고 있는 듯 신경 써 죄수복을 입고 있고,

장미애는 그런 조미숙을 봐주고 있다.

선비화는 옷을 들고 앉아 어두운 눈으로 바느질을 하고 있고,

홍리는 구석에서 작은 동작이지만 완벽한 춤 선으로 혼자 리듬을 탄다.

여의주는 방 한쪽에서 벽에 의지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완벽한 물구나무 자세를 한 상태로 여유 있게 TV 쪽을 바라보고 있다.

이런 이들을 멸시하는 눈빛으로 둘러보고는 쇠창살이 쳐진 작은 창 쪽으로 돌아앉아 책을 읽고 있는 강희진.

홍순은 아침부터 과자를 먹으며 만화책을 들고 웃고 있다.

신입수용자는 방구석에 처박혀 힘없이 넋을 놓고 앉아있다.


누가 보면, 아늑하고 평온한 여자 합숙소 같을 정도로 여유로워 보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쿵쾅!


어딘가 다른 방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야이, 씨발!”

“아아악!”

“여기요! 사람 죽어요!”


난리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소음도 일상인 듯, 11방 사람들은 별다른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어마, 정말 사람 하나 잡겠네. 여기 애들은 곱게 말로 안 해서 그건 참 맘에 들어. 꼭 저렇게 손발 쓰고 욕지거리에, 몸으로 하더라.”


홍순이 과자를 먹으며 한마디 붙인다.

오히려 이들이 반응을 보인 건 군화 소리가 들렸을 때였다.


“남자왔다!”

“어마! 오빠야들 왔어!”

“울 자기 왔나?”


여자들만 갇혀있는 수용소다 보니 남자가 귀하다.

홍리와 미애가 군인들을 보기 위해 창에 달라붙어선 환호성을 질렀다.


“11방! 창에서 떨어져요!”


여교도관이 나서서 소리치고나서야 이들은 창에서 떨어졌다.


CRPT가 외쳤다.

“동작그만! 그만들 해요! 뭐 하는 겁니까?”


사건이 일어난 방에서 교도관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여 교도관이 달라붙어서 치대는 두 수용자를 떨어뜨렸다.


“자꾸 제 치약을 쓰잖아요! 누가 모를지 알아? 쌍년아!”

“아니라고! 개 같은 년아!”


한숨이 나올 뿐이다.


“떨어져!”


다시 달라붙은 둘을 향해 CRPT가 소리쳤다.

덕분에 옆 방에서 난 소란의 원인이 밝혀졌다.


“정말 죽고 살 문제들이네. 존나 중요하지.”


홍순은 옆 방의 수용자들을 비웃었다. 그리 큰 문제도 아니었고, 다툰 수용자들도 끌려가거나 하지 않고 제압되는 분위기다.


“아, 미친년들. 이제 조용하네.”

“그래도 까마귀들 오는 덕에 오랜만에 남자 냄새 좀 맡았잖어.”


미애는 이렇게라도 남자 냄새를 맡아서 좋았나 보다. ‘아므~ 시큼시큼해’하며 군인들이 지나간 자리를 음미한다.


“가시나. 안 맡던 사내 냄새 맡고 그러다 임신하믄 어쩔라고!”

“푸핫”


미숙이 미애에게 한마디 농을 건네자, 그 말을 듣고 있던 홍순은 웃음이 터져버렸다. 지영매와 선비화, 강희진마저 피식거리며 웃어버린다. 여의주도 웃음이 터져 물구나무 중심을 잃고는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어린 홍리와 장미애도 좋아 죽는다.

오랜만에 웃음보가 터진 와중에도 신입은 미동도 없이 방구석에 그대로 처박혀 앉아 넋을 놓고 있다.


그 모습에 조미숙이 홍리를 보며 한마디를 던진다.


“저 저 쪼마난 가시난, 지가 뭘 안다꼬 저카노!”


미숙의 반응에 홍리도 지지 않고 대거리를 한다.


“이모보다 더 잘 알걸?”

“지랄났다!”


조미숙은 홍리를 보며 코웃음을 쳤고


“자랑이다! 그러니 이마에 피도 안 마른 게 여길 기어들어 오지.”


장미애도 핀잔을 곁들였다. 그럼에도 어린 홍리는 기죽지 않았다.


“그래서, 넌 피 마르고 들어와서 좋냐?”


말이 끝나기도 전에


!!!


“썅! 너 조심하라고 경고했지!”


어린 홍리에게 한마디 듣고 눈이 돌아간 장미애가 누가 말릴 틈도 없이 순식간에 홍리의 멱살을 잡았다. 이에 선비화가 놀라 벌떡 일어나며 이들을 말리려 했다.


“얘들아, 그만, 그만.”


그러나 홍리는 물러서지 않는다.


“쳐! 여기서 사람 치면 가중처벌 받는 건 알지?”


당당한 구석이 있었다.


“그냥 여기 처박혀 살고 있으면 쳐!”


법을 어겨 갇혀있는 수용자 신세였지만, 어린 홍리가 다른 재소자들 틈에서 당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이 모두 법의 무서움을 경험한 산증인들이기 때문.


“똑, 똑하네. 가중처벌도 알고!”


홍리의 당돌한 반항에 지영매가 혀를 찼다.


“역시 여기는 나이 상관없이 짬밥 순이라니까.”


지영매의 말에 장미애는 눈앞의 홍리를 어쩌지 못하고 분통만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아오, 이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게, 진짜!”


화가 나고 짜증나서 소리쳐보지만, 이미 김은 빠졌다.

홍리를 어쩌지 못하는 장미애를 향해, 가만히 있던 여의주가 핀잔을 준다.


“한주먹 아이라, 반주먹이 아이 돼도, 아 모가지를 잡는 건 모냥 빠지는구마.”


그 말에 장미애는 다시 약이 올랐다.


“하, 빨갱이 넌 여기 왜 끼는데?”

“니 자꾸 내 사상 검증하고 들어오믄 당의 이름으로 손봐주는 수가 있어!”


큭큭

여의주의 말에 홍순은 웃음보가 터졌다.


“당까지 나오고 판 커지네. 왜 이렇게 재밌니! 진짜 인정하기 싫은데, 난, 여기하고 체질이 너무 맞아.”


조미숙은 그저 웃으며 미애를 달랬다.


“미애야, 이리 온나. 아들하고 그러는 거 아니다.”


미숙도 이 소란을 적당히 끊고자 나섰다. 그러나.


“흥! 잡법 주제에!”


이런 분위기면 적당히 선을 보며 굽힐 법도 하다. 그러나 홍리는 미애에 이어 미숙에게까지 날을 세운다.

결국 조미숙까지 열받았다.


“이 쌍!”

“아가! 무슨 말버릇이 그러냐!”


급히 선비화가 홍리를 나무라며 미숙의 손을 잡으며 말렸다.


“철없는 애기다. 참아라, 참아.”


방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비화가 방의 분위기를 진정시키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뭐, 틀린 말도 아니잖아요. 전달책 하다 들어와서 방장 노릇은.”


지영매가 다시 불을 지핀다.


“푼돈에 전과만 늘리고~”


쪼개듯이, 툭 던진 지영매의 말에 미숙의 눈이 돌았다. 바로 돌아서며 화장실 쪽을 향하는 지영매의 머리채를 잡았다.


“넌 안 되겠다! 이 쌍!”

“아! 이 씨! 안 놔? 놔!”


방 분위기는 이미 터졌다.


“아, 진짜! 책 좀 읽읍시다!”


평온하게 책을 읽고 싶었던 강희진이 짜증을 담아 호소해보지만,


“꺅!”


장미애는 그 틈을 타 홍리와 뒤엉켰고, 조미숙은 지영매와 뒤엉켰다.

선비화만이 어쩔 줄 몰라 이리저리 말리느라 정신없을 따름이다. 그 와중에 여의주는 홍리를 지켜주느라 장미애와 몸싸움을 시작한다.


이 와중에도 신입은 여전히 미동도 없고, 홍순은 계속 과자를 집어 먹으며 마냥 재밌어서 어쩔 줄 모르는 관객 놀음이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고 싶었을 뿐인 강희진은 체념했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물러나 소란의 중심에서 멀어지고 싶을 뿐이다.


그때 복도 쪽 창밖에서


“동작 그마안!!!”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린다.


“11방 동작 그마안!!!”


강경아가 왔다.


그녀의 등장에 순간, 마치 바퀴벌레가 사람이 오면 한순간에 사라지듯, 소란을 벌이던 모두가 잽싼 동작으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는다. 엉망이 된 머리와 옷을 매만지며 시치미를 뚝 떼고는 각자 일을 하는 척한다.


“별일 없죠?”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이 웃지 않는다. 아무것도 못 본 척 물어봐 준다.


“그럼요, 그럼요. 아무 일 없습니다.”

“그래요, 다들 힘든데 잘 지내야죠.”


조미숙이 강경아에게 11방은 오늘도 평온하다는 걸 어필하는데


“신경 쓰이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뜬금 없이 강희진이 창 쪽으로 다가가 강경아에게 애교로 얹는다.


‘헐!’


다들, 그런 희진을 어처구니없다는 눈으로 바라보며 비웃는다.


“접견 잡힌 사람은 나올 준비 하고! 조용히들 합시다!”

“네에~!”


순식간에 다들 착한 어린이가 됐다. 문 안의 사람들과 문밖의 사람들은 눈치껏 평화협정을 타결했고, 그게 통했다. 귀찮은 일 없이 소란이 지나갔다.


“5213! 오전에 일반접견, 오후에는 출정인 거 알죠?”

“그럼요!”


5213. 조미숙이다.


문밖에서 통보를 끝낸 강경아가 돌아서자마자,

문안에서는 서로들 눈을 흘기며 다시금 긴장감이 맴돈다.


평화협정은 문 안과 문 밖 간에 이루어졌지, 아직 문 안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서로에게 감정이 남았고, 긴장감이 맴돈다. 서로 눈을 흘긴다.


그러다, 조미숙의 눈에 신입이 들어왔다.


“어이, 신입!”

“...”


신입은 미숙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어떤 상황에도 여전히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고 있는다고 뭐 안 변해! 애들이 보고 싶으면, 더 힘내서 먹고 몸을 챙겨야지! 나 봐! 오늘도 애들 면회 오는데, 애들 위해서 내가 힘내잖어! 애들이 그러고 있는 거 보면 마음이 좋겠어?”

“...”


신입은 여전하다. 그때, 켜져 있는 TV에서 뉴스가 나온다.


-재계 10위의 수성 그룹이 창립 3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만, 무조건 잔치를 할 분위기는 아니지요?

-네, 그렇습니다. 계속해서 재기 되는 오너 일가의 비자금과 관련한 배임, 횡령 문제와, 방산 산업과 관련해, 오너 일가와 관련된 무기 주개 사업이 잇따른 구설에 오르고 있습니다.


수성 그룹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자, 모두의 시선이 TV로 향한다.


-다음 소식입니다. 대량의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하려던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이들은 국내 최대 마약 조직인...


순간, 뉴스 화면에 시선이 꽂히는 방 사람들.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그들의 얼굴에는 원한과 살기마저 감도는데.



***



깔끔한 정장, 당당한 걸음.

유리는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복도를 걸어간다. 자신감과 힘이 넘쳐 보인다.


그러나 그런 유리를 둘러싼 주변 분위기는 묘하다.


어딘가로 걸어가는 유리의 맞은 편에서 걸어오던 여검사 두어 명이, 서로 밝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걸어오는 유리를 발견하고는 무표정하게 시선을 피한다. 마치 유리를 못 본 것처럼 옆으로 지나친다.


그러나 유리는 이런 분위기가 익숙한 듯, 아무렇지 않다는 듯, 오히려 미소까지 짓는다.


전과자의 딸이라는 족쇄


그날, 엄마에게 죽으라고 그토록 외쳤건만, 엄마는 죽지 않았다.

그 후, 자살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사라지지 않았다.


죽어서도 지긋지긋하게, 유리에게 묻어서 살아가고 있다.



***



부장실.


부장. 오만수. 한두 번도 아닌데 뭐가 그리 불안한지 또 채근이다.


“아, 이기 이기, 마, 자꾸 이카믄 곤란하구만서도...”

“걱정하지 말고, 넘겨주십시오. 제가 문제없이 잘 정리해 놓겠습니다.”

“괜찮겠나?”


오히려 부장이 더 눈치를 본다.


“배임이라는 게, 결국 임무를 위배하는 행위로 본인이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했거나, 타인의 재산권을 침해했느냐의 다툼인데, 증명은 결국, 검찰인 우리가 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당사자 간의 직접 거래가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증명을 안 하면 되는 거죠. 뭐,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부장의 눈빛에 어린 불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더구나, 공무원도 회사원도 아닌 오너 아드님이, 위배할 임무라는 게 있기나 한가요?”


부장의 표정이 풀린다.


“아가, 회장 아들인 거 믿고이라는 게 아이고, 박프로, 니 믿고 자꾸 이러는 거 아인가 싶다마. 우리 특수부 에이스! 믿고 부탁한데이. 마무리...”

“깔끔하게, 남기는 거 없이, 설거지하고, 오고 간 것들은 캐비닛에 넣지 않고, 쓰레기통으로 바로 던지겠습니다.”


말을 끊고, 확신을 심어준다.

만족하십니까?


“글치, 글치. 돌아볼기 아이믄, 캐비넷에 넣는 게 아이다.”

“...”


“오늘 회식 있는 거 알쟤? 주인공은 우리 박프로구마, 저짝에서 눈치없구로, 회식 장소를 거한대로 잡은 거 같두만, 불편 안하겠나?”


설거지는 나한테 맡기지만, 나를 보고 싶지는 않다는 거지.

이런 취급.


“저는 괜찮습니다. 저도 스트레스 풀겸, 폭탄주 한번 말고, 노래 한 곡하고 빠지겠습니다.”


익숙해. 이보다 더한 것도 익숙하다. 여태 어떻게 살아왔는데. 부장님 표정에 내가 빠지지 않아서 아쉽다는 표정이 노골적이지만, 나도 그렇게 쉽게 물러서지 않아.


“어, 어, 그럼. 사람이 스트레스도 풀고, 그카고 살아야지.”

“그럼, 있다 뵙겠습니다.”


마지막까지 깍듯하게 인사하고 방을 나선다.


“가시나, 뭐 굳이 룸싸롱을 따라 온다꼬...”


부장의 눈이 날카롭게 침잠한다.


“그나저나, 저거, 아깝구러, 머스마만 됐어도 헹궈가 쓰겠구마.”



***



삶 자체가 재앙인 사람들이 있다.


그게 나다.


그런 이들은 아무리 목표가 확실하고 꿈이 명확하다고 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노력과 최선을 넘어서 기를 쓴들, 삶은 어떤 식으로든 그들을 배신한다.


“아니, 그러고 싶어? 그렇게까지 해서 특수부에 가서 버티고 싶냐고.”

“지금 이건 그렇게 말하고 말게 아니야. 우리가 얼마나 남자들이 똥으로 만들어 둔 검찰 조직 문화를 깨보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여자로서 거기에 동참은 못 할망정, 남자 검사들 커넥션에 비비고 들어가서 자진해 설거지 담당으로 재벌들 뒤나 봐주고! 이러니까 검찰이 개혁이 안 되고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거 아니냐고!”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화장실에서 하는 건 너무 무방비한 거 아닌가? 당사자가 들을 수도 있잖아. 또는


“봐줘라. 오죽하면 그러고 버티겠니. 안 그럼 어쩌겠냐고. 전과자, 딸이.”


화장실에 있던 다른 사람이 들을 수도 있잖아.


칸 안에 있는 동안 얼마나 입이 간지러웠을까. 칸 안에 있던 사람은 나오면서 마치 처음부터 대화 안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끼어든다.


다들 내 이야기를 엄청 하고 싶었나 보네.


“뭐 그런 이야기를...”

“그런 자격지심으로 그러는 거면, 애초에 검찰이 되지 말았어야지.”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겠어? 신분 세탁 제대로 해보고 싶었을지도. 그런데,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냐고. 전과자 딸 꼬리표라는 게 서울대를 가고, 검사가 된다고 해서 떨어지는 게 아니거든.”


맞아. 떨어지지 않더라. 지금도 떨어지지 않고 이렇게 너희들 입에 붙어있네.


“너처럼, 검사 오빠에, 판사 남편하고 결혼을 할 수 있겠니. 아니면 너처럼, 매일 윗대가리들 들이받아도 언제든 믿고 갈 아버지 로펌이 있니, 그렇다고 나처럼...”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네.

대화 중인 3인방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가장 확실하게 비교할 수 있는 성적은 왜 안 꺼내? 성적으로 하면 여기서 특수부 갈 사람은 나 맞는 거 같은데?”


다들 왜 놀란 눈으로 쳐다봐? 화장실에서 그렇게 큰 소리로 떠들면 밖에서도 들릴 거 몰랐어? 다들 왜 멈춰있어?


“그리고, 그 심각하게 생가들 하시는 검찰 조직 문화 말인데. 검사 오라버니, 지난번 수성 그룹 사건 마무리할 때, 결정적으로 도움 주셨던 거 혹시 알아? 그리고, 너희 아버지 로펌 말이야. 거기서 이번에도 수성 그룹 변호해. 넌, 넌 뭐? 앞으로 검사장 며느리가 될 원대한 계획이라도 세우셨어? 그 검사장한테 나 다이렉트로 내려온 업무 하는 중이거든? 똥 묻은 개들이 겨 묻은 개한테 짖는 거, 우스워서 그런 속담이 있는 거야.”

“저기! 이렇게 나오면, 우리가 징계처분을 요청할 수도 있어!”


징계처분? 순간 피식할뻔했다. 내가 어떻게 나왔길래.


“뭘로? 남자 검사들하고 편 먹고 논다고? 그래, 난, 너희처럼 검사 오빠도, 판사 남편도, 로펌 대표 아빠도 없고, 미래에 검사장 시아버지는 꿈도 못 꾸는 전과자 딸이야! 그래서!”


이런 뒷담 따위에 물러설 거였으면


“징계처분 요청해! 그 잘난 니들 일가친척들 다 끌고 들어갈 테니까!”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어!


“난”


이를 악문다.


“그냥 내 힘으로, 자력으로 사는 거야!”


상대할 가치도 없는 것들.


“니들처럼 어디 기대지 않고!”

조미숙 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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