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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묘의 서재입니다.

특수부 여검사 오늘부터 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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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묘
그림/삽화
박묘
작품등록일 :
2023.05.10 18:04
최근연재일 :
2023.05.29 18:3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144
추천수 :
129
글자수 :
75,854

작성
23.05.17 18:30
조회
64
추천
10
글자
12쪽

8

DUMMY

그 축제 분위기 속에서, 이제 실장이 일을 할 차례다.


“야, 의심병 장난 아니었다고! 씨발, 우리는 등신이냐고? 여태 밥도 못 먹었다고, 니미!”


실장은 다른 사무실의 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릴 의심해서 영통으로 검사 맞나까지 지들이 확인했다고! 지들 얼굴 다 까면서! 마누라도 우리를 봤다고! 그런데, 씨발, 무슨 경찰이겠냐고! 그러니까 너도 같이 나가라고! 돈이 3억인데, 니미, 대충 어제 일 개시한 알바만 보내냐고, 씨발아!”


하아. 좀 아닌 것 같은데. 전화 건너편 피싱 본부 한국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은 또 다른 실장은 뭔가 찜찜하다.


“알았다고! 씨발, 말끝마다, 그놈의 고, 좀 붙이지 말라고! 알았어, 나갈게!”


짜증난다. 사무실에서 전화나 돌리는 놈들이 현장에서만 느껴지는 감을 알아?


“씨발! 지들은 거기서 안전하다 이거지! 개 같은 새끼들!”


3억 짜리면 뭐해, 감이 별론데.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모처럼의 건수다. 나갈 채비를 갖춘다.


그리고 선우와 유리도 나갈 채비를 갖췄다. 다시 연기를 시작해야 할 시간. 혹시 누군가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겁을 먹은 듯하 표정으로 차에서 내린다. 선우가 무거운 가방을 들고, 유리를 챙기며 걷는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지켜보는 누군가의 화면.


이때, 울리는 선우의 전화.


“여보세요? 아, 네에, 지금 막 도착했습니다.”


뻔뻔한 성격 덕인지 표정 연기도 수준급이다.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선우는 대화를 잇는다.


“아, 네에! 맞습니다! 저는 짙은 청색 양복에 와이프는 꽃무늬 원피스요! 저희가 보이세요? 아, 정말 우리나라 검찰이 대단하네요!”


선우와 유리는 긴장하며 금융감독원 건물 앞으로 다가간다. 그 입구에 마치 직원처럼 양복을 차려입고, 금융감독원 직원 명찰까지 목에 걸고 있는 알바와 한국 내 조직실장이 기다리고 서 있다.


“강선우씨?”

“네에?”

“이쪽으로요.”

“아, 사무실로 안 가구요?”


조직원이 금융감독원 건물이 아닌 다른 곳으로 안내하자 깜짝 놀라는 척을 하는 선우. 이에 조직의 실장은 살짝 짜증어린 말투로 선우를 나무랐다.


“검사님에게 이야기 못 들으셨어요? 지금 조심스럽게 비밀 유지를 하며 조사 중인 사건입니다.”


조직원의 그런 태도에 유리는 순간 열이 확 올랐지만, 억지로 참았다.


“아, 그럼요. 이런 놈들은 어떻게든 잡아야 합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능청을 부리며, 선우는 열받은 유리의 손을 잡았다.


“여보, 이쪽으로 와.”


갑자기 잡은 손에 유리는 순간 당황했지만, 상황을 생각해 참고 순순히 따라갔다. 조직실장은 앞서 걸어가며 슬쩍슬쩍 CCTV들을 확인하며 CCTV 사각지대인 골목 쪽으로 교묘하게 선우와 유리를 유인한다.


잘 따라가고 있던 선우는 살짝 불안해 보이는 알바가 신경쓰인다.


“젊으신 분이, 좋은 곳에 근무하시고, 부모님이 얼마나 자랑스러우실까?”

“!”


알바는 알바다. 능숙한 연기자는 아니다. 알바가 불안하게 흔들리자, 유리도 거든다.


“그러게, 우리 애들도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야 하는데.”


하며 선우의 얼굴을 빤히 바라봐준다.


“그죠, 여보!”

“어, 그렇지, 그렇지.”


이번에는 선우가 당황스럽다.


그리고 알바는 당황스럽게 날아든 애드립에 저항력이 없다. 게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고 있다는 죄책감이 그를 억죈다.

표정이 어두워지는 알바를 보며 실장이 상황을 수습하려는 듯 나서서 이야기를 잇는다.


“그럼요. 훌륭하죠! 그나저나 정말 운이 좋으십니다. 곧 이사를 하신다고 들었는데, 이 자금이 모두 범죄수익으로 동결될 뻔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며 한적한 골목 끝에 다다르자


“그럼, 일단 현금을 확인하고 사무실로 가지고 가겠습니다.”

“여기서요?”


실장의 말에 선우는 당혹스러워하고.


“네. 슬쩍 안에만 보겠습니다.”


드디어 그 순간이다. 선우와 유리는 긴장했다.

조직실장도 결정적인 순간이 다가왔기에 바짝 신중해지는데.


“주지 마세요! 나쁜 놈들이에요!”


!!!

!!!

!!!


다급하게 끼어든 알바의 외침에 셋 모두 당황해 놀라버렸다.


“이런 일인지 몰랐어요! 정말 알바인 줄 알았어요! 주지 마세요! 큰일 나요! 보이스..”


푹. 꾸욱!


순간, 알바의 몸으로 실장의 흉기가 들어갔다.


!!!


실장은 돌변했고, 놀란 선우가 흉기를 맞은 알바를 보호하려 나섰다.

실장은 그 와중에도 선우가 놓친 가방을 잡으려고 하는데, 유리도 나서서 실장과 동시에 가방을 잡았다.


“놔요!”


유리가 나서자, 이에 놀란 선우가 소리쳤다. 하지만 유리는 선우의 말을 무시하며 대기 중인 경찰들에게 무전으로 연락을 취했다.


“상황 발생! 움직여!”


유리의 돌발 행동에 놀란 건 오히려 조직실장이다.


“뭐, 뭐, 뭐야? 니들 뭐야!”


뭐긴 뭐야! 니들이 도용한


“특수 3부 검사? 내가 특수 3부 검사다!”


본인이시다!


쳇!


순식간에 흉기를 거칠게 휘두르며, 가방을 빼앗아 도망가려는 실장. 유리는 상대가 흉기를 휘두르는데도 가방을 놓지 않는다. 지원팀이 올 때까지 시간을 끌 셈이다.


휙휙


결국 실장이 휘두르던 흉기에 가방이 찢어지고,

가방 안에 들어 있던 신문지가 쏟아졌다.


“씨발!”


가방 안에 든 것이 돈이 아닌 신문지인 것을 확인한 실장은 바로 가방을 포기하고는 도망을 택했다.


“거기 서!”


그리고 그 뒤를 유리가 쫓는다.


“어 야! 경찰 오는데!”


흉기를 든 조직원을 쫓아가는 유리를 보며 선우는 당황했지만,


“곧 경찰 옵니다. 잠시만요.”


알바를 눞혀 놓고는 조직원의 뒤를 쫓는, 유리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겁나 빨라.”


유리는 빨랐다.

그리고 해냈다.


맹렬한 추격전 끝에 유리는 흉기에 다쳐가면서도 악착같이 잡아냈다. 잡힌 후에도 반항하는 실장의 몸을 누르며,


“와, 겁도 없이! 이 무슨 근본도 없는 몸싸움을!”


어이없어 한다.


“헉헉. 보육원에서 잔뼈가 굵은 근본 있는 개싸움인데.”


헉헉대면서도 한 마디를 안 진다.


“잡았으면 됐지 뭐. 헉헉.”


허허허허.

참 지는 거 싫어하는 검사님이셔.

선우는 그런 유리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검사니임!!!”


그리고 뒤늦게 수사관이 달려왔다.



***




군인의 아침은 일찍 시작한다. 아직 해가 다 뜨기도 전이지만, 갑판 청소는 이미 한창이다. 군인, 그중 갑판병에게 있어 반짝거리게 닦은 갑판은 그들의 의무이자 자존심이다.


그런데


“분명히 저 계급장이 대위 계급장이지 말입니다.”

“어, 글치. 그냥 대위도 아니고, 군검사셔.”


반짝이는 갑판은 갑판병의 의무이자 자존심이지, 군검사의 자존심은 아니다. 아니, 애초에 장교가 나서서 갑판을 닦을 이유가 없다.

그렇기에 자신들보다도 먼저 일어나 갑판을 닦고 있는 장교를 보며 갑판병들이 어이없어하는 거다.


“네에? 그런데 지금 함정 갑판 대걸레질을, 해도 뜨기 전에 같이 하고 있지 말입니다.”

“깡깡이도 같이 하실건데?”


선임의 말에 갑판병 후임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깡깡이*를 말입니까?”

(*깡깡이: 청락망치. 함정 보수작업)


정말이었다. 갑판 대걸레질이 끝나자 이루기 대위는 망치를 들고 땀을 흘리며 깡깡이를 하기 시작한다.

그런 그를 보며 선임은 익숙한 일이라는 듯


“깡깡이만 하시나~”


이루기, 갑판병들이 바라보고 있는 군검사인 대위 이루기는 바쁘다. 어느새 망치를 내려놓고 흣줄*에 매달려 힘을 쓰기 시작한다.

(*흣줄: 선박 등을 일정한 곳에 붙들어 매는 데 쓰는 밧줄)


“아니, 대위가 왜 저러시는 겁니까?”


궁금할 만도 하다. 자신도 그러했으니까. 선임은 웃으며 후임에게 이루기 대위가 사서 고생하는 이유를 알려줬다.


“나도 궁금해서 여쭤봤는데, 해군이 배 좋아하고 바다 좋아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고 그러시더라구.”

“그래서, 군검사가 항해를 하시는 겁니까?”

“당직도 같이하실 거니까, 궁금한 건 직접 여쭤봐.”

“당직을 말입니까?”


후임의 놀람은 멈추질 않는다.


배에서의 하루는 정신없이 돌아간다.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뛰어다니다 보면 어느새 늦은 밤이 되어 버린다.


오늘도 그렇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나니 이른 새벽부터 밤하늘의 별을 보는 지금까지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루기는 이런 게 좋다.


“와...별이...쏟아질 거 같다는 말이...이런 거지 말입니다.”

“맞아, 맞아, 죽이지. 나도 대위님 덕분에 이 맛을 알았지 뭐야.”

“너무 근사하지. 난 이 순간 때문에 배를 타는 거 같아. 이렇게 밤에 갑판 위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와 한 몸이 된 거 같단 말이지. 우주를 누비는 우주선에 탄 기분이랄까.”

배에서의 바쁜 시간을 보내고 밤하늘의 별을 보고 있으면 하루를 성실히 보낸 보상을 받는 기분이다. 오늘은 그 보상을 받는 인원이 늘었다. 오전에 함께 했던 갑판병들도 이루기의 옆에 함께 누워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만끽한다.


“대위님은 시인 같으시지 말입니다.”

“내가? 나처럼 재미없는 사람이 없는데.”

“시인 재미없는 거 맞습니다.”

“그런가? 실컷 즐겨. 얼마나 좋아. 갑판병이.”


이루기의 말에 누워있던 갑판병 후임이 화들짝. 튕기듯이 놀라 일어난다.


“갑판병이 좋다구요? 추기병, 병기병과 함께 해군 대표 3대 3D 아닙니까?”

“저기요, 갑판병이 없으면 함정은 꼼짝도 못하는 겁니다.”

“그럼, 유지 보수가 안 되면 항해는 꿈도 못 꾸죠.”

“갑판병이야 말로 해군의 꽃이지 말입니다.”


선임과 이루기 대위의 말에 후임은 억울했다. 갑판병, 나만 힘들어?


“해군의 꽃이라고 부르면서 노예처럼 부려 먹지 말입니다.”


피식. 이루기는 자신이 왜 해군을 좋아하게 됐는지를 떠올렸다.


“퀴즈! 우리나라에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장군님은 누구시지?”


이루기의 질문에 갑판병들은 동시에 대답했다.


“충무공 이순신!”


정확, 신속한 정답에 이루기는 흡족했다.


“맞아! 해군 장군님이시지!”

“이순신 장군님을 존경해서 해사 들어가셨다면서요!”

“어! 해사에 이순신 장군님 동상이 서 있다고 하더라고!”


해사에 들어간 이유가 생각보다 너무 단순해서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단순히 존경하는 장군님의 동상이 서 있다는 이유로 해사를 선택하다니.

하지만 이게 이루기라는 남자를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존경하는 이순신 장군님. 그리고 그분이 몸담았던 해군. 그분의 동상이 서 있는 해군사관. 그는 순수하게 해군을 사랑하는 남자다.


“난, 여친 생기면, 현충사부터 데이트하러 갈 건데.”

“진심 참으시지 말입니다!”


진심인데. 이루기는 웃었다.


“바다가 뚫리면 다 끝나는 거야! 결국 해군력이 국가의 국방력이고 힘이지!”

“저, 해군 오기 참 잘했다 말입니다.”

“갑자기?”


갑자기 태세전환하는 후임 갑판병의 말에 다들 웃음보가 터졌다. 그들의 웃음이 밤하늘의 별들만큼이나 밝다.


그렇게, 천천히 아침이 밝아 오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됐다.

웃 선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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