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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묘의 서재입니다.

특수부 여검사 오늘부터 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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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묘
그림/삽화
박묘
작품등록일 :
2023.05.10 18:04
최근연재일 :
2023.05.29 18:3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132
추천수 :
129
글자수 :
75,854

작성
23.05.23 18:30
조회
35
추천
3
글자
9쪽

12.

DUMMY

구치소 CCTV


야간 감시 조명등이 교차되는 사이로, 강한 바람에 모래가 날리는 게 보일 정도다. 모래와 모래 그림자가 조명등의 강한 불빛에 어지러이 춤을 춘다.

오늘따라 바람이 유난히 거세다. 운동장에 깔려있는 메마른 모래가 바람을 타고 회오리처럼 말리는 모습이 CCTV로도 보일 정도다.


거센 바람 때문인지, 담 쪽으로 다가가지 못하도록 처져있는 철창이 흔들리는 소리가 오늘따라 거칠게 들리는 것 같다.


그런데


오늘따라 그 소리가 유난스럽다. 바람으로 인해 흔들린다기보다는 누군가 철창에 매달려 잡고 흔드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결국, 거칠게 흔들리는 철창의 진동에 싸이렌이 울리고 만다.


“접근 금지! 접근 금지! 다가오면 발포한다! 접근 금지!”


알람이 울리고 녹음된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울려퍼졌다.

물론 CCTV에는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알람에 불이 켜지고, 사이렌은 울리는데,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다? 결국 다 바람 때문인 거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그 사실이 교도관들을 더 예민하게 만든다.


“아 뭔 바람이 이렇게 불어?”

“오늘 강풍이나 비 온다는 이야기도 없었는데.”

“기상청 날씨 예보하고 여기하고 무슨 상관이야. 희한하게 담벼락 밖은 쨍쨍한데, 여기만 구름 끼고 으스스한 날이 어디 하루 이틀이야?”


그렇다. 여기는 평범한, 인세의 한 구역이 아니다. 일기예보에 화창하다고 떠도, 유독 이곳만 음습한 때가 많다. 정말 다른 세상 같다.


“그지? 그거 이상하지? 감옥은 다른 세상 같을 때가 있단 말이야.”


동료의 말에 뭘 그러냐는 듯, 넌지시 두려움의 이유를 읊어준다.


“뭐가 이상해. 사형장이 지금도 남아있는 곳인데.”


그렇다. 이곳은 구치소. 죄질에 따라 사형수가 머물기도 하고, 사형을 당할 수도 있는 곳이다. 잠시 잊고 있었던 사실을 깨우친 듯, 동료는 몸을 떨었다.


“난, 그쪽은 정말 고개도 돌리기 싫어.”

“솔직히,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어디 한둘이야? 귀신들이 돌아다니고도 남지.”

“아! 야근할 때 그런 말 하지 말라니까!”


그렇지 않아도 소름 돋을 때가 있는데, 귀신이라니. 하필이면 이렇게, 무섭게 바람 부는 날 귀신 이야기라니, 부정 타는 말을 한 동료에게 확 짜증이 치민다.


몰아치는 바람에 알람이 울리고 사이렌이 울리건 말건 구치소 안은 여전히 소란스럽기만 하다. 오늘도 CRPT들이 수용자를 포대기에 싸서 끌고 갔다. 그러나저러나 수용자들은 개의치도 않는다.

그래도 밤이다. 잠을 잘 사람은 잔다. 취침 등이 제법 밝기 때문에 대부분 안대를 하거나 이불을 얼굴까지 뒤집어쓰고 잔다.


좁다. 한방에 도대체 몇 명이나 넣는 걸까? 자리가 없으면 방을 늘려야지. 방에 꾸역꾸역 집어넣기만 하니 자려고 누울 공간도 부족하다. 거의 포개지다시피 붙어 누워있는 방 사람들이, 소음에 잠이 깨 뒤척이며 괴로워한다.


화장실에라도 갈라치면, 방안에 공간이 없어 까치발로 조심스럽게 사람들을 타 넘어야 한다. 소란 때문에 잠을 설친 홍리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움직였다.


“아, 씨발, 진짜, 니미!”


열받은 홍리가 욕을 쏟아낸다.


“잠자는 거 말고는 낙이 없구만, 미친년들!”


그렇지 않아도 창을 때리는 바람 소리 때문에 잠을 설치던 차다. 밖에서, 안에서,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소란에 소중한 수면시간을 빼앗긴 홍리는 오늘따라 더 짜증이 난다.


“에이씨! 잠 좀 자자! 니가 더 시끄러워 쌍년아!”


홍리의 투덜거림에 선잠이 깬 미애는 홍리에게 짜증을 부리고


“지랄하느라 잠이 더 깨겠다.”


홍리는 그런 미애의 약을 올리려는 듯 긁는 소리를 한다. 결국 미애가 안대를 벗으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뭐야, 씨발아?”


그 순간, 홍리가 일부러 중심을 못 잡는 척하며, 미애의 발 부분을 제대로 밟아 버렸다.


!!!


끄악!


갑작스러운 통증에 비명을 지르는 것도 잠시,


“이, 쌍년을!”


미애가 홍리를 응징하려고 일어날 때


“참자!”

“다들 디비 자자!”


이미 충분히 피곤한 날이었다. 시끄러워도 자야 한다. 홍순이 미애를 감싸 안으며 말렸고, 미숙이 근엄할 정도로 엄하게 자라고 한마디 했다.


다들 짜증나는 건 마찬가지다. 밖에선 비명소리가, 안에서는 난리가 나려는 통인데, 그러거나 말거나 관심 없다는 듯 단지 짜증스러운 얼굴로 희진이 일어났다. 화장실 근처였던 희진은 홍리보다 먼저 화장실로 쏙 들어가려 한다. 그걸 보며 홍리의 눈이 커졌다.


“씨발, 내가 먼저 들어가!”


희진은 홍리의 말을 무시하고 화장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눈이 둥그레지며 뒤로 넘어갔다. 혼비백산한 희진.

다들 그런 희진을 보며 의아해한다.


“아... 아... 아...”

“뭔데?”


희진을 따라잡아 화장실까지 온 홍리가 물었다. 홍리는 자빠져있는 희진을 밀치며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려다


“으아아아아아아아!!!”


기절초풍한다.


방 사람들이 모두 놀라 벌떡 일어났다. 무언가 생각이라도 난 듯, 조미숙과 선비화가 동시에 신입의 잠자리 쪽으로 눈을 돌렸다.


!!!


둘은 경악하는 표정과 함께 몸을 날려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휙!


조미숙과 선비화에 앞서 여의주가 먼저 화장실로 들어갔다.


흐읍!


판단력이 빠른 여의주가 위급 상황인 걸 깨닫고는 순식간에 화장실로 들어가 매달려있는 사람의 몸을 힘줘 잡아 올렸다.

여의주의 기합과 함께 가느다란 줄에 둥실둥실 매달려있던 가녀린 몸뚱아리가 위로 솟는다.


“어머, 어머, 어쩜 좋아.”


홍순은 겁을 먹은 채로 고개를 빼 화장실 안을 연신 훔쳐본다. 장미애와 강희진마저 놀라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화장실 안을 들여다보건만, 지영매만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구경하듯 바라볼 뿐이다.


“어떡해, 어떡해!”


뒤늦게 정신을 차린 홍순이 벽에 붙어있는 비상벨을 정신없이 눌러댔다.


“하나님, 아버지, 세상에, 어쩐다니, 어쩐다니.”


선비화 역시 어쩔줄 몰라하며 발을 동동구를 뿐이다. 미숙은 벌벌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눈을 부릅뜨고는 정신을 집중한다.


여의주와 조미숙 그리고 선비화가 조심스럽게 화장실에 매달린 신입을 내려 방으로 눕혔다.


축 처진 몸. 축 처진 신입의 몸이 늘어진 상태로 바닥에 눕혀졌다. 이미 늦었을 수도 있지만, 여의주는 포기하지 않았다.


후웁.


심장을 마사지하고


후웁.


심장을 마사지하고.


포기하지 않고 CPR을 시행한다.

각자 할 수 있는 걸 한다. 여의주는 CPR을 하고, 미숙은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신입의 다리를 잡고 두 손으로 계속 주무른다. 선비화는 눈물을 글썽이며 하나님을 찾는다.


“하나님 아버지 제발, 아유, 하나님.”


그런 와중에 홍리가


“죽었어? 죽은 거야?”

“조용히 해! 재수 없게!”


철없는 소리를 하다 미애에게 쿠사리를 먹는다.


“특급 비상이래요! 날래 선상님들 부르시라요!”


CPR을 하느라 순식간에 땀범벅이 된 여의주가 외치자


“사람 살려! 사람 살려요!”


홍순이 쇠창살을 잡고는 복도 쪽을 향해 절박하게 외친다. 이미 눈물범벅이다.


“눈 떠! 눈 뜨라고!”


미숙은 정신없이 신입의 다리를 잡고 주무르며 절박하게 외쳤다.


“새끼 보러 가야쟤! 딸내미 봐야쟤! 정신 차리라꼬!”


마치 피눈을 같은 눈물을 흘리며 외치건만 신입은 늘어진 채 미동도 하지 않는다.


곧이어 다급하게 뛰어오는 교도관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요! 여기!”


급히 쇠창살 틈으로 손을 내밀며 교도관들을 불렀따. 교도관 강경아와 양희진은 눈으로 확인도 하기 전에 이미 방 안의 상황을 파악하고는 경악했다.


“세, 세상에!”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참상을 보았다.


“어떡해...”


놀란 건 마찬가지지만, 고참 교도관 답게, 양희진은 바로 무전을 친다.


“여기는 비둘기, 비둘기, 긴급상황 발생! 의료실! 의료실! 비상 이송 대기! 긴급상황 발생!”


그 순간, 여자 사동에 귀가 찢어질 듯 강하게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한다.

창을 때리던 거센 모래바람 소리도, 악다구니를 질러대던 수용자들의 비명 소리도, 모두 묻혔다. 긴급 상황 발생을 알리는 거센 사이렌 소리에 잡소리가 다 묻혔다.


순식간에 모든 취침등이 환해진다.


여의주는 땀범벅이 된 채 울음을 참으며 신입의 몸에서 힘없이 내려오고, 조미숙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는 신입의 몸뚱아리를 부둥켜안고 울부짖었다.


“눈 떠! 눈 떠야! 같이 새끼들 보러 가기로 했잖여! 눈 뜨라고!!! 어서 눈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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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열흘전 23.05.19 49 5 10쪽
9 9 23.05.18 54 6 11쪽
8 8 23.05.17 64 10 12쪽
7 7. 23.05.16 68 11 10쪽
6 6 23.05.15 69 11 13쪽
5 5 +2 23.05.12 90 13 10쪽
4 4. 23.05.11 100 12 11쪽
3 3. 1부 맹호복초(猛虎伏草) 영웅은 숨어 있어도 반드시 나타나게 된다. +1 23.05.11 115 13 18쪽
2 2. +1 23.05.10 141 1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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