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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엘른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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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09.28 17:31
최근연재일 :
2009.09.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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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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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53화 스케빈저, 영업하다.

DUMMY

- 제53화 스케빈저, 영업하다. -


언제부턴가 레돔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했다. 스케빈저도 요즘엔 잡화점 안에만 앉아 있지 않고, 밖으로 나와 활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들을 볼수 있었다. 잡화점 앞 광장에서 시간을 보내던 스케빈저의 눈에 주점쪽으로 다가서는 무장한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쉬고 있는 마을사람들에게 다가가 무엇인가 묻는 듯 하더니 곧장 길을 따라 걸어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탈수 있는 그네를 만들 생각으로 나무판자에 구멍을 뚫고 니스칠을 하고 있던 스케빈저는 그들이 잡화점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엉덩이에 묻은 흙먼지를 털며 일어나 근처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한마디 이르고는 그들을 따라 잡화점으로 갔다.


“얘들아, 이거 아직 안말랐으니까 만지면 안됀다, 만지면 끈적끈적한게 묻거든. 그럼 집에가서 엄마한테 혼날지도 몰라, 알았지?”

“예, 아저씨!”


슬그머니 손을 뻗던 아이들이 냉큼 손을 뒤로 숨기며 대답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시선은 니스통과 붓에서 떨어질줄을 몰랐다. 빤히 보이는 모양에 스케빈저가 피식 웃으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보시오, 주인! 아무도 없소?”


무장한 사내들이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스케빈저를 찾고 있었다. 뒤따라 들어온 스케빈저가 카운터로 걸어가 싱긋 웃으며 물었다.


“제가 이곳 주인입니다. 무엇을 찾으시죠?”

“그쪽이 주인이요? 그럼 뭣좀 하나 물어봅시다.”


옆에 있던 단창을 멘 남자가 앞서 있던 사람을 제치고 물었다. 제일 앞에 서 있던 남자는 ‘이건 뭐야?’ 하는 표정으로 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아마 별거 아닌 일로 다투기 싫어하는듯 했다.


“내가 얼마전에 듣기로는 이 마을 잡화점에서 새로운 비약을 팔고 있다고 해서, 파티 대표로 찾아왔는데, 어디 그 소문이 진짜라면 한번 구경이나 해 봅시다.”

“나도 그것 때문에 왔는데 소문이 진짜요 주인장?”


웅성웅성

여자 세명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했던가, 스케빈저는 오늘 남자 넷이 모이면 접시를 깨버리고 싶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네명의 남자들은 모두 같은 질문을 하고 싶었었는지 창을 멘 남자의 말에 다들 한마디씩 했다. 그들의 말을 요약해 보니 새로운 비약이 있다면 보여주고, 만약 그게 쓸모 있다면 사가겠다는 소리였다.

스케빈저가 그들의 닦달에 이마를 짚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이 없자 더 큰 목소리로 스케빈저를 재촉했다.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 지는 것을 간신히 평소대로 돌리고 두 손을 들어 손바닥을 저으며 말했다.


“자자, 조용들 하시고요. 어디서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비약을 판매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럼 어디 한번 보여 주시오!”

“하지만, 아무에게나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니, 상점에서 물건을 판매하지 않는게 어디있소!”


사내들은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스케빈저는 다시 사내들을 조용히 시키고 말을 이었다.


“팔지 않는다는게 아닙니다. 제가 파는 비약은 세상에서 오직 이곳에서만 살수 있고, 그 수량도 많지 않기 때문에 마구 팔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살수 있는 겁니까?”


그들중 가장 침착해 보이는 뒤에 서있던 남자가 손을 들며 말했다.


“그것은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여러분들의 성함이나 파티의 대표자 성함을 등록하고…, …해서 포인트가 쌓이면 비약을 살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되는 겁니다. 이건 수량이 한정 되어 있기 때문에 제가 궁리 끝에 만든 제도입니다.”

“...그러니까, 비싸다는 거요?”

“헙...”


스케빈저는 십분간에 걸친 설명은 뒤로 먹었는지, 다른 소리를 하는 사내들을 보고 헛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는 다시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그말이 아니라 …, 알겠죠?”

“아하, 그러니까 한 주점에서 술을 많이 마시면, 주인이 꿍쳐둔 비싼 술을 꺼내 주는 것 같은 거로군요.”

“하하하, 뭐 비슷하다고 할수도 있겠네요.”


이제야 사내들이 말을 알아 듣는것 같자, 스케빈저는 자신이 무엇인가 큰 일을 해낸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곧이어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고 말로만 설명 하는 것보다, 작은 어떤걸 보여주는게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한 스케빈저는 그들에게 마물퇴치제를 보여 주었다.


“자, 손님들이 믿지 못하실것 같아 가장 기본적인 비약 한가지를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여기 제 손위에 있는 작은 병이 보이시죠? 이것은 바로 마물퇴치제 라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사냥을 나간 사이에 근처의 고블린이나 오크들이 말을 노린다고요? 그럴때 이 뚜껑을 열어 놓기만 하면 녀석들이 바로 도망가 버립니다. 그리고 배가 고파 뭔가 먹고 싶을때 자꾸 녀석들이 얼씬 거린다면, 바로 뚜껑을 열어 주시면 됩니다.”

“하지만 그 말을 어떻게 믿겠소. 그것만 믿고 있다가 오크들에게 둘러 쌓이기라도 하는 날에는 큰일 아니요?”

“그건 걱정 하시 마세요. 제가 다 확인을 해본 거니 절대로 그런일 없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항상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으니, 문제가 생긴다면 절 찾아오시면 됩니다. 아시겠죠?”


사내들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떠돌이 연금술사도 아니고 번듯하게 상점까지 세워 놓고 파는 비약이라면 믿을만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었다. 가끔 떠돌이 연금술사중에는 아무런 효과도 없거나, 마구잡이로 섞어 만든 것을 굉장한 비약이라며 마물사냥꾼들에게 파는 이들이 있기 때문 이었다. 그게 아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인데, 최악의 경우 전투중에 비약을 먹고 쓰러지는 바람에 마물들에게 당하는 일이 아주 가끔 있었다.


“그런데 혹시 가격은 얼마나 하는 거요?”

“병당 백 실버입니다. 아주 싸죠?”

“한병에 백실버? 아니 아무리 여기서만 판다고 해도 그렇게 비싼게 어디있소!”


사내들은 마물퇴치제의 가격을 듣더니 성을 냈다. 스케빈저가 다시 조용히 시키고 말을 이었다.


“절대로 비싼게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비약이라고 하면 일회용일거라 생각하는데, 이건 그렇지 않습니다. 자 보시죠.”


스케빈저는 손에 들린 병의 뚜껑을 열어 안에 들은 내용물을 보여 주었다.


“보시다시피 물약이 아닌 고형으로 된 물건입니다. 덜어내서 바르거나 하는게 아닌, 뚜껑만 열어놓으면 공기중으로 조금씩 날아가며 효과가 지속되는 거죠.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땐 뚜껑을 닫아 두었다가 다음에 필요할 때 다시 뚜껑을 열어주면, 안에 들어 있는 하얀 덩어리가 모두 사라질 때까지 효과를 볼수 있는 겁니다. 어떻습니까, 이정도면 아주 싼 가격 아닙니까?”


웅성웅성

사내들은 마을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 같았는데도, 잘도 이야기를 나누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 말고도 여러분들이 저와 꾸준히 거래를 계속한다면 더 좋은 비약을 접할수 있을 겁니다.”


사내들은 스케빈저의 손에 들린 병을 이리저리 살펴 보다가 다음에 오겠다며 가게를 나섰다. 아마도 각자 파티원들이 있는 마을로 돌아가 이 일을 보고할 것이고, 그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스케빈저에게 새로운 고객이 생기게 될 것이다.

스케빈저는 사내들이 모두 나가는 것을 보고 다시 광장으로 돌아갔다. 광장에는 붓을 들어 그네 의자에 니스칠을 하며 장난치던 아이들이 스케빈저를 발견하고 깔깔 거리며 도망갔다. 스케빈저가 그네 의자를 들어 보자 햇빛에 반짝이며 니스로 떡칠이된것을 볼수 있었다. 숨어서 스케빈저를 지켜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피식 웃고는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니스칠을 충분히 해준 덕분에 이제 적당한 나뭇가지를 찾아 줄을 걸면 그네가 완성될것 같았다.

그때 이런 스케빈저를 숨어서 지켜보던 사람이 있었다. 그는 사내들이 잡화점을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는 몸을 돌려 마을 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스케빈저는 자신을 감시하는 사람이 있을거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오늘 접속해 보니 갑자기 선작이 백여분정도 늘었더군요. 소먹는당근님 추천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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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53화 스케빈저, 영업하다. +12 09.05.17 11,358 123 8쪽
52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52화 스케빈저, 충격 받다. +34 09.05.16 12,372 108 13쪽
51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51화 스케빈저, 주점에 가다. +23 09.05.16 11,481 112 9쪽
50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50화 의뢰. +15 09.05.16 11,691 106 15쪽
49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49화 스케빈저, 아티팩트를 만들다. +36 09.05.15 12,372 111 15쪽
48 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48화 스케빈저, 그들과 만나다. +23 09.05.15 11,895 1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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