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른 도전기 1부 숨은영웅 제57화 스케빈저, 탐구하다.
- 제57화 스케빈저, 탐구하다. -
스케빈저는 지금 잡화점 벽에 걸려 있던 손도끼를 내려 들고 연신 ‘확인’이라고 중얼 거리고 있었다.
“확인!”
[스케빈저의 쌍도끼(좌(左)) : 전직 마물사냥꾼 스케빈저의 애병. 잘 관리되어 있다.]
“오오오, 그럼 이번엔...확인!”
[의자 : 의자. 만들어진지 오래 되지 않아 새것 같다.]
스케빈저는 앉아 있던 의자도 손을 대고 확인했다. 자세한 설명은 아니었지만 분명 의자에 대한 정보가 보였다. 전날 탐지 마법을 응용해 생명체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알수 있도록 만들었었던 스케빈저는 이번엔 사물에도 통하도록 마법진을 수정하고 시동어를 말했을때만 적용되도록 변경한 것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스케빈저가 확인을 할때마다 조금씩 나타나는 정보가 늘어나고 있었다. 때문에 스케빈저는 질리지도 않고 이것 저것 집어들고 ‘확인’을 하고 다녔던 것이다.
한동안 그러고 있던 스케빈저는 한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어떻게 언듀오가 이런 정보를 알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것참 이상하네, 내가 조합하긴 했지만 어떻게 된 구조지?”
스케빈저는 의문을 풀기위해 한가지 실험을 하기로 했다. 일명 10m의 법칙! 스케빈저 스스로 ‘10m의 법칙’ 이라고 명명한 이 실험은 처음 마법진을 각인할 당시 언듀오로부터 10m 내에서만 마법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던 점에서 착안한 이름이었다.
잡화점을 나온 스케빈저는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일정 거리마다 ‘확인’을 사용하였다. 그러던중 어느 지점에서부터 마법이 적용되지 않는 거리를 잡았다. 바로 지하에 있는 언듀오로부터 정확히 10m가 되는 지점인 것이다.
먼저 안쪽에서 주머니에 있던 구리돈 한 개를 꺼내 확인해 보았다.
[구리돈]
“좋아, 그럼 다시 한번. 확인.”
[구리돈 : 일 브론즈]
정보가 조금 늘었다. 이번엔 밖으로 나와서 확인을 해 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정보도 뜨지 않았다. 마법이 미치는 거리기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었다.
다시 안쪽으로 돌아온 스케빈저는 연달아 확인해 보았다.
[구리돈 : 오래된 일 브론즈]
[구리돈 : 오래된 일 브론즈. 최근 손때가 묻었다.]
스케빈저는 구리돈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이번엔 거리 밖에 있던 돌맹이를 하나 집어들고 확인해 보았으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곤 다시 안쪽으로 들고 와 확인을 하니 그냥 [돌맹이]라고 정보가 떴다.
뭔가 잡힐듯 하면서 안 잡히는 그런 기분, 스케빈저가 바로 그 상태였다. 이번엔 사람을 대상으로 확인을 해보기로 했다. 스케빈저는 주위를 돌아보다가 스케빈저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마을 사람을 봤다. 가만히 서있던 스케빈저는 마을 사람이 가까이 오자 슬며시 ‘확인’을 해 보았다.
“확인”
[사람 : 남바. 정상]
“응? 스케빈저씨 뭐하고 계시오?”
“예? 아 남바씨, 별일 아닙니다. 그냥 광합성을 좀... 하하하”
“광합성요?”
남바는 슬쩍 스케빈저를 돌아보더니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스케빈저는 다시 뒤 따라가며 다시한번 확인을 해보았다.
[사람 : 남바. 스케빈저를 경계하고 있다.]
“윽.”
스케빈저는 헛기침을 하고는 이번엔 광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로 다가갔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뛰기도 하면서 놀고 있었다. 물론 스케빈저가 달아 놓은 그네를 타고 있는 아이도 있었다. 스케빈저는 그중에서 어제 보았던 맷 이란 아이를 불렀다.
“맷, 잠깐만 일로 와볼래?”
스케빈저가 손짓하자 놀고 있던 맷이 쪼르르 달려와 물었다.
“왜 그러세요, 아저씨?”
“잠깐만 거기 있어 볼래? 확인.”
[사람 : 맷. 8세. 아침부터 뛰어 놀아 흙투성이다. 술래잡기를 하던중 마을 아저씨의 부름을 받았다. 의아해 하는중.]
어제 이후로 오늘 처음 확인해 본것인데 의외로 정보가 많이 나왔다. 스케빈저는 아이를 돌려 보내고 다시 잡화점으로 돌아왔다.
스케빈저는 다시 카운터 의자에 앉아 책상을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톡. 톡. 톡.
“확실히 신기하단 말야. 자꾸 확인 할수록 나타나는 정보가 늘어나고, 외부에 있던 것들은 정보가 별로 없단 말야. 그리고 맷 이란 아이의 경우를 보면 겨우 두 번 확인해 봤을 뿐인데 그정도 정보량이라니.”
탁. 탁. 탁.
“흐음, 확실한건 아니지만 내가 관심을 가질수록 그리고 10m 이내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록 다양한 정보가 보여지는 건가?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계속 이곳에 있던 손도끼나 의자의 정보도 더욱 자세하게 나와야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군.”
스케빈저는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자신이 조합한 마법의 발현 구조에 대해 탐구하였다. 이러한 사색은 스케빈저의 마법의 이해를 높여주고 가용한 에너지의 최대량을 늘려줄 터였다. 해가 질때까지 꼼짝하지 않고 궁리하던 스케빈저는 마침내 한가지 결론을 내렸다.
“그래, 언듀오 스스로가 10m 이내에서 생성되는 정보, 즉 대화나 그 외의 어떠한 활동에서 스스로 정보를 습득한다고 밖에 볼수 없어. 거기엔 물론 마법의 주체인 내가 얻는 정보도 포함 되겠지. 그 이상은 지금으로선 알수가 없군.”
스케빈저는 오랜 사색 끝에 결국 이런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마법이란 수학도, 과학도 아니었다. 정해진 답이 없는 신비한 그 무엇이기 때문에 ‘마법’이라고 불리는 것이었다. 스케빈저가 결론지은 가설은 언젠가 더 진실에 가까운 가설이 세워지면 그것으로 교체될 것이다.
스케빈저가 깊은 사색에서 깨어 났을땐 이미 밖은 어두컴컴한 밤이 되어 있었다. 물론 잡화점 내부도 어둠에 잠겨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스케빈저가 문단속을 하고 막 침실로 가려고 할 때였다. 어둠속에서 정적을 깨고 말발굽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따각 따각 따각 따각 따각
“이히히히힝”
말발굽 소리가 점점 가까워 지더니 잡화점 앞에서 멈춰 섰다. 그러더니 밖에서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케빈저씨! 스케빈저씨!”
다급한 목소리에 닫았던 잡화점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 보았다. 그곳엔 말에서 내리고 있는 세명의 사람들이 보였다.
시노와 다리아 그리고 파롯사였다.
--------
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좀 짧습니다, 저도 절단마공을 써보고 싶었는데... 화후가 낮아서 별로 효과가 없을것 같습니다. 이게 어제 연재분이었다면 혹시 오늘 연재분이 언제쯤 올라오려나 기다리는 분도 있었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바로 다음편이 있네요. 크흑 ㅜㅜ
Commen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