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풍뢰의사신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을 지나가던 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최근연재일 :
2022.06.07 02:59
연재수 :
112 회
조회수 :
137,563
추천수 :
2,096
글자수 :
345,153

작성
16.11.24 22:58
조회
7,426
추천
72
글자
4쪽

프롤로그

DUMMY

현실은 시시하고 잔혹하다.

할 수 있는 일 보다 할 수 없는 일이 훨씬 더 많은데다가 그 사실을 끊임없이 내게 들이 민다.

알고 싶지 않은 사실도 믿고 싶지 않은 진실도 아무런 여과 없이 강요하듯 밀어붙이는 것이다.

그에 비해 판타지 세계는 어떤가?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도 마법이라는 편리한 힘으로 뭐든지 이루어 낸다.

만약 하늘을 날 수 있는 마법이 있다면 지각할 걱정이 줄어들 것이다.

만약 물건을 찾을 수 있는 마법이 있다면 잃어버린 물건을 다시 사기 위해 돈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이 외에도 정말 꿈같은 일들이 가능한 세상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판타지 세계에서 살고 싶다. 모험과 낭만이 가득한, 무엇이든 가능한 세상에서-

......라고 생각한 때도 있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바로 조금 전까지.

“이자는 그대의 동료인가?”

화려하게 장식된 왕좌에 앉은 무서워 보이는 아저씨가 물었다.

“아니옵니다. 폐하.”

생면부지의 미남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그대의 동료인가?”

또 다시 무서워 보이는 아저씨가 물었다.

“........아니에요.”

커다란 빵모자를 눌러쓴 아이가 우물쭈물 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렇다면.”

“나도 저런 사람 몰라. 딱 봐도 인기 없어 보이고.”

화려하게 꾸민 놀 것 같은 여자가 ‘그렇지?’라며 옆에 있던 얌전해 보이는 여자에게 동의를 구했다.

외국인인지 금발벽안의 여자는 포근한 미소를 띤 채로 ‘그렇네요.’라며 동의했다.

잠깐 그거 뭐에 동의한 거지? 전자? 후자?

예민한 문제라 필사적인 시선을 보내는 내 목에 창끝이 다가왔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찔러 버리겠다는 듯이 바짝 들이 댄 창은 정성들여 날을 갈아 서늘하게 빛났다.

하지만 이 창보다도 차례대로 다른 사람들에게로 옮겨져 가다 드디어 내게로 향한 아저씨의 눈빛이 더 서늘했다.

“용사들은 그대를 모른다고 한다.”

무심한 듯 평탄한 어조로 날카로운 추궁이 이어졌다.

“그대는 누구인가?”

뻗은 창만큼이나 곧은 질문이 내 심장을 노리듯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아무런 가식도 꾸밈도 없는 말 앞에서 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그, 글쎄요. 저도 저를 잘 모른다고 할까. 애초에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어떨까요.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본질을 놓치고 있지 않습니까?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그만큼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기에...”

갑작스레 막힘없이 말을 쏟아내는 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따갑다. 사실 나도 내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 지금의 나와 같은 말을 하는 다른 사람을 보면 나도 이상한 사람을 보는 눈으로 그 사람을 보고 있었겠지.

그만큼 지금의 나는 혼란스러웠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할 수 있는 건 그저 입을 놀리는 것뿐.

얼마 동안이나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을 쏟아내고 있었을까. 순간 건물 안을 뒤흔드는 무거운 공기와 진동이 장내를 덮쳤다.

지진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압력이 무겁게 주위를 휩쓸었다.

그리고 그 진원지에는 쓸데없이 커다란 보석이 박힌 지팡이를 땅에 짚은 무서운 아저씨가 있었다.

방금의 그 지진 같은 건 단순히 저 지팡이로 땅을 찍은 것뿐이었나. 히엑 무서워라.

좌중을 압도한 무서운 아저씨는 무언으로 찌르듯 나를 보고 있었다.

그에 맞춰 아저씨의 수족이라도 되는 듯 경비병들이 창을 더욱 바싹 들이 밀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로 죽을 것 같았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그래서 나는 머릿속을 쥐어짜고 말을 쥐어짜서 겨우 대답했다.

“그냥 지나가던 사람인뎁쇼......”

정말로 한심한 대답이었지만 나에게는 최선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을 지나가던 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2 3-21 22.06.07 40 1 8쪽
111 3-20 +1 21.06.06 79 2 9쪽
110 3-19 +1 20.11.02 100 4 7쪽
109 3-18 +2 20.10.25 79 6 7쪽
108 3-17 +2 20.01.05 155 8 7쪽
107 3-16 +3 19.12.06 133 6 7쪽
106 3-15 +3 19.11.24 122 6 10쪽
105 3-14 +1 19.11.18 123 6 7쪽
104 3-13 +3 19.09.30 154 7 7쪽
103 3-12 +3 19.09.19 193 9 7쪽
102 3-11 +3 19.03.11 275 6 7쪽
101 3-10 +3 19.03.04 219 8 8쪽
100 3-9 +1 19.03.01 246 9 8쪽
99 3-8 +2 19.02.27 220 8 8쪽
98 3-7 +2 19.02.15 220 9 7쪽
97 3-6 +2 18.12.31 292 6 7쪽
96 3-5 +1 18.12.28 227 9 7쪽
95 3-4 +3 18.12.04 265 10 8쪽
94 3-3 +3 18.11.29 269 13 8쪽
93 3-2 +4 18.09.05 320 11 7쪽
92 3-1 +1 18.06.21 436 12 7쪽
91 3권 프롤로그 +7 18.05.02 463 9 8쪽
90 2권 에필로그 +8 18.04.03 524 10 13쪽
89 2-48 +2 18.03.27 489 7 11쪽
88 2-47 +7 18.01.14 517 10 7쪽
87 2-46 +6 17.07.09 653 12 7쪽
86 2-45 +2 17.07.04 550 9 7쪽
85 2-44 17.06.28 566 13 7쪽
84 2-43 +1 17.06.25 605 10 7쪽
83 2-42 17.06.23 521 11 7쪽
82 2-41 17.06.22 579 12 7쪽
81 2-40 +2 17.06.21 563 9 7쪽
80 2-39 +1 17.06.20 578 10 7쪽
79 2-38 17.06.19 569 12 8쪽
78 2-37 +1 17.06.18 595 9 7쪽
77 2-36 +1 17.06.16 684 12 7쪽
76 2-35 +2 17.06.14 655 15 7쪽
75 2-34 17.06.14 603 12 7쪽
74 2-33 17.06.13 673 12 7쪽
73 2-32 17.06.11 685 10 8쪽
72 2-31 +3 17.06.11 934 12 7쪽
71 2-30 +2 17.06.10 683 11 8쪽
70 2-29 +1 17.06.10 741 13 7쪽
69 2-28 +3 17.06.09 728 12 7쪽
68 2-27 +1 17.06.08 687 12 7쪽
67 2-26 +3 17.06.07 750 15 7쪽
66 2-25 +1 17.06.06 1,506 14 8쪽
65 2-24 +3 17.06.06 712 15 7쪽
64 2-23 +3 17.06.06 770 15 7쪽
63 2-22 +3 17.06.04 810 16 7쪽
62 2-21 +2 17.06.04 917 18 7쪽
61 2-20 +1 17.06.03 932 19 6쪽
60 2-19 17.06.03 717 17 7쪽
59 2-18 +1 17.06.02 981 17 7쪽
58 2-17 +1 17.06.01 929 16 8쪽
57 2-16 17.05.31 753 15 7쪽
56 2-15 +3 17.05.31 1,159 14 7쪽
55 2-14 +1 17.05.30 1,070 18 7쪽
54 2-13 +7 17.05.29 820 14 7쪽
53 2-12 +3 17.05.28 810 16 7쪽
52 2-11 +2 17.05.27 873 16 7쪽
51 2-10 17.05.27 784 14 7쪽
50 2-9 +3 17.05.26 861 15 8쪽
49 2-8 +1 17.05.26 850 16 7쪽
48 2-7 +1 17.05.25 882 11 7쪽
47 2-6 +2 17.05.25 866 12 6쪽
46 2-5 +2 17.05.24 876 14 7쪽
45 2-4 +2 17.05.24 898 17 7쪽
44 2-3 +2 17.05.23 923 13 6쪽
43 2-2 +1 17.05.23 1,736 13 6쪽
42 2-1 +2 17.05.22 1,433 14 6쪽
41 2권 프롤로그 +4 17.05.22 1,075 19 6쪽
40 에필로그-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을 지나가던 나 +3 17.01.01 1,738 21 7쪽
39 38 +1 16.12.31 1,179 17 8쪽
38 37 +1 16.12.30 1,562 16 7쪽
37 36 16.12.29 1,093 16 7쪽
36 35 +2 16.12.28 1,120 20 7쪽
35 34 +1 16.12.27 1,347 21 6쪽
34 33 16.12.26 1,182 19 7쪽
33 32 +1 16.12.25 1,160 18 7쪽
32 31 16.12.25 1,163 17 6쪽
31 30 16.12.24 1,189 18 7쪽
30 29 16.12.23 1,218 20 6쪽
29 28 +1 16.12.22 1,385 24 7쪽
28 27 16.12.21 1,465 17 7쪽
27 26 +2 16.12.20 1,598 22 6쪽
26 25 +1 16.12.19 1,487 20 6쪽
25 24 +1 16.12.18 1,484 26 7쪽
24 23 +4 16.12.17 1,745 26 7쪽
23 22 16.12.17 1,540 34 6쪽
22 21 16.12.14 1,846 23 7쪽
21 20 16.12.13 1,620 28 6쪽
20 19 +3 16.12.12 1,625 28 6쪽
19 18 16.12.12 1,629 30 6쪽
18 17 +1 16.12.11 1,841 27 7쪽
17 16 +2 16.12.10 1,668 27 8쪽
16 15 16.12.10 1,990 37 6쪽
15 14 +1 16.12.08 1,799 34 6쪽
14 13 +1 16.12.07 1,884 32 6쪽
13 12 +3 16.12.06 2,030 37 5쪽
12 11 +1 16.12.06 2,129 38 7쪽
11 10 +3 16.12.05 2,433 36 8쪽
10 9 +1 16.12.04 2,738 39 7쪽
9 8 +3 16.12.04 2,979 39 7쪽
8 7 +7 16.12.02 3,259 38 7쪽
7 6 +3 16.12.02 3,709 42 7쪽
6 5 +5 16.11.29 4,161 48 6쪽
5 4 +4 16.11.28 4,477 49 7쪽
4 3 +6 16.11.27 5,338 58 7쪽
3 2 +5 16.11.26 5,381 69 9쪽
2 1 +6 16.11.25 6,241 60 6쪽
» 프롤로그 +9 16.11.24 7,427 72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