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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클리에의 서재

마샬 에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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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클리에
작품등록일 :
2018.11.27 18:56
최근연재일 :
2019.01.18 17:2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288
추천수 :
1
글자수 :
63,284

작성
19.01.11 18:52
조회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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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Countess (5)

DUMMY

"벨로루프 백작의 문장입니다."

"블라디크 남작이 이끄는 군대입니다."

"그루지아 백작 가문입니다.

"콘웰 공작가의 깃발입니다."


각기 다른 보고에 에일린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백작의 저택을 포함한 엘랑의 주민들은 영문도 모르는 위협에 불안해 하고 있었다. 에일린 엘랑으로 진입하는 도개교를 모두 막도록 지시했다.


"공작가를 포함한 군대가 쳐들어오다니. 의도를 알 수가 없군요. 저들의 움직임은 어떤가요?"

"외곽에 진을 치고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 정도 군대라면 사실상 도개교는 의미가 없습니다."

"숫자는 어느정도죠?"

"벨로루프 백작의 군대는 250. 기사단은 보이지 않습니다. 블라디크 남작의 군대는 150. 선두에서 직접 지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루지아 백작가는 200, 콘웰 공작가는... 600. 콘웰 기사단 2개 부대가 확인됐습니다."


호밀은 동요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도 무뚝뚝하게 보고를 하니 천 이백이라는 숫자가 실감이 나지 않아서 에일린은 한참동안 멍청한 얼굴로 그를 보고 있었다.


"우리는 백명 이하. 제3 기사단을 포함해서 백 이십. 어느 한쪽도 막기 어려운 상황이군요."

"분산된 병력으로는 하루를 넘기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엠페른 기사단이 황제 폐하의 방패라면, 콘웰 공작가는 '황제의 검' 이라고 불리는 충신 가문이에요. 야욕을 위해서 군대를 쓸 리 없죠. 그것도 육백이나 되는 군대를 이끌고."


루시안의 넓은 영토를 생각하면 천 이백은 많은 숫자가 아니었다. 지방의 병력을 모두 끌어 모으면 클레어도 이천 오백이 넘는 병력이 있었다. 아무르로 간 제1기사단과 출병 후 소식이 묘연한 두개의 기사단을 제외해도 네 개나 되는 기사단도 있다. 왠만한 귀족들은 상대할 엄두도 못 내는 병력이었다.

그러나 상대는 아주 기가 막힌 타이밍에 공격해왔다. 엘랑에 주둔한 기사단은 하나 뿐이었고, 병력도 분산되어 있었다.


"콘웰 가문이 전쟁이 아닌 일로 군대를 움직인 적은 역사상 단 한번 밖에 없어요."


고민했지만 떠오르는 단어는 하나 뿐 이었다. 에일린은 그것을 부정했지만, 곧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콘웰 공작의 군대에서 전령이 찾아왔다.


"카운테스 에일린을 데려와라."


도개교 건너편에서 말을 탄 기사가 호기롭게 말했다.


"나는 클레어 백작가의 살림을 맡고 있는 호밀이오. 젊은 기사여. 그대의 이름을 알고싶소."


처음에는 에일린이 바로 나서려 했지만, 호밀이 말렸다. 그는 한 영지의 군주가 얕잡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에일린도 수긍했다.


"집사 따위와 이야기 할 생각 없다. 어서 그녀를 데려와라."

"이 땅을 위협하는 누군지도 모르는 이를 나의 주인에게 안내할 수 없소."


호밀은 강한 눈빛으로 말했다. 에일린은 긴장하며 뒤에서 둘의 대화를 듣고 있었고, 기사는 말 안장에 있는 깃발을 높이 치켜들며 소리쳤다.


"늙은이. 이 문장이 보이지 않나? 나의 군주는 콘웰 공작이며, 나는 콘웰 제1기사단의 단장 에렉이다. 반역자 루츠발드 클레어 백작의 딸 에일린을 체포하겠다. 도개교를 내려라!"


하늘 아래 가장 많은 이들을 학살한 이름. 그 이름이 에일린에게 부여됐다. 눈 앞이 하얘지는 것을 느꼈고, 호밀도 대답 하지 못했다. 병사들은 서로의 눈을 보며 수근거렸다.

에일린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짚어 봤다. 아무르에서 죽임을 당할뻔 하고 아버지는 죽었다. 사촌들이 반기를 들었고 파견한 군대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엘랑에 귀족들의 군대가 공격을 해 왔다. 마지막으로 반역자의 누명까지.

체크메이트! 누군가 자신을 체스판 위에 올려 놓은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에일린은 체크를 외친 나이트의 앞에 섰다.


"묻고 싶군요. 기사 에렉. 나의 아버지 루츠발드 백작이 무슨 근거로 반역을 저질렀다고 하는거죠?"

"그것은 당신이 황제 폐하의 앞에서 고해야 할 일이지 내가 대답할 일이 아니오. 내가 할 일은 당신을 체포하는 것 뿐이지. 얌전히 따르시오. 피를 보고 싶지 않다면!"

"제국의 공신인 클레어를 증거도 없이 몰아 붙이나요? 군대를 물리세요. 당신은 전령으로서 의무를 다 했습니다. 나머지는 제 발로 직접 황제 폐하를 알현하는 것 뿐입니다."

"반역자는 그것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


에렉이 호통쳤다. 그는 즉시 말을 몰아 자신의 진영으로 되돌아갔다. 에일린은 겨우 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부풀어오른 치맛자락이 떨리는 다리를 감춰 주는 것에 감사했다.


"누명입니다. 루츠발드 백작께서 반역을 저지를 리 없지 않습니까?"


밀란이 입술을 깨물더니 말했다. 멀리서 콘웰의 깃발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에일린은 겪어본 적 없는 큰 규모의 군대가 보여주는 위압감에 숨이 막히는 듯 했다.


"피하십시오 부인. 제3기사단이 북문을 사수하겠습니다. 백작님과 함께 남은 병력을 이끌고 동문으로 가십시오. 부인이라면 블라디크 남작의 군대를 돌파할 수 있을 겁니다. 아니. 하셔야 합니다. 살아서 반드시 진실을 밝혀 주십시오."


밀란이 다른 기사로부터 투구를 넘겨 받는 동안에도 에일린은 머뭇거렸다. 그가 창을 쥐고 말에 올라탔을 때 란테가 불쑥 나섰다.


"밀란. 자네는 주군을 끝까지 지켜야 할 의무가 있어. 시간을 버는 것 뿐이라면 내가 하겠네."


밀란은 두 손을 쥐고 불안한 눈으로 이쪽을 보고있는 에일린과 리텔을 힐끔 쳐다보다가 란테에게 창을 겨눴다.


"맹세를 잊은 겁니까? 당신이 지켜야 할 것을 지키십시오. 당신이 지켜야 할 것은 이까짓 작은 도개교가 아닐 겁니다."

"혈기를 누르게. 이건 자네 같은 젊은 인재가 맡을 일이 아닐세."

"제3기사단의 지휘관은 나다!"


밀란이 창을 휘둘렀다. 마상에서 휘두르는 그의 창은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란테는 검도 뽑지 못하고 검집으로 겨우 막고 비틀거렸다.


"명령이다. 란테. 주군과의 맹세를 지켜라. 기사단 출정 준비!"


콘웰 기사단을 선두로 군대가 몰려오고 있었다. 도개교가 내려갔고, 말을 탄 기사들이 줄지어 그 위를 달렸다. 마지막 기사가 빠져나간 후 도개교는 다시 올라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투의 함성이 들렸다.

에일린은 두 남자가 어떤 각오로 그런 대화를 나눴는지 짐작하지도 못했다. 말 없이 닫힌 문을 노려보는 란테의 팔을 리텔이 붙잡았다. 란테는 등을 돌린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갑시다. 동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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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untess (6) 19.01.18 18 0 11쪽
» Countess (5) 19.01.11 24 0 7쪽
12 Countess (4) 19.01.10 17 0 8쪽
11 Countess (3) 19.01.08 14 0 9쪽
10 Countess (2) 19.01.07 13 0 8쪽
9 Countess (1) 18.12.19 10 0 16쪽
8 후계자들의 밤 (8) 18.12.13 31 0 10쪽
7 후계자들의 밤 (7) 18.12.13 12 0 13쪽
6 후계자들의 밤 (6) 18.12.12 1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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