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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 님의 서재입니다.

복덩이 용병은 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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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
작품등록일 :
2021.07.30 21:57
최근연재일 :
2021.08.12 21:4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3,786
추천수 :
140
글자수 :
86,446

작성
21.08.0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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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4화 - 평가(2)

DUMMY

4화


이반은 잠에서 깼다.


시간대는 이른 새벽.


해는 진즉에 떠올라 검푸른 하늘을 파스텔톤으로 물들이고 있다.


이반은 부지를 뛰었다.

새로운 몸에 적응한 이후로 체력단련은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었다.

환경이 바뀌었을지언정 습관은 변하지 않는다.

부지를 뛰고 검까지 한바탕 휘두른 이반의 몸은 어느덧 땀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첫날부터 부지런하네?”


이반이 막 숙소로 돌아왔을 때였다.

문 앞에는 한 청년이 서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글서글한 눈매가 매력적인 청년이었다.


1팀 중급 2조 소속, 로이안 드루이드.


이반과 그는 서로 구면이었다.


“역시. 어제 일은 이런 성실함들이 모여 맺힌 과실이었구나.”


로이안이 밝게 웃었다.


“과찬이십니다.”

“에이. 과찬은? 그럼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건 꾸며진 모습인가? 난 눈이 보여주는 그대로 말해.”


이반은 이 드루이드의 말버릇이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생긴 것도 어딘가 게이 같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대화를 나누기 뭐해서 이반은 서둘러 문을 열었다.


“들어오십쇼.”

“고마워. 그럼 실례할게.”


로이안은 조심스레 이반의 방으로 들어왔다.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실은 이반은 내심 당혹스러운 상태였다.

오늘 아침 누군가 찾아오리라는 건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1번대장의 포상을 전달하는 것이 그 이유.

헌데 그 전달자가 이 로이안 드루이드는 아니었다. 그리고 이렇게 일찍 찾아오지도 않았고.

자신으로 인해 생긴 변화가 아니면 설명할 길이 없다.


“갑자기 찾아와서 놀랐지?”

“아닙니다.”

“실은 1대장님 지시로 찾아온 거야. 어제 일에 대한 포상을 전달하려고.”


로이안은 품속에서 자그마한 나무상자를 꺼내 이반에게 건넸다.

이반은 그것을 받았다.


“전달완료. 축하해! 그리고 어제 일 무척 고마워.”


로이안이 활짝 웃었다.

거북함과 부담감이 동시에 밀려들었다.


그래서 언제 가는데?


“그럼 난 갈게. 얼른 씻어. 벽장에 땀 냄새 배겠다.”


로이안은 다행히 자신의 일만 하고 사라졌다.

여러모로 특이한 캐릭터였지만 그에 대한 생각은 뒤로하고. 이반은 건네받은 나무상자를 빤히 응시했다.


바뀐 건, 전달자와 전달시간만이 아니었다.

포상품 역시 바뀌었다.


‘원작에선 분명 가죽주머니였는데.......’


그 안에 든 20골드가 1번대장이 본래 주는 포상이었다.

20골드면 상급용병의 한 달여 봉급, 용병단을 구제한 신입에게 주기에 적절한 포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웬 나무갑?


이반은 슬쩍 그 뚜껑을 열어보았다.


화아악, 틈새에서 새어나온 빛줄기가 이반의 두 눈을 찔렀다.

이반은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빛은 사라져 있었다. 새하얀 광채 하나가 그 안에 탐스럽게 머물러 있다.


“.......백진주?”


이반은 눈을 껌뻑였다.

나무상자에 담긴 솜뭉치 한가운데, 영롱하게 반짝이는 이것릉 백진주가 분명했다.

알의 크기와 때 묻지 않은 순결함은 척 봐도 특등품이다. 이반조차 감히 값을 매기기 어려운 물건이었다.


딸깍, 이반은 다시 상자를 닫았다.


고개를 든 그의 눈은 어느새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걸 왜 나한테 줘?”


1번대장의 칼 같은 성향은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리더십은 공정함에서 나오며, 공정함은 이런 논공행상 때 빛을 발했다.


그래서 더더욱 이상했다.

20골드. 아니면 그에 준하는 다른 아이템이 적당한데.

특상급 백진주는 과하잖아.


혹시 1번대장이 자신에게 어떤 기대감을 가지게 된 것일까?


'보고가 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이로의 언급이 있었다거나, 아니면 스스로 보고서를 보고 뭔가 생각이 번뜩였다거나.......'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좋았다.


분명한 건, 자신을 주의 깊게 바라보는 인물이 1팀장에서 1번대장으로 늘었단 사실이다.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기회는 많아진다.

그리고 기회가 많아질수록, 자신의 중급시험 참가확률도 점점 더 올라간다.


“좋네.”


이반이 싱긋 웃음을 지었다.


포상도 마음에 들었다.

이반은 나무상자를 잘 갈무리했다.

백진주는 재료지만, 보물에도 속하는 아이템이다.

당연히 ‘황금신의 축복’의 제물로 바칠 수 있었다.


#


카렌은 백랑용병단 내 본청 소속의 중급용병이다.


정확히는 본청의 행정과 소속.


하지만 며칠 전부터 그는 팔자에도 없는 교관 짓을 하게 되었다.


19명의 신입용병.


어제까지만 해도 8명이었지만, 뒤늦게 합류한 11명의 예비자들까지 도합 19명이 된 신입들은 연병장에 도열해 초롱초롱한 눈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흠. 역시 괜히 확정자 예비자 나누면서 차별을 하는 게 아니군.’


카렌은 이들을 보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그 역시 한때 예비자라 불리며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이 악물고 수련하여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다.


헌데 막상 교관자리에서 이렇게 내려다보니, 다 이유가 있는 구분이었구나 싶었다.


확정자와 예비자 사이의 수준차이가 정말이지 너무하다.


처음 확정자들을 보고서도 혀를 쯧쯧 찼는데. 오늘 합류한 11명의 예비자들은 그보다 더 아래인 것이다.


‘듣자하니 2번대 쪽엔 똘똘한 녀석 하나가 갔다고 하던데.......’


카렌은 그게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단장이 사라진 이후, 자꾸 엇나가려는 2번대가 도무지 정이 가지 않는 그였다.


카렌은 백랑의 앞날이 걱정하며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래. 다 모였나?”

“예! 그렇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대답은 빠릿했다. 카렌이 다시 입을 열었다.


“오늘 무엇을 할 건지 다들 아리라 생각한다. 바로 실전의뢰다.”


그는 오늘 할 교육에 대해서 짧게 설명을 끝냈다.


“질문.”

“없습니다!”

“그래. 그럼 각 팀의 대표는 앞으로.”


두 명의 남녀가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온다.

남자가 1팀의 대표였고, 여자가 2팀의 대표였다. 이름은 순서대로 고트와 유리아.


그 둘을 바라보며, 카렌은 눈을 빛냈다.


‘역시. 저 녀석들이 대표로 선출됐구나.’


카렌은 전날 교육을 마치고 지시를 내렸었다.

예비자가 전원 합류하게 되는 오늘, 교육이 있기 전에 팀을 이끌 대표를 미리 뽑아두란 지시였다.


그렇게 신입1팀의 9명 중에서 유리아가, 신입2팀의 10명 중에서 고트가 대표로 뽑힌 것이다.

예상했던 바였다.

그 두 사람이 여기 있는 이들 중 제일 나았으니까.


카렌은 품속으로 손을 넣어, 의뢰서 한 장을 꺼냈다.


이제부터가 재밌는 시간이다.


카렌은 앞으로 의뢰서를 내밀었다.


위치는 정확히 둘 한가운데.


그러자 짜기라도 한 듯, 둘은 동시에 팔을 뻗어 의뢰서를 쥐었다. 그리고 서로를 노려보았다.

파직, 카렌은 그들의 눈에서 불꽃이 터지는 걸 보았다.


“음. 혹시 너희 내 앞에서 싸우려고?”

“앗. 절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둘은 끝까지 의뢰서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

카렌은 웃음이 터지려는 걸 가까스로 참았다. 그렇게 흥미로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올해는 과연 어떤 팀이 이길까.'


벌써 그 결과가 궁금했다.


신입들의 팀 경쟁.


갈수록 떨어지는 신입들의 수준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서, 백랑의 신입 커리큘럼은 이러한 경쟁방식을 장려하고 있었다.


경쟁은 뒤처지는 자를 땀 흘리게 하고, 땀은 개인의 역량을 상승시킨다.

팀의 유대와 결속력을 강하게 만드는 것 역시 경쟁의 긍정적인 결과물이었다.


물론 그 부작용으로 1팀과 2팀의 관계가 악화되어가고, 이것이 후에 백랑의 자멸에도 영향을 끼치긴 하지만.

지금의 백랑은 알지 못했다.

그저 용병단 상황이 나아진 이후에 개선해도 늦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을 뿐이었다.


카렌이 큰 목소리로 외쳤다.


“대표들은 모두 의뢰내용을 팀원들에게 전파했나?”

“네!”

“좋아. 그럼 모두 의뢰내용을 숙지한 걸로 알겠다. 전원. 목적지로 출발!”


신입들이 농장으로 떠났다. 카렌은 반대로 몸을 돌려 본청으로 들어갔다.

금일교육의 주제가 실전의뢰인 만큼, 오늘 하루 동안 그는 교육자가 아닌 방관자였다.

그리고 그 전에 할 일이 하나 더 있었다.


“카렌! 다 보냈어?”

“그러엄!”


행정과로 들어가자마자, 동기인 타일러가 기다렸다는 듯 물어왔다.

그에 행정과 용병들이 고개를 삐쭉 내밀며 카렌을 보았다. 그 중엔 상급용병인 행정과장도 있었다.


“상태들 어떠냐?”


카렌이 씨익 웃었다.


“벌써 불붙고 난리 났슴다.”


동시에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 시팔! 나도 존나 보고 싶다!”

“염병. 내가 훨씬 더 잘 가르칠 수 있는데! 내가 교관으로 차출되었어야 했는데! 왜 내가 아니라 카렌 저 새끼가.......”

“야야! 시끄러워, 자식들아. 닥치고 이제 슬슬 돈 걷자!”


행정과장의 진두지휘 아래, 행정과는 순식간에 거대한 도박장으로 변모했다.


이건 해마다 찾아오는 행정과의 연례행사 같은 것이다.


일명, 신입 내기.


벌서 십 년이 넘은, 행정과 나름의 오래된 전통이었다.


돈통을 든 카렌이 행정과를 돌기 시작했다.

교관인 그는 이 내기의 진행자이자 심판이었다.


“자자. 의뢰의 기여도가 높은 팀이 이기는 겁니다. 슬슬 돈들 내십쇼.”


어젯밤부터 1팀과 2팀 신입들의 성적증명을 상세하게 비교, 분석한 용병들이 신중한 표정으로 돈을 걸기 시작했다.


“좋아. 올해는 너로 정했다! 2팀!”

“그러냐? 난 그럼 1팀.”

“에? 행정과장님? 그거 맞습니까? 1팀은 9명이고 2팀은 10명인데. 잘 생각하셔야죠?”


한 중급용병이 행정과장 옆에서 훈수를 두었다.


“자식아. 그렇게 보는 눈이 없냐? 그래서 니가 작년에도 돈 잃은 거 아니야.”


행정과장이 쯧쯧 혀를 찼다.

그는 역배팅으로 작년과 재작년을 크게 먹어 용병들 사이에서 승부사로 알려져 있었다.


“아씨. 뭐지. 과장님 1팀에 거셨는데?”

“진짜? 아.......썅. 괜히 2팀에 걸었나. 물리고 싶네.”

“조까. 낙장불입이다.”


카렌이 킬킬 웃었다.


점점 묵직해지는 돈통의 무게를 느끼며, 카렌은 마지막 도박꾼 앞에 섰다.

그는 세상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에 잠겨 있었다.


“타일러. 뭔 생각하냐? 빨리 돈이나 걸어.”

“잠깐만 기다려 봐. 왜 걔가 없지?”

“걔?”

“이반 그레이라고. 1팀에 그 이름이 안 보이네. 오늘 합류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반 그레이?

카렌이 반사적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아! 그 신입?”

“응. 너도 알지?”

“모를 리가 있나. 1번대에서 전전긍긍하던 남작가 의뢰를 해결한 장본인이신데.”


카렌의 입술이 위아래로 비틀렸다.

그의 말에는 어딘가 가시가 맺혀있었다.


“근데 그 자식. 어제 1팀장님이 따로 빼갔어.”

“엥? 왜?”

“몰라, 제기랄. 갑자기 밤 늦게 쳐들어오셔서 교육에서 뺄 거라는데. 진짜 잠도 못 자고 죽는 줄 알았다니까.”


카렌은 궁시렁거리며 자이로와 있었던 대화들을 타일러에게 얘기해주었다.


전부 들은 타일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야.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설마.......무소속 선수?”


곧바로 카렌이 와락 눈살을 구겼다.


“뭔 또 무소속 선수냐? 뭐, 1팀장님 말을 들어보면 이번 경쟁에 참여할 확률도 있긴 하지만........예비자 주제에 그런 깡이 있겠냐? 왜? 설마 걔 끼면 걔한테 걸기라도 하게?”


타일러가 잔뜩 흥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왜?”

“걔. 뭐 있어.”


카렌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있기는 개뿔이. 지랄 똥을 싸라.”


타일러는 예전부터 자신이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나다고 자부했다 현재 인사업무를 무리없이 처리하는 걸 보면 아예 헛소리는 아닌 것같긴 한데.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걔는 예비자잖아?'


결국 타일러는 참가여부도 불확실한 무소속 선수에게 30골드라는 거금을 걸었다.


옆에서 그 꼴을 구경하던 동료들이 그렇게 돈 쓸 곳 없으면 차라리 자기들한테 버리라며 난리를 부렸지만, 타일러는 쿨하게 씹어주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카렌은 행정과를 뒤로했다.


#


남문 밖으로 나가면 광활한 크기의 농장이 있다.

주 생산품은 밀.

농장을 운영하는 한스 일가는 현재 백랑의 몇 남지 않은 거래처였다.


규모가 큰 만큼 농장엔 여러 성가신 일들이 벌어지는 법이다.

그 중에서 한스농장의 가장 골칫거리는 역시 가시보어였다.


가시보어는 기본적으로 몬스터다.

멧돼지를 닮은 외형에 두꺼운 가죽은 기다란 가시들로 잔뜩 덮여 있고, 날카로운 이빨과 아래턱에 삐죽 솟은 송곳니는 철판조차 찢을 정도로 위협적이다.


그래서 농장은 백랑 용병단에 그 처리를 맡기곤 했다.


그렇게 도착한 농장.


이반은 곧바로 가시보어가 서식하는 농장의 뒷산으로 향했다.

산은 수많은 흔적들로 뒤덮여 있었다.

이 산을 터전으로 삼은 산짐승들의 발자취. 그 중엔 당연히 가시보어의 것도 있었다.


그리고. 그 뒤를 밟고 있는 또 다른 무리의 발자국이 이반의 눈에 들어왔다.

먼저 도착한 동기들이다.


-으아아! 나 좀 도와줘!

-야! 너 누가 혼자 나대라고 했어? 시팔, 배때기에 구멍 뚫리고 싶냐?

-야야야! 거기 조심해!!


꾸이익──!


산 중턱에 다다를 즈음, 커다란 소음들이 들려왔다.

바람을 타고 옅은 피냄새와 돼지 멱따는 소리가 산을 울린다.


“벌써 시작됐구나.”


이미 전투는 한창이었다.

수많은 경험으로, 이반의 머릿속에 저들의 전투상황이 자연스레 그려졌다.


중턱에서 정면으로 맞닥뜨린 가시보어 무리.


그 수는 고작 아홉 마리에 불과했지만, 신입들은 적어도 둘 이상이 모여야 겨우 한 마리를 상대할 수 있었다.


나름대로 치열한 싸움일 거다.


가시보어 말고도, 동기들은 상대 팀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니까. 한 마리라도 더 죽여 팀의 분위기를 유리하게 이끌어야 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 경쟁에 이반이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이반은 다시 움직였다.


당장이라도 가시보어를 유인하든 뺏든 방도를 마련해야 하지만, 그 어디에도 다급한 기색은 없었다.

그의 표정은 언제가 그랬던 것처럼 평온하고 무덤덤하다.

전투가 한창인 공터에 다다랐다.

하나 관심도 없다는 듯 크게 돌아 넘는다.


그는 더 깊은 곳으로 향했다.


산세(山勢)는 점점 험해지고, 짐승들의 흔적들이 하나 둘 지워진다.

그와 반대로 나무껍질과 흙에 흩뿌려진 뾰족하고 억센 털조각과 사방에 찍힌 가시보어의 발자국들은 점점 더 많아져만 갔다.

그것들이 이반을 어딘가로 인도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이반은 멈췄다.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본다.

앞에 시커먼 동굴이 있었다.


애초에 이반은 가시보어를 노리고 있지 않았다.

잡몹 따위로 경쟁. 관심조차 없다.


재밌는 그림을 기대한 자이로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이반은 그 이상의 것을 노리고 있었다.


한 발 늦게 온 이유 역시, 귀찮은 가시보어들의 이목을 모조리 동기들에게 떠넘기기 위해서.


뒷산의 터주대감.


저 안에 있는 붉은가시보어가, 이반의 목표였다.


이반의 손이 허리로 옮겨졌다.


키이잉──부드럽게 들어올려지는 검.


오랜만에 세상에 나온 올리버의 검이, 어두운 동굴을 향해 스산한 울음을 토했다.


작가의말

수정 - 합격자를 확정자로 수정했습니다. 불편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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