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스피치. 님의 서재입니다.

복덩이 용병은 고인물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스피치
작품등록일 :
2021.07.30 21:57
최근연재일 :
2021.08.12 21:4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3,793
추천수 :
140
글자수 :
86,446

작성
21.08.01 21:35
조회
323
추천
12
글자
14쪽

3화 - 평가(1)

DUMMY

3화


이반은 동문에 도착했다.

정확한 목적지는 동문 구(舊)시가지에 위치한 녹지(綠地).


과거 퓨리온 왕국이 절대왕정이던 시절, 당시 왕족의 땅이었던 이곳은 현재 아이샤 귀족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었다.


루디어스 남작가의 잃어버린 개 찾기.


전해 받은 것은 꼴랑 사진 한 장이 다였지만, 이반은 이미 이번 의뢰의 전말을 전부 파악하고 있었다.


“종은 ‘릭스(linx)라는 이름의 개과 몬스터. 서부 대밀림에 서식하는 희귀종으로 수(水)결정으로 모든 생명활동을 이어가지. 반대로 수결정이 없으면 살아가지 못하고.”


영애의 개, 아나스타샤의 정체는 릭스라는 몬스터였다.

릭스에게 수결정은 무척이나 중요한 생명자원이자 에너지원인데, 그것을 저장하기 위해 릭스는 영역 주변에 필히 물가를 두었다.

수결정을 이용하여 체온을 조절해야 하는 특징상, 릭스는 여름철에 특히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현재 계절은 초여름.

릭스가 왜 갑자기 루디어스 남작가를 탈출했는지, 쉬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남작가는 이런 사실들을 모르지.’


따지고 보면, 릭스에 대한 정보만 알고 있다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의뢰였다.

아이샤에서 수결정이 제일 풍부한 곳이, 바로 동문녹지 중앙에 위치한 호수다.

릭스는 이곳에 숨어 있었다.

별 다른 특이상황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오늘밤 내로 해결할 수 있겠지.


이반의 입가에 호선이 그려졌다.


#


자이로는 남광장 분수대에 주저앉았다.

결국 오늘도 그는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했다.

앞에 서있는 용병들 역시 고개를 푹 숙였다. 모두가 말이 없었다.

자이로는 한 중급용병에게 물었다. 가슴에 조장 급을 의미하는 청색 패치를 매단 용병이었다.


“로이안. 너희 혈족의 원로께선 뭐라고 하시지?”

“그게........영물이거나 희귀몬스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십니다.”


드루이드 혈족은 ‘자연교감’이라는 축복을 타고난 능력자들이다.

자연과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해 살아가며, 혈족의 권위자들은 정령이라는 영체들까지 다룬다.

헌데, 그런 이들도 확답이 아닌 애매한 답만 내리고 있었다.

평범한 개가 아니라는 건, 이미 진즉에 알고 있었다.


“믿기지가 않는군. 그 드루이드 혈족도 잘 모르는 생명체라니.......”

“죄송합니다.”

“아니야. 이런 경우는 정말 불가항력이니까. 그보다 피발톱 쪽의 상황은 지금 어떻지?”

“다행히 그쪽도 헛물만 켠 것 같습니다.”


자이로는 생각에 잠겼다.

일반적인 종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꿰었다고 할 수 있었다. 사진 탐문은 죄다 헛짓거리였던 셈이다.


개의 정확한 종과 생활습성부터 파악해야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조사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졌어야 했다.


‘늦게 깨달은 감이 있지만.......’


별 수 없는 일이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라고 할 수밖에.


그렇다면 내일은 어떤 식으로 조사를 이어가야할까.

곰곰이 생각하던 자이로가 입을 열었다.


“오늘은 일단 해산하자. 그리고 내일은 아침 일찍 왕립도서관 정문으로 모인다.”


용병들은 뜬금없는 도서관이라는 단어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특별히 반문하진 않았다. 이들은 자신의 상관과 그의 판단을 따를 뿐이었다.


결국 1팀은 쓸쓸히 용병단으로 복귀했다.


그때였다.


컹!


부지 내에서 한 번도 울린 적 없는 개 울음소리가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자이로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나 참. 얼마나 시달렸으면 하다하다 개소리를 다 듣네.”

“저도 들었습니다.”

“저도요.”

“.......그래?”


처음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곳에 상주하는 용병이 몇인데. 개 한 마리 데리고 왔다고 해서 이상한 점은 없었다.

그저, ‘이런 예민한 시기에 어떤 재수 없는 놈이지?’ 라는 생각과 짜증만 머리에 가득 찼다.


하지만.


컹!


개 짖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그 소리가 동관, 정확히는 1층 회의실에서 들려온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자이로의 머리에는 번뜩 누군가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팀장님?”


자이로의 걸음이 갑자기 빨라졌다.

그 뒤를 용병들이 다급히 뒤따랐다.


“오셨습니까.”


회의실엔 그가 있었다.


새하얀 빛깔이 감도는 개도 함께.


사진으로 수백 번도 넘게 봤던 녀석이기에, 자이로는 회의실을 빨빨거리며 뛰어다니는 개가 남작가의 아나스타샤임을 확신했다.


“무, 무슨.......”


자이로가 멍하니 물었다.


“잠깐 놀아주고 있었습니다.”


이반의 건조한 대답이 이어졌다.


#


“어떻게 된 거야?”


1팀장실.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반과 자이로는 서로 마주앉아 있었다.

아나스타샤는 3조장, 로이안을 통해 남작가로 돌려보낸 후였다.


“지시를 받았고, 이행했습니다.”

“지금 그걸 묻는 게 아니란 거 알잖아.”


자이로가 이반을 노려보았다.


“개의 종을 알고 있었더군.”

“예.”

“어떻게? 혹시 드루이드 혈족이냐?”


자이로는 자기가 묻고도 조금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거 말곤 떠오르는 게 없었다.


“제 신상기록부 안 보셨습니까?”

“음? 봤지.”


신상기록부에 이반은 퓨리온 왕국 서쪽에 위치한 랑그리타 지방출신이라 써있었다.

간단히 말해 평범한 산골마을 출신이란 거다.


“그리고 분명 의뢰보고서도 드렸는데요.”


자이로는 입을 다물었다.

회의실 여기저기 물난리를 피우는 아나스타샤를 보며 모든 인원이 멍때리고 있을 때, 이반은 자신에게 보고서를 건넸다.


대충 훑어보긴 했지만, 양식에 흠잡을 구석이 없어 꽤나 놀랐던 기억이 났다.


“.......보고서는 봤어. 내가 너한테 묻는 건 의뢰를 어떻게 처리했냐가 아니라, 드루이드 혈족도 모르는 정보들을 니가 어떻게 알고 있었느냐는 거야.”

“어렸을 적 아나스타샤와 같은 릭스(linx)를 본 적이 있습니다. 드루이드 혈족이 릭스를 몰랐던 이유는, 그들이 대밀림에만 서식하는 희귀몬스터이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니 말은, 우연히 어릴 적에 릭스라는 이름의 몬스터를 접했고. 그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이번 의뢰를 해결한 거다?”


자이로는 일부러 ‘우연히’라는 말을 강조했다.


“뭐, 그렇습니다.”


이반은 고개를 끄덕였다.


툭툭, 자이로가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번 의뢰는 루디어스 남작가라는 의외성 덕에 대장님도 예의주시하고 있던 의뢰였다.......’


소식은 내일 아침 일찍 그녀에게 전해질 것이다. 신상필벌이 확실한 그녀는 눈앞의 신입에게 마땅한 포상을 내리겠지.


포상도 포상이지만, 더 대단한 사실은 입단한지 하루도 되지 않은 신입이 대장급 용병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는 점이다.


그 뿐일까.

내일이면 1번대 전체가 이반이라는 이름을 한 번씩은 듣게 될 것이다.


‘우연이라. 만얄 사실이라면, 정말 운 하나는 기가 막히게 좋은 녀석이.......’


그때, 자이로는 낮에도 이런 생각을 한 적 있다는 걸 깨닫고 미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세 번의 운이 겹친다?

그럼 이걸 정말 운이라고 할 수 있나?


그는 고개를 들어 이반의 검은 눈동자를 응시했다.

이반의 표정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었다.

지극히 무덤덤하다.


언뜻 건방져 보일 수 있지만, 자이로의 시각은 이제 그것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었다.


자신감.


‘저 눈은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고 말하는 거 같은데.’


수많은 신입을 보고 겪은 자이로였다.

그는 이반에게 강렬한 호기심을 느꼈다.


“뭐, 아무튼 잘 했어. 너 덕분에 용병단의 입지를 지킬 수 있게 되었으니까. 넌 잘 모르겠지만 말이지.”

“예.”

“보수는 급여에 포함되어 이달 말에 지급될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별안간 말을 멈춘 자이로가 서랍을 열었다.

수북이 쌓인 의뢰서들 중 하나를 꺼내, 이반 앞에 들이밀었다.

양식만 존재하는 빈 의뢰서였다.


이반이 눈으로 물었다. 이게 뭐냐고.

자이로가 히죽 웃었다.


“우리들도 다른 용병단들처럼 신입교육에 대한 커리큘럼은 가지고 있다. 너와 똑같이 용병학교를 수료했지만, 입단은 며칠 빠른 니 동기들은 현재 그 교육이 한창이지.”


흔히 확정자라 불리는 이들이었다.

러브콜이나 따로 추천장을 받아, 별도의 심사기간없이 입단한 신입들.


이런 이들은 이반의 주변에도 있었다.

크리스와 소피에.


반대로 이반처럼 심사기간 때문에 뒤늦게 입단한 신입들은 예비자라 불렸다.


“심사기간도 없이 입단한 녀석들이니까. 당연히 너보다 더 모든 면에서 뛰어난 놈들이겠지?”


자이로는 중가에 힐끗 이반의 표정을 살폈지만, 그는 여전히 무표정했다.

자이로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말을 이었다.


“아무튼. 내일에도 신입교육은 있고, 너는 그 교육에 포함될 예정이었다.”

“.......?”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어.”


자이로는 느닷없이 펜을 쥐고 빈 의뢰서의 양식들을 채워나갔다.

분류와 랭크를 매기고, 의뢰내용을 채웠다.

그리고 의뢰주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이반에게 내밀었다.


이반은 의뢰서를 집었다.


자이로가 하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반은 완벽하게 이해했다.


“그러니까 저는 동기들이랑 신입교육을 받는 대신, 이것으로 평가를 받는 겁니까?”

“이해가 빠르구나.”


날카로운 자이로의 눈이 빙긋 휘었다.


일반적으로 모든 신입교육과정이 끝나면, 그 평가를 바탕으로 새로운 조가 편성되게 되어있다.

그렇게 만난 조원들은 어떤 상황이든 함께하는 전우이자 동반자.

즉, 이 교육은 앞으로의 용병단 생활을 좌우할 중요한 척도라고 봐도 무방했다.


헌데 자이로는 그 교육에서 이반을 빼버리고, 따로 평가를 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반으로선 귀찮은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갑자기 왜 이러는지 궁금하겠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난 니가 궁금해졌다. 개인적인 호기심이긴 하다만 니가 단순히 운만 좋은 녀석인지. 아니면 정말 뭔가 있는 녀석인지 알아보고 싶어진 거야.”

“.......”

“아아. 그렇다고 괜히 부담가질 필요는 없어. 실패 시에 따라오는 불이익은 전혀 없을 거니까. 그저 내 눈이 잘못됐다는 것만 알게 되겠지. 그래도 부담된다면 거절해도 상관없다. 넌 원래대로 신입교육을 받게 될 거야.”


어떻게 할래? 라고 물으려던 자이로는 입을 꾹 다물었다.


의뢰서는 이미 이반의 손에 고이 접혀, 그의 품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뭐야. 안 읽어보냐?”

“안 봐도 됩니다.”

“그럼 보수는?”

“뭐, 알아서 잘 챙겨주시죠.”


자이로의 입가에 흡족한 웃음이 맺혔다.


적어도, 지금껏 이반이 보여준 깡과 패기 하나만큼은 합격이었다.


#


숙소로 돌아온 이반은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책상에 앉았다.

그의 손에는 한 장의 의뢰서가 들려있었다.

자이로에게 받은 의뢰서.


‘돌발이벤트 같은 건가.’


반평생 넘게 대용병시대를 플레이했지만, 이런 제안은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당황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자신이 ‘이반 그레이’이기 때문에 생긴 일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주인공 캐릭터인 ‘크리스’의 몸에 빙의를 했다면, 이런 이벤트는 절대 벌어지지 않았겠지.


이래나 저래나 이반의 입장에선 좋은 일이었다.

이 의뢰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엄청나게 컸다.


당장 의뢰완수로 얻을 경험치와 자이로가 줄 보수.

그리고 이후에 얻을 시간적 여유까지.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바로, ‘자이로의 신뢰’였다.


이반은 어물쩡거리며 여유부릴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현 목표는 백랑을 다시 살리는 것이지만, 그 끝은 백랑 용병단 전체다.


백랑의 단장.


이반은 현재 공석인 백랑의 단장자리가 목표였다.

공석이지만, 쉬운 일은 절대 아니었다.

넘어야 할 산만 해도 까마득하니까.

우선, 이 하급딱지부터 벗어야 했다.


최단기간 중급용병.


시험은 매년 있었다.

하지만 모든 하급용병이 시험을 치룰 순 없다. 각 용병단에서 특별히 차출된 하급용병에게만 승급의 기회가 주어졌다.


중급시험은 정확히 두 달 후.


아직 신입 티도 벗지 못한 이반이 그 시험에 참가하기 위해선, 상급간부들의 인정과 신뢰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자이로의 제안은 두 팔 벌려 환영이다.

계획에 없는 돌발이벤트이긴 하다만, 상관이 있을 리가 없었다. 실패는 애초에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다.


이반이 여유롭게 의뢰서를 읽어 내려가고 있을 때였다.


“뭐야, 이거?”


별안간 그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의뢰의 분류는 ‘수확’.

랭크는 D.


농 주변에 서식하는 가시보어를 처치, 그 수확물인 가시보어의 어금니를 가지고 오라는 것이 의뢰의 내용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특별할 거 없는 의뢰.


하지만 의뢰서를 읽는 이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현재 신입들이 받고 있는 신입교육 커리큘럼.

기억하기로 그 중, 실전의뢰 교육과정의 의뢰내용이 바로, ‘가시보어 소탕’다.


“‘실전의뢰 과정’이 7일차에 받는 교육이니까. 정확히 내일이네.”


즉, 의뢰가 겹친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


“그럴 리가 없지.”


이반은 피식 웃었다.

자이로가 교육내용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러니까. 동기들이랑 경쟁을 해라 이거다.


“하여간 악취미야.”


이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렇게 되면, 자신과 동기들의 충돌은 불가피해지게 됐다.

가시보어의 수는 한정적.

동기들끼리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은 자명했기에, 협력을 바라는 건 무리였다. 뭐, 그럴 생각도 없었고.


“흠. 경쟁이라........”


이반은 피식 웃었다.


자이로의 의도가 머릿속에 훤히 그려졌다.

가시보어를 가지고 자신과 동기들이 다투고 경쟁하는, 그런 그림을 보고 있겠지.


다 좋았다.


그의 관심도, 이런 돌발이벤트도.


그런데 여기서 자이로가 간과하고 있는 게 하나 있었다.


애초에.

자신과 동기들은 경쟁구도가 성립되지 않는다.


작가의말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복덩이 용병은 고인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공지입니다..... 21.08.13 69 0 -
14 13화 - 만년하급의 반란(1) +1 21.08.12 137 5 13쪽
13 12화 - 노력둔재(4) +1 21.08.11 162 10 15쪽
12 11화 - 노력둔재(3) 21.08.10 174 10 14쪽
11 10화 - 노력둔재(2) +1 21.08.09 197 9 13쪽
10 9화 - 노력둔재(1) +1 21.08.07 217 10 16쪽
9 8화 - 청소(3) 21.08.06 223 9 13쪽
8 7화 - 청소(2) 21.08.05 243 9 14쪽
7 6화 - 청소(1) +1 21.08.04 262 11 15쪽
6 5화 - 평가(3) +1 21.08.03 277 11 16쪽
5 4화 - 평가(2) 21.08.02 296 9 15쪽
» 3화 - 평가(1) 21.08.01 324 12 14쪽
3 2화 - 백랑 +1 21.07.31 363 12 14쪽
2 1화 - 수료 +2 21.07.30 440 16 17쪽
1 프롤로그 +2 21.07.30 475 7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