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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손걸전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할리
작품등록일 :
2016.04.14 17:07
최근연재일 :
2021.03.13 06:00
연재수 :
1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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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097
추천수 :
14,200
글자수 :
820,876

작성
20.02.18 02:22
조회
2,685
추천
55
글자
10쪽

12화. 허저와 주태 만나다.

DUMMY

조자가 가족들과 함께 짐을 챙기는 중에 사마랑이 손걸에게 와서 말했다.


"혹시 만약에라도 내 가족들을 만난다면 내가 잘 있다고 전해주시오."


"장안까지 갈 일은 없을 터이니 그건 좀 어려울 듯 싶습니다."


"다음 행선지가 영천군이라 들었는데, 혹시 허현(許縣)에 들른다면 내 친우를 하나 소개해줄까 하오. 진군(陳羣)이라는 사람인데 매사에 일처리를 공명정대하게 처리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고 잘못 된 일을 바로 잡을 줄 아는 사람이요. 혹시 모르니 내 이름을 둘러대고 한번 만나보기라도 하시오. 아직 출사 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백달님."


"영천군에는 숨은 인재들이 많다고 들었소이다. 소문으로는 잠룡이 하나 살고 있다고 들었는데 못 만나봤지요."


"잠룡이라.. 저도 들어본 것 같긴 합니다. 저희 형님께서 워낙 많이 아시는 분이시라.."


"노숙 이라는 분이라고 하셨지요. 가서 많은 대화를 나눠봐야 될꺼 같습니다. 이 사마랑이도 하내군에선 나름 인재라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니."


"예, 두분이서 좋은 대화를 나누시면 될꺼 같습니다."


사마랑과 손걸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들었고, 다음날 또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다.


손걸은 이 넓은 땅덩어리에서 가는 길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친해지니,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전생에는 여행을 다니지 않았던 터라 이런 즐거움을 못 느꼈다.


사흘 후에 사마랑이 말한 허현에 도착했다. 여태 본 마을 중엔 가장 컸다. 하나의 큰 성이었는데 나중에 도읍지로 삼을만한 지역이라고 생각했다. 주유 역시 둘러보며 감탄했다.


"와.. 이렇게 큰 성이 있다니.. 낙양이나 장안은 더 큰 곳이니 황제가 사는것이겠지?"


"그럴꺼야. 나도 이런 성은 처음 본다."


"근데 여기는 사방이 벌판이니 도읍지를 삼으면 적들의 위협에 크게 노출이 될 것 같아."


이곳 저곳을 둘러보던 손걸은 사마랑의 말이 생각이 나 진군이 사는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허나 마을이 워낙 큰 곳이라 찾기가 쉽지 않았고, 객잔에 머물러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한편, 허저를 찾으러 간 주태는 중간에 길을 잃어 초현에 겨우 도착했다. 초현에는 응소의 말대로 마을을 중심으로 큰 토성이 하나 자리잡고 있었는데, 손걸과 주유가 동성현에서 본 토성과는 다른 규모의 성이었다. 녹각이 주변에 잘 세워져 있어 만약의 상황에 기병이 다가오지 못하게 되어있었으며, 해자 또한 파져있어서 쉽게 접근하기 힘들게 해두었다. 주태가 말을 타고 다가오자, 토성 성문에서 문지기가 나와 용무를 물었다.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허저 장군을 뵈러 왔네."


"약속을 미리 하셨소?"


"아니네, 초면이네."


"그렇다면 조금 기다려보셔야 할 것이오. 지금 한창 훈련중이시니."


주태가 문지기를 보았는데, 여느 성과는 보기 드물게 각이 잡혀 있었다. 훈련이 어느정도 되어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음, 이 곳은 다른 곳과는 달리 훈련이 좀 되어있는 곳 인가 보군.'


주태가 성 안에 들어가서 마을을 둘러보는데, 성 안의 사람들이 주태를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마치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을 보지 못 한것 마냥.


황건적의 난 이전부터 영제가 통치하던 각 주의 마을들은 경제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황폐했다. 그래서 마을에서 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손에 꼽았고, 특히 황건적이 자주 출몰하는 여남군 일대에는 더 보기가 힘들었다. 주로 나라에서 쓰는 병사들도 기병의 수가 현저히 적었으니 말 할 것도 없었다.


주태가 말을 타고 지나다니니, 잠시 후에 앞에서 누군가가 달려와 주태의 앞에 섰다.


"훈련이 끝났으니, 이제 장군을 만나 뵈실 수가 있습니다."


"알겠네."


주태는 말에서 내려 안내하는 자와 같이 허저에게로 갔다. 주태는 허저를 보더니 깜짝 놀랬다. 그의 키는 8척에 이르렀고, 허리는 10위(圍, 10위=5척)인 거구였다. 그를 한참이나 올려다보고는 말했다.


"허, 내 살다살다 이렇게 큰 거구는 처음 보오. 나는 주태라고 하오."


"나는 허저요. 무슨일로 나를 뵙자고 하셨소?"


"지나가는 길에 허 장군의 명성을 듣고 한번 겨루어보고 싶어 왔소이다."


"좋소!"


허저와 주태는 서로 눈빛 교환을 하더니 집에서 나왔다.


허저와 주태는 말없이 검을 뽑아들더니 서로에게 겨누었다. 그러더니 상대의 빈틈을 기다렸다. 한 시진 이상을 서로 노려보기만 하던 그들은 허저의 공격으로 그 침묵이 깨졌다.


-쉬익


"하압!!"


허저는 엄청난 거구와는 다르게 매우 날렵했다. 마치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는듯, 공격이 매우 매서웠다. 일검(一劍)을 내지르면서 기합을 내질렀는데,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듯 매우 우렁찼다. 주변에서 지켜보는 마을 사람들이 깜짝 놀랄 정도 였으나, 앞에서 그의 기세를 느낀 주태는 오히려 웃으며 검을 들어 막았다.


-챙!!


주태는 손아귀에서 울리는 진동과 힘을 느끼며 검의 손잡이를 꽉 쥐었고 이어서 허저에게 검을 내질렀다. 횡(橫) 베기로 몸통의 상단을 노리자 허저 역시 간단히 막아내는데, 이에 허저가 즐겁다는 듯이 말했다.


"간만에 보는 솜씨인것 같소. 이렇게 몸을 풀게 될 줄은 몰랐는데, 미리 감사하단 말을 해야겠구려. 가겠소!"


허저와 주태는 50여합을 겨루었다. 허저는 엄청난 완력과 정(貞)적인 공격을 위주로 하는 반면에 주태는 그보단 힘이 부족했지만 세련됨이 보이는 정갈하고 깔끔한 공격 위주로 움직임을 최소화하여 그를 상대했다.


-챙챙챙!


-챙강!


그러더니 잠시 후, 허저의 검이 그의 힘을 못 이겨 부러지고 말았다. 그러자 둘은 물러나더니 허저가 말했다.


"검이 부러졌으니 이쯤해야 될 듯 싶구려. 보아하니 주태님의 검은 상당히 좋아보이는군요. 대부분 저의 힘을 못 이겨 부러지곤 하는데 말이지요. 제가 검이 먼저 나간건 처음입니다."


그러자 주태가 웃으며 말했다.


"하하, 약간의 자랑을 조금 하자면 이 검은 제 주군이 저에게 하사해주신 검이지요."


"주군이 있었소?"


"예, 사실 그것 때문에 찾아 왔습니다. 겸사겸사."


"내가 이 근방에 유명한 제후들의 청은 다 거절한 줄로 아는데, 누구의 수하에 계시오?"


"손걸이라는 분의 밑에 있습니다."


"손걸?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그럴 것입니다. 아직 세력이 세워지지 않았으니 말이지요."


"그렇구려. 난 지금 우리 현의 사람들을 지키는 것도 벅찹니다. 그대의 주군까지 지켜줄 역량이 되질 않는구려."


"그런건 걱정 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군은 자신의 몸 하나 쯤은 충분히 건재하실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리고 허저님을 권유해보라고 보낸 것도 아니고 말이지요."


"그렇소? 예외구려."


"일이 있어 다른 곳에 가시는 동안에 허저님을 만나보고 오라고 하시면서 저를 보낸 것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당분간 여기서 지내면서 허저님과 친분을 쌓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나야 이만한 실력자가 같이 있어준다는데 사양하진 않을 것이오. 나와 한동안 대련해주시오. 내 자는 중강(仲康)이오. 그냥 편하게 중강이라고 불러주시오."


"좋소이다. 중강. 내 자는 유평이오."


허저와 주태는 그 후로 매일 대련하면서 친분을 쌓아갔다. 그러던 어느날..


"대장!!! 황건적이오!!!"


"이번엔 어느 놈들이 왔느냐?"


"망탕산 쪽에 있던 놈들이 온 것 같습니다!!"


"음, 숫자가 많진 않겠구만."


주태는 소식을 듣고 허저에게 찾아왔다.


"황건적이 쳐들어 왔다던데, 숫자가 많다면 나도 돕겠네."


"아니야. 한 2천명 정도 되는 숫자인데, 자네는 지켜보기만 하시게."


"그럴 순 없지, 내가 여기서 얻어먹고 자고 하는데 빚을 질 순 없지 않은가."


"그럼 북문을 맡아주시게. 자네가 도와준다면 내 큰 짐은 덜 수가 있겠구만."


초 성은 성문이 남과 북문 두개만이 있었는데, 남문은 평야로 이어진 문이고 북문쪽은 강이 보이는 문이었다. 망탕산은 강 건너에 있는 산인데, 이 곳에는 황건적과 산적이 공존해 있는 곳이었다. 산적이 있던 곳에 황건적 잔당이 와서 두 부류가 섞였는데, 그 숫자가 5천여명이 넘었다.


"와아아아아-!!!"


마을사람들은 능숙하게 화살을 쏘아 성벽위로 넘겼고, 성문에는 큰 돌들을 세워 막아두어 성문이 무너지지 않게 지탱하였고, 나무를 깎아 만든 창을 들고 있던 사람들이 성벽을 넘어오려는 적들을 찔러서 막았다.


주태는 거의 지휘만 하였고, 별로 할 일이 없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성을 넘지 못한 잔당들은 후퇴를 하게 되었다. 주태는 허저가 마을사람들을 훈련 시킨 것을 보고는 내심 그에게 반하게 되었다. 이렇게 질서 정연하고 공성전을 무리 없이 끝낸 것을 보고 그를 꼭 데려가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평 덕분에 공격을 편하게 막은 것 같네. 고마우이."


"아니네. 이렇게 질서정연한 군대를 만들다니, 내 많이 배웠네. 별로 할 것이 없었어."


허저 역시 주태가 곁에서 도우니 전보다 성을 더 쉽게 막은 터라, 그를 더욱 더 좋게 보게 되었다.


허현에서 손걸과 주유는 결국 진군을 만나기는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론 그를 설득하는데엔 실패했다. 사마랑의 친서를 전달은 했으나 그는 이미 도겸에게 출사 제의를 받아 그 곳으로 가려던 참이었던 것이다. 현재 세력이 없는 손걸을 택하기엔 그가 가진 것이 너무 없었으므로 진군은 도겸을 선택했다.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손걸은 주유와 함께 허현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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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화. 허저와 겨루다. +5 20.02.22 2,654 54 14쪽
14 13화. 손걸, 주정뱅이를 만나다. +6 20.02.20 2,661 58 13쪽
» 12화. 허저와 주태 만나다. +3 20.02.18 2,686 55 10쪽
12 11화. 손걸, 낙양에서 도망쳐 온 자를 설득하다. +4 20.02.15 2,802 52 14쪽
11 10화. 손걸, 뒤늦게 낙양의 소식을 듣다 20.02.13 2,746 57 10쪽
10 9화. 손견, 전국옥새를 얻다. +1 20.02.11 2,840 42 9쪽
9 8화. 허소를 만나다. +7 20.02.08 2,946 56 14쪽
8 7화. 수적과 싸우다. 수괴를 잡다. +5 20.02.06 3,180 50 14쪽
7 6화. 첫 전투를 승리로 이끌다. 형을 재회하다. +9 20.02.04 3,527 64 14쪽
6 5화. 황건적 잔당을 마주하다. 20.02.01 3,579 62 10쪽
5 4화. 손걸, 집을 떠나게 되다. 주유를 만나다. +5 20.01.30 3,867 74 13쪽
4 3화. 십상시의 난, 반 동탁 토벌 발발 +4 20.01.28 3,953 47 9쪽
3 2화. 변장, 한수의 난 +3 20.01.25 4,564 58 13쪽
2 1화. 손가의 등장, 황건적의 난 +2 20.01.23 5,090 64 7쪽
1 프롤로그. +5 20.01.21 6,020 6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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