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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손걸전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할리
작품등록일 :
2016.04.14 17:07
최근연재일 :
2021.03.13 06:00
연재수 :
1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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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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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20,876

작성
20.02.20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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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
13쪽

13화. 손걸, 주정뱅이를 만나다.

DUMMY

진군을 얻지 못하고 떠난 손걸은 주유와 양책현이 있는 방향으로 떠났고, 하루가 지나 도착하게 되었다. 이곳 역시 큰 마을이었다. 그리고 일단 마을이 여러 난을 거쳤는데도 불구하고 다른데에 비해 풍족해보였다.


"드디어 목적지에 당도했군, 곽가라 하였으니 곽씨 마을을 찾아가면 될꺼 같구만. 일단 날이 늦었으니 잘 곳을 찾아보자구."


손걸과 주유가 길을 지나가는데, 흰색 옷을 입은 사내가 그들의 옆을 빠르게 뛰어 지나갔고, 잠시 후에 왈패 서너명이 그를 뒤쫓아갔다.


"거기서!!"


-후다다닥!!


"어딜가나 돈 떼먹고 도망가는 놈이 있기 마련이군."


그렇게 숙소를 정했는데, 그들의 방은 2층이었다. 손걸이 2층 창문으로 밖을 바라보며 내일의 일정을 생각하려는데, 아까 도망가던 사내가 담벼락에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와 왈패들과의 거리는 얼마 차이나지 않았고, 그 근처로 천천히 다가오며 찾고 있었다.


"허억, 헉, 헉.."


"이 자식.. 잡히기만 하면 가만 두지 않을테다. 도대체가 몇 번째야."


왈패들은 그를 찾지 못 했고 지나갔고, 사내는 그제서야 벽을 기대고 털썩 주저앉았다. 그것을 보고는 손걸이 그를 데리러 가려 하자, 주유가 손걸에게 말했다.


"매사에 그렇게 조그만 일에 껴들다간 큰 사람이 못 되네. 저 자는 그냥 빚쟁이에 쫓기는 사람일 뿐이라고."


"어려운 자를 돕는건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방금 보니 왈패들이 단단히 벼르고 찾는거 같던데, 그냥 두는게 어때. 우리는 지금 우리 일만 하기도 바쁜 사람들이잖아?"


"음.. 그럼 일단 둬보도록 하지."


손걸과 주유는 편안한 밤을 보내고 일어났다. 손걸이 창문으로 그 사내가 있던 곳을 보았지만, 그는 이미 떠났는지 보이지 않았다. 주유 역시 눈치를 채고 웃으며 말했다.


"보라구, 그 사람도 자신이 알아서 갈 길을 갔을꺼야."


"다행이군."


그 둘은 숙소에 있는 객잔에서 식사를 한 후 곽씨 문중을 찾으러 갔다.


그러나 얼마 못 가, 어제 시장터에서 쫓기던 사내를 만났다. 그의 주변에는 왈패 두셋이 쓰러져 있었으며, 아직 열명 남짓한 사내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 역시 몽둥이를 하나 들고 저항하는 모습이었는데 이미 몇대를 맞았는지 오른손으로 왼팔을 감싸쥐고 있었다.


"순순히 잡혀라. 네 놈이 갚아야 할 돈도 많은데 얘들 치료비까지 주려면 빡셀것이야!"


"그 돈은 내가 빌린게 아니다! 허튼 사람 잡지 마시오. 얼마 전까지 군에 차출 되었다가 돌아온 나에게 너무들 하지 않느냐!"


당시엔 마을에서 차출 되어 죽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산 사람들의 세금을 미리 달아놔 대신 갚게 하여 넘어가는 일이 빈번 했는데, 하필 이 사내는 살아 돌아오는 바람에 이러한 일을 겪게 되었던 것이다. 사내의 가족들은 이미 도망간 후였고, 마을에 돌아오게 된 사내만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손걸은 아무래도 안 되겠다는 얼굴을 하며 팔을 걷어 부치고 앞으로 나아갔고, 주유는 머리를 감싸쥐며 그의 행동에 난감해 했다.


"아이고.. 또.."


"저기, 이 사람의 말이 틀린 부분은 없는 것 같은데.."


왈패들은 갑자기 모르는 자가 말을 걸어오자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댁은 누슈? 제 삼자는 빠지슈."


"상황을 보니 이 자의 처지가 딱하여 물어봅니다. 이 자가 빌린 돈이 얼마요?"


"말하면 댁이 갚아 줄 것이오? 은자 이십냥이요."


손걸은 주머니에서 은자를 세어보더니 갯수가 부족했는지 주유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왈패들이 그들의 뒤에 있던 주유를 한꺼번에 쳐다보았고, 난처해진 주유 역시 손걸에게 다가와 말했다.


"저 자가 무엇이라고 또 챙기는가, 우린 그만한 은자도 없으니 그만 가세."


이 상황이 되자, 왈패에 둘러쌓였던 사내 역시 손걸에게 말했다.


"고맙지만 그냥 길을 지나가십시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혼자 처리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거 같은데. 내가 돕겠소."


"정말 고맙지만, 이 일은 내 일입니다. 후욱.. 후욱.. 이 분들은 보내드리고 나와 끝장을 보자. 난 돈도 없고 네 놈들에게 줄 것이 없느니라."


왈패들 중 대장인 듯한 자가 사내에게 다가와 말했다.


"그럼 몸으로 값을 물어야지. 얘들아! 이 놈을 끌고 가라."


그러자 왈패들이 몰려와 사내를 잡으려고 하였고, 사내는 몽둥이를 휘두르며 저항했다.


"이거 놔라! 이 놈들!!"


사내 하나로는 왈패들을 감당할 수 없었고, 결국 붙잡혀 무릎을 꿇리게 되고 말았다.


"넌 내 종으로써 앞으로의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네 놈의 빚을 다 갚을때까지 말이다."


"..."


손걸은 사내에게 억울함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차피 이 마을에서 곽가도 찾아야 하니, 왈패들 만큼 이 마을의 지리를 잘 아는 자도 없을 것이라 생각을 했고 이 들을 잡아 그의 행방을 수소문 해볼 생각이었다. 그래서 손걸이 왈패의 대장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그러자 왈패 대장은 갑자기 자신의 어깨에 놓여진 손을 보고 뒤를 도는데, 그가 고개를 뒤로 돌리는 순간 손걸의 주먹이 빠르게 날아와 그의 턱을 쳤고, 다리가 풀리며 기절해버렸다.


-쉭! 퍽!


"대장!!"


매우 빠른 전개였다. 왈패들은 자신의 대장이 이렇게 갈 줄 몰랐다. 처음에는 다들 벙찐 얼굴로 있더니, 2인자 인듯한 놈이 부하들을 시켜 대장을 데려가게끔 하는 한편, 나머지 무리는 손걸을 향해 공격을 하게 하였다.


"우리를 건드리고도 무사할 성 싶으냐!! 얘들아!! 쳐라!!"


"옙!!"


왈패들이 주먹과 발을 휘두르며 다가오자 손걸은 그들이 처음보는 자세를 하더니, 어깨와 발의 움직임을 보고 피해내거나 막았다. 그의 현란한 몸 놀림에 그를 공격하던 사람들은 그를 한대도 맞추지 못하였고, 오히려 순간 순간 날아오는 주먹과 발에 맞아 쓰러지며, 일 다경이 지나기 전에 전부 쓰러져 버렸고 마지막 남은 2인자가 손걸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항복을 선언했다.


"하, 항복합니다! 죄송합니다!! 대인!! 모, 모,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그러한 모습에 손걸은 목을 좌우로 돌리며 풀더니 말했다.


"다시는 이 자의 앞에 얼씬도 하지 말거라. 알겠느냐?"


"예! 그렇고 말고요. 사실 안 받아도 크게 문제 없는 돈입니다요!!"


"그리고 혹시 이 마을에 곽가라는 자를 들어보거나 아느냐?"


"곽가.. 예, 알고 말입죠! 우리 기루에 자주 오는 단골 중에 한명입죠!"


"기루라.. 그 곳으로 나를 안내해줄 수 있겠느냐?"


"물론입죠. 헤헤.."


2인자는 대장과 쓰러진 수하들을 데리고 기루로 갔다. 제법 큰 기루였다. 역시 낙양과 가까워지니 이런 것들이 있구나 싶었다. 사실 허현에도 기루가 있었으나 돈도 없고, 나이도 아직 어려서 들어가보지 못한 손걸과 주유였다. 왈패 대장이 정신을 차리고 직접 둘을 안내하니, 가운데로 길이 탁 트여 곧장 곽가의 앞까지 안내가 되었다.


곽가는 저 멀리서부터 자신의 앞까지 길이 트이며 두 사내가 그의 앞까지 찾아오자 고개를 갸우뚱하며 옆에 끼고 있던 기녀에게 말했다.


"응? 난 오늘 같이 온 손님이 없는데?"


그러자 손걸이 말했다.


"댁이 곽가라는 사람입니까?"


"응, 내가 곽가인데? 자네는 누구인가?"


"난 손걸이오."


"난 주유입니다."


"손걸과 주유.. 반갑구만. 여기 앉아서 술 한잔 하시겠나?"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근데 내가 좀 취해서 말이지, 나중에 나를 집까지 데려다 줄 수 있겠는가?"


그러자 손걸이 왈패 대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들었는가? 책임 지고 데려다 줘야 할 걸세."


"물론이고 말고요."


"헤.. 근데 자네들은 왜 나를 찾아왔는가? 이 주정뱅이를 말야."


"우리 군의 군사로 데려가려고 찾아왔소. 근데 보기보다 형편 없군."


"그랬구만.. 헛걸음을 하셨어. 난 그저 주정뱅이라네."


"이 난세 속에 기루에서 기녀와 술이나 퍼마시는 자가 어딜봐서 천재라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그냥 용이 아니라 지렁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 내 옆에 이 친구는 여강군에서 천재라고 명성이 있는 주유라는 친구요. 아까 소개로 이름은 들었겠지만 말이오."


"오호.. 천재셨구만.. 근데 왜 이런 분도 있는데 굳이 나를..?"


"내 형님 되시는 분께서 꼭 데려오라고 하셨기 때문이지."


"형님이라.. 믿을만한 분이신가보오?"


"그렇소."


"혹시, 현 시대를 어떻게 평가하시오. 손걸님께선."


"음.. 낙양에서 동탁이 난리를 쳐 장안으로 천도를 하고 낙양은 폐허가 들었다고 하는데, 바깥의 제후들은 자기들끼리 뱃속을 채우느라 바쁩니다. 기주의 원소, 유주의 공손찬이 세력 다툼을 하느라 바쁘고 량주에선 서량 오랑캐들이 난을 일으켜 난리인 이 난세에 백성을 편안케 할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작게는 내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 크게는 이 나라의 백성들을 지키고자 함이니 한번 일어나 보려고 합니다. 아직 내 나이는 어립니다만. 무언가를 하기에 부족한 나이는 아니라고도 생각합니다. 나를 도울 이들을 찾고 있습니다. 이 난세를 평안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이들 말이지요."


"흐음.. 좋은 꿈을 꾸고 계시는군요. 휘하의 병력은 얼마나 가지고 계시는지요."


"아직 200명이 조금 안 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200이라.. 상당히 적은 숫자를 보유하고 계시는군요. 3년. 3년 안에 3천을 만드실 수 있겠습니까? 한 세력으로 거병을 하려면 최소 3천이 필요합니다."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그렇게 된다면 제 군에서 군사를 맡아 주실 수 있으신지요."


"이 곽 봉효가 인연이란 것을 믿진 않는데 말이지요. 출사를 한다면 큰 곳에 나아가 대군을 이끌고 싸우고 싶기도 하고.. 음.. 혹시, 백성들을 저버리고 도망쳐야 할 상황이 온다면, 그 때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내 목숨을 버릴지 언정 그런 선택은 할 수 없소."


"제가 손걸님의 군사가 된다면 한 가지 조건을 내 걸고 싶습니다."


"무엇이오?"


"주군께선 제 말을 무조건 들어주셔야 한다는 겁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불의한 일은 들어 줄 수가 없을 것이오."


"좋습니다. 그럼 따라가도록 하지요. 그래도 지금 마시던 술은 마저 다 마시고 가고 싶군요. 이것들은 다 좋은 술이란 말입니다. 하하."


곽가는 겉으론 웃었지만 속으론 심각했다.


'제왕의 상이라.. 그런 사람이 바로 앞에 나타날 줄이야.. 이 천금과 같은 확률이 나에게 찾아온단 말인가. 백성의 왕이라.. 뭐.. 지내댜가 안 맞으면 다른 주군을 만나면 되겠지.. 원소나 원술 측에서 제일 먼저 찾아 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늦는구나.'


곽가의 생각과는 다르게 원소는 기주를 차지하면서 신평, 신비, 전풍, 저수 같은 뛰어난 모사들을 많이 얻은 터라 굳이 그가 찾아다니면서 지략가들을 찾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으며, 원술 같은 경우에도 현재 유표와 싸우기 바빠 그런 생각은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 틈에 손걸이 곽가를 찾아 그를 데려가니 천우신조의 기회를 얻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손걸과 주유는 곽가와 술을 마시고 다음날 속에 숙취가 가득한 상태로 깨어났다. 다행히 곽가의 집은 어느정도 사는 집안이라 하인이 꿀물을 대령했고, 그것을 마시고 간신히 정신을 차린 손걸이었다. 손걸은 깨어났는데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왔다는 말을 듣고 문 앞을 나서니, 다름아닌 어제 손걸이 구한 사내였다. 그는 무릎을 꿇고 한참동안 기다렸는지 손걸이 나오자 일어서는데 다리가 저려 겨우 일어섰다.


"윽, 은인께서 기침하셨나이까. 소인은 노초(路招)라는 사람입니다. 원소군에서 잠깐 동안 병졸로 시작하여 여러 전투를 하며 지내다가 백인장으로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손걸님의 도움을 받아 이렇게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옆에서 손걸님을 모시고 싶습니다. 하인처럼 부려주십시오."


"마침 사람도 부족하니 마음 편하게 받도록 하겠네. 밥은 먹었는가?"


노초라는 사람도 얻게 된 손걸이었다. 군에 대한 경험이 있는 인재를 얻었어야만 했던 손걸이라 그의 합류는 앞으로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었다.


노초를 주유와 곽가에게 인사를 시킨 후,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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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손걸전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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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손책 vs 손걸 +3 20.03.03 2,727 62 17쪽
18 17화. 인재를 대거 영입하다. +5 20.02.29 2,672 52 12쪽
17 16화. 손걸, 유요를 격퇴하다. 20.02.27 2,595 59 14쪽
16 15화. 손견의 죽음 +5 20.02.25 2,644 56 10쪽
15 14화. 허저와 겨루다. +5 20.02.22 2,654 54 14쪽
» 13화. 손걸, 주정뱅이를 만나다. +6 20.02.20 2,662 58 13쪽
13 12화. 허저와 주태 만나다. +3 20.02.18 2,686 55 10쪽
12 11화. 손걸, 낙양에서 도망쳐 온 자를 설득하다. +4 20.02.15 2,803 52 14쪽
11 10화. 손걸, 뒤늦게 낙양의 소식을 듣다 20.02.13 2,746 57 10쪽
10 9화. 손견, 전국옥새를 얻다. +1 20.02.11 2,840 42 9쪽
9 8화. 허소를 만나다. +7 20.02.08 2,947 56 14쪽
8 7화. 수적과 싸우다. 수괴를 잡다. +5 20.02.06 3,180 50 14쪽
7 6화. 첫 전투를 승리로 이끌다. 형을 재회하다. +9 20.02.04 3,527 64 14쪽
6 5화. 황건적 잔당을 마주하다. 20.02.01 3,580 62 10쪽
5 4화. 손걸, 집을 떠나게 되다. 주유를 만나다. +5 20.01.30 3,868 74 13쪽
4 3화. 십상시의 난, 반 동탁 토벌 발발 +4 20.01.28 3,953 47 9쪽
3 2화. 변장, 한수의 난 +3 20.01.25 4,566 58 13쪽
2 1화. 손가의 등장, 황건적의 난 +2 20.01.23 5,091 64 7쪽
1 프롤로그. +5 20.01.21 6,021 6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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