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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성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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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미르성운
작품등록일 :
2018.04.15 01:50
최근연재일 :
2018.06.04 16:58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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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00
추천수 :
109
글자수 :
233,969

작성
18.05.2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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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Chapter 17: 작가의 진심

DUMMY

“하하, 내가 현실 세계에서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한 적은 거의 없는데 여기에서 이런 일을 하게 되니 부담이 되네. 하지만 부디 내 말을 잘 들어주길 바래. 이건 중요한 문제니까 말이야. 알았지?”



작가가 처음에는 조금 긴장한 듯이 말했다. 그러자 그의 캐릭터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자리에서 확실히 말을 할게. 나는 사실 너희들보다도 훨씬 나약한 평범한 대학생이야. 그저 글을 쓰는 것이 취미일 뿐이지.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야. 특수한 능력도 없고, 그렇다고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니야.”


작가가 잠시 머뭇거렸다. 다음으로 할 말을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 나는 내가 만든 세계에서도 전지전능한 신같은 존재가 될 수 없었어.”


작가가 다시 말을 꺼냈다. 나는 왜 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지 모르겠다. 캐릭터들한테 그다지 희망을 불어넣을 이야기는 아니니까.


“나는 너희들한테 일어나는 모든 일을 예측할 수 없어. 물론 전체적인 줄거리는 알지만, 사소한 사건까지는 잘 몰라. 그래서 내가 연재할 때에는 너희들이 벌어놓은 사건들을 그때그때 알아내서 적어야 하지. 그리고 나는 내가 지금까지 만든 세계의 모든 캐릭터들의 세세한 설정까지는 자세하게 설정하지 못했어. 그럴 시간도 없었고, 그래봤자 독자들한테는 전혀 알려지지 않을테니까.”


“솔직히 그런 세세한 것까지 알 수 있는 존재는 없어요.”


예린이가 작가의 뒤에서 말했다. 하지만 작가는 고개를 저었다.


“신은 가능해. 그분은 전지전능하니까. 하지만 다시 강조하지만, 나는 신이 아니야.”


뭐, 그건 맞는 말이지만, 나는 여전히 이해가 안갔다. 대전투를 앞둔 시점에서 이런 말들을 하면 그를 위해서 싸워줄 캐릭터들의 의욕이 상실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훌륭한 작가일까, 그것도 절대 아니야. 문학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그 어떤 쪽으로도 말이야. 필력도 그다지 좋지 않고, 소설을 재미있게 만드는 능력도 부족하고, 캐릭터나 세계관 구축 능력도 떨어지고, 설정 충돌도 자주 일으켜.”


작가가 또다시 말을 멈추었을때에는 모든 것이 조용했다. 모두 가만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을 보니 그렇게 희망적으로 보이진 않았다. 과연 작가는 그의 말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지만, 이건 확실해. 나는 너희들을 그저 심심풀이로 만들지 않았어. 너희 모두를 말이야.”


마침내 작가가 희망적인 말을 했다. 나는 귀를 기울여 그의 말을 들었다.


“나한테 너희들은 외로울때 같이 있어줄 수 있는 친구같은 존재였고, 내 자랑이었어. 실제 소설로 연재된 애들은 극소수였지만, 그래도 나는 행복했어. 너희들을 처음 만들때 나는 너희들이 모두 훌륭한 소설의 일부가 될거라고 믿었지···...”


작가가 말끝을 흐렸다. 그의 바램과는 다르게 기회의 광장에 있는 캐릭터들 대다수는 그러지 못할 것이다. 그건 그도, 여기에 있는 캐릭터들도 모두 알 것이다.


“너희들이 기회의 광장으로 넘어온 이유는, 너희들이 있었던 세계가 끝내 소설로 연재되지 못하고 폐기된 것은 모두 내 잘못이야. 내가 더 나은 이야기를 만들지 못했어. 내가 너무 꿈만 컸어.”


작가가 살짝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기회의 광장에서는 오직 그만 말하고 있었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내가 다시 원래 세계로 돌아가 최고의 주인공을 완결하고 미르 더 가디언의 현실 버전을 완결한 다음에도 너희들의 독자적인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어. 솔직히 말해서 앞으로도 기회의 광장에 있는 캐릭터들 중에서 소설속 인물로 출연할 일은 거의 없을거야. 미안하지만, 그건 사실이고.”


놀랍게도 다른 캐릭터들도 수긍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그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그게 나을지도 모른다. 계속 자신이 소설속 인물로 발탁된다는 희망고문속에 사느니 차라리 기회의 광장에서 정착을 하는 것이 더 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너희들을 잊지 않을거야. 따라서 여기에 있는 그 누구도 소멸되지 않겠지. 너희들은 내가 죽을때까지 이 기회의 광장에 남아 지금과 같은 생활을 하게 될거야. 만약 이 전쟁이 끝나면 더이상 저항자들과의 갈등도 없겠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 기회의 광장은 너희들의 노력에 따라 하나의 낙원이 될 수도 있어. 서로 다른 세계에서 온 생명체들이 공존하는 낙원.”


그리고 만약 내 생각이 맞다면, 이미 이곳은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너희들은 나를 위해 싸울 필요가 없어. 이제 이건 나와 저항자들과의 전쟁이야. 오늘 기회의 광장에 전쟁이 벌어지지도 않을거야. 내가 하늘이를 마주하러 갈테니까. 이곳에 오기 전에 이미 합의를 했어. 내가 하늘이한테 갈테니 저항자들을 이곳에 보내지 말라고.”


나는 그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했다. 잠시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사실 저항자들은 결국 작가한테 원한이 있는 거니까 작가가 상대하는 것은 맞고, 거기에 괜히 다른 캐릭터들이 끼어들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저항자들은 최고의 주인공의 악역들이기도 하다. 만약 작가가 저항자들과 결판을 내리는 전개로 가버린다면, 도대체 이 소설은 어떻게 되는 건가?


“아마 내가 이곳에 서서 말하는 것은 마지막이 될거야. 그러니 나는 여기에서 작별인사를 할게. 그동안 고마웠고 미안해. 앞으로 기회의 광장의 일원으로 행복한 삶을 살길 기원할게. 이곳은 나의 간섭이 없는 곳이니까 말이야.”


작가가 마침내 말을 마쳤다. 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우리 둘을 보았다.


“마지막으로, 희성이. 예린이. 너희 둘은 잠시만 나를 따라와줄래?”



나와 예린이는 작가의 말을 따라 그와 함께 비어있는 집에 갔다. 나는 다른 캐릭터들을 힐끔 보았지만, 그들은 마치 충격을 먹은듯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미안해. 내가 너희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성공으로 이끌지 못했어. 그러면서 내가 무리수를 너무 많이 두었던 것 같아. 그러다가 그마저도 실패하자 의욕을 잃고 될대로 되라면 연재했었지. 나도 나름 힘들었지만, 아마 너희들이 더 힘들고 답답했을거야. 뭘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고 방황했겠지. 거기에 저기 저항자들까지 설치니······”


작가가 빈 집의 문을 닫자마자 우리들한테 사과를 했다. 나와 예린이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최고의 주인공은 어떻게 되나요?”



마침내 예린이가 물었다. 작가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 좋게 보면 어떻게든 기본 스토리는 유지시키며 완결을 내게 되는 거고, 나쁘게 보면 조기완결을 하게 되는거지. 원래는 이 소설을 최소 50화, 길면 100화 이상까지 연재하려고 했지만, 이제는 50화를 찍는 것도 간당간당해.”


결국 이렇게 되었구나. 나는 탄식을 했다. 결국 내 어릴때의 꿈은 반쪽짜리 꿈이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성공했지만, 그 소설은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나는 어떻게든 이 소설을 끝낼 생각이야. 그러니 너희들은 나와 같이 마지막 결전에 같이 동행을 할거야.”


나는 작가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왜, 한번 시작한거 끝은 맺어야지, 안그래?”


작가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예린이도 미소를 지었다. 나도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안도의 웃음인 것 같았다. 그래, 이렇게 소설을 끝나게 내버려둘 순 없지.


“잘 들어. 우리는 이제 저항자들의 본부에 쳐들어갈거야. 하늘이는 단순한 대화를 원하지 않아. 대신에 내가 고통받는 것을 원하지. 그래서 나를 저항자들의 본부로 초대했어. 그곳에는 각종 함정들과 저항자들이 있을거야. 그리고 이제 더이상 루프도 통하지 않을거고.”


작가의 마지막 말은 꽤 심각했다.


“그러면 우리는 죽으면 어떻게 되는거죠?”


예린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영원히 저항자들이 있는 곳에 갇혀있는 거지. 대신에 희망적인 것이 있다면, 내가 너희들이랑 동행한다는 거야.”


그건 꽤 안심이 되었다. 비록 현실 세계로 돌아가지 못하지만, 작가는 작가였다. 아직 그의 많은 권능들은 남아있을 것이다. 당장 어떻게든 스타라이트, 스티븐, 그리고 에이스를 하늘과 다른 저항자들로부터 구해내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만약 그곳에서 저항자들과 마주치면 그들을 죽여도 돼. 어차피 그들은 죽어도 다시 그들의 세계에서 자체적으로 부활을 하니까. 그리고 아마 불가피할거야. 그들은 죽을때까지 우리들을 괴롭힐테니.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죽이는 데에 너무 힘을 쓰지는 마. 우리의 최종 목표는 저항자들을 소탕시키는 것이 아닌 그들과 평화를 맺는 거니까.”


“그리고 그들과 평화를 맺으려면 하늘을 설득해야 하는거고요?”


예린이가 물었다.


“그렇지. 하늘이만 어떻게든 설득시키면, 나머지 저항자들 모두 저항을 멈출거야.”


그래도 그건 희망적이었다. 리더만 설득을 시키면 된다는 거. 다만 그 전까지 계속 고생을 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니까.


그때 갑자기 예린이는 정지 상태가 되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왜 굳이 지금 시간을 멈춘거지?


“놀랐지? 이제 너하고만 이야기를 할 때가 와서 그랬어. 이 이야기는 예린이도 그 순간까지 알게 하고 싶지 않거든.”


갑자기 작가는 매우 진지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는 어렵게 입을 뗐다.


“지금부터 내가 할 말은 하늘이를 최종적으로 설득시키는 방법에 대한 거야. 그리고 너랑 예린이가 어째서 내가 이 최후의 결전에 너희 둘을 같이 데려가는지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고. 그러니 잘 들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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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Chapter 20: 대전투 (2) 18.05.31 367 1 11쪽
44 Chapter 20: 대전투 (1) 18.05.30 380 1 9쪽
43 Chapter 19: 거울 악몽 (3) 18.05.29 372 1 12쪽
42 Chapter 19: 거울 악몽 (2) 18.05.28 377 1 10쪽
41 Chapter 19: 거울 악몽 (1) 18.05.27 375 1 10쪽
40 Chapter 18: 오블리비언 랜드 (2) 18.05.25 380 1 9쪽
39 Chapter 18: 오블리비언 랜드 (1) 18.05.24 387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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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Chapter 16: 전쟁의 시작 (2) 18.05.22 392 1 9쪽
36 Chapter 16: 전쟁의 시작 (1) 18.05.21 395 1 8쪽
35 Chapter 15: 사기캐한테는 사기캐로 대응한다 (2) 18.05.20 394 2 9쪽
34 Chapter 15: 사기캐한테는 사기캐로 대응한다 (1) 18.05.19 394 1 11쪽
33 Chapter 14: 이상한 성 (3) 18.05.18 376 1 12쪽
32 Chapter 14: 이상한 성 (2) 18.05.17 490 1 11쪽
31 Chapter 14: 이상한 성 (1) 18.05.16 408 1 10쪽
30 Chapter 13: 의욕을 잃은 작가 (2) 18.05.15 405 1 8쪽
29 Chapter 13: 의욕을 잃은 작가 (1) 18.05.14 434 1 11쪽
28 Chapter 12: 타락한 주인공 18.05.10 44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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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Chapter 11: 악마의 집 (2) 18.05.08 657 1 10쪽
25 Chapter 11: 악마의 집 (1) 18.05.07 421 1 10쪽
24 Chapter 10: 예상치 못한 전개 (3) 18.05.05 441 1 10쪽
23 Chapter 10: 예상치 못한 전개 (2) 18.05.04 452 1 10쪽
22 Chapter 10: 예상치 못한 전개 (1) 18.05.03 46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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