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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성운 님의 서재입니다.

최고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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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미르성운
작품등록일 :
2018.04.15 01:50
최근연재일 :
2018.06.04 16:58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29,928
추천수 :
109
글자수 :
233,969

작성
18.05.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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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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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Chapter 12: 타락한 주인공

DUMMY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세계관의 주인공이라···... 더 자세하게 말해봐.”


“너희들은 모를수도 있지만, 작가가 어릴때에 기획했던 거대 세계관이 있었어. 최초라고 하기에는 애매해도, 그때까지 작가가 그렇게까지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던 세계관은 없었지.”


“우리도 그 세계관에 대해서는 대충 알아. 그 주인공에 대해서 더 말해봐.”


“알았어. 일단 주인공의 이름은 첫번째와 두번째 세계관에서는 티드래곤이라고 불렸었고, 세번째 세계관에는 모든 캐릭터들이 인간화되면서 하늘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지. 비록 나같은 경우에는 세번째 세계관까지 제대로 넘어가지 못했지만 말이야.”


하늘이라고? 나랑 예린이가 정상적인 삶을 살았을때 입학하게 되었던 하늘대가 갑자기 떠오른 것은 기분탓이려나?


“그런데 왜 주인공이 난입자가 된거지?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주인공 노릇을 했으면 작가가 좋아했을거 아니야?”


“그야 작가가 또다시 리부트를 선언했거든. 실제 소설로 나오는 일은 계속 늦춰졌고, 슬슬 우리의 리더도 힘들어했지. 그리고 이전 세계관의 동료들이 넘어오지 못한 것에 큰 불만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작가한테 저항을 했어.”


“그리고 그 저항이 실패해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서 작가한테 복수할 날을 기다리고 있지. 전형적인 루시퍼 계열 스토리라고 볼 수 있지.”


갑자기 우리 옆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그때 포탈에서 우리를 추적했던 그 남성이었다. 하늘은 나이트메어를 노려보았다.


“나이트메어 그대가 한때 두번째 세계관의 가장 위험한 악역이라는 사실이 이제 믿기진 않는군. 그것도 그대의 장기인 꿈속에서 당해버리다니.”


“어쩔 수 없었어! 저 녀석들이 내 약점을 공략하는 바람에······”


“변명따윈 더 듣고 싶지 않다. 돌아가라.”


하늘이 나이트메어를 노려보며 말했다. 순식간에 나이트메어를 묶고 있던 밧줄이 저절로 풀렸다. 나이트메어는 바로 도망갔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제 우리를 어떻게 할려는 걸까? 하지만 하늘은 우리한테는 별 관심도 없다는 듯이 지나친 다음에 천장을 향해 마구 소리쳤다.


“작가는 어디있나! 숨지 말고 나와라!”


하늘이 나이트메어의 머리를 들고 소리쳤다. 그러자 탄식소리와 함께 작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이야.”


작가가 최대한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며 말했다. 하늘은 나와 예린이를 힐끔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새로운 주인공을 만들었군. 역시 당신한테는 우리가 존재했던 세계가 흑역사였나.”


“그렇지는 않지. 그 세계를 고친 덕분에 마침내 작가로써 정식 데뷔를 하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그 대가로 얼마나 많은 캐릭터들이 희생되었지? 얼마나 많은 캐릭터들이 지금 기회의 광장이나 나의 세계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냐고?”


“미안하지만 너희들은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들이 아니야.”


작가가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하늘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그 말 못믿어. 나는 이렇게 살아 숨쉬고 있고, 당신한테 이야기하고 있잖아! 그런데 어째서 이게 현실이 아닌거지?”


“지금 일어나는 이 대화 역시 어디까지나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니까. 이 갈등도 말이야.”


“그렇게 따지면 작가 당신도 누군가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피조물에 불과할 수도 있잖아!”


“글쎄, 그럴지도 모르지. 나 역시 결국에는 한낱 인간에 불과하고 세상의 진리를 모두 알지는 못하니까.”


나는 하늘과 작가의 대화를 조용히 들었다. 생각해보면 하늘의 사상에 공감되는 면이 있었다. 방법은 몰라도 캐릭터들의 목숨이 중요하다는 것만큼은 충분히 동의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작가 입장에서는 우리가 실제하지 않기 때문에 어이가 없어하는 것 또한 이해가 갔다. 그래서 나는 둘 중 누구의 편을 들어야할지 모르겠다.


잠시 하늘과 작가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연 사람은 의외로 예린이었다.


“이해가 안되요. 만약 그렇게 캐릭터의 목숨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왜 에일리언 인 더 티타늄에서는 엘리 박사를 살해한거죠?”


“나는 살해할 의도가 없었어. 다만 내 명을 받고 이야기를 망치러간 미드나잇이 꾸몄을 뿐. 나 역시 엘리 박사의 일에 대해선 유감을 표했지. 뭐, 결국 너희들이 원래대로 돌려놓긴 했지만.”


이제 하늘이는 나와 예린이를 바라보았다. 의외로 그는 우리를 적대적인 눈빛으로 쳐다보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를 이해하려는 것 같았다.


“너희들은 아직 이해가 안가겠지. 저 작가가 얼마나 사악한지. 하지만 명심해. 작가는 신이 아니야. 독재자라고. 그리고 나와 난입자들은 저항군이다.”


나름 설득력이 있었지만, 이해가 안가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 저항군이 왜 무고한 캐릭터들을 잡아다가 고문을 시킨거지?”


“고문이라기 보다는 감금이었지. 너는 우리가 흐트러놓은 세계를 다시 고치려고 애쓰니 움직임을 제한할 필요가 있었어. 비록 너무나도 쉽고 빠르게 나이트메어가 당해버렸지만.”


나는 너무나도 쉽고 빠르게라는 말이 거슬렸다. 최소 50번은 죽었는데 쉽게 깼다고? 우리가 루프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아주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루프로 실질적인 시간은 별로 지나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우리들이 난입자의 편에 서라는 거죠?”


예린이가 물었다. 하늘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당연히 저 제안을 거절해야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하늘의 사상 자체는 의외로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에 고민이 되었다.


“재미있네. 나는 너희들한테 저들의 편에 서라는 선택지는 준 적이 없는데.”


갑자기 무표정한 얼굴로 작가가 말했다. 나는 흠칫했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이 괜히 무서웠다.


“어리석은 결정은 내리지 않길 바래. 잊지마. 너희들이 아무리 발버둥치고 나를 공격해봐도 나는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아. 심지어 너희들이 망쳐놓은 세계들의 대부분은 아직 소설로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세계들이었어. 원한다면 나는 언제든지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어.”


“하지만 우리는 미르 더 가디언에 침투했었지. 실제로 출판된 세계에 말이야.”


하늘이 말하자 작가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건 조금 의외였지만, 사실 미르 더 가디언은 실제로 연재하는 소설의 쌍둥이 세계야. 해당 세계 이름을 여기에서 언급을 해버리면 간접광고가 되기 때문에 다른 이름을 쓴거라고. 그리고 너희는 원본에는 손을 대지 못했어. 당연한거 아니야? 내가 실제로 연재되는 소설에 난입자를 무의식중에 넣을만큼 멍청하진 않다고.”


작가의 말에 하늘은 충격을 먹은 것 같았다.


“거짓말.”


그는 중얼거렸다. 하지만 작가는 더욱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그리고 말이지, 나는 굳이 이 둘을 너희들이 망가뜨린 세계에 보내서 원상복구를 할 필요가 없었어. 어차피 그 세계들은 가공되지 않은 원석이라서 그대로 소설로 낼 생각이 없었거든. 그러니 내가 그걸 소설로 연재하기로 결정할때에 고쳐도 늦지 않아! 다만 이 둘을 주연으로 하는 소설의 플롯을 위해 굳이 보낸거였지.”


작가의 말은 단순히 하늘이 뿐만 아니라 나와 예린이의 멘탈까지 파괴했다. 물론 작가가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을 거라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솔직히 작가가 자기 마음대로 세계를 만드는데, 고작 난입자때문에 그 세계를 바꾸지 못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갔다. 하지만 작가가 이렇게 대놓고 공개할 줄은 몰랐다.


“하늘아, 너는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해. 네가 온 우주를 지배하는 것 같지만, 나한테 미치는 영향력은 0에 가까워. 애초에 밸런스가 붕괴된 게임이었어. 그러니 이제 포기하지그래?”


작가의 도발을 듣고 하늘의 온 몸이 떨리기 시작했지만, 그는 별다른 반박을 할 수 없었다. 그러더니 그는 우리 둘을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한테 달려들었다.


“어딜!”


작가가 밀어내자 하늘은 그대로 저 멀리 창문까지 날아가버렸다. 역시 작가라서 그런지 초월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늘은 간신히 일어났지만, 다시 우리들을 납치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대신에 보라색 크리스탈을 꺼내더니 포탈을 만들어 떠났다.


“너희 둘. 잘들어. 작가를 믿지마. 그는 언젠가 너희들을 버릴테니.”


떠나기전에 하늘이 이 말을 남기고 갔다. 이 말은 예전에 기회의 광장에서 스타라이트도 했던 말이었다. 나는 다시 작가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이제 그를 믿어야할지 잘 모르겠다.


“이번 미션도 훌륭하게 성공했네! 그러면 밀린 보상까지 더해서 줘야겠지?”


작가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이 말했다.


“잠시만요.”


작가가 보상을 주기 전에 예린이가 말했다. 작가는 그녀를 보았다.


“왜 작가님은 난입자들한테 못되게 구는거죠? 저들은 그래도 작가님이 만든 캐릭터들 아닌가요? 솔직히 저는 하늘님의 생각이 일부 옳다고 생각해요.”


예린이가 말하자 작가는 한숨을 내쉬었다.


“너희가 내 입장이 되어봐. 이미 실패가 예견된 세계를 무리하게 밀고 나가봤자 무엇을 얻겠어? 따지고 보면 너희들을 주연으로 하는 최고의 주인공 역시······”


작가는 말을 하려다가 멈추었다.


“역시 뭐요?”


“아, 아니다. 그건 잘못 말했어. 내 말의 요점은, 너희들이 보기에는 내가 수많은 캐릭터들을 괴롭히고 죽이는 악당처럼 보이겠지만, 나한테는 그저 내 머릿속을 정리하는 작업에 불과한 일이라고.”


참 난감했다. 만약 내가 작가와 동등한 존재였다면 그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겠지만, 나 역시 하늘같이 일개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의 말이 그렇게까지 좋게 들리진 않았다.


“그건 그렇고, 보상을 주기 전에 이 사실부터 말해야될 것 같네. 오늘부로 하늘이와 그가 이끄는 캐릭터들의 무리는 대신해서 저항자들이라고 불리게 될거야. 너희들 역시 저항자들이 망쳐놓은 세계를 수습하는 일을 더이상 맡지 않을 거야.”


뜬금없는 사실에 나와 예린이는 깜짝 놀랐다. 뭐, 우리의 역할에 나름 불만을 가지긴 했었지만, 그래도 이제 겨우 첫번째 미션을 끝낸 상황인데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거지? 역시 작가는 변덕이 심한 존재인건가. 하지만 더 가관인 것은 작가의 다음 말이었다.


“대신에 너희들이 난입자가 되어서 내가 만든 세계의 이야기 전개를 바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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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Chapter 21: 그는 악인인가? (1) 18.06.01 384 1 10쪽
45 Chapter 20: 대전투 (2) 18.05.31 367 1 11쪽
44 Chapter 20: 대전투 (1) 18.05.30 380 1 9쪽
43 Chapter 19: 거울 악몽 (3) 18.05.29 372 1 12쪽
42 Chapter 19: 거울 악몽 (2) 18.05.28 378 1 10쪽
41 Chapter 19: 거울 악몽 (1) 18.05.27 375 1 10쪽
40 Chapter 18: 오블리비언 랜드 (2) 18.05.25 380 1 9쪽
39 Chapter 18: 오블리비언 랜드 (1) 18.05.24 387 1 7쪽
38 Chapter 17: 작가의 진심 18.05.23 389 1 10쪽
37 Chapter 16: 전쟁의 시작 (2) 18.05.22 392 1 9쪽
36 Chapter 16: 전쟁의 시작 (1) 18.05.21 397 1 8쪽
35 Chapter 15: 사기캐한테는 사기캐로 대응한다 (2) 18.05.20 394 2 9쪽
34 Chapter 15: 사기캐한테는 사기캐로 대응한다 (1) 18.05.19 396 1 11쪽
33 Chapter 14: 이상한 성 (3) 18.05.18 376 1 12쪽
32 Chapter 14: 이상한 성 (2) 18.05.17 491 1 11쪽
31 Chapter 14: 이상한 성 (1) 18.05.16 408 1 10쪽
30 Chapter 13: 의욕을 잃은 작가 (2) 18.05.15 405 1 8쪽
29 Chapter 13: 의욕을 잃은 작가 (1) 18.05.14 435 1 11쪽
» Chapter 12: 타락한 주인공 18.05.10 442 1 11쪽
27 Chapter 11: 악마의 집 (3) 18.05.09 427 1 12쪽
26 Chapter 11: 악마의 집 (2) 18.05.08 658 1 10쪽
25 Chapter 11: 악마의 집 (1) 18.05.07 422 1 10쪽
24 Chapter 10: 예상치 못한 전개 (3) 18.05.05 442 1 10쪽
23 Chapter 10: 예상치 못한 전개 (2) 18.05.04 454 1 10쪽
22 Chapter 10: 예상치 못한 전개 (1) 18.05.03 468 1 11쪽
21 Chapter 9: 첫번째 재앙 (2) 18.05.02 45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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