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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마동의 서재입니다.

마카오 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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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마동
작품등록일 :
2018.09.03 21:25
최근연재일 :
-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4,171
추천수 :
70
글자수 :
47,473

작성
18.10.05 18:07
조회
187
추천
3
글자
8쪽

준비하는 여자1

DUMMY

“마 부장님, 도 병준이오.”


도 병준이 3호실 박 대표의 환전 건으로 마 부장에게 전화했다.


‘이번 건 만 잘 된다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병준은 들뜬 마음을 억누르다 보니 목소리까지 나지막했다.


“감기라도 걸렸어요. 도 사장님?”


마 부장이 평소의 병준 목소리와 달라 물은 것이다.


“그게 아니라 큰 건 하나가 있는데. 으흠.”


민박 손님들 푼돈조차 마 부장은 귀찮은 내색 없이 환전을 해주었다. 호출하면 밤이건 낮이건 달려왔다. 병준이 마카오에서 유일하게 믿고 거래하는 환전 업자는 마 부장 뿐이었다. 보통 환전 업자는 롤링 및 대출까지 겸업한다.


예를 들어 손님이 게임을 한다 치자.


1. 손님이 돈을 다 잃을 경우 : 원화로 계좌이체를 받아 홍콩 달러를 내어 준다(환차익 발생).


2. 손님이 땄을 경우 : 달러를 받고 손님의 한국 계좌로 입금한다(환차익 발생).


3. 만약 신용이 좋은 손님에게 꽁짓돈(백머니)을 대줄 경우 : 선이자 10프로~15프로 제한다.


4. 꽁짓돈으로 이길 경우와 질 경우도 위에 같이 환차익이 발생한다.


5. 만약 정킷방에서 롤링한다면 총 베팅 금액의 1프로~1.5프로 사이의 롤링피를 운영자로부터 받는다.


업자는 한 명의 손님으로 인해 적게는 몇 백에서 몇 억까지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큰 업체는 연예인급의 직원을 스카우트 한 후 엄격한 트레이닝을 거쳐 손님을 접대한다.


마카오 업자의 신용은 게임을 하느냐, 안 하느냐에 달려있었다. 왜냐하면 아무리 성실해도 돈을 만지는 직업이다 보니,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손님이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맡겨둔 거금이나 칩을 한 방에 바카라에 찍고 잠적하는 게 일반적인 사고였다. 만약 이긴다면 딴 돈을 챙길 수 있다. 진다면 바로 잠적이다.


서너 명의 환전업자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 팀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는데, 몇 년간 잘 나가다 한 번의 사고로 해체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났다. 마 부장도 마카오에서 내로라하는 업체 직원이었다. 그곳은 여느 보험회사와 다를 바 없었다. 사무실 벽면에는 매출 그래프가 직원의 사진 위에 그려져 있었다.


마 부장의 실적이 좋지 않은 이유도 큰손을 못 만난 게 이유였다. 아무리 병준이 손님을 연결한다 해도 민박 손님이야 다 고만고만한 손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박대표 건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면도 서지 않았지만, 오늘만큼은 괜히 우쭐대고 싶었다. 천 명의 작은 손보다 한 명의 큰 손을 만나는 게 그정도로 중요했다.


“뜸 들이지 말고 말씀하세요. 도 사장님.”


“거 있잖소. 500만 위안을 원화로 환전 좀 하려는데, 가능한지 모르겠네요.”


병준의 걱정하는 말투다.


“500만 위안요? 8억 정도면 계좌이체는 어렵다는 건 알고 있겠죠? 금융당국에 바로 신고 들어갑니다. 손대 손이면 가능합니다. 한국에선 우리 직원이 처리할 거고. 그쪽에도 사람이 있겠죠?”


“아~ 손대손요...... 거기까진 물어보진 못했는데.......”


“우선 한국에 그쪽 사람이 있어야 해요. 배달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거든요.”


“배달 사고야 내 알 바 아니고."


“시간과 장소를 정하면, 미팅 후 중국 돈을 우리가 받고, 한국에서는 저희 직원이 그쪽에게 원화를 전달해주면 됩니다. 동시 진행이죠.”


“동시 진행이다.”


“네, 현금은 바로 준비되니, 우리 쪽은 걱정 안 해도 됩니다. 그쪽 스케줄에 맞추겠습니다. 도 사장님이 중간 역할 잘 해주셔야 합니다.”


“세팅해야겠군요. 박 대표에게 전하겠어요.”


“손님이 지금 민박집에 있습니까?”


“아니요. 홍콩에 있어요. 거시서 마카오로 들어오는 건 힘들고.”


어제 3호실 커플이 홍콩으로 떠났다. 홍콩에서 1박 후 박 대표는 광저우로, 차 미연은 민박집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럼, 도 사장님이 장소, 시간을 저에게 알려주세요.”


병준은 자기에게 떨어질 수수료를 묻고 싶어 입이 간질댔지만, 부정이라도 탈까 입을 굳게 닫았다.


박 대표와 통화 후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그리고 마 부장에게 전화해 5시에 홍콩 페리 선착장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현재 시각 오후 2시. 3시간이나 남았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서둘러야 했다. 홍콩행 페리가 자주 다녔지만, 도병준은 바다 날씨를 믿지 못했다.


페리를 타고 홍콩에 가서 일을 마치고 차미연과 같이 오면 되는 것이다. 수수료도 수수료지만 차미연과 같이 마카오로 온다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설렜다.



“사장님, 오늘따라 바쁘네요.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오인권이 쩔뚝거리며 1호실에서 나왔다. 곁엔 그를 부축하는 아내와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함께였다.


“좋은 일은요. 가족 나들이라도 가시나요? 함께 있는 세식구 보기 좋습니다.”


병준이 비꼬는 투다. 항상 아이 혼자 방에 남겨두고 카지노에 정신 팔린 부부를 보고 빗댄 것이다. 땟국물이 잘잘 흐르던 아이가 오늘은 그런대로 깨끗했다. 항상 허기져 보이는 아이에게 뭐라도 챙기주려 해도 아이는 1호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외식 좀 하려고요.”


“네에, 아빠한테 맛있는 거 많이 사달라고 하렴.”


병준이 아이에게 말을 걸었지만 아이는 묵묵부답인 채 두 개의 목발을 흔들어대기만 했다.


“뭐해, 어서 가지 않고.”


아이 엄마가 쌀쌀맞게 말했다. 여자가 신발장 앞에서 오인권이 신발 신는 걸 도와줬다. 그리고 아이가 목발을 오인권에 건네주자 목발을 양팔에 끼웠다. 현관을 나서면서 오인권이 활달하게 말했다.


“1호실에 수건하고 냉장고에 물 좀 넣어 주세요. 아 참, 화장실에 휴지도요.”


병준이 떨떠름하게 그럽시다 하고 대답했다. 닫힌 현관문에 대고 병준이 말했다.


“애가 없나, 마누라가 없나. 바쁜 사람한테........”




바람이 시원했다. 홍콩에서의 일이 깔끔하게 처리됐다. 홍콩에서 페리를 타고 마카오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마 부장과 박 대표에게서 받은 수수료로 병준은 흡족했다. 높은 파도로 배가 요동쳤지만 나름 스릴 있다고 병준이 생각했다. 차미연과 같은 줄에서 몇 칸 떨어진 자리에 도병준과 마부장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병준이 말했다.


“오늘 깔끔하게 처리했으니 계속 일이 들어올 거요. 마 부장님 길게 가는 겁니다, 우리.”


병준이 마부장의 손을 툭툭 쳤다.


“걱정하지 마세요. 사장님만 끈 놓지 않고 최대한 비비면 됩니다.”


전직 유도 선수 출신의 마 부장이 스포츠형 머리를 손으로 만졌다. 그리고 입을 차 미연 쪽으로 비틀이며 말했다.


“저쪽 관리 잘하셔야겠어요. 저 여자가 동아줄입니다. 어디서 저런 미인이 나타났데요? 역시 남자는 능력입니다. 능력, 제 와이프 보다 못하지만요. 하하.”


“내 것도 아닌데, 예쁘면 뭐해요. 남의 거 거들떠봤다가는....... 숙박업 아무나 하나요. 눈코입 다 막고 살아야죠. 그래야 벌어먹고 살죠.”


“맞습니다. 제 일도 마찬가지죠. 서비스업이 괜히 쏴~ 비스 업이겠습니까. 잘못하면 쏩니다. 총을 말이죠.”


마 부장은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겨누었다.


“맞는 말이네요. 하하, 쏴~~ 비스.”



차미연이 창을 통해 묵묵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박대표를 몇개월 전 만나지 못했다면 어디까지 추락했을까.’


미연은 힘들었던 지난날을 되새긴다. 하루하루 절망의 바다에서 몸부림치던 시절들. 암막이 걷치고 새로운 삶이 보이기 시작했다.


‘언제 저 갈매기처럼 자유롭게 날까.’


미연이 하얀 갈매기와 돈뭉치가 든 가방을 번갈아 쳐다봤다. 돈뭉치는 박대표가 건네준 홍콩달러 100만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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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생활바카라꾼의 일상 - 성공 공식 18.09.19 273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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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리사는 나의 힘1 18.09.13 304 7 9쪽
4 하룻밤 불장난3 18.09.10 323 6 7쪽
3 하룻밤 불장난2 18.09.07 363 7 7쪽
2 하룻밤 불장난1 18.09.06 369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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