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귀마동의 서재입니다.

마카오 민박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추리

귀마동
작품등록일 :
2018.09.03 21:25
최근연재일 :
-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4,172
추천수 :
70
글자수 :
47,473

작성
18.09.15 15:38
조회
343
추천
6
글자
6쪽

리사는 나의 힘2

DUMMY

민식은 문틈에서 귀를 뗄 수 없었다. 마치 자신이 리사와 관계하는 듯 생생한 환상에 빠져 있었다. 리사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쾌락의 음조와 탄성이 귀를 파고들었다. 무엇인가 마음 밑바닥에서 분출하려는 듯 온몸이 덜덜거렸다. 침대의 삐걱대는 진동은 연속적이면서 불연속적이었다. 파도처럼 밀려오다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때마다 학선에게서 터지는 신음은 기괴했다.


“아이고오 아이고오 아이고~~”


곡소리 같았다. 탄생의 행위와 죽음의 행위가 이어져 있다는 듯. 또한 그 곡소리는 자신에게 보내는 경고 같다고 민식은 생각했다.


‘눈과 귀를 닫고 다니는 편이 좋을걸. 안 그러면 얄짤없어.’


민식의 귀에 대고 누군가가 소곤거리는 것 같았다. 민식이 그 소리를 떨쳐내려는 듯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서둘러 현관을 나갔다.

:

:

:

4호실의 침대 위엔 리사가 전라인 채 엎드려 있었고 학선은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오늘따라 교태는, 허허.”


“좋아, 오파?”


리사가 침대에서 일어나 학선의 맞은편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탁자 위에는 홍콩달러 500불이 놓여 있었다.


“그래, 좋다 이년아. 오파건 오빠건 오라비건. 오늘 서비스도 쥑이고 카드 슈도 오늘 좋았지.”


“뭐, 뭐. 카드 슈? 많이 땃어? 빅머니.”


학선은 막판 스퍼트가 좋았다. 오늘 새벽 4시쯤 카지노에서 게임을 시작했고 아침까지 게임이 이어졌다. 롤로코스트 같은 슈 끝에 겨우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었고, 보너스로 긴 줄까지 안겨주었다.


‘생바’ 란 생활 바카라의 준말인데, 바카라 게임을 하며 딴 돈으로 생활한다는 의미다. 생바꾼의 패턴은 각각 다르겠지만, 하루에 일정량의 돈을 정해놓고 게임을 한다. 학선의 경우는 한국 돈으로 40만 원 전 후, 홍콩달러 3천 불을 따면 더는 게임을 하지 않는 게 원칙이었다. 체류비등을 제하면 30만 원 정도 세이브가 되었다. 하지만 매일 이길 수는 없었다. 한 달을 결산해 한국으로 2백에서 3백만 원 정도 송금하면 빈털터리였다. 두 딸의 학원비, 생활비로는 빠듯한 돈이었다. 물론 아내도 간간히 일을 하는 모양이었다.


학선은 불에 달려드는 나방과는 달랐다. 대박은 아예 생각조차 없었다. 한국에서 하는 사업마다 돈을 날리는 것에 비하면 지금 생활에 대만족이었다. 아내가 지지해주는 것도 큰 힘이 되었다. 틈틈이 아내는 건강식품도 빠뜨리지 않았다. 물론 두 딸은 아빠가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한다고 알고 있었다. 가끔 두 딸에게 전화가 왔다.


“아빠 타지에서 너무 외롭고, 힘들지.”


“힘들긴, 걱정해주는 건 우리 딸밖에 없네. 공부는 열심히 하고?”


“요번에 성적이 안 좋아 학원 한 군데 더 다녀야 하는데.”


“그래? 그럼, 엄마한테 얘기해서 그렇게 해.”


“엄마가, 돈도 없는데 무슨 학원이냐며....... 흐흐흑........”


용돈이 필요하면 학원 타령하는 딸을 학선은 잘 알고 있었다. 그냥 모른 채 넘어가는 것이다. 아이가 나쁜 길로 빠지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내가 좀 보내줄게. 울지 말고, 이쁜 딸.”


“아빠, 사랑해요. 공부 열심히 할게요. 쪽~~~~~~”


전화로나마 딸과의 정을 나눌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이 맛에 돈도 벌고 하는 거지’


이렇게 딸에게 전화가 오는 날에는 학선은 게임에 더욱 집중했다.


생바는 체력과의 싸움이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다면 승률이 신통치 않았다. 그런 날엔 어김없이 게임을 접고 일어선다. 물론 목표치에 도달할 때도 마찬가지다. 잃은 돈을 찾기 위해 무리수를 둬서는 안 된다. 과욕은 금물.


도박을 안 할 땐 수영을 하거나 꼴로안 섬, 다리 건너 마카오 반도까지 걸어갔다 돌아온다. 국경 넘어 주하이에서 하룻밤 자고 오기도 한다. 물론 독서도 빠지지 않고 하는 일이다.


그 중 리사와의 관계도 중요했다. 리사에게 500불이면 충분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일하며 받는 월급이 3000불. 500불이면 적은 돈이 아니었다.

여자와의 규칙적인 잠자리가 장기간 타국에 머무는 학선에게 정서적, 육체적으로 안정감을 주었다. 물론 마카오에서 돈 주고 살 수 있는 젊고 예쁜 여자들이 널려있었다. 하지만 그런 창녀들보단 리사가 훨씬 나았다. 반값으로 어디 가서 리사같이 괜찮고 젊은 여자를 살 수가 있을까. 한푼 두푼 아껴가며 생바를 하는 학선에게는 최고의 선택, 아니 최고의 선물이었다.


여기 민박집 주인은 모른 척 넘겼지만, 다른 민박집 같았으면 바로 아웃이었다. 사소한 것이라도 다른 손님에게 거슬리는 행동에 가만있을 주인은 없다. 여기 민박집 주인은 무심하고 게을렀지만, 그것이 이 민박집에서 3년간 머무는 이유였다.


현관문 닫히는 소리에 리사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었다. 문을 열고 주위를 둘러본 후 후다닥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청소하는 척하며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4호실로 들어갔다.


“오파, 돈~~.”


리사가 하얀 손바닥을 내밀자 학선은 탁자 위의 5백 불을 주었다. 그녀가 돈을 받으며 상체를 흔들면서 아이 같은 표정을 지었다.


“오파, 오늘 굿데이, 빅머니. 더 줘. 더.”


“이년이, 어디서 어리광은. 허허.”


학선이 주머니에서 백 불짜리 지폐를 꺼내 건네면서 리사의 엉덩이를 꽉 쥐었다.


“오파, 나빠요. 욕 안 돼. 이년 노! 노!”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카오 민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 준비하는 여자3 18.10.15 142 1 8쪽
13 준비하는 여자2 18.10.12 114 1 7쪽
12 준비하는 여자1 18.10.05 188 3 8쪽
11 고라니 주의보3 18.10.02 248 4 8쪽
10 고라니 주의보2 18.09.29 252 3 7쪽
9 고라니 주의보1 18.09.26 259 4 11쪽
8 생활바카라꾼의 일상 - 성공 공식 18.09.19 273 4 8쪽
7 3호실 커플 18.09.17 286 4 7쪽
» 리사는 나의 힘2 18.09.15 344 6 6쪽
5 리사는 나의 힘1 18.09.13 304 7 9쪽
4 하룻밤 불장난3 18.09.10 323 6 7쪽
3 하룻밤 불장난2 18.09.07 363 7 7쪽
2 하룻밤 불장난1 18.09.06 369 9 8쪽
1 의문의 남자 18.09.03 705 11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