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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의 서재입니다.

삼한 최강 주작 술사! 고려를 세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장호(章淏)
작품등록일 :
2021.05.12 17:59
최근연재일 :
2021.08.12 06:00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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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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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30,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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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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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악의 근원 (7)

DUMMY

배현은 송구스러운 얼굴을 하고는 영에게 조곤조곤 말했다.


“네. 하지만, 그렇더라도 어떤 벌을 받을지 아시고, 되도록 그 죄를 안 범하셨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소화가 물었다.


“야. 그러면 너는 무슨 벌을 받는 거야? 너도 생전에 정말 수도 없이 죽였잖아?”

“아. 저도 그 벌은 다 받아요. 다른 인간들과 똑같이. 하지만, 염왕으로 있는 동안에는 유예가 돼요. 좀 나중에 벌을 받게 되는 거죠.”


“그렇구나. 에이. 그게 삭제되는 것이 아니네?”

“그럼요. 누가 삭제해주겠어요. 다 제가 감당해야죠.”


영은 소화에게 말했다.


“누이. 고마워.”


느닷없는 영의 말에 소화는 당황하였다.


“무, 무슨 말을! 아, 아니야! 내가 처리했어야 하는데, 너까지 불러들여서 미안할 따름이지.”

“나는 누이가 그 일로 이렇게 괴로워하고 있을 줄은 생각 못 했어. 그동안 제운이 찾아다니느라 고생 많았겠다.”


계속되는 영의 말에 소화는 당황하여 얼굴마저 빨갛게 변했다.


“아, 아니야! 내가! 내가 그! 뭐야! 그 제운이! 그 자식에게 당한 게 짜증이 나서 그런 것뿐이라고! 너 때문에 그런 게 아니야!”


영은 당황한 소화를 가만히 안아주었다.


“그래.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해. 누이. 나는 누이가 없으면, 세상 살기 정말 힘들 것 같아.”


영에게 안겨서 버둥대던 소화는 가만히 영의 등을 다독였다.


“내가 왜 없겠니. 그냥 우리 이렇게 영생을 살면 좋을 텐데 말이지.”

“미안해. 내가 이기적이어서.”


금성(지금의 경주)


정인함은 폐인의 몰골을 하고는 김춘수(라 쓰고 배현이라 읽는다.) 앞에 무릎을 꿇고는 말하였다.


“김춘수 서발한이시여! 서발한께서는 지금 설영이라는 사술가에게 사기를 당하셨습니다! 세상에 요괴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견훤의 군대를 퇴치한 것도 아마 전과를 키우기 위해 조작한 것일 수 있습니다. 서발한께서는 혜안을 여시어 저의 충정을 헤아려주시옵소서!”


말을 하는 와중에 무언가가 정인함의 어깨에 팔을 툭하고 올렸다.

그곳에는 야차가 정인함을 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정인함은 생전 처음보는 흉측한 모습에 너무도 놀라 심장이 멎을 뻔했다.

야차는 느릿느릿 정인함에게 기어가 발가락 하나를 물었다.

그러더니, 그 기괴한 모습에 정인함은 쉽게 도망칠 수 없었다.


“으아아아악! 이게 뭐야!”


정인함이 소란을 피우자 그제야 사람들은 깜짝 놀라 그의 주변에서 피하였다.

하지만, 김춘수(라 쓰고 배현이라 읽는다.)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야차는 정인함의 발가락 다섯 개를 이미 다 먹어버렸다.

그는 절규했다.


“사, 살려주십시오! 서발한이시여! 저, 저를 사, 살려주십시오!”


김춘수는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그것이 무엇이냐?”

“요, 요괴가 아니옵니까?”


“요괴는 없다며?”

“이, 있습니다! 있습니다!”


“그러면 설영이 퇴치한 것은 무엇이더냐?”

“요, 요괴가 마, 맞사옵니다! 하, 하지만, 서, 설영이 그 요괴를 퇴치했다고 믿지는 못하겠사옵니다!”


한참 소란이 고조될 때쯤 대전을 쩌렁쩌렁 울리는 대전 내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왕 폐하 납시오!”


왕 김요의 옆에는 영이 서 있었다.


정인함은 한쪽 발이 먹히고 있는 와중에도 놀라서 눈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저, 저자는!”


김요는 놀라는 정인함에게 그 다음 말을 재촉했다.


“그래! 계속해보아라!”


정인함은 정신이 없었다.

한쪽 발은 야차에게 먹히고 있었고, 눈앞에는 분명 크게 다쳤다고 했던 설영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김요는 영에게 말했다.


“화광 장군. 정인함이 비록 어리석고 자네를 음해하려 했지만, 신라의 오랜 국구의 자소이기도 하오. 저자에게 들러붙어 있는 요괴를 퇴치해주시오.”

“알겠나이다.”


영은 그대로 칼을 뽑아 야차에게 휘둘렀다.

그러자 야차는 한칼에 불타오르며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아악!”


비명과 함께 재도 남지 않고 그 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


왕 김요는 정인함에게 물었다.


“이래도 화광 장군 대아찬 설영 공이 요괴를 퇴치하지 않았다고 하겠느냐?!”


한쪽 발이 없어진 정인함은 그 자리에서 머리를 땅에 대고 왕에게 엎드려 말했다.


“아, 아니옵니다! 서, 설영 공이 요, 요괴를 퇴, 퇴치하였나이다.”

“그런데, 왜 너는 설영 공을 해하려 자객을 보냈느냐?”


“저자가 작은 공을 크게 부풀려 대왕 폐하와 김춘수 공을 비롯한 조종 신료들을 기만하려 하였기 때문입니다.”

“작은 공이라니? 무엇이 작은 공이라는 말이냐?”


“그는 작은 산적을 상대하여 놓고서는 견훤의 군대와 싸웠다고 그 공을 크게 부풀려 한산주 도독이 되었나이다! 이것이 작은 공으로 인해 간계로 기만한 것이 아니옵니까?”


김요는 옆에 있는 내관에게 말했다.


“그 문서를 주어라.”


내관은 붉은 봉투를 하나 정인함에게 내주었다.

봉투에는 백제왕 견훤이라는 글씨가 크게 써있었다.


정인함은 식은땀이 흘렀다.

그 역시 견훤을 알았다.

신라의 장수를 할 적에 업신여기던 장수였다.


정인함은 조심스럽게 봉투를 열어보았다.

그 안의 글을 읽고는 부들부들 떨었다.

김요는 떠는 정인함에게 물었다.


“뭐라 써있느냐? 네가 읽어보아라!”


정인함은 엎드려서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

김요는 그런 정인함을 재촉했다.


“어서 읽으라 하지 않았느냐? 설마 글을 모르는 게냐?”

“아, 아니옵니다. 이, 읽겠습니다.”


김요는 떨리는 목소리로 편지를 읽어나갔다.


“나 백제 왕 견훤은 이번 휘하 군대의 군사 행동에 대해 사과하는 바입니다.”


요점은 긍준의 부하가 한주를 침공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을 방지하겠노라 다짐하는 내용이었다.


“특별히 설영 장군에게 치하를 보내는 바입니다. 적의 장군이지만, 그 지략이 매우 뛰어나 적은 수의 군사로 우리 군사를 무찔렀다 들었소. 우리는 한주에 설영 장군이 있는 한 그곳을 넘보지 아니할 것이니···.”


설영의 이름을 콕 짚어서 말하니 정인함은 그만 말문이 막혔다.

김요는 영에게 물었다.


“설 장군! 저 자의 처분은 그대에게 맡기겠소!”


영은 왕의 앞에 가만히 엎드려 말했다.


“모두가 저의 부덕이 소치이옵니다. 한산주 내의 호족들의 힘을 한데로 뭉쳐서 신라의 힘을 강대하게 만드는 것이 저의 임무이온데, 제가 그 중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나이다. 모두 저의 잘못이오니, 그를 용서해주시옵소서!”


정인함은 영이 분명 자신을 크게 벌하리라 생각했다.

영의 주청에 대전안은 술렁거렸다.


김요는 영에게 다시 물었다.


“자네에게 자객을 보내고, 자네의 자리를 노리는 자이다! 그대로 용서해도 되겠는가?”

“그를 용서해주시오면, 제가 한산주에서 그를 신라의 충복이 될 수 있도록 교화하겠나이다!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옵소서!”


김요는 크게 웃었다.


“우리 설 장군이 이렇게 배포가 크고, 너그러운 사람이다! 보았느냐! 이런 인재가 신라의 동냥이 되어야 하느니라! 모두 설 장군을 본받도록 하여라!”


대전의 신료들은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알겠나이다.”


일련의 사태가 마무리되고, 영은 김춘수(라 쓰고 배현이라 읽는다.)와 함께 왕 김요와 함께 면대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김요는 설영에게 말했다.


“김춘수 공에게 들었다. 내게 할 말이 있다고?”

“네. 왕이시여. 신라를 위해 고언을 드리고저 이렇게 면대를 청하였나이다.”


“말해 보아라. 내 귀를 열고 듣겠다.”

“저는 신라의 국력이 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나이다. 그러려면 든든한 동맹이 필요하옵니다.”


“그렇지. 설 공은 그 동맹에 대한 고언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인가?”

“네. 맞습니다.”


“설 공은 누가 신라의 동맹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가?”

“제 개인의 좋고 나쁨이 어찌 동맹을 정하는 기준이 되겠나이까? 동맹이라 함은 신라를 영속토록 지켜줄 수 있고, 또 신라에 이익이 될 만한 곳이어야 하지 않겠나이까?”


“그렇지. 계속해보아라.”

“견훤은 성정이 불과 같고, 사람을 귀하게 쓰지 않는다고 하옵니다. 그러니, 그와 동맹을 맺게 되면, 분명 신라는 핍박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김요는 대답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영은 그런 김요의 눈치만 보다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 왕께서는 왕건 장군과 손을 잡아야 할 것입니다.”


김요는 탄식을 내 뱉었다.


“하. 하지만, 궁예는 신라를 적으로 생각하지 않느냐? 그에게 신라는 더 이상 존재하면 안 되는 적폐와 같은 존재니라. 그런 상대와 어찌 손을 잡는다는 말이냐?”

“왕이시여. 저는 대왕께 궁예와 손을 잡으라 하지 않았습니다. 대왕께서는 왕건 장군과 교통을 하셔야 하옵니다.”


“궁예가 아니라 왕건? 왕건이 누구이기에 그런 말을 하느냐?”

“지금은 궁예 장군의 휘하에 있는 장수입니다.”


영은 왕건이 삼한을 일통한다는 말을 하려다 꿀꺽 삼켰다.

김춘수(라 쓰고 배현이라 읽는다.)는 영이 급하게 말을 끊은 것을 이상하게 보이지 않게 영에게 물었다.


“그는 한낱 장수에 불과한데, 어찌 그와 신라의 왕실이 교통을 한단 말인가?”

“그가 궁예의 장수이지만, 궁예 장군보다 그 기개가 크고, 인자하여 왕의 인상을 갖고 있는지라, 곧 태봉의 왕에 추대될 것입니다. 그러니, 왕께서는 부담스러운 궁예와 교통하려 힘쓰지 마시고, 왕건 장군과 교통하시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김요는 영의 말에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였다.


분명 지금 위협이 되는 세력인 궁예는 껄끄러운 상대였다.

헌강왕의 서자로 왕위 계승의 희생자였다.

신라에 적개심을 가진 그와 교통을 하는 것은 신라로서는 그 부분에 대한 사과를 동반해야 해서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왕건은 달랐다.

신라와 아무런 은원 관계가 없는 왕건과의 교통은 김요로서는 크게 부담이 없는 관계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낱 장군과 왕이 교통을 할 수는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 생각을 뻔히 읽고 있는 김춘수가 말했다.


“왕이시여. 그 일은 제가 맡겠사옵니다. 제가 왕건과 접촉하여 관계를 터 놓도록 하겠습니다.”


김요는 앓던 이가 빠지는 느낌이었다.

반색하며 김춘수에게 말했다.


“오! 역시 서발한이오! 서발한이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내가 걱정이 없겠습니다.”

“다만, 왕건과의 관계에서 저의 결정이 곧 신라의 결정임을 확인해주셔야 합니다.”


“그럼요. 그렇다마다요. 제가 김춘수 공을 마치 아버지처럼 여기고 따르지 않습니까? 당연히 김춘수 공이 왕건 장군과 협의하는 것은 곧 신라를 대표하는 것이니 걱정하지 마시고 진행하도록 하시오.”

“알겠습니다. 대왕 폐하의 하해와 같은 마음에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저도 찬성하는 바입니다.”


김요와의 면담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혹시라도 왕건과의 교류를 꺼리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다.


왕실에서 나오자 배현이 영을 맞이했다.


“고생하셨습니다. 집으로 가시지요.”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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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악의 근원 (3) +6 21.06.27 43 3 11쪽
50 악의 근원 (2) +6 21.06.26 4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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