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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의 서재입니다.

삼한 최강 주작 술사! 고려를 세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장호(章淏)
작품등록일 :
2021.05.12 17:59
최근연재일 :
2021.08.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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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30,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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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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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대록 전투(4)

DUMMY

영의 부대는 순치현으로 가는 동안 몇 군데의 검문소를 만났다.

그럴 때마다 검문소를 습격하여, 경비병들을 무력화시키고는 이동했다.

영의 부대원들에게 당한 경비병들은 다시 소화가 열흘 정도는 깨지 않고 잘 수 있도록 깊은 잠에 빠지게 했다.


순치현으로 가는 동안 경비병들의 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다.

이미 그들은 경비병이라기보다는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한 마리의 짐승 같았다.


영의 부대는 연작의 부대를 끌어들일 곳에 자리를 잡았다.

동쪽 하늘이 아주 엷게 열리고 있었다.


영은 부대원들에게 말했다.


”고생했다. 여기에서 우리가 연작의 부대를 유인할 것이다. 이곳은 연작의 부대가 순찰하는 곳이니, 적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잘 위장하여 숨도록 하고. 밤이 되면 이동할 것이니, 그때까지 쉴 수 있도록 하여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장쇠는 지금 바로 노을에게 가서 오늘 저녁 술시(밤 7시부터 9시까지)까지 여기로 군량을 가져오라고 하고. 가져올 때, 너무 숨길 필요도 없고, 적당히 연작의 부대에 걸릴 수 있도록 오라고 전하고.“

”네! 알겠습니다.“


장쇠는 나는 듯 노을의 부대를 향해 달렸다.

나머지는 모두 은신하고는 휴식을 취했다.


영의 부대원들은 마치 그곳의 바위나, 나무가 된 듯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랜 시간 은신술을 가르쳐 준 보람이 있었다.


노을의 부대는 순치현으로 오는 보급로를 돌며 적의 보급이 있으면 모두 노획하였다.

보급품만 노획하고, 사람은 죽이지 않으니, 연작 부대를 지원하는 부대는 연작을 믿지 못하고 점점 보급을 줄이려는 계획을 세우기까지 하고 있었다.


노을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유시(오후 5시에서 7시까지)부터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요란하게 군량을 싣고 가기 시작한 시간이 유시부터였다.


군량의 움직임은 바로 연작에게 보고되었다.

하지만, 연작은 멍한 얼굴로 보고하러 온 병사를 보고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뭐라 했느냐? 그게 무엇이냐?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구나. 술을 다오. 술.“


병사로 변한 소화는 그 모습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짜증이 났다.


‘이 자식은 이제 거의 폐인이 되었구먼.’


연작의 얼굴은 퀭했다.

눈은 한길이나 들어가 있었고, 피부는 처음 이곳에 주둔하던 때와는 다르게 검어졌다.

눈은 붉게 충혈된 가운데 노란 황달기까지 보였다.


그나마 술을 마시고 있을 때는 얌전했다.

하지만, 술이 깨면 발작을 하듯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칼을 휘둘러 죽인 부하들도 여럿이었다.


연작의 곁에 있는 참모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마 연기를 맡는 자가 있는가 하면, 오석산(다섯 가지 광물을 섞은 일종의 마약)을 먹고는 막사 안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자도 있었다.


정보를 흘리러 온 소화는 이 모습을 보고는 조용히 대장 막사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소화는 병사들이 묵고 있는 막사로 가서는 하소연을 했다.


”이를 어찌하면 좋은가? 우리는 지금 보급도 모두 떨어졌고, 적이 우리 군량을 싣고 가는 것을 보고 했는데도, 우리 지휘관들은 술과 약에 취해 전혀 행동할 생각을 하지 않으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다는 말인가?“


막사에 있던 10인 대장이 물었다.


”지금 그 말이 사실인가? 적이 군량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 어디인가? 장군님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우리라도 움직여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배가 고파서 죽을 지경이야. 게다가 이 근처의 우물에는 물도 다 말라서 빗물을 마시고 있지 않은가? 어딘가? 나와 뜻이 맞는 대장들이라도 데리고 나는 가야겠네.“

”네. 지금 여기 막사에서 남쪽으로 20리 정도 떨어진 곳에서 지금 수레로 이동을 하고 있습니다.“


”자네는 지금 바로 다른 막사로 가서 다른 10인 대장들에게 말을 해주게. 다들 빨리 모이라고!“

”네! 알겠습니다.“


소화는 막사를 돌아다니며, 자신들이 빼앗긴 군량이 움직이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렸고, 소식을 들은 병사들은 규율도, 지휘도 없이 무작정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소식을 전한 소화는 군영에서 떠나지 않고, 그 모습을 보며 실소했다.


”영이 저들을 너무 높게 평가한 거야. 저렇게 오면 순식간에 다 쓸어버릴 수 있겠는데?“


높은 곳에서 망을 보던 병사는 영에게 알렸다.


”장군님. 드디어 적의 군영에서 적들이 몰려나오고 있습니다.“

”그래? 성공했구나. 우리는 얼른 남쪽으로 후퇴하기 시작해야겠다. 적의 진형은 어떠하냐?“


영의 물음에 높은 곳에서 보던 병사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영은 물음에 답을 못하자 채근했다.


”적의 진영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지 않았느냐?“

”저, 그게 말입니다요. 저걸, 진형이라고 말 할 수 있는지···. 그냥 개 때가 고기 냄새를 맡고 달려 나오는 듯한 모양입니다.“


영은 피식 웃었다.


”하하. 그렇느냐. 알았다. 그래도 속도는 빠를 테니, 우리는 얼른 이동하도록 한다. 내가 뒤에서 너희들을 보호할 테니, 최대한 멀리 도망갈 수 있도록 하여라.“

”네! 알겠습니다.“


이십 리 길을 가장 먼저 도달한 것은 적의 경기병들이었다.

그나마도 말을 모두 잡아먹기도 하고, 제대로 먹이지도 못해서, 움직일 수 있는 말은 스무 마리도 안 되었다.

영을 쫓아온 경기병들은 열일곱이었다.


그나마도 진영도 갖추지 않고 무기를 휘두르며 달려왔다.

영은 후미의 병사 둘을 불러세웠다.


”흰돌하고, 주석이는 나와 함께 적의 경기병들을 제압할 것이다! 할 수 있겠느냐?“


첫 전투였다.

둘은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하, 할 수 이, 있습니다.“

”내가 너희를 지킬 것이다! 걱정하지 말고 너희들이 낼수 있는 힘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라!“


”네! 알겠습니다.“


영과 두 명의 부하가 눈앞에 나타나자 기병들은 더욱 사나운 기세로 달려들었다.


”저놈들은 무엇이냐! 죽여라!“


영은 흰돌과 주석에게 명을 내렸다.


”적의 말을 먼저 쳐라! 적은 이미 진열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오합지졸이다. 땅으로 떨어지면 죽은 목숨이니, 먼저 말을 쳐라!“


셋은 일시에 달려오는 기병들에게 달려들었다.

칼을 단단히 잡고는 말의 다리를 베어갔다.

말들은 달려오는 탄력을 이기지 못하고 달려 나가다가 다리의 힘줄이 잘려 나가자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그 위에 탄 기병들 역시 말고 함께 땅바닥으로 쳐박혔다.


바람에 춤을 추듯 세 명의 용맹한 병사들이 말만 노리고 달려들자 오합지졸과 같은 열일곱 필의 말들은 모두 힘줄이 끊어져 땅바닥에서 힘겹게 울부짖었다.


영은 다시 흰돌과 주석에게 명을 내렸다.


”땅에 떨어져 정신 못 차리는 기병들의 목 뒤를 노린다! 그곳을 끊으면 저들은 숨만 쉬는 불구가 될 것이다!“

”네!“


이미 수도 없이 연습한 기술이었다.

적의 목숨을 끊지 않고, 불구로 만들어버리는 기술.

그렇게 목숨만 붙여두는 것이 적에게 부담을 더 크게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항상 강조하고 연습했던 방법이었다.


흰돌과 주석은 칼을 집어넣고는 쇠몽둥이를 들었다.

쓰러져있는 기병들에게 달려가 목 뒤를 있는 힘껏 치니, 그대로 척추가 부서지며 그 자리에서 쓰러져 팔다리를 벌벌 떨기만 했다.


죽지 않는 자리만 골라 치니 숨은 붙어있었지만, 적들의 팔과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렇게 부상자를 만들어놓으면 적의 이동 속도는 매우 떨어지게 된다.

적이 매우 끈끈한 전우애를 갖고 있다면, 이들을 수습하느라 부대 전체에 부담을 주게 되고, 만약 그렇지 않아서 버리거나, 죽이게 되면, 적의 사기는 더욱 떨어지게 되고, 전투력 또한 더 떨어진다.

땅바닥에 떨어진 열일곱의 경기병들은 오래지 않아 모두 전신불수가 되어 그대로 버려졌다.

영은 둘에게 명령했다.


”자! 모두 후퇴한다. 빠르게 이동하라!“


영과 흰돌, 주석은 다시 군량을 싣고 가는 대열의 후미에 합류했다.

둘은 첫 전투의 흥분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듯했다.


”우, 우리가 저, 적을 해치웠습니다.“

”어매! 그러니까! 이 일을 우짰을꺼나! 그런데, 왜 적들이 이렇게 풀떼기처럼 저런디야?“


영은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이 너무 센 탓이다. 열일곱을 모두 처리하는 데까지 체, 한 다경도 걸리지 않았다. 적의 후미가 도착하려면, 아직도 멀었거늘 적의 정예를 처리하는 데에도 이 정도밖에는 안 걸리니, 너희가 얼마나 센지 알겠느냐?“

”미, 믿어지질 않습니다. 저희는 그저 쓸모없는 밥벌레로 살아갈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그렇지 않다. 적어도 이제부터는 내가 자랑하는 최고의 정예부대가 될 것이니, 너희도 자부심을 갖도록 하여라.“

”알겠습니다!“


수레를 끌던 병사들 사이로 흰돌과 주석이 들어가자 다른 병사들이 물었다.


”정말 너희들이 적과 전투를 한 거야?“

”그렇다니까! 그것도 연작의 기병하고 싸웠어! 무슨 종이 인형 쓰러지듯 그렇게 쓰러져갔다니까?“


둘의 말에 다른 병사들도 같이 고양됨을 느꼈다.

영의 모든 계획은 어긋남이 없이 맞아들어갔다.


영은 다시 명을 내렸다.


”흰돌이와 주석이는 수레를 끌고, 일출이와 벽개가 후미를 맞도록 한다!“


영의 말에 둘이 뒤로 나왔다.

영은 둘에게 말했다.


”너희는 우리 뒤로 쫓아오는 부대를 지연시키도록 불의 장벽을 만든다! 알겠느냐?“

”네! 알겠습니다.“


전신불수가 된 경기병과 발목이 잘린 말들을 발견한 연작의 부대는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우, 우리 기병대가 다, 당했다.“

”적이 생각보다 세거나, 수가 많은 것 아니야?“


쓰러져있는 기병이 겨우 입을 땠다.


”저, 적은 세 명밖에는 안 되었다. 크흑!“

”뭐? 세 명에게 열일곱이나 되는 우리 기병들이 모두 당했다고? 그게 말이 돼?“


뒤에서 차가운 얼굴로 지켜보던 10인 대장 중 한 명이 쓰러져있는 기병의 목을 칼로 찔렀다.

그러자, 옆에서 보던 다른 10인 대장이 경악하며 말했다.


”뭐 하는 거야? 왜, 같은 편을 죽이는 거지?“

”저렇게 쓰러져서 공격을 방해하는 것들이 어째서 같은 편이라고 하는 거지? 저것들은 그냥 방해물일 뿐이야. 적보다 못한 것들이라고. 우리가 군량을 차지한다고 생각해봐. 저것들은 누워서 밥만 축낼 뿐일 거라고. 나는 저런 녀석들을 살려두지 못하겠다. 얘들아! 다 죽여!“


10인 대장이 명령을 내렸지만, 차마 전우를 죽이지는 못하겠는지, 10인 대장의 부하들은 선뜻 칼을 들지 못했다.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 10인 대장은 자신의 부대원들을 힐책했다.


”이런 쓸모없는 것들을 봤나. 너희가 죽인 놈들이 벌써 몇인데, 망설이고 있다는 말이야?“

”나는 같은 편을 죽인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어.“

”이렇게까지 해서 우리가 저 군량을 차지해야 하는 거야? 차라리 다른 곳으로 약탈하러 가는 게 낫지 않겠어?“


10인 대장은 칼을 추켜들고는 쓰러져 벌벌 떨고 있는 기병들의 목숨을 하나씩 거두었다.

기병들은 두려움에 소리쳤다.


”그, 그만 둬! 우, 우리가 무슨 잘못을 크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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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뒤통수를 노리는 자 (6) +6 21.06.23 5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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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뒤통수를 노리는 자 (4) +4 21.06.21 5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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