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장호의 서재입니다.

삼한 최강 주작 술사! 고려를 세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장호(章淏)
작품등록일 :
2021.05.12 17:59
최근연재일 :
2021.08.12 06: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8,496
추천수 :
427
글자수 :
430,690

작성
21.06.05 06:00
조회
78
추천
4
글자
11쪽

순리가 어긋날 때(4)

DUMMY

영은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 표정 아주 좋다. 지금부터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을 말해주겠다.”

“하명하시옵소서.”


“지금 견훤의 부대가 한산주를 향해 침공해오고 있다는 첩보가 있어 골내근정과 남천정의 병사들이 중원경과 개산군에 배치되었다. 지금부터 너희가 할 일은 척후가 되어 적의 규모와 적의 수장을 알아내고, 그 과정에서 가능하면 적의 후방을 교란하는 일을 해야 하느니라.”

“후방을 교란하다니요?”


“적의 군량과 무기를 태우고, 적의 보급을 막는 일이다.”

“적의 장군을 죽이거나, 교전하지는 않아도 좋습니까?”


“당연하다. 너희의 일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알아내는 것이니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알겠나이다!”


영은 뿌듯한 얼굴로 막사에 들어와 있는 병사들의 면면을 보다 한 병사를 찍어서 말했다.


“노을이가 이번 작전을 지휘하도록 한다.”


영의 지목을 받은 노을은 자신 있다는 표정으로 군례를 취했다.


“알겠나이다!”


영은 노을에게 장군 도를 주고는 말했다.


“지금부터 노을의 말이 곧 내 말이다! 모두 철저하게 복종할 수 있도록 한다! 알았느냐!”

“네!”


“적의 동태를 살피고, 내일 일경(저녁 7시에서 9시)이 되기 전에 개산군의 남천정 막사로 와 동태를 보고하도록 하라!”

“네!”


병사들이 막사를 나가자 영은 다시 문을 열었다.

사람들이 들어와 모습을 감추고 있던 소화는 지천 왕의 문을 여는 영에게 물었다.


“뭐야? 양주로 다시 가보려고?”

“어. 누이. 여기를 좀 부탁할게.”


“그래. 알았어. 몸조심하고.”


소화에게 부대를 맡겨 놓고는 다시 문으로 나오려는데, 또 길이 수만 갈래로 갈라져 있었다.

영은 그 수많은 길의 끝에서 영을 기다리고 있을 말을 찾았다.

영이 알아볼 수 있는 저 끝에 말이 보였다.

그러자, 수많은 길은 사라지고, 원래 왔던 길 하나만 나타났다.

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항상 초를 켜놓고 다녀야겠어.“


말을 찾아서 나가니, 그곳은 조금 전보다는 아주 조금 밝아져 있었다.


”조금 밝아졌네?“


보통 사람이라면 전혀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지만, 화기에 예민한 영에게는 알아보고도 남을 만큼의 변화였다.

영은 씩 웃었다.


”오호. 사람들을 그 벌레에게서 해방하면 밝아진다는 말이로구나.“


말의 등에 훌쩍 올라타고는 되뇌었다.


”열 시진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


힘차게 말에 박차를 가해 아차산 주변을 돌기 시작했다.

한산하(한강) 주변으로 마을이 있었으므로 그 마을들을 먼저 살피기로 했다.


아차산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 몇 개의 마을이 보였다.

영은 일단 말을 잘 묶어놓았다.

그러고는 마을 하나를 골라 산을 나는 듯 뛰어 내려갔다.

근처까지 가서 영은 마을의 동태를 살폈다.


사람들은 모두 감염된 듯 보였다.

하나같이 생명의 불꽃에 검은 반점이 붙어있었다.

모두 힘없이 비실비실 걸어 다니는 모습이 마치 시체가 걸어 다니는 듯했다.

마을에 있었던 듯한 가축들은 산채로 뜯겨있었다.

지옥도를 보는 듯한 모습에 영은 눈살이 찌푸려졌다.


”어찌 이런 끔찍한 일이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가?“


영은 좀 더 떨어져 제천 왕을 불렀다.


”제천 왕은 부름에 답하라!“


영의 부름에 제천 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오자마자 여덟 개의 팔에 방패를 두르고는 사방을 경계했다.


”그 벌레는! 벌레는 어디에 있습니까?“


영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없어. 너무 걱정하지 마.“


제천 왕은 김빠진 얼굴로 방패를 거두며 말했다.


”혹시 몰라서 이번에 새로 마련한 방패인데···. 쓸모가 없게 되었군요.“

”아니야. 잘 마련했어. 조만간에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 너무 실망하지 마.“


”어쩐 일로 불러내셨습니까?“

”내가 저 밑에 있는 마을로 들어가려고 하거든.“


”네. 그런데요?“

”저 마을로 들어가면 감염된 사람들이 다시 달려들 텐데, 그때 너의 분신 같은 것이 있다면, 벌레들이 너의 분신을 감염시키기 위해서 달려들 거잖아. 내가 그 순간을 노려서 벌레를 공격하는 거야. 어떻게 생각해?“


”미끼를 내놓으라는 거군요.“

”그렇지! 미끼! 역시 제천 왕이 말을 잘 알아듣는구나.“


”그런 것이라면, 주인님이 잡아놓은 놈 중 하나 정도 써도 되지 않아요?“

”아. 그게. 저 마을 사람들 숫자만큼 필요할 수도 있거든. 그리고, 감염되면 바로 소멸시켜야 하기도 하고···. 나를 도와줬는데, 감염시켜놓고는 소멸시키는 것도 좀 미안하잖아?“


영은 난처한 표정으로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제천 왕을 설득했다.

제천 왕은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팔짱을 꼈다.

잠시 생각을 하더니, 팔짱을 풀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내어드리지요. 하지만! 너무 많이 쓰지 마세요. 되도록 한 놈도 소모 안 하셨으면 합니다. 지난번에 보니까, 감염시켜야 할 대상이 하나면 차례로 나오더라고요. 그러니, 잘 하시면 하나도 소모하지 않고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말을 하며 주머니 하나를 주었다.

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게 뭐냐?“

”이 안에 구슬이 들었습니다. 그 구슬을 하나씩 던지시면 그 속에서 저의 분신이 나옵니다. 아주 약한 놈이니, 주인님의 화구(火球)에 바로 소멸할 것입니다.“


”오! 좋은데? 나 이거 계속 갖고 쓰면 안 되겠니?“

”그렇게 하시라고 드리는 것입니다.“


”다 쓰면 채워주는 거야?“

”그럼요.“


”역시 우리 제천 왕이야. 정말 든든한 12 야차의 맏형이구나! 정말 고맙다!“

”별말씀을요.“


”그래. 그러면 들어가 봐.“

”네?“


”들어가 보라고.“


제천 왕은 좀 더 칭찬을 듣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자 조금은 섭섭한 표정으로 고개를 외로 꼬며 말했다.


”아, 알았습니다. 그, 그러면 잘 싸우세요.“

”그래.“


제천 왕이 사라지자 영은 주머니를 들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마을로 갔다.

마을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마을 한가운데까지 들어가서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감염된 사람들이 기척을 느끼고는 미친 듯이 뛰어오기 시작했다.


영은 주머니에 든 모든 구슬을 땅바닥에 던졌다.

그러자, 100명도 넘는 제천 왕의 분신이 소환되어 나왔다.

소환된 분신들은 황당한 얼굴을 하고는 한목소리로 영에게 따졌다.


”아니! 이렇게 쓰지 말고 하나씩 쓰라니까요? 어쩌시려고···.“


아니나 다를까.

미친 듯이 달려오던 마을 사람들이 일정 거리까지 다가오자 몸에서 벌레들이 일시에 쏟아져나왔다.

제천 왕의 분신은 죽음을 직감한 듯 눈을 지그시 감았다.


하지만, 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신성의 벽!“


순식간에 모여있던 제천 왕의 분신들 주변으로 불타는 벽이 만들어졌다.

그 벽에 부딪힌 벌레들은 마치 옥수수 알이 튀겨지듯 펑펑 터지고 있었다.


벌레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제천 왕을 다시 공격할 줄 알았던 감염된 사람들은 예상외로 쓰러진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영은 잠깐 머리가 정지되는 느낌을 받았다.


‘왜!’


영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자, 제천 왕의 분신들은 쓰러진 사람들에게 달려나갔다.


”주인님! 정신 차려야 합니다!“


제천 왕의 분신 중 하나가 소리를 치며 영의 뒤통수를 세 개 후려쳤다.

그 순간 영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여기서 내가 당황하면 안 된다.’


제천 왕의 분신이 달려들며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사람을 공격하려던 감염인들은 다시 벌레를 쏴서 분신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거리에 따라서 공격 목표가 바뀌는구나! 좋다!’


영은 분신들에 명령을 내렸다.


”모두 방패를 꺼내라!“


영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방패를 꺼내 달려들었다.

영은 분신들의 방패에 천상의 불꽃을 붙였다.


”정염(精炎)!“


제천 왕의 방패가 불꽃으로 뒤덮이자, 분신들은 그것으로 앞을 막고는 쓰러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달려갔다.

벌레는 방패를 피해 제천 왕의 분신에 다가갔다.

분신은 그 모습에 멈칫했다.

영은 분신들에 소리쳤다.


”멈추지 말고 달려들어!“


분신들은 영의 명령에 투덜거리며 죽을 각오로 달렸다.


”아무리 분신이라지만, 이건 죽으라는 소리 아닙니까?“

”분신이잖아. 죽으라면 죽어야지.“

”아니, 분명 사용법을 알려드렸는데도 이러면 곤란하잖아. 우리도 엄연히 자아가 있는데···.“

”일회용으로 태어난 인생이니 너무 섭섭해하지 말자. 그래도 본체에는 우리의 기억이 있을 테니···.“


방패를 피했지만, 영의 불꽃은 분신들을 꼼꼼히 보호하고 있었다.

영의 불꽃에 닿자마자 벌레들은 퍽퍽 터져나갔다.


”오! 이 불꽃 뭐에요?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이런 걸 마련해주신 거예요?“

”감동입니다. 흑흑. 분신도 본체만큼이나 소중히 여겨주시는군요.“

”좋아! 주인님의 말만 믿고 달려듭니다!“


사기가 올라간 분신들을 보며 영은 피식 웃었다.


”좋아! 그렇게 쓰러진 사람들에게 달려들려는 것들에게 계속 다가가는데, 꼭 5인이 한 조가 돼서 벌레가 틈으로 파고들지 못하도록 잘 감싸야 하느니라!“


영의 말에 제천 왕의 분신은 팔을 여러 개로 나누더니 방패를 다섯 개의 면으로 나눠 온몸을 감쌌다.

영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방패에 불꽃을 붙였다.

그러자, 방패들은 분신들의 온몸을 감쌌다.

마치 씨앗에 들어간 것과 같이 온몸을 보호했다.


감염된 사람들의 몸에서는 분신이 가까워지면 바로 벌레가 튀어나왔으나, 방패에 붙은 불꽃에 불타 터져나갔다.

제법 많은 사람이 감염된 곳이었지만, 순식간에 정리되었고, 사람들은 감염에서 벗어났다.

쓰러져있는 사람들은 생명이 경각에 달했다.


영은 생명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생명의 불꽃을 연결했지만, 너무 멀리 있는 불꽃에는 닿기가 쉽지 않았다.

불꽃이 너무도 작았기 때문에, 자칫 너무 큰불이 옮아가면 없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주 얇은 비단 실과 같이 줄기를 유지해야 했기에 너무 멀면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영은 분신들에 명령을 내렸다.


”지금 바로 쓰려져 있는 사람들을 내 주위로 모으고, 다른 적이 없는지 방비하도록 해!“

”네!“


영의 명령에 분신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일부는 사람들을 옮기고 일부는 일하는 분신들을 경호했다.


많은 수의 제천 왕의 분신들은 4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영의 주변에 모았다.

영은 얼른 생명의 불꽃을 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꺼져갈 것 같던 사람들의 호흡이 점점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뼈가 드러날 정도로 상처 입었던 몸뚱이는 빠르게 아물어갔다.

사람들이 많이 회복되었는지, 하늘은 더욱 밝아져, 새벽과 같았다.

동쪽 하늘이 점점 열리기 시작했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지만, 회복된 사람들을 분신에 시켜 빈집에 데려다 놓도록 했다.

일을 모두 마무리하고 보니, 대략 반 시진(한 시간) 정도가 지난 것을 알 수 있었다.

영은 주먹을 꽉 쥐며 환호했다.


”좋아! 내일까지 모두 해치울 수 있어! 다음 마을로 가자!“


작가의말

주말이 왔습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시구요.


주말에도 열심히 봬요.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한 최강 주작 술사! 고려를 세우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8 나주 행 (3) +6 21.07.04 55 3 11쪽
57 나주 행 (2) +6 21.07.03 62 3 11쪽
56 나주 행 (1) +6 21.07.02 48 3 11쪽
55 악의 근원 (7) +6 21.07.01 54 3 11쪽
54 악의 근원 (6) +6 21.06.30 48 3 11쪽
53 악의 근원 (5) +6 21.06.29 44 4 11쪽
52 악의 근원 (4) +4 21.06.28 45 3 11쪽
51 악의 근원 (3) +6 21.06.27 43 3 11쪽
50 악의 근원 (2) +6 21.06.26 44 4 11쪽
49 악의 근원 (1) +5 21.06.25 51 4 11쪽
48 뒤통수를 노리는 자 (7) +6 21.06.24 53 4 11쪽
47 뒤통수를 노리는 자 (6) +6 21.06.23 51 4 11쪽
46 뒤통수를 노리는 자 (5) +6 21.06.22 55 5 11쪽
45 뒤통수를 노리는 자 (4) +4 21.06.21 51 4 11쪽
44 뒤통수를 노리는 자 (3) +4 21.06.20 58 4 11쪽
43 뒤통수를 노리는 자 (2) +6 21.06.19 57 5 11쪽
42 뒤통수를 노리는 자 (1) +6 21.06.18 62 5 11쪽
41 대록 전투(6) +6 21.06.17 58 5 11쪽
40 대록 전투(5) +8 21.06.16 55 5 11쪽
39 대록 전투(4) +6 21.06.15 58 6 11쪽
38 대록 전투(3) +6 21.06.14 63 6 11쪽
37 대록 전투(2) +10 21.06.13 61 6 11쪽
36 대록 전투(1) +6 21.06.12 73 5 11쪽
35 인간의 시간(4) +6 21.06.11 70 5 11쪽
34 인간의 일(3) +8 21.06.10 72 5 11쪽
33 인간의 일(2) +12 21.06.09 84 5 11쪽
32 인간의 일(1) +6 21.06.08 76 5 11쪽
31 순리가 어긋날 때(6) +6 21.06.07 71 4 11쪽
30 순리가 어긋날 때(5) +8 21.06.06 74 4 11쪽
» 순리가 어긋날 때(4) +6 21.06.05 79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