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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의 서재입니다.

삼한 최강 주작 술사! 고려를 세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장호(章淏)
작품등록일 :
2021.05.12 17:59
최근연재일 :
2021.08.12 06:00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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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93
추천수 :
427
글자수 :
430,690

작성
21.06.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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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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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뒤통수를 노리는 자 (2)

DUMMY

자리에 앉아있던 귀족 중 한 사람이 채념하듯 말했다.


“가 볼 것 없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설영이 놈이 지금 김춘수 공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소. 설중 공의 자제라고 하는데, 올 때부터 김춘수 공이 크게 아꼈다고 합니다.”

“믿을 수가 없어요. 우리가 걷은 것 중에 절반이 김춘수 공에게 가고 있는데, 그분이 이러시면 곤란하지요. 아니! 설영이라는 어린놈이 도대체 뭘 주었기에 김춘수 공이 그렇게 아낀단 말입니까?”


“그러게요. 도대체 뭘 받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러면, 저 애송이 태수를 그냥 두고 봐야 한단 말입니까? 내 땅에서 나는 물산도 내가 마음대로 걷지 못하게 한단 말이오?”


그 자리에 앉아서 한마디도 안 하던 호족 하나가 술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그러면 없애버리면 되지 않겠소이까?”

“김춘수 공의 사랑을 받는 관리를 어떻게 없애버린다는 말입니까?”


“내가 이럴 때를 위해서 내 사병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겠소?”

“그러고 보니, 골내근정의 병력도 절반으로 줄었지요?”


“그 애송이 같은 녀석이 와서는 군대를 절반으로 줄여 버렸어요.”

“대감님의 군대를 손대다니. 그놈의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지요.”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놈을 내가 처리해야겠어요.”

“그런데, 그 설영 그놈은 무예도 고강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전투에서도 큰 전공을 세웠다고 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한주의 요괴들까지 모두 없앴다고 합니다.”


“하하. 그놈이 싸우는 것을 보셨습니까? 나는 그런 것은 못 믿겠어요. 그리고, 한주하고 삭주의 요괴를 퇴치했다고 하는데, 그런 말들은 거의 풍이지 않겠습니까? 요괴를 눈으로 보신 적 있습니까?”

“오. 정인함 공은 그 소식을 믿지 않으시는군요.”


“그걸 어찌 믿겠소? 그리고, 세상에 요괴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세상이 흉흉하니 지어낸 이야기들 아니겠습니까?”

“그렇기는 하지요.”


“제가 생각하기는 아마도 아주 큰 사기꾼이라 생각이 듭니다. 김춘수 공께서 사기를 당하신 게지요.”

“어허! 이런!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김춘수 공이 사기를 당하신다는 말입니까?”


“김춘수 공이 너무 착해서 그렇습니다. 우리가 김춘수 공을 사기꾼에게서 구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역시 정인함 공이 진정한 애국자이올시다. 나는 찬성이오!”


“하하. 고맙소. 내 최선을 다 하리다.”

“그런데, 어떻게 하시려고 하십니까? 소문에 의하면, 설 태수의 수하에 있는 장졸들은 아주 용맹하다고 하더이다. 이번에 대록 전투에서도 남천정과 골내근정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고, 그냥 상황 정리만 하고 왔다는 소리도 있어요. 전투는 설 태수의 직속 부대 50명이 다 했다고 하구요.”


“하하하하하. 이보시오. 장 공. 그 말을 믿으십니까? 적의 숫자가 1,200이었다고 합디다. 사실 그것도 믿을 수가 없지만, 많이 잡아야 600이라고 쳐도, 50명이 600명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그것도 견훤의 군대를 말입니다.”

“정 공의 말이 맞는 것도 같소. 만약 그렇다면, 그자도 결국 허풍쟁이에 불과하다는 말씀이 아니오?”


“바로 보셨습니다. 그냥 허풍쟁이에 사기꾼일 뿐입니다. 그런 자에게 빠진 김춘수 공을 누가 구해야 하겠습니까? 바로 우리입니다. 우리. 게다가 사병은 그자만 있답니까? 저의 사병은 장 공도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럼요. 봤지요. 당에서 수련하고 와서 무예도 출중한 그 무사를 봤지요. 그 당에 있다는 무림이라는 곳에서도 매우 이름 높은 이라 들었습니다만.”


“하하하. 맞습니다. 무림이라고도 하고 강호라고도 하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강호 절대 고수라는 칭호를 얻었다는 사람이지요. 제가 아주 거금을 들여서 데리고 있는데, 그 무예가 그냥 보기에도 아주 고강하지 않습니까?”

“이를 말입니까? 지난번 정인함 공의 집에 가서 그 두꺼운 댓돌을 손가락 한 번 튕기는 것으로 깨는 것을 보고는 혀를 내두르지 않았습니까?”


“하하하. 그것이 바로 탄지공이라고 손가락을 튕기는 무공이라고 하더이다. 그거에 한 번 걸리면 두개골도 두 쪽으로 갈라진다니···. 하하하하. 설영이라는 그 애송이도 제게 걸렸으니, 이제는 머리가 두 쪽으로 갈라질 일만 남았습니다.”

“하이고. 그렇게만 되면, 내 소원이 없겠습니다. 요즘 어린놈이 잘났다고 돌아다니는 통에 잠자리도 사나웠어요. 아주.”


술이 자작하게 취해 집으로 돌아온 정인함은 하인에게 물었다.


“제운이 있는가?”


정인함을 시중하던 하인이 얼른 밖으로 뛰어나가며 말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금방 모셔오겠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 제운이 당당한 걸음으로 정인함 앞에 왔다.


“부르셨습니까?”

“오! 제운이! 자네가 요즘 적적해하기에 내가 일을 만들어 왔네!”


“무슨 일이든 맡겨만 주십시오. 그러면 대인의 마음에 쏙 들도록 깔끔하게 처리하겠습니다.”

“하하하하. 그래! 아주 좋아! 아주! 자네라면 내가 믿고 맡길만하지. 하하하.”


정인함은 그렇게 대청마루에 드러누워 잠이 들었다.

제운은 굳어진 얼굴로 하인에게 말했다.


“정 공을 안으로 모시게. 아무래도 아침에나 다시 찾으실 듯 허이.”

“네.”


제운은 씁쓸하게 웃으며 자신이 방으로 돌아왔다.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열어보니, 좀 전에 정인함을 돌보던 하인이 한 상을 차려왔다.


“매일 고생이 많으십니다. 제가 술 한 상 봐왔으니, 드시고 주무세요.”

“나 생각해 주는 것은 아범밖에는 없네. 고마워.”


“무슨 말씀을요. 주인님이 성격이 좀 모납니다. 이해해주세요.”

“하하하하.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입혀주고, 먹여주는 은혜도 크다네.”


하인이 나가고 제운 혼자 남자, 상을 저쪽으로 치웠다.

그러자, 그 상에 검은 기운이 들러붙었다.


“뭐, 항상 이렇게 상이 조촐한 거야?”


제운은 괴로운 듯 인상을 찌푸리고는 말했다.


“나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진 마시오. 난 할 수 있는 게 없소.”


말을 하는 사이 이미 한 상의 모든 음식과 술을 다 먹어버린 검은 기운은 모습을 갖췄다.


“그렇게 약한 소리 하지 마. 내가 너에게 그런 약한 소리를 하라고 힘을 준 건 아니니까.”

“내가 이런 힘을 달라고 하지 않았어! 으흐흐흑.”


제운은 흐느끼기 시작했다.

겁에 질려서 구석에서 웅크려 덜덜 떨고 있었다.

실컷 먹은 검은 기운은 제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검은 기운의 손이 머리에 닿자마자 제운이 비명을 지르려 하였다.

하지만, 목에서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눈은 점점 붉게 변했고, 호흡이 거칠어졌다.


약간의 형체를 갖춘 검은 기운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 돼. 이 정도 증오로는 내가 힘을 회복하기가 너무 힘들단 말이지. 좀 더 증오해야 해. 좀 더!”


제운은 뭔가에 이끌리듯 밖으로 나갔다.

손에는 검을 들고 있었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는 글자가 검날에 검게 새겨진 검을 어깨에 대충 얹고는 술 취한 사람처럼 거리를 비틀비틀 걸었다.

늦은 밤이라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제운은 뭔가에 홀린 듯 알아듣지 못할 소리를 마구 질렀다.

누군가와 싸우는 듯 칼을 어지러이 놀리기도 하였다.


제운이 정신을 차린 것은 새벽이 다 되어서였다.

동이 트기 시작하자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자신을 돌아봤다.

칼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고, 온 몸에는 피가 튀어 있었다.

제운은 급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사, 사람을 주, 죽인 건가?’


주변을 둘러봤으나, 모르는 곳이었다.

제운은 급하게 몸을 숨겼다.

얼른 산속으로 들어가 피가 묻은 칼을 닦고, 옷을 빨았다.

제운이 다시 집으로 돌아온 것은 오후가 다 되어서였다.


정인함의 집 하인들이 수군거리는 것을 제운이 지나다 들었다.


“어젯밤에 또 그 악귀가 나타났다며?”

“그러게. 벌써 이게 몇 번째인가?”

“그래도, 그동안은 사람을 상하는 일은 없었는데, 하이고.”

“왜 그런데요? 이번에는 사람도 상했데요?”

“그, 왜, 상홀현(지금의 평택) 윗말에 사는 개지 아범 있잖아? 그 사람이 지금 사경을 헤맨다고 하더라고.”

“아이고! 이제 그 악귀가 사람도 잡아 죽이네.”


제운은 헛기침을 했다.


“어험.”


하인들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제운 나리 오셨습니까?”

“그래.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이고! 말도 마십쇼. 어제밤에 그 악귀가 옆에 상홀현 윗말에 나타나서는 글쎄, 그 집에 있는 소며, 닭이며 다 죽이고, 그 소리를 듣고 나와서 막는 그 집 주인까지 칼로 쳤다고 하더라구요.”

“어허. 그 무슨 해괴한 일인가?”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제운 나리는 어디 다녀오십니까?”

“나는 마을에 뭔 일 없는지, 은밀히 돌아다니다 오는 길이네.”


제운의 말에 하인들은 그를 칭송하느라 침이 마를 지경이었다.


“우리 마을은 제운 나리가 있어서 그런 흉악한 것들이 올 수가 없다니까?”

“그러게! 그게 사람이든, 악귀든, 우리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겠는가?”

“그 악귀가 살살 피해 다니지 말고, 우리 동네에 와야지, 우리 나리가 한번 따끔하게 혼줄을 내줄 텐데 말이야.”

“하이고! 이 사람아! 그런 방정맞은 소리는 하지 말어. 우리 동네 왔다가 제운 나리가 가기도 전에 사고라도 치면 어쩌려고 그래?”

“자네나 그런 방정맞은 소리는 하지 말어. 우리 제운 나리가 누구신가? 비바람을 부르고, 천둥 번개를 치게 하는 천하제일 도술사 아닌가?”


제운은 얼른 자리를 피했다.


***


영은 배현을 불러다 놓고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당은군(지금의 경기도 화성시)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아는 것 있어?”


배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리가요. 없죠. 제가 따로 알아보러 다니는 것도 아니고···.”


소화는 기가 차지도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너 요즘 영 태도가 불량하다.”

“아니! 소화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낮에는 한산주 일에, 밤에는 옥부 업무에, 몸이 두 개여도 부족하다니까요!”


“세 개를 만들어. 두 개가 모자라면.”


소화의 말에 배현은 머쓱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그게, 그렇게 하면 되긴 하는데요. 이게 마력이 나뉘는 것도 좀 있고, 그리고, 그러면, 제 분신한테 또 벼슬을 줘야 하는데, 아무리 지금 신라가 콩가루라고 하지만, 그건 좀 그렇지 않습니까?”


영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 온 지 이제 6개월밖에 안 된 나한테 대아찬을 주는 신라의 조정 신료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배현은 입을 벌리고는 영을 잠깐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말했다.


“그럼요. 그깟 벼슬. 뭐, 저도 이제 벌써 아찬인데요. 애들도 전부 벼슬이 제수 돼서 곡양의 군사들이 전부 관료가 되었는데, 그깟 분신한테 벼슬 하나 더 주는 게 뭐 대수인가요? 그렇게 하죠. 뭐.”


작가의말

어김없이 주말이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일 안하고 쉬는 날이니...


저는 좀 푹 쉬어야겠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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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악의 근원 (6) +6 21.06.30 48 3 11쪽
53 악의 근원 (5) +6 21.06.29 44 4 11쪽
52 악의 근원 (4) +4 21.06.28 45 3 11쪽
51 악의 근원 (3) +6 21.06.27 43 3 11쪽
50 악의 근원 (2) +6 21.06.26 44 4 11쪽
49 악의 근원 (1) +5 21.06.25 51 4 11쪽
48 뒤통수를 노리는 자 (7) +6 21.06.24 53 4 11쪽
47 뒤통수를 노리는 자 (6) +6 21.06.23 51 4 11쪽
46 뒤통수를 노리는 자 (5) +6 21.06.22 55 5 11쪽
45 뒤통수를 노리는 자 (4) +4 21.06.21 51 4 11쪽
44 뒤통수를 노리는 자 (3) +4 21.06.20 58 4 11쪽
» 뒤통수를 노리는 자 (2) +6 21.06.19 57 5 11쪽
42 뒤통수를 노리는 자 (1) +6 21.06.18 62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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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대록 전투(5) +8 21.06.16 55 5 11쪽
39 대록 전투(4) +6 21.06.15 57 6 11쪽
38 대록 전투(3) +6 21.06.14 63 6 11쪽
37 대록 전투(2) +10 21.06.13 61 6 11쪽
36 대록 전투(1) +6 21.06.12 73 5 11쪽
35 인간의 시간(4) +6 21.06.11 70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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