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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의 서재입니다.

삼한 최강 주작 술사! 고려를 세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장호(章淏)
작품등록일 :
2021.05.12 17:59
최근연재일 :
2021.08.12 06:00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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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91
추천수 :
427
글자수 :
430,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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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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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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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악의 근원 (6)

DUMMY

영의 공격은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


파순은 검은 기운을 팔에 둘러서 영의 공격을 막아섰다.

영의 공격은 파순의 팔에 명중했다,

그러자, 이내 기운이 쑥 하고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이게 뭐야?!”


소화는 공격하다 말고, 팔짱을 끼고는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게 되네.”


영의 공격이 갑자기 더욱 날카로워졌다.

게다가 배현의 공격 역시 더욱 강해졌다.


그제야 파순은 깨달았다.


“너희들이 모습을 바꾼 게냐?”


영의 모습을 한 배현이 다시 배현의 모습으로 바뀌며 팔짱을 끼고는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렇다 타화자재천의 왕 파순이여! 이거 힘이 막 넘치는데!”


순수한 욕망의 힘이 넘쳤다.

정신이 아득할 정도였다.


배현의 모습으로 변한 영도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며 배현에게 말했다.


“조심해. 그 힘이 널 먹어버리면 너도 저 파순에게 먹히는 거야.”


배현은 영의 말이 안 들리는지, 그 자리에서 호탕하게 웃기만 했다.

그 모습을 보며 파순은 요상한 얼굴로 말했다.


“나의 힘을 그렇게 날로 먹으면 자칫 체할 수 있다. 오늘은 내가 물러가지만,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배현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 말했다.


“네 맘대로 물러가려고? 어디서 그런 깜찍한 상상을 하지?”


파순은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마왕 파순의 힘은 순수한 욕망의 힘. 네가 그 힘을 가졌지만, 절반만 가진 것이다. 순수하지 않은 욕망의 힘은 자신을 파멸시킬 수 있지.”


배현 역시 지지 않고 말했다.


“하하하하. 헛소리하는구나. 이 힘. 날로 먹기는 좀 비리네. 네가 이 힘을 다시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웃기지 마라! 이 힘은 내 속에서 아주 더럽혀질 거야. 네가 찾지 못할 정도로 더럽혀져서 다시는 네 힘으로 돌아가지 못할 거야. 하하하하하.”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배현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왕의 힘에 정신이 아득해지고 있었다.

자신을 잃지 않는 것만으로도 모든 힘을 다 쓰고 있었다.


소화는 파순을 그대로 보낼 수 없었다.

그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공격을 퍼부었다.

소화의 공격은 더욱 매서웠고, 파순의 힘은 절반으로 떨어져 있어서 소화의 공격이 버거웠다.

배현의 곁에서 영이 무서운 눈초리로 보고 있어서 파순은 더욱 신경이 쓰였다.

소화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절반으로 떨어진 파순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기는 했지만, 역시 굴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은 배현의 상태가 걱정되어 그의 곁에 있었다.

배현은 영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소화님을 도와주시죠. 지금을 놓치면 소화님이 매우 슬퍼하실 것 같습니다.”

“알았어. 조심하고.”


영은 다시 한번 주작의 힘을 개방했다.

머릿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라옴을 느꼈다.

배속의 화기가 머리로 올라와 그것이 분노로 표출되고 있었다.

영의 칼은 거칠게 파순을 찌르고 들어갔다.

파순은 좀 전의 영을 생각하고는 자신의 기로 영의 검을 막아섰다.

영의 검을 막아선 팔은 그대로 잘려나갔다.


파순은 눈이 커졌다.


“뭐, 뭐냐?”


파순의 힘이 온전했을 때도 호각이었던 영의 검이 절반밖에 안 되는 파순의 기운을 잘라버렸다.

영의 검은 그대로 파순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다.

파순은 자신의 검을 들어 영의 검을 막았다.

하지만, 검은 영의 검을 이길 수가 없었다.

파순의 검은 그대로 두 동강이 나버렸다.

하지만, 그 덕에 머리는 머리 위에 아직 있을 수 있었다.


영의 검은 매섭기 그지없었다.

파순은 그저 영과 소화의 공격을 빠르게 피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완전히 피할 수는 없는 노릇 제운의 몸은 점점 걸레처럼 변해갔다.


여기저기 팔과 다리에는 뼈가 드러났고, 복부에서는 뛰는 심장이 보일 만큼 손상이 심했다.

영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몸을 놓고 가야! 너의 존재를 지킬 수 있을 것이야!”


영의 검에 커다란 녹색의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구월 폭포의 주변은 지글지글 끌어 오르기 시작했다.


동물들은 이상한 느낌을 느끼고는 이미 모두 사라진 채였다.

차마 피하지 못한 물고기들은 익은 채로 물 위로 떠 올랐다.

강을 흐르던 물은 바짝 말라버렸고, 나무들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지옥도가 따로 없었다.


영의 열기로 인해 제운의 몸도 점점 녹아갔다.


영의 영향으로 소화 역시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소화는 기쁘지 않았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영의 주작에게 먹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의 정신이 잠시 아득해졌다.

그의 앞에는 주작이 서 있었다.


“나의 힘이 필요한가?”

“네 힘이 나의 힘이니, 내가 필요할 때 쓸 뿐이야.”


“너와 나는 이렇게 따로 떨어져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너는 너고, 나는 나 아닌 건가?”

“그건 나중에 너를 그렇게 나에게 집어넣은 삼신할미에게 물어봐. 그나저나, 지금은 딴 생각 하지 말고 힘이나 내놔. 그리고, 앞으로 내가 정화를 쓸 때, 불필요하게 나의 정신에 개입하려고 하지 마. 영생해버리는 수가 생기니까. 평생을 인간의 몸속에서 살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봤니? 어차피 길어야 70년이야. 더 길면 한 100년일 수도 있고. 그것만 참으면 되니, 나를 취하려는 짓은 더는 그만둬.”

“그래. 그 정도는 내가 해줄 수 있지. 좋아. 네가 살아있는 동안 내가 너의 정신을 탐하지 않을 테니, 저 재수 없는 파순 놈을 나 대신 뭉개 주시게.”


“알았다.”


소화는 영의 상태가 걱정되었다.

분명 무서운 기세로 칼을 휘두르고 있지만, 의지가 빠져버린 몸짓이었다.

파순도 눈치챘지만, 이미 힘이 절반으로 떨어져 있었기에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소화는 유성검을 파순에게 찌르며 말했다.


“영아! 괜찮아?”


소화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영이 다시 돌아왔다.

분노에 찬 모습도 사라졌다.

다시 평소의 냉정한 영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어. 미안해. 주작이 놈이 불러서 잠깐 보고 왔어. 제운이를 보내줘야지. 자. 다시 해 보자.”


영의 검은 마구 불타는 불꽃 같았다가, 지금은 차분히 흐르는 용암과도 같이 변했다.

도도하게 땅 위를 흐르며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힘으로 마왕 파순을 밀어부쳤다.

좀 전과 완전히 달라진 공격을 받으니, 파순의 힘으로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나를 이렇게 곤란하게 하다니···. 네 너를 잊지 않겠다.”


영은 파순을 비웃었다.


“잊으면 곤란하지. 그러면, 또 이렇게 당할 텐데. 제운을 포기해라. 그러면, 너는 놓아줄 테니.”


영의 말에 파순은 다시 말했다.


“분명 말했지만, 내가 제운을 차지한 게 아니야. 제운이 나를 차지한 거지. 이 거대한 욕망이 나를 부른 거야.”


영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타화자재천의 왕이면서 인간의 욕망을 빨아먹는 기생충같이 사는구나. 네가 어울리는 곳은 그곳이 아니라, 아무래도 수라도 인듯하다.”

“그래. 마음껏 조롱해라. 나의 힘이 약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 다시 올 때는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할 것이야!”


파순은 일순간 제운의 몸에서 빠져나가버렸다.

제운의 몸은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제운의 정신이 돌아왔다.


“으아아아아아아악!”


산 채로 타오르는 고통을 그대로 느끼고 있었다.

제운의 눈에 영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 옆에 있는 소화의 얼굴도 들어왔다.


“너희! 너희는! 으아아아악! 사, 살려! 살려줘!”


그 말을 마지막으로 제운의 몸은 가루가 되어 세상에 퍼졌다.

제운의 목숨이 사라진 그 순간 검은 문이 열리며 지옥의 옥리가 검은 밧줄을 가지고 나와 날아가려는 제운의 영혼을 붙잡아 묶었다.

옥리는 제운의 영혼을 염왕 배현 앞에 꿇렸다.


“죄인을 잡아들였나이다!”


마왕 파순이 사라지자 정신이 혼미하던 배현도 다시 정신을 차렸다.

배현은 일순간 염왕의 모습으로 변했다.


커다란 여의봉가 여의주를 쥔 천상장군의 모습이었다.


“이자를 바로 옥부로 데리고 간다! 저승 시왕에게 이놈이 각 지옥을 골고루 맛볼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들여 벌하라 전하라!”


배현의 말에 옥리는 흠칫 놀랬다.


“저, 정말 그래도 괘, 괜찮은 것입니까? 너무 과한 처벌을 하시면, 천상계에서 징계 내려올 텐데요?”

“징계는 먹어도 내가 먹을 테니, 너는 내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그러면, 저도 뭔가 증거가 필요하니, 명령서를 하나 써주십시오.”


배현은 바로 품에서 지필묵을 꺼내 염왕의 명령을 적은 종이를 써주었다.


“여기있다! 이것으로 저승 시왕들에게 가서 내가 한 명이니, 저 놈을 각 지옥에서 아주 푹! 썩도록 안내해 주라고 하여라! 알겠느냐?”

“네! 알겠습니다.”


옥리는 제운의 영혼을 끌고는 바로 검은 문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제야 영과 소화는 힘을 거두었다.

절경으로 소문나 많은 사람이 찾던 구일 폭포는 이제 그저 잿더미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열기가 가시자 다시 폭포 위쪽에서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떨어진 물은 뜨겁게 달궈진 땅을 허연 수증기를 내뿜으며 식히기 시작했다.


하얗게 올라간 수증기는 구름이 되어 구일 폭포 위에 뭉게뭉게 모였다.

이내,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커다란 비가 되어 영과 소화, 그리고 배현에게 내리기 시작했다.


소화가 비를 맞으며 말했다.


“상제의 배려다. 땅이 이렇게 식듯이 너도 식히라고 말하는 거야.”


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눈앞에서 사라지던 제운의 모습이 생각났다.


“너무 덧없다.”


소화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이렇게 없어질 것 같았으면 왜 그렇게 어이없는 짓을 벌였는지···.”


배현은 둘의 눈치를 살피다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런 말씀 드려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주인님께서는 지금 큰 죄를 지으셨어요. 사람을 죽이는 죄는 정말 큰 죄거든요.”


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큰 죄를 지었지. 나중에 네가 다스리고 있는 저승으로 가서 이승에서의 죗값을 모두 치를게.”


담담한 표정으로 말하자, 배현은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말했다.


“주인님. 그, 그게 제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저승의 체계가 그래요. 제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으니, 그것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소화가 배현에게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너는 이전부터 그렇게 눈치 없는 말을 툭툭 뱉더라? 왜 그러는 거야? 염왕이 되었다고 우리한테 지금 유세 부리는 거야?”


염왕은 고개를 저었다.


“소화님. 아시지 않습니까? 염왕이 어떻게 저승으로 온 자들을 심판하는지. 이승에서 한 일들은 모두 저승에서 결산해야 합니다. 죄가 커지면, 커질수록 주인님은 큰 벌을 받아야 해요. 제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 이렇게 그 죗값을 적게 받으셨으면 하여 말씀드리는 겁니다.”


영은 배현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알아. 나도 알아. 하지만, 때에 따라 어떤 죄는 어쩔 수 없이 저지를 수밖에 없는 것 같아. 공짜로 저지를 수는 없으니, 나중에 다 정산해야지.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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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악의 근원 (3) +6 21.06.27 43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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