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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 님의 서재입니다.

용과 전생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sung1354
작품등록일 :
2017.11.23 17:33
최근연재일 :
2019.02.13 12:30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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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38
추천수 :
165
글자수 :
641,611

작성
17.12.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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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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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차 테스트

DUMMY

처키력 224년 2월 5일


“야, 일어나.”


“으으...”


미아드는 쉽사리 침대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끙끙대며 몸을 뒤틀기만 했다. 나는 녀석의 볼을 검지로 콕콕 찔렀다.


“하지 마...”


“그만하고 일어나 임마. 이틀은 쉬었잖아?”


“그래서 더 못 일어나겠어...”


하긴 가끔 그럴 때가 있지. 달릴 때는 괜찮은데 조금 쉬고 나면 몸이 더 아픈 경우. 나도 많이 경험해봤지.


그건 그거고 지금은 일어나야 할 때였다. 나는 아직까지 눈을 감고 있는 미아드의 볼을 찰싹찰싹 때렸다.


미아드가 힘겹게 말했다.


“그만하라니까...”


“오늘 시험이잖아. 그만 엄살 부리고 일어나.”


나는 미아드가 눈을 뜰 때까지 볼 때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3분 정도 후. 결국 포기한 미아드가 상체를 일으켰다. 미아드는 스스로의 어깨를 주무르며 짜증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1시간 정도는 남았잖아?”


“1시간밖에 안 남은 거야. 스트레칭도 하고, 마음도 다스리기엔 엄청나게 짧은 시간이라고.”


“에휴.”


미아드는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다시 자려는 건가 싶어서 볼에 손을 가져가려다 그만뒀다. 미아드의 숨이 규칙적이 되어 갔다.


“후우. 후우.”


미아드는 계속해서 숨을 내쉬며 들이셨다. 공기를 마시고, 내뱉고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더 비슷해져 갔다.


명상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내려왔다. 대신에 내 준비나 시작했다.


팔을 쭉 펴고, 다리를 최대까지 풀고, 목을 돌린다. 몸 이곳저곳을 만전의 상태로 준비했다.


지금의 나라면 1차 테스트 정도는 쉽게 통과할 수 있겠지만, 미리 준비해둬서 나쁠 게 없다. 괜히 자만했다가 떨어지면 집에 쪽팔려서 돌아갈 수가 없을 테니까.


스트레칭을 끝내고 난 후에는 허공에 가볍게 주먹을 휘둘러보았다.


시익. 시익.


바람 소리를 내며 주먹이 공간을 가로질렀다. 서너 번 정도만 시험해 보고는 그만뒀다. 곧 시험인데 체력을 낭비해두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다.


“아야야...”


그때 위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려 왔다. 시선을 올리자 침대 옆의 사다리로 내려오는 미아드의 모습이 보였다. 가볍게 손을 흔들며 물었다.


“명상은 잘 됐어?”


“전혀.”


내려온 미아드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아직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


“너무 조급해 하지 마. 1단계를 연 사람들은 다들 그러니까. 열심히 수련하면 조만간 어디가 팔이고 어디가 다리인지는 알 수 있을 거야.”


미아드는 정확히 2일 전 1단계를 각성했다. 시험 전에 이틀 정도는 쉬어둬야 하기에 내가 수련 기간으로 정한 마지막 날이었다.


처음 감각을 열었을 때 미아드는 스스로의 몸 상태를 의심했다.


‘할리, 나 몸이 안 좋은 것 같아. 자꾸 이상한 게 느껴져.’


나는 언제나와 같이 반응했다. 목검을 손에 들고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이게 일주일 동안 잘하더니... 한 번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할 거 아냐?’


‘아니야! 일단 들어봐!’


나는 인내심을 발휘해서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 과정에서 미아드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오러를 접했단 걸 알 수 있었다.


8일. 미아드가 1단계를 각성하기 전에 한 삽질을 감안해도 엄청나게 빠른 시간이다. 어쩌면 내 생각보다 재능이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때의 감상이 기억나 눈을 가늘게 뜨고 미아드를 바라보았다. 미아드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투덜거렸다.


“1단계를 열면 바로바로 몸 상태를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이 그렇게 쉽지는 않지.”


내가 특이 케이스일 뿐, 보통은 1단계를 열고도 바로바로 몸을 점검할 수 없다.


처음에 각성하면... 감각적인 부분이라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정보가 하나로 전달되는 느낌이랄까?


팔다리는 물론이고, 뼈와 살도 구분이 되지 않는다. 몸 전체에 하나의 신호에 담겨 뇌로 향한다. 점검은 물론이고 처음에는 정보 자체를 조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스승님에게서 들은 정보와 내 경험을 섞어서 설명해 주었다.


“일단 처음에는 그 감각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 긴 명상 없이도 바로바로 자신의 상태를 느낄 수 있어야 하지. 그 다음에는 받아들인 정보들을 나누는 거야. 어떤 게 팔이고, 어떤 게 다리다 같은 식으로.”


“응.”


미아드는 스트레칭을 하며 집중해서 내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묘한 만족감에 피식 웃었다.


열의와 재능이 있는 학생을 가르치는 건 생각보다 즐거웠다. 스승님이 날 가르치실 때도 이랬을려나?


...아니었겠지. 죄송합니다. 스승님. 머리가 나빠서.


나는 새삼 스승님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며 설명을 이었다.


“그 후에서야 자신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거지. 상급 기술들은 다시 그 이후고. 알겠어?”


“응. 고마워. 기억해둘게.”


미아드는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뭐,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조급해 하지 말라는 거야. 어차피 1차 테스트를 치르고 오면 내가 요령을 가르쳐 줄 테니까.”


나는 거기까지 말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때쯤 되면 배우기 싫다고 소리칠 텐데.”


“응? 뭐라고?”


“아니야.”


나는 상쾌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내 얼굴에 미아드는 뭔가를 느낀 듯했지만, 확신까진 가지 못했다. 나를 유심히 살펴보다 다른 것을 찾지 못하자 스트레칭을 이어갔다.


나는 미아드가 스트레칭을 마치자 말했다.


“그럼 돈주머니에서 가트 스무 개 정도 꺼내.”


“응.”


미아드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품에서 주머니를 꺼내 동전 몇 개를 내게 건넸다. 수를 세어보니 12개였다. 나는 가트를 내 주머니에 넣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나중에 돈 많이 벌면 10배로 갚을게.”


“에이. 그렇게까지 많이 필요 없어. 그냥 내가 준 만큼이면 돼.”


“...너는 장사는 절대 하지 마라. 분명 망할 거야.”


나는 살짝 안타까움까지 담아서 말했다. 저렇게 순수하게 전부 믿어주는 모습을 보니 약간 죄책감마저 든다. 돈 많이 벌면 정말로 갚아야지.


뭐, 많은 돈의 기준은 제각각이니... 킥킥. 내가 사악하게 웃는 동안 미아드는 찝찝한 표정을 지었다. 이유는 묻지 않고서도 알 수 있었다.


나는 미아드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위로했다.


“야, 기분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거야. 올라가서는 바꾸더라도 지금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올라가야만 해. 그러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바뀌어.”


“...응. 그렇겠지.”


미아드는 힘없이 대답했다. 아까 일어나기 전에 중얼거릴 때보다도 더욱 힘이 없어 보인다. 곧 부정한 짓을 저지를 거란 걸 실감한 것 같다.

나는 미아드의 뒤에서 몸을 밀었다.


“자, 우울한 모습은 나중에 하고. 일단 시험이나 보고 오자고!”


“우왓! 밀지 마!”


미아드가 비틀대다가 겨우 균형을 잡았다. 곧바로 나를 향해 눈을 부라려 오는 모습을 보니 어두운 감정은 없어진 것 같다. 나는 키득키득 웃으며 말했다.


“그러다 1차 테스트부터 떨어지면 엄청 쪽팔릴 거다?”


“너나 조심해.”


미아드는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다.


우리는 기숙사를 나서 시험장 건물로 향했다. 시험장은 체육관 옆에 있었기에, 며칠간 오고 가면서 본 적이 있었다. 미아드는 가는 길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말했다.


“사람들이 많네.”


지난 열흘간 점점 밖에 나와 있는 사람들은 많아져 갔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기숙사의 학생들도 훈련을 하는 경우가 생겼고, 이틀 전에는 체육관에 나온 학생도 보았다.


그 시점에서 체육관을 나와서 다시 가지 않았지만. 하여튼 그동안 사람들이 많아지긴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걸 감안해도 굉장히 주변이 붐비고 있었다. 전부 시험을 보러 온 인원일 것이다. 꿈을 가지고 온 평민이나, 수도에 집을 빌린 귀족 자제들까지. 오늘은 모두 들여보냈으니까.


나는 다시 한 번 가볍게 몸을 풀며 말했다.


“몸 상태는 괜찮냐?”


“응. 정말 좋냐고 물으면 그건 아니지만, 움직이는데 불편함은 없어.”


“내가 이틀간 수발을 들어줬는데 그 정도는 돼야지.”


나는 자연스럽게 내 공로를 칭찬했다. 2단계 검사인 덕분에 하루만에 대부분의 피로를 회복한 나와 달리, 미아드는 이틀간이나 체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 이틀간 나는 말 그대로 미아드를 업고 다녔다. 이틀 동안 미아드의 발이 땅에 닿인 횟수는 평소의 반도 안 될 것이다.


“응. 고마워.”


미아드는 순수하게 고마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나는 쑥스러워져서 뒤통수를 긁으며 말했다.


“그럼 진짜로 가자고.”


대화하는 중에 이미 시험장 주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시험장 입구에는 수험생들의 줄이 수십 미터 가까이 이어져 있었다. 시험을 보려면 최소한 몇 시간은 기다려야 할 것이다. 아니면 내일 오거나.


“으. 엄청 기네.”


미아드가 얼굴을 찌푸리며 줄의 맨 뒤에 서려 했다. 나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옷자락을 붙잡아 말렸다.


“야, 뭐하냐?”


“응? 줄을 서야지.”


“필요 없어.”


미아드의 얼굴에 궁금증이 차는 걸 보며 수험생들의 옆쪽으로 당당하게 걸어갔다. 미아드가 의아해하면서도 뒤따랐다.


수험생들은 우리가 자신들의 옆으로 지나가도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잠깐 눈길이나 줄 뿐, 금방 원래 위치로 시선을 돌렸다. 새치기를 할 수 있음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왜냐하면 이곳은 합법적으로 새치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 나는 곧장 시험장의 입구 주변까지 걸어가 경비를 서고 있는 사람을 불렀다.


“저기요.”


“왜 그러십니까?”


기사는 정중하게 물었다. 경비를 서는 사람이 전부 기사라니 병력이 남아도는 건가. 어이없음을 억제하며 내 용건을 밝혔다.


“전 여기 기숙사생입니다.”


“귀족이신가요?”


“아니요.”


거기까지 대답하자 기사의 눈빛이 바뀌었다. 그 영향은 말투에도 곧장 드러났다.


“귀족은 아니더라도 기숙사에 있다면 시험을 먼저 응시할 수 있지. 안에 계신 분이 나오고 나면 들어가라.”


“예.”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의 사람이 나오길 기다렸다. 그때 미아드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야, 뒤로 가자.”


“싫어. 임마.”


나는 미아드의 제안을 한 마디로 거부하고 문을 바라보았다. 미아드가 다시 한 번 말했다.


“야, 이거 새치기...”


“이제 와서? 잠시 후에 뇌물을 줄 생각이면서?”


“...”


나는 기사나 새치기에 담담하게 반응하는 수험생한테 들리지 않게 말했다. 들어도 문제없지만.


뇌물 건에는 미아드도 할 말이 없었는지 입을 다물었다. 나는 시험을 대비하며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을 떠올렸다.


잠시 후. 시험장 안에서 문을 열고 한 여자아이가 걸어 나왔다. 기사는 여자아이에게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수고하셨습니다.”


금발의 여자아이는 대답하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 여자아이가 멀어지자 기사가 고개를 들고 나에게 말했다.


“들어가라.”


나는 미아드를 보며 문을 턱 끝으로 가리켰다.


“먼저 들어갈래?”


“아, 난 됐어. 조금만 더 있다가.”


“그럼 갔다 오마.”


나는 문을 열고 시험장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시험장 안에는 3명의 면접관이 막 들어온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긴장하지 않고 의자를 향해 걸었다. 적당히 자신감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태도를 취하며 의자에 예의 바르게 앉았다.


의자에 앉을 때까지 면접관들은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았다. 물론 나는 이 순간에도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최대한 면접관의 마음에 들 수 있는 걸음걸이를 하려 노력했다.


의자에 앉아도 질문이 나올 때까진 좀 걸렸다. 난 그동안 면접관들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40대의 남자 한 명과 60대의 남자 한 명, 40대의 여자 한 명이었다.


40대의 남자는 약간 멍청해 보이는 타입, 60대의 남자는 깐깐해 보이는 타입이었다. 머리색은 둘다 처키에서 가장 흔한 갈색.


그리고 여자는 아는 사람이었다.


“이름이 할리. 맞습니까?”


“예.”


전에 천막에서 기숙사 신청을 받아 줬던 여자였다. 금발의 여자는 피곤한 듯한 얼굴로 눈을 서류로 향하며 말했다.


“일단 제대로 된 질문 전에 하나 묻겠습니다.”


“예.”


나는 이야기에 집중하는 척하며 여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실제로는 나중에 할 미아드의 수련법이나 생각하고 있었지만. 어차피 나올 질문이야 예상이 가고.


“현재 기숙사에 있는 걸로 아는데, 필요한 비용은 어디서 구한 겁니까?”


“아버지가 젊은 시절에 번 돈입니다.”


나는 막힘없이 대답했다.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질문이었다.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렇군요. 신분패를 제시해 주시겠습니까?”


“여기 있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신분패를 내밀었다. 1차 테스트에는 수험생의 보호자나 보호자의 신분패가 필요하다.


여자는 사각형 신분패를 들고 이름을 손가락으로 살며시 만져보더니 말했다.


“위조는 아니군요.”


여자는 신분패를 서류 위에 올려놓았다. 그때서야 40대의 남자가 나섰다.


“현 전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가장 존경하는 분입니다! 아, 아니 죄송합니다.”


나는 큰 소리로 대답했다가 황급히 사과했다. 난 이 나라 왕에 대한 존경심 따윈 조금도 없지만. 이 정도 연기는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흐음. 그렇군요.”


남자는 흡족한 미소를 짓더니 계속해서 물었다.


“정확히 어떤 점이 말이죠?”


“네. 이번 왕은 아주 카리스마 있으신 분입니다.”


전에 대답을 구상하는 데 칭찬할 게 거의 없었다.


“또 아주 용모가 아름다우시고.”


그래서 주관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 밖에 말할 게 없었다. 사실 카리스마는 모르겠고, 외모도 그닥이다.


“그리고 또...”


“아니, 그거면 됐습니다.”


미리 만들어둔 대답도 몇 개 없었다. 빨리 멈춰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말은 다르지만 의도는 같은 질문을 했다.


“현대 처키의 귀족들 중에 존경하거나 닮고 싶은 사람은 누가 있습니까?”


나는 살짝 흥분한 태도를 보여주며 말했다.


“볼스 가의 가주님이나, 르스 가의 가주님 등...”


얼굴도 본 적 없는 인간들이다. 그 이전에 이름이랑 가문 밖에 모른다. 그 인간들이 착한지 나쁜지도 관심 밖이다.


“볼스 님에게서 냉정하고 이지적인 지휘를 닮고 싶고...”


중요한 건 저 녀석들이 원하는 대답과 태도를 보여주는 것. 저 녀석들이 만족하기만 하면 다른 건 상관없다.


“음. 그렇군요.”


남자는 후에도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내 기본적인 사상을 탐구하며 종이에 무언가를 적었다. 남자는 질문하는 내내 웃음을 지었다.


“예. 됐습니다.”


남자는 펜을 내려놓고 질문을 마쳤다. 그리고는 자신의 옆에 놓인 방패 비슷하게 생긴 것을 들었다. 물체의 중앙을 탁탁 치며 말했다.


“여기를 쳐 보십시오.”


“예.”


나는 의자에서 남자가 서 있는 것으로 움직였다. 물체 앞에서 약간 긴장한 태도를 보여준 뒤, 엉성한 자세를 잡았다. 어차피 진심으로 때릴 것도 아니니 문제없다.


“하압!”


나는 큰 기합성을 내며 주먹을 대충 휘둘렀다. 물론 겉으로는 최선을 다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퍼억!


그럴 듯한 소리가 울리면서 나는 한 발자국 물러섰다. 주먹에 오는 충격은 약했지만, 그래도 조금 아픈 척을 했다.


“아야야.”


“흐음.”


남자는 턱을 긁적이며 물체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살짝 긴장해서 남자를 바라보았다. 너무 힘이 강했나? 아니면 약했나?


“좋습니다.”


일단 대답은 좋다였다. 남자는 물체를 원래 자리에 내려놓고 자신도 있던 곳에 앉았다.


“테스트는 끝났습니다. 3일 후에 결과를 발표할 테니 나가시면 됩니다.”


“아, 잠시만요.”


나는 나가기 전에 꼭 해야 하는 일을 했다. 품에서 돈주머니를 꺼내 60대의 남자 앞에 내려놓았다. 40대 남자의 얼굴에 이때까지 중에 가장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수고하시는 면접관님들에게 약소하지만...”


“아주 좋습니다.”


내 전형적인 대답이 끝나기 전에 남자가 말했다. 아주 솔직한 인간이군. 나는 크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예. 좋은 결과를 기대하셔도 되실 겁니다.”


...최소한 나가고 난 다음에 뜯어보란 말이다. 돈주머니에 얼굴을 가까이 대 금액을 확인하며 남자가 말했다.


12가트에 30발트. 미아드가 준 돈에 아버지가 준 돈을 합친 금액이면 확실하게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근데 30발트는 좀 아깝네. 그건 그냥 놔둘 걸 그랬나?


나는 살짝의 아쉬움과 함께 문을 나섰다. 직전에 면접에서 한 번도 말을 하지 않은 60대의 남자를 보았다. 남자는 돈주머니 쪽이 아니라 문을 여는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저 사람이 교장이군.


탁.


문을 닫고 나오며 긴장한 듯한 기색의 미아드에게 말했다.


“갔다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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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차 테스트 17.12.16 93 1 16쪽
33 미아드의 수련2 17.12.10 86 1 17쪽
32 친구 17.12.03 113 2 19쪽
» 1차 테스트 17.12.02 108 2 17쪽
30 미아드의 수련 17.11.26 129 2 13쪽
29 그런 식으로 17.11.26 133 2 19쪽
28 기숙사 17.11.24 121 2 14쪽
27 아저씨 17.11.23 121 2 17쪽
26 숙소에서 17.11.23 127 3 15쪽
25 도움 17.11.23 133 1 17쪽
24 도착 17.11.23 138 3 15쪽
23 1권 후기 +2 17.11.23 144 3 2쪽
22 1권 마지막화 17.11.23 142 3 14쪽
21 아버지 17.11.23 139 2 18쪽
20 설득 +2 17.11.23 146 2 18쪽
19 또 신전행 17.11.23 144 1 16쪽
18 처절한 전투 17.11.23 163 2 17쪽
17 탈출 17.11.23 165 1 21쪽
16 아버지를 찾아서 17.11.23 161 1 18쪽
15 알 수 없는 글 +2 17.11.23 155 2 18쪽
14 평범한 하루 17.11.23 166 2 14쪽
13 불길한 마지막 17.11.23 180 1 18쪽
12 배웅 17.11.23 183 2 17쪽
11 평화로운 점심 +2 17.11.23 235 2 18쪽
10 다시 수련 17.11.23 207 2 18쪽
9 사과 17.11.23 240 2 14쪽
8 뒷수습 17.11.23 233 2 15쪽
7 구사일생 17.11.23 217 3 12쪽
6 가려다가 17.11.23 239 3 15쪽
5 숲으로 17.11.23 211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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