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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 님의 서재입니다.

용과 전생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sung1354
작품등록일 :
2017.11.23 17:33
최근연재일 :
2019.02.13 12:30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11,424
추천수 :
165
글자수 :
641,611

작성
17.11.2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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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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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처절한 전투

DUMMY

숲 안으로 들어가자 대부분의 물체가 실루엣만 보였다. 나무와 가지들이 흐릿하게 보여 잘못 움직였다간 크게 다칠 수 있었다.


나는 1단계의 상급 기술을 사용했다. 시력 이외의 감각으로 주변이 감지됐다.


같은 경지라 해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무수히 많다. 이건 기감이라는 기술로 전투 시에 주변을 탐지할 때 쓸 수 있었다.


기술 설명을 떠올리고 있을 시간 따윈 없었다. 나는 한 방향을 향해 남은 힘을 쏟아 부어 뛰었다.


사방이, 아니 위와 바닥 밑까지 포함한 전 방향이 감지됐다. 물론 아직 미숙한 기술이라 실수를 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실수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도 뛰어야 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공격을 날린 녀석을 찾기는 불가능에 가까워질 것이다.


그 순간 감각에 마법이 걸려들었다. 나는 곧바로 옆의 나무 뒤에 숨었다.


서걱!


방금 전까지 내가 서 있던 땅에 칼자국이 새겨졌다. 주변에 흙이 뿌려져 내 몸까지 튀었다.


나는 조금 방향을 수정해서 달렸다. 마법이 날아온 방향은 확실히 보았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몸에는 피로가 가득했다. 하루 동안 몇 시간을 걸었다. 심지어 걸었던 시간의 반 정도는 성인 남성을 안고서.


아직 내 육체 능력은 전체적으로는 성인 남성의 수준도 되지 못한 채였다. 정신력으로 버티는 게 불가능한 급의 피로가 몸 안에 쌓였다.


최대한 속도를 냈지만 너무나도 느렸다. 생각하는 스피드와의 차이에 짜증과 불안이 솟아올랐다.


이러다가 녀석이 아버지에게로 시선을 돌리기라도 했다간...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


“크아!”


괴성이 울려 퍼지는 것과 동시에 나는 앞으로 굴렀다. 내가 있던 자리에 공격이 수직에 가까운 방향으로 내리 꽂혔다.


그렇다. 수직이다. 이번 공격은 위에서 왔다. 나는 눈가에 묻은 흙만 닦아내며 시선을 위로 들었다.


커다란 나뭇가지 위에 고블린 한 마리가 서 있었다.


@


내가 가장 먼저 느낀 의문은 간단했다. 왜 혼자 있지?


아트가 말한 족장 놈은 저 녀석이 분명하다. 비슷한 마법을 쓰는 녀석을 같은 장소에서 두 번이나 만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왜 혼자일까? 분명 부하들이랑 같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이프가 날아가는 짧은 시간 동안 내가 한 생각이었다.


“크아!?”


보자마자 공격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녀석은 당황하며 나뭇가지에서 뛰어내렸다. 나는 빗나간 나이프를 줍기를 포기했다. 급하게 던진 거라 조금 멀리 날아갔다.


나는 방금 전 녀석을 포착하고 바로 나이프를 던졌다. 위는 놈에게 유리하다. 원거리 공격능력도 있는 녀석이다. 위에서 작정하고 마법만 날리면 내가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기습은 반만 성공했다. 부상을 입히려는 의도는 실패했지만 떨어뜨리는 건 성공했다. 일단 그 정도면 충분하다.


나는 지친 몸에 힘을 주며 놈을 노려보았다. 놈 또한 마찬가지였다.


굉장히 작은 녀석이었다. 보통 고블린의 평균적인 키는 120센티미터 정도였지만 녀석은 1미터도 안 될 것 같았다. 기감으로 느낀 거라 확실한지는 알 수 없었지만.


겉모습으로 능력을 판단해선 안 되지만 일단 육체능력은 무시해도 될 것 같다.


그때 녀석이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나는 느껴지는 감각과 행동으로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옆으로 뛰자 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서걱.


잠깐 동안 뒤를 돌아보자 나무에 날카로운 무언가로 긁은 듯한 자국이 있었다. 20센티미터 가까이 파고든 모습이 맨몸에 맞았다간 좋은 꼴은 못 볼 것 같다.


나는 심호흡을 하며 놈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했다. 괜찮다. 위력이 센 것만 빼면 그냥 화살과 다를 게 없다. 아니, 연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선 오히려 화살보다도 못하다. 침착하게 행동하면 피할 수 있...


다시 옆으로 달렸다. 연사를 아예 못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나는 가진 정보를 추가했다.


그때, 오싹한 느낌이 등 뒤에서 느껴졌다. 나는 움직이면서도 놈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렇기에 놈의 비웃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퍼억!


“크악!”


갑작스러운 충격에 비명을 참지 못했다. 등에서 느껴지는 충격에 자세가 흐트러졌다.


나는 스스로의 안일함에 욕이 나올 것 같았다. 이런 간단한 속임수도 눈치 채지 못하다니!


부하들이 없던 게 아니었다. 정답은 너무나도 간단했다. 그냥...


숨어 있던 거였다.


@


나는 마음속으로 수십 번이나 욕을 했다. 놈의 전략을 눈치 채지 못해서? 그것도 맞다. 상대를 무시하고 내 좋을 대로 판단해버렸으니까.


하지만 그것보다 더 근본적인 실수가 하나 있었다.


애초에 왜 나는 지금 시점에 아버지를 데리러 온 걸까? 왜 9일째가 되는, 찾는 게 거의 불가능할 것 같은 시점에?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죽는 게 무서워졌다.


내가 죽으면 혼자 죽는 게 아니다. 리리와 어머니도 죽는다. 언젠가 올 하르카 도적단에 확실하게 죽는다.


아버지를 구해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그랬다간 리리가... 그렇다고 구하러 가지 않았다간 아버지가...


그런 딜레마에 시달려서 미루다가 이런 애매한 시점에 가게 됐다.


멍청한 짓이었다. 정말로 멍청하기 짝이 없는 짓이었다.


목숨을 걸지 않고 내가 이뤄낸 게 뭐가 있나? 간단한 기술 하나를 얻기 위해 수십 번의 죽을 번한 위기를 겪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무사안일주의로 살겠다고?


이딴 마음가짐으로는 결코 누구도 구해낼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


그걸 기억해내자 정신이 일깨워졌다.


“아...”


입에서 자연스럽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기감의 영역이 넓어지며 방금 전까지 느껴지지 않던 것들이 느껴진다. 주변에 고블린이 10마리 정도가 숨어 있단 것도.


나는 무의식적으로 날아오는 돌멩이를 손으로 쳐냈다.


탁.


돌멩이가 날아가는 것이 보지 않아도 느껴졌다. 거기에 집중하고 있을 시간 따윈 없었지만.


나는 서둘러 옆으로 굴렀다. 등과 옆구리에서 상당한 고통이 느껴졌다. 당연하게도 내가 있는 곳에 마법이 날아왔다.


“크윽.”


만져보자 피가 흥건했다. 나는 일단 바닥을 짚고 일어섰다. 검을 지팡이삼아 비틀거리며 앞을 보았다. 놈이 다시 마법을 쓰려고 준비하는 게 보였다.


나는 금방 상황파악을 완료했다. 아마 잠깐 동안 정신이 끊겼었던 것 같다. 옆구리의 상처는 마법에 맞아 생긴 거고, 등의 상처는 숨어 있는 놈들이 날린 돌멩이 때문에 생긴 것 같다.


검의 중단 부분에는 큰 상처가 나 있었다. 철에 이 정도 상처를 남기다니, 위력 하나는 대단하다. 그래도 뚫는 데는 실패한 것 같지만.


그 덕분에 내가 산 거고. 나는 마음속으로 검에게 감사하며 앞으로 천천히 걸었다.


몸 여기저기가 아팠다. 등이랑 옆구리는 물론이고, 몸 전체가 지쳤다.


거기다 지금은 정신도 피곤했다. 방금 전에 일어났던 각성 때문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하지만.


“하하...”


나는 실없는 웃음을 흘렸다. 앞섰던 두 번과 마찬가지로 다른 현실적 요소 이전에 기쁨이 앞섰다.


“크아!”


“하하하...”


여전히 괴성을 흘리며 마법을 준비하는 녀석이었다. 잘못하면 죽겠지만, 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나는 일발역전의 기회를 노리며 생기를 정돈했다.


기술은 정신과 육체의 합일을 통해 나온다. 아무리 경지가 높더라도 육체를 단련하지 않으면 오러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경지는 정신의 전유물이다. 설령 육체에 큰 부상을 입더라도, 정신이 멀쩡하다면 경지는 그대로다.


그러니까 수 일 전에 2단계를 각성한 건 우연이 아니다. 아니, 애초에 각성했다고 생각한 것조차 착각이었다.


난 과거로 돌아오고 나서도 여전히 3단계 검사였다.


“후우...”


숨을 내쉬며 생기에 집중했다. 큰 거 한 방이면 된다. 물론 그런 위력을 내는 건 힘들겠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니 할 수 없다.


나와 녀석의 거리가 3미터로 줄었을 시점이었다. 놈이 마법을 발동하려 했다. 놈은 괴성을 지르며 손바닥을 내 쪽으로 향했다.


나는 생기를 발사했다.


“크...”


퍼억.


놈의 배에서 커다란 타격음이 울렸다.


놈은 강한 충격에 뒷걸음쳤다. 나는 놈이 당황하는 순간을 노려 돌진했다.


어디선가 다시 돌멩이가 날아왔다. 무시했다. 어차피 전부 빗나가는 것뿐이었다.


놈의 마법은 발동에 실패했다. 그 무엇도 지금 내 돌진을 막을 순 없었다.


나는 검의 손잡이를 두 손으로 잡았다. 뒤로 당겼다가 앞으로 내밀어 강하게 찔렀다.


푸욱!


“크아악!!”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크기의 괴성이 울렸다. 귀가 아플 정도였다.


놈은 발광하며 나를 손발로 나를 밀쳐냈다. 나는 저항할 힘이 없어서 그대로 떠밀렸다.


“크...”


놈은 배에 깊숙이 박힌 검을 빼내려 했다. 그건 두고 볼 수 없었다. 나는 다시 일어나서 놈한테 몸통박치기를 했다.


우리는 그대로 바닥을 굴렀다. 덕분에 검이 더 깊숙이 박혔다.


“크아악!”


놈은 여전히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귀가 멍멍해졌다.


배를 찔린 건 녀석인데 속이 울렁거렸다. 안 그래도 무리를 한 상태에서 생기를 움직인 부작용이었다.


나는 놈이 괴성을 지르며 검 손잡이를 잡는 걸 멍하니 보았다. 이젠 정말 움직일 힘이 없다. 저게 성공하면 난 죽겠지.


“크아. 크아!”


놈은 누운 상태에서 검 손잡이를 최선을 다해 당겼다. 배에서 피와 내장 조각이 쏟아져 나왔다. 내 생각보다도 더 깊숙이 박혔던 것 같다.


“크아... 크아...”


놈의 목소리가 점점 줄었다. 옆에서 보니 손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게 보인다.


나는 천천히 일어섰다. 못 움직인다고 말한 게 방금 전이었지만, 움직여야 한다.


정말로 마지막이다. 지금만 버티면 살 수 있다.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말을 들어줘, 내 몸아.


간절한 마음은 닿았다. 나는 용케 쓰러지지 않고 걸었다. 놈과 나의 거리는 2미터도 안 됐지만, 체감상으론 200미터도 넘는 것 같았다.


나는 쓰러진 놈의 배를 밟았다.


“크...”


놈은 조금의 기력도 없는지 신음만 흘렸다. 나는 검 손잡이를 두 손으로 잡고 당겼다.


“으윽!”


깊숙이 박혀 잘 빠지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을 들여 당기니 어떻게든 뽑혔다.


“...”


더 이상 놈은 신음조차 흘리지 않았다. 그 이전에 숨도 안 쉬는 것 같지만.


나는 자세를 바로 했다. 검을 한 손으로 든 채 두 다리만으로 몸을 지탱했다. 마음속으로 수십 번을 말했다. 나는 멀쩡하다. 나는 멀쩡하다. 나는 멀쩡하다...


약효가 떨어졌는지 이번엔 별 효과가 없었다. 나는 목소리만은 제대로 하여 입을 열었다. 아직까지 이곳을 보고 있을 놈들을 향해 소리쳤다.


“꺼져! 이 x발 새끼들아!”


쟤들이 말을 알아들을 리는 없지만, 의미 전달은 될 것이다. 나는 눈을 감고 기감에 집중했다. 놈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있었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굳건한 자세를 유지했다. 물론 겉모습만 그런 거고 실제로는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고블린은 겁이 많다. 자기들의 우두머리를 죽인 상대라면 충분히 겁을 먹고 도망을 칠 수도 있다.


문제는 그만큼 영악하기도 하다는 거다. 내가 곧 죽을 수도 있는 상태란 걸 알게 되면 바로 공격해올 것이다.


버텨야 한다. 지금 놈들이 공격해오면 답이 없다. 어떻게든 놈들이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들의 대치는 5분 넘게 이어졌다. 내 노력은 끝내 성공했다. 놈들이 하나씩 물러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걸 느꼈음에도 움직이지 않았다. 방심해선 안 된다. 아직 지켜보는 놈들이 있다. 조금 더 참아야 한다. 나는 속으로 남은 놈들의 수를 셌다.


3, 2... 1, 0.


마침내 하나 남은 놈까지 돌아가자 나는 자리에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허억. 허억.”


거친 숨소리가 새어나왔다. 옆구리를 만져보니 피가 흥건했다. 출혈이 너무 심하다. 나는 바지를 찢어 서둘러 지혈했다.


나는 검은 버려둔 채 바닥을 기어서 숲 밖을 향했다. 어서 나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들어오는 데는 1분도 안 걸렸지만, 나가는 데는 10분도 더 썼다. 가면서도 몇 번 혼란스러워했다. 이쪽 방향이 맞는지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그때였다.


“!”


숲 안쪽에서 무언가가 이쪽을 향해 오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몸을 일으키려 했다.


“으으...”


되지 않았다. 며칠간의 힘을 오늘 하루 다 썼다. 무리를 몇 번이나 했다. 이젠 정말로 움직일 수 없었다.


“제, 기랄...”


어떻게 살아남았는데 이렇게 죽다니. 두고 온 검이 아쉬웠다. 물론 검을 들고 왔으면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겠지만.


혹시나 다른 방향을 향해 가는 게 아닐까 기대했지만, 무언가는 점점 더 내게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조금이라도 앞을 향해 이동하려 했지만, 팔다리에 자꾸 힘이 빠졌다. 곧, 무언가의 발걸음소리가 들려왔다.


“제...”


욕설이 끝나기 전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애가 있어!”


“어?”


나는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그럴 필요 따위는 없었다. 말을 한 사람은 곧장 내게 다가오더니 조심스럽게 내 몸을 들어 올렸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본 나는 크게 당황했다. 대략 30대 정도로 보이는 이 남자는...


모르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는 전혀 누군지 모르는 건 아니었다. 한 달 동안 마을을 걸어 다니며 몇 번 본 적은 있지만, 한 번도 이야기를 나누어 본 적이 없었다.


“찾았어?”


뒤에서 또다시 누군가가 걸어왔다. 나는 이번에도 놀랐다.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아까 전에 마을을 나설 때 인사를 걸어온 아저씨였다. 이름은 모르지만 친화력이 꽤 좋은 사람이라 몇 번 인사를 한 적은 있다.


“빨리 데리고 나가자고. 피가 엄청 나.”


“알았어.”


두 사람은 한 명은 내 다리를 들고, 한 명은 내 상체를 들어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나는 일단 가장 기본적인 상황은 이해했다. 아마 상처를 입어서 방향 감각을 잃는 바람에 안쪽과 바깥쪽을 착각한 거겠지.


“왜?”


하지만 그걸로 해결되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말하지 마. 너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왜...”


아는 아저씨 쪽에서 제지했지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구하러 오신 건가요?”


마을 사람들에게 숲은 위험의 대상이다. 당연히 가까이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는 아저씨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무슨 소리냐?”


그리고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같은 마을 사람들끼리 돕는 건 당연한 거지.”


“...”


나는 아트가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마을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설령 아무것도 모른다고 할지라도, 옳은 것을 위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그래, 아트.


5분 후. 그 말을 한 사람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


“으아앙...”


피가 흥건한 자리에서 한 여자애가 울고 있었다. 사람이었던 물체를 끌어안은 채 서럽게 울었다.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 피로뿐만 아니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말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먼저 달래야 할 여자애가 있었다.


“으아앙...”


“리리야...”


내 앞에서 말도 못하고 우는 리리였다. 그 옆에서는 어머니도 함께였다.


“할리야. 괜찮니? 눈을 감으면 안 돼. 알겠지?”


“어머니...”


어머니 또한 울면서 나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 나는 대답할 기력이 없었다.


옆에서는 누군가가 들것을 가지고 와 내 몸을 실었다. 어머니는 내가 실려 가는 도중에도 계속 이야기했다.


“내일 곧바로 아저씨들이 마차를 가지러 영지 중앙으로 갈 거란다. 오늘만 참으면 돼. 알겠지, 할리야?”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끊임없이 날 안심시켰다.


마을에 들어서자 누군가의 집 안에서 눕혀졌다. 여전히 어머니는 옆에서 말을 걸었다.


나는 끊임없이 정신을 일깨웠다. 흘러나간 피의 양이 너무 많다. 눈을 감았다간 죽을 것 같았다.


죽으면 안 된다. 목숨을 걸겠다는 게 죽어주겠다는 뜻은 아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나는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정확히는 몇 번 잠들었다가 깨어났다. 계속 반복되자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었다.


“할리야.”


단지 내 이름을 말하며 울고 있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여기가 현실이라고 짐작할 뿐.


계속해서 시간이 지났다. 내 몸은 무언가에 태워졌다. 세상이 흔들거리면서 느껴지는 충격과 충격.


다시 시간이 지나고, 커다란 문에 들어갔다. 그리고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 하얀 건물에 들어갈 때쯤.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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