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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어린곰 님의 서재입니다.

시작부터 끝판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홍인평
작품등록일 :
2017.05.23 00:37
최근연재일 :
2017.06.29 18:19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70,001
추천수 :
3,026
글자수 :
228,071

작성
17.05.24 23:18
조회
7,790
추천
136
글자
12쪽

친구를 만나다.

선작과 추천 감사합니다.




DUMMY

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반가운 몹들이 보였다. 지긋지긋하 해골들만 보다가 살점 붙어 있는 것들 것 보니 어쩜 이리도 반가울 수가! 그 반가운 몹은 바로 갈색 곰이었다. 해골 던전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한참 잡던 몹이였다.


갈색 곰 두 마리가 두발로 서서 나무 위에 있는 벌통을 따려고 버둥거리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표정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저 녀석들은 항상 저랬다. 곧 내게 달려 오겠지.


“크아앙~!”

그러더니 곧, 갈색 곰 두 마리가 겁을 상실하고 내게 전력으로 달려 들었다.


[갈색곰]

-레벨 17

-체력 110

-근력 125

-민첩 75

-지력 20

-지능 10


내가 해골 던전에 들어가기 전까지 만해도 이 녀석들과 사투를 벌였는데, 지금 스캐닝해서 보이는 스탯을 보고 있자니 귀엽게 보였다. 아무리 사나운 표정으로 내게 달려들어도, 꼬리를 흔들면서 나를 반기는 강아지처럼 보였다.


“와라, 귀염둥이들아!”

나는 칼을 꺼내지도 않고 팔짱을 낀 채, 갈색 곰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멀뚱멀뚱 기다렸다. 근데 갈색 곰이 이렇게 느려터졌었나? 마치 슬로우 비디오를 보는 것만 같았다.


‘딱! 딱!’

내게 달려들던 갈색 곰 두 마리에게 잽싸게 꿀밤을 한대씩 때려 주었다.


“쿠오옷..!”

나는 갈색 곰을 죽일 생각이 없었고 단지 혼만 내주려고 했던 것뿐인데, 둘 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두개골이 빠그라져서 그대로 즉사해 버렸다.


나는 나의 놀라운 힘에 놀라고 희열을 느꼈다. 겨우 꿀밤을 때렸을 뿐인데! 그 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힘 조절을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솜 빠진 곰 인형처럼 두개골이 함몰되어 죽어버리고 쓰러져 있는 갈색 곰들을 보자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정말 죽일 생각이 없었는데 말이다.


보통 몹을 죽이면 경험치와 아이템, 골드 등을 얻을 수 있는데, 갈색 곰은 레벨이 나에 비해 너무 낮아서 경험치의 상승이 미미했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경험치는 0.01% 단위로 올라가는데 현재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이 녀석들에게도 별다른 아이템도 얻을 수도 없었다. 갈색 곰 고기 덩어리 정도가 전부였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랜만에 고기나 실컷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조리 도구가 없으니 인벤토리 창을 열어서 획득한 갈색 곰 고기를 넣었다.


인벤토리 창에는 187골드가 있었다. 이곳에서의 골드는 지구에서 원화와 1:100 비율이었다. 그러니깐 난 지금 18700원이 있는 셈이었다. 빈털터리나 다음 없었다. 하지만 곧 돈을 가득 채우리라!


기분 좋게 걸어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투닥거리며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파이어 볼!”

멀리서, 내 또래쯤으로 보이는 여자 한 명이 갈색 곰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 여자는 마법사 계열인듯 했다. 손에는 작은 마술봉을 들고 있었고, 파이어 볼로 갈색 곰에게 공격을 하고 있었다. 십여 개월 만에 처음 보는 사람인지라 반가운 마음에 구경 삼아 그쪽으로 갔다.


‘퍽!’

“꺄악~! 꺄악~! 히~일~!”

가까이서 그 여자와 갈색 곰이 싸우고 있는 걸 보자니 웃음이 터져 나올 뻔 했다. 여자는 갈색 곰에게 가까이서 파이어볼을 쏘고 갈색 곰의 앞발에 한 대 맞으면 다시 자신에게 힐을 하여 체력을 회복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무슨 마법사가 저래?


[유세희]

-레벨 24

-체력 162 / 200

-근력 42 / 47

-민첩 56 / 63

-지력 25 / 25

-지능 1 / 95


그녀를 스캐닝 해보았다. 이름은 유세희. 자세히 보니 얼굴도 이름만큼 꽤 귀엽게 생겼다. 하지만, 마법사 치고는 스텟이 너무 엉망이란 느낌이 들었다. 지력이 너무 낮고 체력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력은 마법력의 강함과 직결된 스탯인데 말이다.


레벨이 24인걸 보니 이 행성에 온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레벨이 24인데 어떻게 17짜리 몹하고 이렇게 치열하고 처절하게 싸울 수 있단 말인가. 전투방법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꺅! 살려주세요! 마나가 떨어졌어요!”

유세희는 옆에 있던 나를 발견하고는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소리쳤다.


나는 즉시 갈색 곰 앞으로 달려가 정의의 꿀밤을 먹여주었다.


‘딱!’

“쿠오옷~!”

이 갈색 곰도 나의 꿀밤에 두개골이 함몰되어 즉사해 버렸다. 하지만, 유세희가 파이어볼 한번만 더 쏘았어도 체력이 떨어진 곰은 죽었을 텐데··· 안타까웠다..


“휴···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유세희는 내게 연신 고맙다며 인사했다.


“괜찮으세요?”


“네 괜찮아요. 살려주셔서 감사해요. 또 죽는 줄로만 알았어요. 휴~”

“아니에요. 서로 돕고 사는 거죠 뭐.”

말하는 걸 보니 자주 죽는 모양이었다. 좀 전에 싸우는 것을 보니 그럴 만도 했다.


“휴~ 정말이지 레벨 올리기가 너무 힘들어요.”

유세희는 지친 목소리로 투덜거리듯이 말했다.


“혹시, 이곳에 오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한, 육 개월 정도 됐어요.”

이곳에 온 기간에 비해 레벨이 너무 낮았다.


“마법사 계열 쪽 맞으시죠?”

“네, 맞아요. 칼 들고 가까이서 싸우기는 너무 무서워서 마법 쪽으로 키우고 있어요.”

하지만, 방금 전에도 갈색 곰이랑 달라붙어서 형편없이 싸우고 있었잖아!


“그런데, 스탯 분배를 좀 잘못 하신 거 같아요.”

“스탯이요? 제 스탯을 어떻게 아세요?”

유세희는 깜짝 놀라 내게 물었다. 내가 실수 한 것 같았다. 내게 스캐닝 기술이 있다는 걸 굳이 남들에게 알려서 좋을 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 제 특수 능력이 스캐닝이거든요. 그래서 상대의 기본 정보가 보여요.”

“어머! 스캐닝이요? 그럼 투시 같은 것도 되는 거에요?”

유세희는 깜짝 놀라면서 몸을 웅크리고 손으로 주요부위를 가리면서 물었다. 유세희의 얼굵은 붉어져 버렸다.


“아, 아뇨,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상대의 레벨이나 이름하고 스탯 정보 정도만 알 수 있어요. 투시 같은 건 못하니 걱정 마세요.”

나는 여자 목욕탕을 몰래 훔쳐보다가 걸린 사람처럼 얼굴이 빨개지고 당황스러웠다. 괜시리 시선을 딴 곳으로 돌렸다. 정말 투시 같은 능력이 없는데 말이다.


“아··· 예···”

유세희도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움츠렸던 몸은 살짝 폈지만, 주요부위를 가리고 있던 두 손은 나를 의식하는지 여전히 교묘하게 가리고 있었다.


“정말입니다~!”

“네, 네··· 알겠어요. 그런데 제 스텟 분배가 잘못 된 거 같다는 것은 무슨 말씀이에요?”

“음.. 제가 보기에는 체력과 지능이 지나치게 높아 보여요. 특히 체력이요. 마법사 인데 지력은 또 너무 낮고요.”


“아~. 체력은 자꾸 쉽게 죽어서 많이 올렸어요. 지능도 마법 많이 쓰려고 올렸고요.”

“근데, 아무리 지능을 올려도 지력이 낮으면 소용 없어요. 지능을 올리면 마나가 늘어나니깐 마법을 많이 쓸 수는 있지만, 지력이 약해서 막상 데미지를 별로 줄 수가 없거든요. 차라리 체력을 올린 만큼 지력을 올리셨다면 저런 갈색 곰쯤은 파이어볼 한두 방에 죽일 수 있었을 거에요.”


“아~ 무슨 말씀인지 알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생각을 잘못 한 것 같네요. 휴~. 아무튼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라도 그렇게 해야 겠네요.”

“별 말씀을요.”

하지만, 과연 저런식으로 싸워서 레벨을 올릴 수나 있을까? 처음보는 사람이었지만, 안타까웠다.


“저는 유세희라고 해요. 전사님은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저는 김민준이라고 합니다.”

“아~. 김민준 전사님이시구나. 근데 저 갈색 곰을 한 손으로 죽이신 거 보니깐 엄청 레벨이 높으신가 봐요?”

유세희가 두개골이 함몰되고 눈알이 튀어 나와 죽은 갈색 곰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조금요. 헤헤.”

유세희가 두 손을 모으고 부러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니 쑥스러워졌다. 레벨이 안 높다고 겸손하게 말하기에는 난 레벨이 너무 높았다.


그런데 이렇게 정면으로 유세희를 쳐다보니 볼 수록 귀엽게 생겼다. 눈도 크고 말이다 약간 얼굴이 동글동글해서 귀여워 보이는데 젖살이 빠지면 상당한 미인일 것 같았다. 갈색 곰하고 뒹굴며 싸우느라 긴 머리가 헝크러진 것도 묘한 매력이 있었다.


“어랏, 근데 길드는 아직 없으신가 보네요?”

유세희가 내 흰 망토를 보더니 말했다.


“네, 길드는 없어요. 전 혼자가 편해서요. 세희씨는 길드가 있으세요?”

“네, 저는 ‘호가든’ 길드에요~!”

유세희는 갑자기 뒤를 돌더니 목에 두르고 있던 망토를 내게 보이게 했다. 유세희의 긴 생머리 밑으로 노란색 망토 가운데 커다랗게 맥주병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길드 마크를 저렇게 유치하게 만들다니··· 길드장이 알코올중독자라도 되는 것일까?


이곳의 모든 사람들은 망토를 매고 있다. 길드를 가입하게 되면 유세희처럼 그 가입한 길드의 상징 색깔과 문양이 담긴 망토로 변한다. 만약에 다른 길드로 변경을 하면 두르고 있던 망토도 자동으로 새로 가입한 길드의 상징 색과 문양으로 바뀌게 된다. 나처럼 가입을 안 한 경우에는 아무런 문양이 없는 흰색 망토다.


“아, 그렇군요. 처음 들어 보는 길드네요. 제가 좀 멀리 있다가 오랜만에 성에 돌아가는 길이라 잘 몰라요.”

“그러시구나~. 그럼 저희 길드에 들어 오시겠어요?”

“아, 아뇨. 괜찮아요. 근데 왜 길드에 가입하셨는데 혼자 사냥을 하세요? 길드원들하고 같이 사냥 안 하시고···?”

그러고 보니 좀 이상했다. 길드가 있는데 이렇게 어리숙한 길드원을 혼자 사냥하게 냅두고 말이다. 그것도 이렇게 귀엽고 예쁜 여자를. 혹시 여자들만 있는 길드일까? 그렇다면 약간 가입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음, 처음에는 같이 했었는데··· 저 때문에 사냥이 자꾸 늦어지고 민폐를 끼쳐서요··· 당분간은 저 혼자 사냥을 하고 있어요.”

유세희는 부끄러운 미소를 짓고 뒷머리를 살짝 긁으면서 말했다. 이거 꽤나 귀여운데!


“흠··· 그러시구나.”

“저희 길드에 들어 오세요. 민준님은 강하시니깐 저희 길드장님이 좋아하실 거에요.”

“혹시 길드장님 성함이···?”

“박찬수 길드장님이요. 아세요?”

혹시 여자들 길드일까 싶어서, 내심 기대하면서 물어 봤었는데 저건 백퍼 남자 이름이다. 알고 있느냐는 유세희의 질문에 전혀 알고 싶지 않다고 대답해 주고 싶었다.


“아뇨, 모르는 분이네요. 저는 플로렌시아 성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유세희님은 더 사냥 하실 건가요?”

“아뇨, 저도 물약이 떨어져서 상점에서 좀 사야 해요.”

“그럼, 같이 걸어 갈까요?”

“좋아요.”

유세희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젠장, 너무 귀여웠다!


유세희와 대화를 나누면서 플로렌시아 성으로 걸어갔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던 중에 멀리서 파란 망토를 두른 수십 명의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모두 고급스럽고 튼튼해 보이는 철갑 방어구와 멋들어진 검과 지팡이등을 들고 있었다.


위풍당당한 모습이 마치 군대가 지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딱 봐도 레벨이 꽤 높아 보였다. 저 사람들의 레벨은 과연 몇일까? 너무 멀리 있어서 스캐닝이 되질 않았다.


“저기 있는 사람들은 뭐죠? 혹시 아세요?”

내가 묻자 유세희가 그들을 쳐다보더니 내게 말해줬다.


“저 사람들은 ‘블루드래곤’ 길드 사람들이네요. 오늘 저녁에 공성전이 열리는 날인데, 그것 때문에 사냥을 끝내고 성으로 돌아가는 모양이에요.”

“공성전이요? 공성전이 뭐죠?”

“어머? 싸움을 그렇게 잘하시면서 공성전을 모르세요? 길드끼리 전쟁을 해서 성을 차지하는 거에요. 전쟁에서 이긴 길드가 성을 차지하고 길드장이 성의 주인이 되죠. 공성전이 생긴지 4~5 개월 정도 되었다고 알고 있어요.”


“아, 성을 차지한다고요? 성을 차지하면 좋은 게 뭐죠?”

“그야 성을 차지하면, 돈을 엄청 많이 벌죠.”

“돈, 돈이요? 어떻게요?”

돈을 엄청 많이 번다는 유세희의 말에 귀가 번쩍였다.




선작과 추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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