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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지 님의 서재입니다.

하 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석박지
작품등록일 :
2018.10.25 19:21
최근연재일 :
2019.02.01 16:11
연재수 :
241 회
조회수 :
155,770
추천수 :
2,991
글자수 :
1,106,262

작성
18.12.17 23:30
조회
482
추천
9
글자
12쪽

140.

DUMMY

"내가 감옥에서 나온 뒤에 가지고 있는 후유증중 하나가 있는데 뭔지 알아?"


여전히 릴리스는 구속되어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상태였고 베르제뷔트는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유로운 표정과 몸짓으로 말을 이었다.


"그건 바로 꿈을 꾸지 못한다는 거야. 감옥의 60층 대였나? 70층 대였나. 그때 한번 꿈속에 빠져든 적이 있었지. 그 상황을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었으니까 말이야. 처음에는 평소처럼 잠을 자다가, 다음에는 조금 쉬고 싶을 때, 마지막에는 꿈을 꾸기 위해서 몸에 상처를 내가면서까지 억지로 꿈에 빠져들었어."


베르제퀴트는 여전히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지만 메르켈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처음에는 그 꿈 속이 너무나도 좋았지. 그러다가 욕망이 커지면서 꿈을 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게 되었어. 이렇게."


내가 다시 손짓을 하자 주변 풍경이 바뀌었다. 주변은 70년대의 서울의 모습이 되었다가 점차 건물이 지어지고 아파트가 들어오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모습도 계속 바뀌기 시작했다. 베르제뷔트의 모습에서 메르켈의 모습, 황제의 모습 수많은 모습으로 바뀌고 있었다.


"꿈 속에서 나는 모든걸 해 보았어. 주지육림을 만들기도 해 보고 평범한 가정생활을 해 보기도 했어. 한 손가락으로 지구를 멸망 시켜보기도 했고 전지전능한 신이 되어보기도 했지. 하지만 말이야..."


이제 내 모습은 전생의 내 모습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다시 린의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 꿈에서 깨어났을때 허무함과 상실감은 나를 미치게 만들었어. 그때 인격이 100개가 넘게 쪼개졌었지. 그 뒤로 깨달았어. 꿈은 꾸지 않는게 좋다고."


이제 나는 완벽한 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고 주변의 풍경도 처음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리고 메르켈과 베르제뷔트 둘다 멍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하,하지만 너는 분명 마국의 창관에서..."

"서큐버스의 꿈이라면 현실일줄 알았거든. 물론 아니였지만."

"바보같은...그러면 현실과 허상을 구분하지 못해야 한다고!"


하지만 내 말을 듣고 있던 릴리스는 아니였나 보다. 구속이 풀리면서 인정할 수 없다는듯이 내게 따져온다.


"알아. 솔직히 지금도 가끔 내가 허상에 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어. 눈을 뜨면 지구에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런건 중요하지 않더라고. 내가 있는곳이 현실인데 무엇을 기대하는거야?"

"거짓말! 그렇다면 인격이 수 백, 아니, 수 천번은 붕괴가 되었어야해.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그럼 이건 어때?"


커억!


여전히 나를 인정하지 않는 릴리스에게 손짓을 하자 릴리스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정확히는 고통에 몸부림 쳤다.


"뭐지? 릴리스에게 무슨 짓을 한거냐."

"간단해. 내가 감옥에서 느낀 고통의 절반 정도를 전해준것 뿐이야. 그런데 실망인걸? 3만년 넘게 살았으면서 그 정도 고통도 견디지 못한다니."


여전히 릴리스는 바닥을 구르며 고통에 몸부림 치고 있었다. 내가 릴리스에게 전해준 고통은 감옥의 51층부터 80층 까지의 고통의 절반이였다. 그때의 나는 정말로 살아있어도 산게 아니였다. 인격이 분리되기도 하고 의식을 잃고 본능적으로 행동한 적도 있었다.

꿈 속에 빠져들었을때 회의감으로 나는 몇 번이나 자결을 했었어야 했다. 그 뒤로 꿈을 꾸지 않게되었지만 역시 좋은 기억은 아니다.


"너가 꿈을 꾸지 않는다는건 알았어. 하지만 그게 우리의 적이 된다는것과는 무슨 상관이 있지?"

"그건 아주 큰 상관이 있어."


이야기가 잠시 다른데로 샜었다. 오랜만이 짜증나는 기억이 떠올라서 잠시 흥분했을지도 모른다.


"먼저 물어볼께. 이 세계에 원소에 대한 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되었지?"

"으음. 그게 중요해?"

"물론 매우 중요하지."

"내가 알아낸건 이 세계에는 지구에 있는 대부분의 원소가 있어. 마나는 원소들과 상호작용하는 다른 개념이고. 파이어볼 마법이 마나를 이용해서 공기중에 있는 산소와 비슷한 물질을 터트리는것 처럼 말이야."


그랬나? 저게 속성변화의 개념이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중요한건 이게 아니다.


"그럼 본론으로. 너의 목적은....중간계의 정복이야? 아니면... 파괴야?"

"뭐?"


메르켈은 이번에 진심으로 놀라는것 같았다. 베르제뷔트는 여전히 인상을 찌푸리고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베르제뷔트. 너는 분명 마왕을 만드는 이유가 천계 때문이라고 했어. 하지만 천신의 신도가 늘어나는걸 두려워 하는거라면 다른 방법도 많지. 예를 들어 인간의 신을 부활시키는거 말이야."


하지만 마국에서는 마신을 믿고 있다. 성국보다 더욱 체계적으로 광신도가 되도록 말이다. 여기 저기에서 모순된 결과들이 나타난다.


"더 이상 지구의 개념으로 발전을 하지마. 그렇다면 너의 쪽에 붙을 수도 있어."

"어째서? 나는 아직 이해가..."

"3년동안 별의 별 짓은 다 해놓았더라고. 쌍엽비행기까지 만들어 냈었지?"

"맞아. 비행 마물들 때문에 파괴된 프로잭트긴 하지만."


황실에 돌아와서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마국이 어느정도까지 발전을 했으냐 이다. 그 결과 나는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쌍옆비행기부터 철도를 이용한 열차까지 시도한 흔적이 있었다.


"내가 제국의 황제에게 붙은 가장 큰 이유는 인류의 발전을 제한해서야."

"하지만 그건 황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아니야?"

"그런 이유도 있겠지. 흔한 학교도 짖지 않으니까. 하지만 말이야. 너는 너가 위험하다는걸 이미 결과로 보여주었어. 마국의 마물들을 전부 멸종시켰잖아."


내 말에 메르켈은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지 입술을 개물었다.

이 세계의 마물은 지구의 동물이다. 물론 마나의 존재인지 신의 힘의 존재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대부분 흉폭하고 강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대부분 이성이 없는 생물들은 몸 안에 마정석이 존재한다. 아니면 너무 작아서 발견되지 않는다거나.

조금 사나운, 살기 힘든 포X몬 세계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동물과 식물이 전부 마물형태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 마국인들을 위해서 그런거야!"

"여기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너가 이 세계의 인간이 아니라는 거지. 따지자면 너는 외계인이지. 내 눈에는 평화로웠던 대륙을 침공한 외계인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만약 너가 대륙을 통일했을 때의 미래를 에언해 볼까? 인간의 수명은 늘어가겠고 개체 수도 늘어날 거야. 그러면서 당연히 이종족이나 마물들은 핍박받을거고 결국에는 멸종되거나 동물원의 북극곰 신세가 되겠지. 그 다음은 인간들끼리 서로 싸우기 시작할껄? 신의 힘을 가진 인간이랑 그러지 못한 이들. 어디서 많이 본 내용이지 않아?"


지구의 인류가 걸어온 역사다. 다만 다른점이 있다면 여기선 신의 힘을 가진 인간들이 승리를 한다는 것? 결국 인류는 스스로 자멸한다.


"이미 폭탄의 흔적과 발전기를 발견했어. 지금쯤 아마도 대량 학살병기들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겠지. 그게 내가 황제에게 붙은 이유야."

"하,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대륙을 정복할 수가......."

"......."


메르켈은 이제야 깨달았는지 말을 멈추었다. 메르켈이 대륙을 정복하려는 방식은 매우 위험하다. 아마 마국은 이제 마나 대신 전기를 사용할 것이다. 그래서 나도 성국보다는 마국을 먼저 상대하기로 한 것이고 말이다.


"너는 너무 급했어. 대륙을 정복하려고 했다면 방법은 많았지. 굳이 그렇게 발전을 하지 않았더라고 해도 너 정도라면 몇 백년이면 대륙을 정복했을 수있을거야."

"하지만 언젠간 인간은 진화해."

"글쎄...그건 나도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말이야. 이 세게는 조금 다른것 같더라고. 무려 3만년 동안 언어가 바뀌지 않았어. 진화도 하지 않았고. 3만년 전에도 이렇게 똑같이 말했었나봐. 조금 이상하지 않아? 3만년 동안 아무런 진화도 없이 유지되었다는게?"


던전안의 레이첼도 나와 말이 통했다. 그리고 니엘에게 확인한 결과 지금의 인간은. 아니, 이성체는 3만년전과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아마도 그럴것이다. 이건 솔직히 3명 때문에 확신을 하지 못하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또한 이 행성이 특별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대륙의 모양도 거의 변화가 없다. 기껏해야 동쪽에 있던 산이 서쪽으로 이동한것 뿐이지만 전체적인 모습은 변화가 없다고 한다.


"베르제뷔트. 너는 알고 있었을 텐데? 대륙이, 인간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 말이야."

".............."

"제국의 역대 황제들은 알고 있는 사실은 너만 모른다는게 말이 안돼."


역시 메르켈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건가. 어쩌면 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갈 수도.


"도대체 뭔데! 어째서 세상이 발전하지 않은건데!"

"드래곤."

"뭐?"


내 입에서 생각지도 못한게 튀어나와서 일까. 메르켈은 멍한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드래곤이 인간의 발전을 막고 있다는 증거는 너무나도 많았다.


"3만년전 라그나로크. 괜히 일어났다고 생각해?"


니엘이나 레이첼, 레이까지 3만년전은 인류가 가장 발전해 있었던 시절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3만년전 기록은 커녕 아무런 기록조차 찾아볼 수 없다.


"만약 3만년전 라그나로크로 인해 고룡급이 없어지지 않았더라면 아무리 너라도 무사하지는 않았을 거야. 너가 베르제뷔트의 가호를 받고 있는것도 한목 했고 말이야."


지금 대륙에는 성체가 3마리 헤츨링이 수십마리, 로드가 한마리 밖에 없다. 고룡급은 3만년전 라그나로크에서 니엘이 전부 처리했으니 드래곤은 이제 백마리도 남지 않았겠지.


"너가 이대로 발전을 해 나간다면 언젠간 인류는 멸망할꺼야. 자멸이든 드래곤에 의해서이든."


물론 니엘은 아직 드래곤이 인류의 발전을 제한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나도 확실히 황제가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건 모르지만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확실히 드래곤은 인류의 발전을 두려워 하고 있다. 또한 제국의 황제들도 그 사실을 알고 이용하고 있는 중이다.


"아마 너랑 용사라는 외계인들만 없었으면 영원히 평화롭지 않았을까?"


메르켈과 쓴 맹약의 서만 아니라면 진작에 여기서 정신을 파괴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 또한 돌아오기에는 너무 많은 강을 건넜다.

아마 이대로 마국대 제국으로 대륙 정복과 통일을 목적으로 하는 전쟁이 일어나겠지. 이제 1년 6개월 남았다.


"아무튼 나는 현실의 내 고향인 이 대륙을 지켜야 겠어. 라그나로크가 다시 일어나게 둘 수는 없으니 말이야."


만약 라그나로크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다. 어차피 인류는 발전을 하다가 스스로 멸종될 것이다.

그 때문에 레이첼이 발명한 기간트들도 풀지 않는것이고....


"너는 너가 지구인이라는 생각이 없는거야?"

"글쎄. 지구에서도 행복하긴 했지. 하지만 내가 있는곳은 이 리오네 대륙인걸. 내게는 이곳이 현실이야."

"........."


메르켈은 다시 복잡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하고 있던 일은 단순한 정복이 아니라 파괴였으니까. 그녀와 베르제뷔트의 계약이 어떤건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정복이 아닌 파괴를 계속한다고 한다면 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낼 것이다.


"이제 슬 시간이 다 되었네. 아쉽게도 천상의 수면제를 한 알밖에 안먹었거든. 그럼 어떻게 할 건지 고민좀 해봐."

"............."


나는 여전히 복잡한 표정인 메르켈과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베르제뷔트를 바라보며 꿈에서 깨어났다.



"주인님. 일어나셨습니까."

"응? 린님. 왠지 개운한 표정이네요?"

"글쎄. 잠을 푹 자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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