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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지 님의 서재입니다.

하 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석박지
작품등록일 :
2018.10.25 19:21
최근연재일 :
2019.02.01 16:11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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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06,262

작성
18.12.10 23:30
조회
522
추천
9
글자
13쪽

131.

DUMMY

"꽤나 처참하네요."

"제국이 살기 좋은 나라였으니까."


우리는 지금 오메른의 국경에 있는 마을에 있다. 물론 알븐하임과 맞다아 있는 국경이다. 오늘은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내일 점심 쯤에 알븐하임의 수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알븐하임의 수도라고 해봤자 드워프들처럼 마을이 하나밖에 없지만 말이다. 그저 하나의 마을이 수도이며 나라이다.


"그런데 저렇게 잡아가도 아무런 반항도 못하네요."

"대부분의 왕국들은 오러나 마법의 재능이 있는 인간들은 왕실 소유거든."

"그건 노예 아니에요?"

"제국의 노예보다 못한 생활을 할껄?"


지금 우리는 로브를 눌러쓴 채로 귀족에게 착취당하는 평민을 보고 있는 중이다. 어찌 보면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받지 못하는건 이들일 수도 있었다.

백성들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귀족이 다른 왕국의 귀족들이다. 물론 제국의 모든 것은 황제의 것이기는 하지만 뭐, 이거랑은 다른 케이스려나.

게다가 제국의 귀족들과는 종족 자체가 다른것 같지만 어쩔 수 있나. 황제가 대륙 통일을 최대한 빨리 하게 빌 수 밖에.


"일단 잠이나 자자. 우리 할 일도 많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방은 매번 같게 잡았다. 나와 케드, 엘리와 시아, 프렐리아 혼자다.


"헤헤."

"하아.. 여기있다."


매번 이렇게 피를 줘야 한다는게 귀찮긴 하지만 어쩔 수 있다.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책임 저야지. 무엇보다 내버려두기에도 조금 그렇고.


"그르데 혀엉."

"다 빨고 말해라."


쭈우웁


"여기 사람들은 매일 이렇게 고통 받으면서 사는거에요?"

"아마도 그러겠지?"


쭈우우웁


케르는 잠시 무언가 고민하는듯 싶더니 다시 피를 빨기 시작했다. 아마 케드와 오늘 보았던 관경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중이겠지.


"그들은 정말로 약해서 고통 받는걸까요?"

"글쎄. 따지자면 멍청해서?"

"네?"


케르는 내가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는지 피를 빠는것을 멈추고 반문했다. 요즘들어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한단 말이지. 그래도 귀찮기보다는 기특하다거나 대견하다는 기분이 든다.


"정확히 말하자면 겁쟁이 들이지. 물론 그들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우음.... 이해를 못하겠어요."

"1%를 위해서 99%가 희생하는 사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어? 그러고 보니까 제국은..."

"1%가 99%를 위해 노력을 하지. 99%가 1%를 신뢰하고 말이야. 하지만 만약 99%의 사람들이 1%의 사람들을 몰아내려고 한다면 그게 불가능 할까?"


대표적인게 혁명이라는게 있기는 하다. 지구에서도 수차례 반복되었고 계속되고 있으니까. 물론 그게 좋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혁명 이후에도 사회가 제대로 돌아갔다는 기록은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잖아요."

"맞아. 그 1%가 99%를 이길 수도 있기 때문이지."


이곳은 지구와 다르다. 무엇보다 인간이 평등하지 않다. 재능이 없으면 차별받고 고통받는다. 그리고 만약 이 세계에서 인간이 평등하다고 외치고 싶다면, 1%가 99%를 위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케르는 아직도 얼굴을 찌푸리며 고민에 빠져 있었다.


"너무 고민하지는 마. 그건 황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무엇보다 사람은 적응하는 생물이거든."

"적응이요?"

"음. 고통은. 아니, 감정은 상대적인거야. 저들이 매일같이 겪는 고통이 너가 5년동안 겪었던 고통하고 비교가 될까?"

".......적응하면 고통도 적다는 건가요?"

"그렇게 착각할 뿐이지만 말이야."


케르는 이제 케드로 변해 있었지만 여전히 인상을 찌푸리고 고민을 하고 있었다. 솔직히 이건 케드나 케르에게 이르다. 이제 케드는 13살이고 5년간 감금되어서 고문을 받았었다. 아직 그만의 신념을 가지기에는 너무 어리다.


"지금부터 고민해봐. 공부를 해도 좋고. 어차피 수명은 길잖아?"

"음...알겠어요."

"일단 자자."


설령 나는 그들이 자신을 위해서 살아도 뭐라고 하지는 않을거다. 아니, 오히려 내가 그렇게 바랄 수도 있다. 나는 나를 위해서 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케드와 케르는 어쩌면 제국의 귀족이 되어서 정치를 할 수도 있고 칼포스처럼 편안하게 살 수도 있겠지. 어차피 선택은 그들의 몫이다. 서로 의견이 갈려 싸우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물론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다. 지구나 여기나 재능이있거나 능력있는 사람들은 잘 사니까. 그저 얼마나 자신의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겠지만.






"아! 형. 저기가 알븐하임인가봐요!"


다행히 케드랑 케르는 아직까지 그 문제에 관해 고민하는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숲으로 이루어진 지평선을 보고 있었다.


"굉활하네요."

"정말 그 표현밖에 맞는 표현이 없을거 같이 굉활하네."


정말로 숲으로 이루어진 바다처럼 굉활한 녹지가 펼쳐저 있었다. 저 멀리 아무것도 없는 운동장 만한 공간에 거대한 나무가 한그루 있는것만 빼면 온통 초록색이였다.


"윽!"

"..이건..."

"네? 두 분다 왜 그러세요?"


순간적으로 무언가 막을 통과하는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프렐리아는 약간의 데미지도 받은것 같지만 나는 그저 찜찜한 기분만 들었다.


"아. 저건 어머니의 결계입니다."

"세계수의?"

"아마 프렐리아님이 가지고 계신 마검 때문에 정신적 데미지를 받은것 같습니다."

"으음. 이놈 때문인가."


프렐리아는 얼굴을 찌푸리면서 마검을 꺼내 보았다. 확실히 마검은 저번보다 더 흉측하게 기분나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나는 내가 흡수한 성물 때문에 이질감을 느낀것 같다.


"저게 세계수인가..."

"엄청 크네요."

"우와아아."


세계수와 더 가까워 지자 우리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은 공간인줄 알았던 공간은 세계수의 뿌리 부분이였다. 높이는 구름을 뚫고 자라나 있었고 두깨도 엄청났다.


'저게 대륙이 창조될 떄 부터 있었던 세계수야?'

-맞다. 내가 살아있었던 때에 고대의 기록을 보았는데 그 기록에도 고대에 창조되어있다고 나와있었다.

'3만년전의 고대의 고대인거냐...'

-세계수의 나뭇가지는 훌륭한.....

[니엘이군요.]


갑자기 머릿속으로 고귀하다 못해 신성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방금 니엘이 중요한 말을 하려고 했던거 같은데.


"어,어라? 린님! 스켈레톤 와이번의 제어가!"

구륵!구르!


갑자기 미르와 스켈레톤 와이번들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하지만 떨어지지는 않고 공중에 가만히 떠 있는 중이다. 아니, 공중에 떠서 어딘가로 이동되고 있다. 무언가 마기가 차단이 된거 같은데.


"미르. 왜 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는거야?"


[당신을 초대하겠습니다.]


파아앗


베르제뷔트를 처음 만났을 때 처럼 갑자기 세상이 바뀌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때는 일행은 보이지 않고 후광에서 빛을 뿜어내고 있는 정말로 여신처럼 보이는 여신이 있었다.

아무래도 이 공간은 나와 니엘만 온 모양이다. 일이 또 이렇게 되네...


[안녕하세요. 저는 워그드라실. 여러분이 말하는 세계수라고 합니다.]

"아, 안녕하세요. 린이라고 합니다."

[일단 제멋대로 이 공간으로 대리고 온 것은 사과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을 엘프의 마을에 들여보낼 수는 없었거든요. 아. 그래도 이 공간은 중간계와 시간의 배율이 다릅니다. 여기서의 하루가 그곳에서는 1초도 되지 않지요.]


설마 내가 세계수를 실제로 만나는 인간이 될 줄이야. 역사상 세계수를 만난 인간은 거의 없었다, 있어도 대부분 용사의 동료거나 용사의 스승이거나 용사 본인이었지.

하지만 베르제뷔트도 여기까지는 아니였던거 같은데. 역시 신이라는 건가. 지금까지 봐왔던 신들보다 더욱 더 신처럼 보인다. 아니, 이게 정상이려나


"엘프의 마을에는 왜 못들어 가는 건가요?"

[그건 대답해 드릴 수 없습니다. 저희도 저희만의 사정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해해주실거라 믿습니다.]


음. 뭐, 각자의 사정이라는게 있는거니까. 지금까지 엘프의 마을에 들어간 인간도 거의 없었고 말이다. 어차피 나는 이곳에 오래 머물 생각이 없다.


-성물은 가지고 있나?

[물론입니다. 당신에게는 빚이 있으니...]


세계수는 순순히 성물을 꺼내 내게 건내 주었다. 그런데 정말로 니엘에게 빚이 있을 줄이야. 솔직히 나는 반절만 믿는 상태였다.

3만년 전에 워낙 미친짓을 많이 하던 니엘이니 조금 불안했던것도 사실이였다.


[당신은....다른 세계의 기억을 가지고 있군요.]

"....!!"


나는 너무 놀라서 무의식적으로 케빈의 단검을 꺼내들었다.


"아..죄송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 세계에서는 저만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요. 무엇보다.... 세계를 원망하지 않았으면 해요.]

"네? 그게 무슨..."

[저는 더 이상 대답해 드릴 수 없습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모르겠다. 갑자기 세계를 원망하지 말라니. 이미 그런건 감옥에서 때려 쳤다. 원망할 존재도 없는데 원망해서 뭣한단 말인가. 세계를 원망하기에는 내가 조금 더 살고 싶다.

그런데 왜 이렇게 나를 보는 표정이 안쓰러운걸까? 마치 프렐리아가 처음 나에 대해 들었을때 나를 바라보는 표정이다.


-다른 성물의 위치를 아는건 없나?

[제국에 2개, 성국에 1개. 바닷속에 1개가 있습니다.]


니엘은 내가 지구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세계수가 알고 있는것 보다 성물이 더 중요한듯 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어떻게.

이미 감옥에서 떨치고 나올건 전부 떨쳤다. 내가 지구의 나인지 이 세계에서의 나인지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고 마음 먹었는데 세계수가 한 말때문에 다시 혼란스러워 졌다.

하지만 세계수는 여전히 나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였다.


[참고로 성국은 본질의 성물을 얻고 가시는걸 추천드리겠습니다.]

"네? 그건 어째서.."

[이것 역시 대답해 드릴 수 없습니다.]

"........."


이걸 믿어야 하나. 아까부터 대답해 줄 수 없다고만 하고. 그냥 무시하고 찾으러 가버릴까. 하지만 그러기에도 찜찜한데.

하지만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니엘이 대신 대답해 주었다.


-인과 때문이다.

"인과?"

-신들은 세상에 관여할 수 없지. 아마 여기까지가 한계일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들었던거 같기도..."


하긴. 인과가 없었으면 대륙은 신들의 놀임판이 되었을 것이다. 세계수가 엘프의 영역을 넓히지 않는것도 그 때문이겠지. 그러면 앞으로 2년 반동안 시간이 비는데.


"그런데 저는 인간이 맞나요?"

[음...아닙니다. 역시 돌연변이겠군요.]


역시 인간이 아니였던걸까. 뭐, 어차피 상관 없기는 하다.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되는거니까. 인간이든 아니든 중요하지는 않다. 문제는 잘 먹고 잘 살 수가 없다는 건데...


[아무런 신의 힘에 대한 재능도 없는 돌연변이 일까요.]

".............."


저건 확실히 짜증나는 말이다. 그것 때문에 감옥에 갇히지 않았는가. 전생에 금수저로 태어난 업보라는건가? 하지만 나는 전생에 제대로 즐긴 기억이 없는데.


빌어먹을 재능충의 세계. 이런 거지같은 전개는 필요 없는데.

그냥 마왕한테 부탁해서 원자력 폭탄이라도 만들라고 해 볼까? 적어도 이 세계에는 화약은 없지만 산소랑 이산화 탄소처럼 원소는 있는거 같던데.


-그러면 인어족의 위치는 알고 있나?

[예? 인어족이라면...멸종했습니다.]

-뭐? 그게 무슨....


역시. 이럴 줄 알았지. 왜 갑자기 일이 잘 풀리나 했다. 내가 그렇지 뭐.

하하하. 인어족이 멸종했다네. 이제 성물을 찾는건 포기해야 하는건가.


[니엘. 당신도 알고 있을텐데요. 레비아탄이라는 생물을.]

-레비아탄? 설마!

[네. 레비아탄이 인어족을 멸종시켜버렸습니다. 성물도 레비아탄의 뱃속에 있습니다.]

-이런....설마...

"레비아탄이 뭔데 그래?"


니엘이 이렇게 당황스러워 하는건 또 오랜만이네. 칼포스의 탄생일지를 읽었을때보다 더 놀라는거 같은데.


-레,레비아탄은 바다를 멸망 시킬 수 있는 마물이다.

".....제발 레이첼이 만들었다고 하지 말아줄레?"

-응? 그걸 어떻게. 라그나로크때 해룡들을 잡기 위해서 레이첼이 나와 함께 만들어낸 괴수다.

"........"


진지하게 3만년전 인류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었다. 대륙을 멸망시킬 수 있는 슬라임이랑 바다를 멸망시킬 수 있는 괴수를 만든거면 도대체 무슨 생각인걸까? 그냥 이 행성을 파괴하고 싶었던 걸까?


[한가지 더 말하자면 제국의 황녀를......아닙니다.]

"........."


갑자기 신이라는게 짜증나기 시작한다. 만날때 마다 좋은 일은 커녕 목숨의 위협이나 받고, 나는 언제 평범하게 살아보냐. 정말로 농사를 지어 먹고 살라면 잘 할 자신이 있는데.


[이제 시간이 없군요. 마지막으로 한번더 부탁드리겠습니다. 세상을 너무 원망하ㅈ..마ㅅ....]


나는 세계수의 말을 전부 듣지 못하고 공간에서 쫒겨나듯이 빠져나왔다. 주위를 보니 그대로 스켈레톤 와이번의 위였다.


작가의말

내일은 두 편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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