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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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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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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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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댄스 브레이크

DUMMY

헌서는 대담한 계획을 제시했다.

블랙울프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댄스 브레이크를 완전히 갈아엎어서 원래 퍼포먼스보다 훨씬 화려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어떻게 화려하게 하자는 건데?”


“아크로바틱 듀오 댄스를 하는 거예요.”


온제가 혼자 춤추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이 페어 안무를 하고, 기교적으로도 더 어려운 아크로바틱 댄스를 하면 원본을 능가하는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병진은 불가능하다는 듯이 코웃음쳤다.


“아크로바틱 듀오? 말이 되냐? 그걸 누가 해?”


다른 조원도 헌서의 아이디어에 뜬금없다는 반응이었다.


“누가 그런 어려운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데?”

“아크로바틱도 위험한데 2명이 한다고?”

“시간도 없는데 언제 연습할 건데?”


헌서는 자기가 하겠다고 나섰다.


“온제 형하고 저하고 둘이 하면 돼요.”


“아, 참. 너 아크로바틱이 특기라고 했지?”


온제는 헌서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런데, 정식으로 배운 지 일주일밖에 안 되었다며, 그런 위험한 거 할 수 있겠어?”


헌서는 아크로바틱 수업을 몇 시간 들으며 기초 동작을 배웠을 뿐이었다.

물론 힘과 유연성이 갖춰졌기에 보통 사람은 상상하기 어려운 스피드로 진도가 나가서 짧은 시간에 여러 동작을 익힐 수 있었다.

그래도 몇 시간 동안 그 정도 배웠으면 남은 며칠 동안 그 이상으로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차피 이대로는 우리팀이 최하위인데 뭐라도 해봐야죠.”


헌서는 의욕적으로 온제를 설득했다. 함께 땀 흘리고 연습한 블랙 울프 무대를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건 그래.”


온제는 손으로 이마를 문지르며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진지한 표정으로 동의했다. 헌서의 힘과 발전속도라면 불가능한 일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좀처럼 보기 힘든 고난도 아크로바틱 페어 댄스를 하는 거예요. 그러면 원곡 퍼포먼스가 생각이 안 나겠죠.”


그것이 심사위원이 지적한 것을 보완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럴까? 킬링 파트를 새롭게 짜면 원곡 생각이 안 날 것 같긴 해.”


헌서의 제안에 온제는 희망에 찬 표정으로 어떤 안무를 넣으면 좋을지 인터넷으로 영상을 찾아보며 고민했다.


“이거 어때? 할 수 있겠어?”


“옆돌기, 앞돌기, 백덤블링 다 할 수 있어요.”


헌서도 휴대폰으로 할 만한 동작의 영상을 찾아서 온제에게 보여주었다.


“이 동작은 어때요? 내가 형을 들어올리는 거예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몸통을 붙잡고 옆으로 천천히 에스컬레이팅하는 안무였다. 우아하게 보이지만 웬만한 근력으로는 쉽지 않은 동작이었다.


“이건 힘이 많이 필요한데. 위험할 수도 있어.”


온제는 말끝을 흐렸다.

밑에서 받쳐주는 사람이 힘이 부족해서 놓치면 위에 있는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


병진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옆에서 빈정거렸다.


“그게 되겠냐? 괜히 우리 퍼포먼스 망치지나 말고 하던 거나 해.”


그는 끝까지 헌서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결국 너랑 온제만 돋보이려는 거잖아. 쓸데없는 거 하다가 망하면 피해는 우리가 보는 거라고.”


그는 헌서가 자기 점수를 잘 받으려고 튀는 행동을 한다고 못마땅하게 여겼다. 온제와 헌서가 너무 잘하면, 비교되어서 자신이 점수를 잘 받을 여지가 줄어든다고 믿었다.


그러자, 디영이가 참다못해 나서서 병진에게 눈치를 주었다.


“헌서 형이 열심히 하려는데 밀어주지는 않고 왜 그래요? 우리팀 퍼포먼스가 잘 되면 모두 좋죠.”


막내에게 타박을 받은 병진은 눈을 부라리며 디영을 노려보았지만, 디영은 여전히 자기가 한 말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듯이 입을 비죽이며 단호한 얼굴로 딴 곳을 쳐다보았다.


‘저 녀석이?’


병진은 짜증이 났지만, 다른 조원들이 모두 디영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헌서와 온제를 응원하는 분위기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헌서는 병진을 무시하고 온제를 쳐다보고 말했다.


“힘은 자신있어요. 형이 나를 믿어주기만 하면 되요.”


“네가 나를 든다고? 내가 너를 드는 게 낫지 않을까?”


온제는 춤 춘지 며칠 안 되었다는 헌서를 믿고 몸을 맡겨도 좋을지 반신반의했다.


“내가 들어볼게요.”


헌서는 온제에게 다가가서 허리를 양손으로 덥썩 붙잡았다. 그리고 온제가 망설일 틈도 없이 그를 머리 위로 번쩍 들어올렸다.


“으아!”


온제는 졸지에 허공으로 붕 떠오른 자신의 몸에 당황해서 공중에서 헌서의 어깨를 붙잡았다.


“아, 깜짝이야.”


지켜보던 다른 사람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보이던 헌서가 온제를 풍선처럼 가볍게 머리 위로 들어 올리니, 헛것이 보이는 게 아닌지 눈을 비비고 쳐다보았다.


“아니!”

“헐!”


팀원들은 헌서의 괴력을 직접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뭐야, 흔들리지도 않아.”

“저렇게 무거운 사람을 들고 팔이 떨리지도 않아.”


병진도 성인 남자를 가볍게 들고 버티는 헌서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침을 꿀꺽 삼키고 진땀을 흘렸다.


‘저, 저런 힘을 갖고 있었다니.’


그는 헌서와 눈이 마주치자, 자기도 모르게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숙였다.


‘저 힘으로 나를 밀치기만 해도 나가떨어졌겠네.’


그동안 헌서에게 뱉었던 말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헌서에게 시비를 걸었던 것이 후회되었다.


‘앞으로 입 조심해야겠군.’


팀원들은 헌서를 신기해하며 감탄했다.


“너 고2 맞냐?”

“예전에 역도 했어? 어떻게 그렇게 힘이 세?”

“힘은 참가자들 중에 일등이겠다.”

“팔씨름으로 데뷔조 뽑으면 제일 먼저 뽑히겠다.”


‘아차, 너무 티 내면 안 되지.’


헌서는 얼마든지 더 버틸 힘이 있었지만, 의심받으면 안 되니, 힘든 척하고 내려놓았다.


“너 진짜 힘이 장사네. 그럼 네가 나를 들어. 내가 공중에서 안무 할게.”


온제는 헌서를 믿음직스러워하며 어깨를 치고 활짝 웃었다.

헌서가 밑에서 받쳐 올리면 자신이 공중에서 춤을 추겠다고 했다.

그들은 새로 댄스 브레이크를 짜며 같이 호흡을 맞춰 연습했다.


“덤블링도 할 수 있지?”


“그 정도는 껌이죠.”


“그럼 덤블링도 넣자. 여기서 서로 마주보고 돌아야 하니까 부딪치지 않게 조심해.”


덤블링은 속도가 빠르고 방향 제어가 어려워서, 몇 센티미터라도 도는 방향이 어긋나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었다. 어려운 만큼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되나 한번 해보자.”


헌서와 온제는 마주보고 섰다. 풍차처럼 빠르게 돌며 다가오는 상대방을 향해 같이 덤블링을 하려면 기술도 기술이지만 담력이 필요했다.


“하나 둘 셋!”

“이얏!”


음악에 맞춰 동시에 옆으로 빙글 돌며 두 사람이 교차하자, 옆에서 구경하던 조원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오, 괜찮은데?”

“다들 깜짝 놀라겠다.”


이 정도만 해도 다른 조보다 훨씬 어려운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헌서는 난이도를 한 단계 더 높이자고 제안했다.

이왕 아크로바틱으로 승부를 볼 거라면, 분명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월등하게 하는 게 낫다.


“아예 더 어려운 백덤블링을 하면 어때요?”


극단적인 헌서의 제안에 온제는 와 하고 입을 벌렸다.


“백덤블링을 서로 등지고 한다고? 그 정도 난이도면 확실히 심사위원들한테 우리를 각인시킬 수 있겠네.”


덤블링은 앞으로 보고 도는 거지만, 백덤블링은 보이지 않는 뒤를 향해 도는 거라서 조금만 방향이 잘못되어도 동선을 벗어나 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


“공간이 되나?”


온제는 신중하게 동선을 점검해보고나서, 한번 연습해보자고 했다.


“조심해.”

“갑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등지고 서서 음악에 맞춰 백덤블링을 시도해 보았다.


빠밤 빰 빠밤-


등 뒤에 눈이 달린 것처럼 감으로 허리를 꺾어서 뒤로 손을 짚었다. 다리를 공중으로 띄워 올려 차며 일어섰다.

그러자 옆으로 온제가 빠른 속도로 도는 모습이 보였다.

둘 다 정확한 방향으로 돌아서 부딪히지 않고 무사히 제자리에서 일어섰다.


“오, 이거지.”

“멋지다.”

“우리팀 꼴등은 안 하겠는데?”

“우리만 더 잘하면 되겠어.”


두 사람의 놀라운 퍼포먼스에 힘을 얻은 조원들은 다시 의욕에 불타올랐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각자 연습에 열중했다.


한참 연습에 몰두하고 있을 때, 누군가 노크도 없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너네 팀은 아직도 연습하냐?”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었다. 헌서가 합류한 첫날, 식당에서 시비를 걸었던 도웅과 치코였다.


“아, 도웅이 형, 치코 형. 연습 끝났어요?”


온제는 연습을 멈추고 그들에게 인사했다.


“우린 벌써 끝났지. 지나가다가 불이 켜져 있어서 누가 여지껏 연습하나 와봤지.”


도웅과 치코의 팀은 중간평가에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 팀 제일 못한다는 소리 들었어요. 연습 많이 해야 돼요.”


온제가 겸손하게 말하자, 도웅이 거들먹거리며 어깨를 으쓱 했다.


“아, 그래? 그럼 열심히 해. 지금 연습해서 뭘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치코도 팔짱을 끼고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그들을 쳐다보았다.


“지금 연습하면 늦었지. 미리미리 했어야지.”


그들의 조가 공연할 곡은 아이돌 연습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연습했을 정도로 유명한 곡이었다. 다들 전에 배워서 안무를 숙지하고 있어서 쉽게 진도가 나가는 모양이었다.


“어차피 데뷔는 우리가 할 건데, 적당히 해.”


그들은 실력이 뛰어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프로그램 1회부터 등장 분량이 많았다. 개인 인터뷰도 1분 넘게 나가고, 연습 영상도 많이 나갔다. 그래서 인지도도 높고 개인 인기투표도 높게 나왔다. 자신의 데뷔를 확신하는지 여유가 있었다.


“하긴 뭐 떨어져도 좋은 모습 보여주면 다른 데서 주워갈지도 모르지.”


모욕적인 도웅의 말에 분위기가 차가워졌다.


도웅은 블랙 울프 팀이 꼴찌를 해서 바닥을 깔아줄 거라고 무시하며 이죽거렸다.

그들은 헌서의 얼굴을 보더니, 아니꼬운 듯이 눈썹을 찡그리고 그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메기까지 있으니 잘 해봐. 흐흣.”


그들은 헌서를 보고 번갈아서 히죽거리며 비웃었다.


“얼마나 대단한 실력이길래 메기로 합류했는지 기대하겠어.”


“야, 무슨 기대를 해? 중간평가에서 꼴찌 했다는데, 보나 마나지. 벌써 실력의 밑바닥이 드러났네. 크크크.”


온제는 그들이 헌서가 메기라는 이유로 트집 잡아서 몰아세우려고 하는 걸 깨달았는지,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헌서는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온제는 냉랭하게 그들의 말을 잘랐다. 그의 눈에 차가운 불빛이 번쩍이는 듯했다.


‘온제 형이 저런 면도 있네.’


헌서는 늘 웃는 얼굴에 누구에게나 친절한 온제에게서 이렇게 무 자르듯이 단호한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

온제는 자기가 무시당하는 건 참아도, 자기 크루가 무시당하는 건 참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잘하고 있다고?”


도웅과 치코는 온제의 말을 못 믿겠다는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경력도 얼마 안되는 생초보인 헌서가 잘 할 리가 없다고 여겼다.


“우리 팀의 든든한 리드 댄서에요.”


온제는 헌서를 추켜세우며 어깨동무를 했다.


도웅과 치코는 비웃음을 흘리며 빈정거렸다.


“그래. 뭐 무대를 보자고.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 보자.”

“우린 자러 간다. 밤새 고생해.”


그들은 빙글빙글 웃으며 문을 닫고 나갔다.

발소리가 멀어지자, 조원들은 하나같이 입을 비죽였다.


“말을 해도 꼭 저렇게 하냐.”

“데뷔조 확정된 것처럼 말하네.”

“카메라에서 잘 잡아주고 분량 많다 이거지?”


온제도 빡친 것 같았지만, 침착하게 멤버들에게 말했다.


“연습하자. 우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지. 컴온!”


온제의 말에 디영이가 주먹을 허공에 쳐들고 휘저었다.


“질 수 없다! 아자!”


조원들은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서 연습에 몰두했다.


“원 투 쓰리 포, 화이브 식스 세븐 에잇.”


며칠 동안 계속해서 아침일찍부터 밤 11시까지 강행군했다.

연습하니 확실히 조금씩 발전하는 게 눈에 보였다.

촬영해서 볼 때마다 박자에 맞춰서 하나로 움직이는 칼군무가 서서히 완성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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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새로운 출발 24.03.26 219 6 13쪽
38 놀이공원 종영 24.03.25 213 6 12쪽
37 수상한 데뷔조 24.03.24 212 6 12쪽
36 파이널라운드 롤러코스터 24.03.23 205 8 12쪽
35 바이브 24.03.22 208 8 12쪽
34 조작 24.03.21 223 7 13쪽
33 드림팀 24.03.20 226 8 12쪽
32 타겟 24.03.19 225 7 12쪽
31 격투 +1 24.03.18 225 6 13쪽
30 생존자와 탈락자 24.03.17 227 8 12쪽
29 희비교차 24.03.16 231 8 13쪽
28 언밸런스 +1 24.03.15 228 7 12쪽
27 포그 24.03.14 228 7 13쪽
26 스윗 테이스트 +1 24.03.13 230 8 12쪽
25 shadow(그림자) 24.03.12 235 7 12쪽
24 번지점프 +1 24.03.11 236 7 12쪽
23 4라운드 범퍼카 24.03.10 239 8 13쪽
22 일유의 제안 24.03.09 242 7 12쪽
21 설계 24.03.08 244 8 12쪽
20 악마의 편집 24.03.07 247 8 12쪽
19 팀 조합 24.03.06 267 7 12쪽
18 랩 배틀 24.03.05 257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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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보컬 조 평가 24.03.03 288 9 12쪽
15 3라운드 바이킹 24.03.02 292 8 13쪽
14 세탁실의 습격 24.03.01 283 8 12쪽
13 보컬 연습 24.02.29 291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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