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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0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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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라운드 범퍼카

DUMMY

4라운드 경연은 각자 다른 팀에서 여러 곡을 공연해야 한다. 의상도 계속 갈아입어야 하고 아침부터 리허설을 하고 밤까지 촬영이 이어질 예정이라 모두 정신이 없었다.


다행히 헌서는 힐링파티에서 랩배틀 우승으로 순서 선택권을 획득해서 자신의 공연팀 순서를 임의로 배치할 수 있었다.


단체 버스를 타고 방송국으로 들어가는데 문구를 적은 광고 트럭이 서 있었다. 누군가가 보낸 시위용 트럭이었다.


헌서의 안티들은 경연 촬영일에 날짜를 맞춰 방송국 앞에 트럭을 보내서 헌서를 퇴출하라고 시위했다.


[서바이벌에 중간 참가자라니

실력 없는 메기 탈락시켜]

[선배 모욕하고 디스하는

인성 미달 헌서 하차해]


트럭을 본 온제가 헌서의 기분을 살피며 말을 건넸다.


“방송에 나온 게 다가 아닌데. 방송만 보고 트럭을 보내다니 심하네.”


“괜찮아요. 첫 방송때도 메기로 말이 많았는데, 블랙 울프 방송되고 나서 조용해졌잖아요.”


헌서는 시위 트럭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참여했으니 오해하는 사람도 있을 터. 시청자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기 길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온제에게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파이팅했다.


“이번에도 퍼포먼스로 보여주면 되죠.”


“그래. 우리 번지 점프 공연 잘하자.”


온제는 헌서의 주먹을 잡고 흔들었다.


4라운드 경연부터는 시청자 공개방송이라 방송국 밖에서 사람들이 입장을 대기했다.

줄을 서있던 방청객들은 모두 그 시위 트럭을 보았다.


“저 트럭은 헌서 안티 모임에서 보낸 건가?”

“헌서가 안티가 많네.”

“지난 회에 랩 배틀 보니까 좀 건방지더라.”

“나도 괜찮은 앤 줄 알았는데 지난 방송 보고 깼어.”

“참가자들이 다 저렇게 불편해하고 헌서가 분위기 흐리면 내보내는 게 낫지.”

“난 오늘 투표에서 헌서가 있는 팀은 안 찍으려고.”


방청객들은 시위트럭의 문구를 읽으면서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트럭의 영향이 투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았다.


스텝이 조작진PD에게 방송국 앞에 시위 트럭이 와 있다고 알렸다.


“헌서를 방송에서 하차시키라고 하네요. 지난 회차 방송을 보고 그런 것 같습니다.”


자신이 조작한 방송 때문에 헌서가 욕을 먹는데도, 조작진PD는 눈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계획대로 되었다는 듯이 창 밖을 내다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는 헌서의 순위가 확실히 떨어지겠군.”


그는 인터넷 인기 투표 순위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가 마음속으로 정해놓은 데뷔조가 있었다. 그들을 데뷔시키기 위해서는 헌서의 순위를 하락시켜야 했다.


‘인터넷 순위는 하위권으로 떨어졌으니, 오늘 현장투표만 잘 막으면...’


조작진PD가 속으로 생각하는데, 보조PD가 경연팀과 팀원 명단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헌서가 4라운드에서 여러 곡에 참여해서 점수를 꽤 가져갈 것 같습니다. 그것도 잘하는 애들하고 한 팀이 되어서요.”


헌서가 높은 득점을 할 것 같다는 예상에 조작진PD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뭔가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양손바닥을 비볐다.


“연습에서 잘할 걸로 예상되는 팀이 공연이 망하면 더 흥미진진하지 않나?”


“예? 설마...”


보조PD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이전에도 조작진PD와 몇 번 호흡을 맞춰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촬영했던 그는 지금껏 그가 참가자들에게 어떤 방법을 써서 결과를 조작해왔는지 알고 있었다.


조작진PD는 그를 남겨두고 현장을 돌아보러 갔다.


무대 감독을 만난 PD는 그에게 귓속말로 뭐라고 지시했다.


“예?”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조작진PD는 그가 다른 말을 하지 못하게 딱 잘라 지시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조명감독과 음향감독에게도 각자 뭔가를 지시했다.


“알겠지? 내가 시킨 대로 해.”


그들은 마지못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조작진PD는 대기실의 심사위원들도 만나러 갔다. 그가 다가가자, 심사위원들이 일어나서 그에게 악수를 청했다.


“안녕하세요.”


“수고가 많으십니다.”


“PD님이 수고가 많으시죠. 저희야, 뭐.”


조작진PD는 그들에게 심사점수를 줄 때 유의해야 할 정보를 알려주겠다며 입을 열었다.


“헌서가 메기로 중간에 참가해서 특혜를 받았다는 여론이 있습니다. 그러니 헌서는 더 깐깐하게 심사해서 공정성에 문제가 없도록 부탁드립니다. 점수를 후하게 주시면 헌서와 뒤에서 엮였냐는 구설수에 오르실 수도 있으니까요.”


“아, 그런가요?”


심사위원들은 그런 사정이 있는 줄 몰랐다며 깜짝 놀랐다. 조작진PD는 창밖을 가리켰다.


“지금도 헌서를 퇴출하라는 시위트럭이 촬영장에 와 있습니다. 심사위원들께서 나중에 불필요하게 욕먹고 난처해지실까 봐 미리 알려드립니다.”


심사위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감사했다.


“그렇게 심각한 상황인 줄 몰랐습니다.”

“PD님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심사위원이 헌서에게 점수를 박하게 매기도록 미리 초를 쳤다. 조작진PD는 그들에게 인사하고 방문을 닫고 나왔다.


‘이러면 헌서의 팀이 절대로 1등을 할 수 없지.’


팀이 1등을 못하면 점수도 받을 수 없다. 점수를 받지 못하면 탈락후보가 된다.


‘인기투표는 최하위권이니까, 탈락후보에만 들면 떨어뜨릴 수 있겠군.’


3라운드에서 받은 가산 점수가 있긴 하지만, 투표 결과에 따라 떨어질 수도 있었다.


‘어쨌든 이번에 최하위권이 되면 다음 라운드에서는 확실히 떨어질 거야.’


그는 머릿속에서 자신에게 데뷔조에 넣어달라고 청탁했거나, 지시가 내려온 참가자들을 손가락으로 헤아렸다.

그 안에 헌서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이러면 대충 머릿수가 맞겠군.’


조작진PD는 만족스러운 듯이 입술을 핥으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고 촬영이 시작되었다.


“아이돌 놀이공원 4라운드 경연을 지금 시작합니다.”


MC 산혁이 등장해서 관객에게 4라운드의 규칙을 설명했다.


“4라운드 범퍼카는 같은 곡을 여러 팀이 공연합니다. 심사위원 점수와 관객 점수를 합산해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단 한 팀의 멤버들만이 해당 곡에서 1점을 받습니다.”


무대 한쪽 모니터에는 마치 레이싱 게임과도 같은 범퍼카의 애니메이션이 등장했다. 여러 대의 범퍼카에는 팀 이름이 써있고, 멤버들의 아바타가 탑승해있었다.


“공연 순서는 지난 번 댄스 배틀과 랩 배틀에서 우승한 온제와 헌서가 정합니다.”


헌서와 온제는 상의해가며 곡과 팀 순서를 정했다.


‘우선권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따길 잘했네.’


헌서는 여러 곡을 공연해서 준비하기가 빠듯했다. 옷 갈아입고 준비하는 시간이나 체력 안배를 생각해서 급하지 않게 적절히 배치했다.


“공연 순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MC가 그들이 선택한 공연 순서를 발표했다.


“첫번째 경연 곡은 1번 곡 ‘꿈의 바다’입니다.”


헌서는 참여하지 않지만, 온제는 다른 팀에서 1번 곡을 공연한다.


“체력 좋을 때 먼저 공연해서 기선제압하는 게 좋지.”


온제는 자신의 팀을 맨 앞에 넣었다.

첫 곡에 첫 공연으로 확실하게 인상을 남기려는 작전이었다.


“지금 시작합니다.”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1번 곡은 신나는 락 음악이었다.


온제는 격렬한 안무로 밝고 희망적인 느낌을 살려서 퍼포먼스했다.


“잘하네.”

“저 팀은 춤으로 승부 보려고 작정했네.”


온제의 에너지있는 생생한 춤에 어깨를 들썩였다. 하지만, 락 음악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보컬면에서는 잘하는 멤버가 별로 없어서 뒤로 갈수록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활력 넘치는 공연 잘 봤습니다.”


온제 팀의 공연이 끝나자, 심사위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화면의 범퍼카에 심사위원과 현장투표자의 합산 점수가 표시되었다.


“다음 팀의 공연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다음 팀이 공연했지만, 온제의 팀보다 점수가 낮았다.

화면 속에서 그 팀의 범퍼카가 온제 팀의 범퍼카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점수가 더 낮은 상대 팀의 범퍼카가 날아갔고, 높은 점수를 받은 온제 팀의 범퍼카는 계속 앞으로 달려나갔다.


“다른 팀이 못 이기겠는데?”

“아냐, 몰라. 미강이네 팀이 남아있잖아.”

“맞다. 거기 도웅이도 있지.”


1번 곡에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락 보컬 미강이를 보유한 도웅의 팀이었다.


온제는 미강의 팀을 1번 곡 공연팀 가운데 가장 뒤에 배치했다. 미강의 팀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어릴 적 꿈꿔왔던 나의 꿈의 바다야

이제 너를 향해 달려가 새로운 세상으로”


도웅의 노래에 이어서 미강이 노래했다.


“저기 수평선 너머 나를 기다리는 너

어서 만나고 싶어 미지의 세계에서”


미강의 힘있는 보컬이 중심을 잡자, 갑자기 귀가 탁 트이는 것 같았다.


“이야, 역시.”

“휘어잡네, 휘어잡아.”


온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온제의 팀은 댄스 멤버 위주다 보니, 보컬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시각적으로 볼 거리는 많았지만, 보컬은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반면에 미강의 팀은 3라운드에서 청팀의 보컬 조에 참여했던 보컬 멤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미강이만이 아니라, 도웅도 그럭저럭 노래를 잘 했고, 나머지도 댄스보다는 보컬에 중점을 두어 멋진 하모니를 이루었다.

그리고 마침내 하이라이트에서 미강의 고음이 폭발했다.


“워어어-- 예예에--”


청중들이 척추가 찌릿찌릿한지 몸을 뒤틀었다.


“으으, 소름돋아.”


높은 곳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미강의 고음에 관객들은 넋을 잃고 입을 벌렸다.


“잘한다.”

“숨을 못 쉬겠어.”


미강의 팀의 점수가 발표되었다. 그들의 팀이 온제 팀의 점수보다 높아서 1등으로 올라섰다.


화면에 미강이 팀이 탄 범퍼카가 온제 팀이 탄 범퍼카를 쿵 들이받아서 밀쳐내고 앞으로 달려갔다.


그들은 승리를 기뻐하며 펄쩍펄쩍 뛰었다.


“드디어 1등!”

“출발이 좋아!”

“당연히 우리가 1위지.”


MC 산혁은 우승팀을 축하했다.


“정말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1번째 곡 꿈의 바다 우승팀의 멤버들은 모두 추가 점수를 받게 됩니다.”


미강이 팀 멤버들은 모두 1점씩을 얻게 되었다.


무대를 내려온 온제는 한숨을 쉬었다.


“아쉽다.”


최선을 다했지만 2등에 머무른 것에 안타까워했지만, 매사에 긍정적인 온제는 이내 기운을 냈다.


“3번 곡은 꼭 1등 해야지.”


방금 한 ‘꿈의 바다’는 파워 보컬에 적합한 곡이었지만, 헌서와 함께할 ‘번지점프’는 노래보다는 리드믹한 비트에 댄스 안무 위주의 공연에 적합한 곡이었다. 온제도 3번 곡에 더 심혈을 기울여 연습했기에 반드시 1등을 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온제는 여기서도 점수를 얻지 못하면 탈락후보가 될 수 있었다.


“우리 열심히 했잖아. 1등 할 거야.”


온제는 옷을 갈아입고 다음 공연 준비를 하며 멤버들에게 파이팅을 외쳤다.


번지점프 공연을 연습하면서 헌서는 특별한 퍼포먼스를 하자고 제안했었다.


“진짜로 번지점프를 하는 것처럼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 거 어때요?”


여러 명이 스크럼을 짜서 탑을 만들고, 그 위에서 한 명이 뛰어내리는 것이었다.


“아이디어는 좋은데... 7명으로 될까?”


온제는 고개를 갸웃했다. 팀이 7명밖에 안 되기에 스크럼을 짜는 높이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 뛰어내릴 때 받쳐줄 사람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위험한 퍼포먼스를 하면 부상의 위험이 높았다.


“백댄서가 있으면 더 웅장한 공연을 만들 수 있을 텐데.”


아무리 온제가 춤을 잘 춰도 7명의 퍼포머로 할 수 있는 안무는 한계가 있었다.


4명이 어깨를 서로 붙잡고 스크럼을 짜고, 2명이 온제를 그들의 어깨 위로 밀어올려주고, 온제가 뛰어내리는 안무를 시도해보았다.


“아야!”


온제는 떨어질 때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바닥을 굴러 일어나며 신음했다.


“밑에서 받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어렵네.”


카메라로 방금 촬영한 퍼포먼스를 모니터링했다.


뛰어내리는 모습이 멋지긴 한데 관객에게서 와 하는 탄성을 자아내기까지는 힘들 것 같았다.

박수는 받겠지만, 다른 팀을 이기려면 그것보다는 더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할 것 같았다.


“온제 형, 내가 한번 뛰어내려볼까요?”


헌서는 위험한 장면을 자신이 맡겠다고 했다. 엄지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눈을 찡긋했다.


“내가 이래 뵈도 아이돌 놀이공원 천정 부수고 들어온 사람이라고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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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새로운 출발 24.03.26 219 6 13쪽
38 놀이공원 종영 24.03.25 213 6 12쪽
37 수상한 데뷔조 24.03.24 212 6 12쪽
36 파이널라운드 롤러코스터 24.03.23 205 8 12쪽
35 바이브 24.03.22 208 8 12쪽
34 조작 24.03.21 223 7 13쪽
33 드림팀 24.03.20 226 8 12쪽
32 타겟 24.03.19 225 7 12쪽
31 격투 +1 24.03.18 225 6 13쪽
30 생존자와 탈락자 24.03.17 227 8 12쪽
29 희비교차 24.03.16 231 8 13쪽
28 언밸런스 +1 24.03.15 228 7 12쪽
27 포그 24.03.14 228 7 13쪽
26 스윗 테이스트 +1 24.03.13 230 8 12쪽
25 shadow(그림자) 24.03.12 235 7 12쪽
24 번지점프 +1 24.03.11 236 7 12쪽
» 4라운드 범퍼카 24.03.10 240 8 13쪽
22 일유의 제안 24.03.09 242 7 12쪽
21 설계 24.03.08 244 8 12쪽
20 악마의 편집 24.03.07 247 8 12쪽
19 팀 조합 24.03.06 267 7 12쪽
18 랩 배틀 24.03.05 257 7 12쪽
17 힐링 파티 24.03.04 270 9 13쪽
16 보컬 조 평가 24.03.03 288 9 12쪽
15 3라운드 바이킹 24.03.02 292 8 13쪽
14 세탁실의 습격 24.03.01 283 8 12쪽
13 보컬 연습 24.02.29 292 6 12쪽
12 조 편성 24.02.28 309 8 12쪽
11 팀 배틀 +1 24.02.27 331 9 12쪽
10 첫 무대 24.02.26 339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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