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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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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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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8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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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격투

DUMMY

해파리같이 생긴 생물이 인범의 목구멍 안에서 기어나와서 번개같이 헌서의 벌어진 입 속으로 돌진했다.

숙주를 헌서로 갈아타려는 것이었다.


‘잡았다, 요놈!’


헌서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자신의 입 안으로 들어오려는 생물을 낚아챘다.


헌서의 손 안에서 버르적거리던 몬스터는 물고기처럼 미끄덩거리며 빠져나와 도로 인범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어딜!”


헌서는 놓치지 않으려고 손에 힘을 주었지만, 몬스터는 그의 손에 잡힌 촉수를 스스로 잘라버리고 인범의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이 놈이?”


헌서는 인범의 입 속에 손을 넣어서 몬스터를 꺼내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몬스터가 인범을 조종해서 거세게 반항했기 때문이었다.


휙-


인범의 주먹이 헌서의 얼굴로 날아왔다. 헌서는 가볍게 몸을 옆으로 돌려서 피했다.


“크아악!”


주먹이 허공을 휘젓자, 인범은 화가 나서 눈을 뒤집으며 캐리어를 들어서 그에게 던졌다. 헌서는 가볍게 캐리어를 피했고, 캐리어는 와장창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안에 든 옷과 세면도구가 와르르 쏟아졌다.


“어쭈? 이게? 얌전히 말 듣지 못해?”


헌서는 인범에게 달려들어 그의 주먹을 잡아서 팔을 꺾었다. 보통 이렇게 사람의 팔을 꺾으면 아파서 비명을 지르기 마련인데, 몬스터에게 조종당하는 인범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팔이 부러지던 말던 신경쓰지 않고 붙잡히지 않은 손으로 헌서를 공격했다.


“에잇!”


헌서는 인범의 등을 무릎으로 눌러서 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몬스터를 억지로 꺼내기보다는 살아있는 채로 승권에게 넘기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휴대폰을 꺼내서 전화했다. 헌터 연구소로 넘기는 편이 인범도 덜 다치고, 몬스터로부터 안전하게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았다.


승권의 전화번호를 찾아서 통화 버튼을 누르는데, 밖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방으로 다가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인범이가 헌서한테 9시에 보자고 했다고? 인범이가 우리한테는 10시에 보자고 했잖아.”


“그러게. 아까 헌서가 인범이한테 간다고 해서 우리도 금방 가겠다고 했어. 둘이서 우리 기다리고 있겠다.”


경수와 성호의 목소리였다. 인범이 그들과 헌서에게 만나자고 한 시간이 달랐다. 헌서만 일찍 오라고 한 걸 보면, 헌서와 단둘이 있는 시간을 만들려고 한 게 분명했다. 그때 숙주를 헌서로 바꾸려고 했을 것이다.


문이 열리고, 성호와 경수가 들어왔다. 그들은 캐리어가 부서져 온갖 물건이 나뒹구는 방안을 보고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게다가 헌서와 인범은 난장판이 된 바닥에서 버둥거리고 있었다.


“너네, 뭐해?”


누가 봐도 싸우고 있는 모습이 분명했다.


“아니, 왜 싸워?”


입구에 선 그들은 바닥에 엎드린 인범의 팔을 비틀어 잡고 무릎으로 누르고 있는 헌서를 보고 황당해하며 뜯어말렸다.


“싸우지 마, 얘들아.”

“서운한 게 있으면 말로 해.”


그들은 인범이 탈락한 것 때문에 속상해서 헌서와 말다툼하다 싸움이 벌어진 걸로 추측했다.


“아무리 탈락한 게 억울해도 이러면 안 되지, 인범아.”


“탈락한 인범이 기분 생각하면 헌서, 네가 참아야지. 너는 그래도 합격했잖아.”


그들은 헌서의 어깨를 붙잡고 인범에게서 떼어내려고 했다.


“건드리지 마요!”


헌서는 그들에게 소리쳤다. 경수와 성호는 영문을 몰라하며 되물었다.


“아니, 왜?”


“위험하다고요!”


“뭐가 위험한데?”


“그게...”


그들에게 사실대로 말해지 망설여졌다. 인범이 몬스터라는 걸 밝히면 헌서가 헌터라는 사실도 밝혀질 터. 헌서가 헌터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숨어있는 몬스터가 경계해서 가까이 오지 않고 도망쳐버릴 것이다.


경수는 헌서가 말을 듣지 않자,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일단 놓고 말하자. 인범이 놔 줘, 헌서야. 폭력은 안 돼.”


“안돼요. 안 된다고요.”


헌서가 거부하자, 성호도 헌서에게 달래듯이 말했다.


“어차피 인범이 내일 아침에 나갈 건데, 싸우지 말고 좋게 보내주자.”


그때, 헌서의 휴대폰에서 승권의 목소리가 들렸다. 통화가 연결된 것이었다.


“여보세요.”


헌서가 전화를 받자, 그 틈에 경수와 성호가 인범의 팔을 붙잡고 일으켜 세우려고 했다.


“이거 놔, 헌서야.”


“안된다니까요!”


헌서는 그들을 말리려고 했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막막했다.


“그러니까, 지금, 인범이 형은... 상태가...”


헌서가 승권의 전화를 받으며 다가오는 경수와 성호에게 상황을 둘러대느라 주의가 산만한 틈에, 인범은 초인적인 힘으로 재빨리 헌서를 밀치고 몸을 일으켜 쏜살같이 복도로 달려갔다.


“거기 서!”


헌서는 인범의 뒤를 쫒았다. 경수와 성호도 그들의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


“얘들아! 복도에 카메라 있다고! 여기서 싸우면 안 돼! 너네 다 녹화되고 있단 말이야!”


“이거 방송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합숙소의 곳곳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제작진은 그 카메라들에 찍힌 영상을 편집해서 비하인드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터넷에 공개했다.

합숙소에서 싸움이 있다면 어그로 끌기 좋은 소재이고, 제작진이 이를 놓칠 리가 없었다.


그러나, 헌서는 사람들이 그의 인성이 어쩌니 저쩌니 욕하건 말건, 당장 몬스터를 놓치지 않고 잡는 것이 더 중요했다.

지금 인범의 몸 안의 몬스터가 도망치면 또 누구의 몸으로 숨어들어가서 피해자를 늘릴지 모른다.


“이얏!”


몸을 날린 헌서는 인범을 뒤에서 덮쳤다.


쿠당탕-


바닥에 쓰러진 두 사람은 복도에 설치된 카메라 앞에서 몸싸움을 하며 버르적거렸다.


“쟤네 어떡해.”

“이거 편집해주겠지? 나오면 큰일인데.”


경수와 성호는 어찌할 바를 모르며, 헌서와 인범을 한 사람씩 붙잡고 싸움을 뜯어말리려고 했다.


“이거 놔요!”


헌서는 그들을 뿌리치고 인범을 붙잡고 늘어졌다.


“헌서야, 아무리 네가 힘이 세도 형한테 이러면 안 되지.”


자꾸 그를 설득하려는 경수에게 헌서는 말을 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조심해요! 말하지 말고 입 벌리지 말아요!”


인범에게서 튀어나온 몬스터가 경수나 성호의 몸속으로들어갈까 걱정되었다.


“왜? 무슨 일이야?”


복도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자, 각 방에서 사람들이 뛰어나왔다.


“쟤네 왜 저래?”

“몰라. 싸우나 봐.”

“진짜? 설마.”


참가자들이 그들을 둘러쌌다.


“크아아악!”


인범이 헌서의 팔을 깨물었다. 헌서의 팔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이, 인범아! 왜 이래?”


경수와 성호는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인범에게 화들짝 놀라서 소리쳤다. 평소의 인범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난폭한 모습이었다.


그때,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삐용- 삐용- 애애애앵-


경찰이 합숙소 건물에 확성기로 방송했다.


“모두 가만히 마세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시고 침착하게 계십시오.”


참가자들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누가 경찰에 신고했어?”


온제가 두리번거리자, 지솔이가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설마 쟤네 싸우는 것 때문에 경찰까지 온 거야?”


“이거 뉴스에 나오는 거 아니겠지?”


디영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인기리에 방영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합숙소에서 난투극이 벌어졌다면, 가십을 좋아하는 기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기사거리였다.


“물러서세요.”


경찰이 앞장서고 그 뒤를 승권이 따라 들어왔다.


헌서의 전화를 받은 승권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소음을 듣고 어떤 상황인지 즉시 알아차렸다. 돌발상황에 대비해서 합숙소 옆 원룸에서 지내던 그는 즉시 경찰에게 출동을 요청했다.


온제는 이해할 수 없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경찰이 인범과 헌서를 붙잡고 현장을 수습했다.


“자, 이제 저희가 처리할 테니, 모두 각자 방으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경찰은 헌서와 인범만 남겨두고 모두 돌아가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무슨 영문인지 몰랐지만, 경찰의 말을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헌서형, 괜찮을까? 별 일 없겠지?”


디영은 경찰에 둘러싸인 헌서를 보고 걱정스럽게 중얼거리며 방으로 돌아갔다. 경찰까지 출동했으니, 이 일로 인해서 여론이 악화되거나 중도하차하게 되는 건 아닌가 염려하는 듯했다.


들이닥친 경찰들 가운데는 헌터들도 있었다.


“숙주가 나오지 못하게 입을 막아서 데려가야 해요.”


헌서는 그들에게 몬스터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입을 막으라고 일러주고 인범을 인계했다. 어떻게 숙주를 옮겨 타려고 했는지도 알려주었다.


“헌서야, 수고했다.”


승권은 헌서의 활약에 흥분해서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네가 큰일 했다. 이렇게까지 잘해줄 줄 몰랐는데.”


투입되고 한 달도 되지 않아서, 벌써 아이돌 연습생 틈에 몸을 숨기고 있던 몬스터를 2마리나 찾아냈으니, 헌서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었다.


“어떻게 찾아냈어?”


“지금 1등하는 일유 형한테 몬스터가 접근할 것 같아서, 일유 형하고 친한 사람들을 감시했죠.”


헌서는 일유와 친한 참가자나, 같은 팀에 몬스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 하에 그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정보를 수집했다.


“일유 형이 물린 자국이 있는 걸 보면, 분명히 그 주위 사람 중에 몬스터가 있을 테니까요.”


그러다가 나중에 팀에 합류한 인범이 연습 진도를 따라잡기 위해서 일유와 단둘이 개인연습을 몇 차례 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만약 일유 형을 공격한 게 인범이 형이라면, 탈락해서 내일 합숙소에서 나가야 하니, 그 전에 탈락하지 않고 생존한 참가자 중에 한 명으로 숙주를 옮겨 타려고 할 거라고 예상했죠.”


몬스터는 개인성적 1위로 데뷔가 확실시되는 일유로 갈아타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유는 공연을 마치고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갔다. 그러니 다른 참가자를 새로운 숙주로 물색했을 터.


헌서는 인범의 방으로 오기 전에 경수와 성호를 만나서 대화하면서 인범이 다른 사람과는 10시에 보자고 방으로 불렀으면서 헌서만 9시에 먼저 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타겟이로군.’


몬스터가 자신을 숙주로 갈아타려고 한다는 걸 직감한 헌서는 인범이 부른 시간에 맞춰 방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경계심을 풀었다.

몬스터가 인범에게서 나와서 모습을 드러냈을 때 잡으려고 한 것이었다.


“나한테 이걸 선물로 주더라고요.”


헌서는 인범이 선물로 준 송진 향초를 내밀었다.


“소나무 향이군.”


승권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세계의 야생에서 게이트를 넘어 이쪽 세계의 도시로 온 몬스터들은 나무 냄새를 좋아하고, 특히 소나무의 강한 냄새를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소나무 향이 나는 향수를 쓰거나 송진 향이 나는 방향제 같은 물건을 가까이 두었다. 몬스터에게서 나는 특유의 냄새를 감추기에도 유리했다.


“그런데, 이대로는 위험하긴 하네. 네가 잡았으니 망정이지, 참가자들이 몬스터의 위협에 모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었던 거잖아.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나 있었으니, 더 있지 말라는 법도 없고.”


승권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중지시키도록 건의해야 하는 건 아닌가 고민했다.


“남은 참가자들을 전수조사 하는게 어때요?”


헌서는 남은 서바이벌 생존자들을 모두 MRI를 찍어서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현재까지 생존자는 18명 밖에 안 되니 충분히 해볼 만했다. 몬스터의 크기로 보아 사진을 찍으면 충분히 찾아내고도 남았다.


“그것도 괜찮은 생각이네.”


승권은 상부에 건의하겠다고 했다.


사건현장이 마무리되고 헌서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어떻게 됐어?”


기다리던 참가자들이 헌서에게 물었다. 경찰에게 연행되었던 헌서가 무사히 귀가하자 질문이 쏟아졌다.


“인범이는 왜 데러가고 너는 풀려났어?”


헌서는 대충 둘러댔다.


“경찰한테 별일 아니라고 얘기하니까 둘 다 훈방 조치 되었는데, 인범이형은 팔이 아프다고 해서 뼈가 다친 건 아닌지 X레이 찍으러 갔어요.”


“너도 팔 다쳤잖아.”


그들은 헌서가 인범에게 팔을 물린 걸 알고 있었다.


“팔이요? 아무렇지도 않은데요.”


헌서는 자신의 팔을 보여주었다. 헌터 특유의 회복력 덕분에 인범에게 물렸던 팔의 상처는 이미 딱지가 떨어져 흔적도 거의 없이 아물고 있었다.


“아까 분명히 피가 났는데...”


그들은 할 말이 없어서 멍하니 입을 벌렸다. 자신들의 눈으로 본 게 맞나, 꿈을 꾼 건 아닌가 의아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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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새로운 출발 24.03.26 219 6 13쪽
38 놀이공원 종영 24.03.25 213 6 12쪽
37 수상한 데뷔조 24.03.24 212 6 12쪽
36 파이널라운드 롤러코스터 24.03.23 205 8 12쪽
35 바이브 24.03.22 208 8 12쪽
34 조작 24.03.21 223 7 13쪽
33 드림팀 24.03.20 226 8 12쪽
32 타겟 24.03.19 225 7 12쪽
» 격투 +1 24.03.18 226 6 13쪽
30 생존자와 탈락자 24.03.17 227 8 12쪽
29 희비교차 24.03.16 231 8 13쪽
28 언밸런스 +1 24.03.15 228 7 12쪽
27 포그 24.03.14 228 7 13쪽
26 스윗 테이스트 +1 24.03.13 230 8 12쪽
25 shadow(그림자) 24.03.12 235 7 12쪽
24 번지점프 +1 24.03.11 236 7 12쪽
23 4라운드 범퍼카 24.03.10 240 8 13쪽
22 일유의 제안 24.03.09 242 7 12쪽
21 설계 24.03.08 244 8 12쪽
20 악마의 편집 24.03.07 247 8 12쪽
19 팀 조합 24.03.06 267 7 12쪽
18 랩 배틀 24.03.05 257 7 12쪽
17 힐링 파티 24.03.04 270 9 13쪽
16 보컬 조 평가 24.03.03 288 9 12쪽
15 3라운드 바이킹 24.03.02 292 8 13쪽
14 세탁실의 습격 24.03.01 283 8 12쪽
13 보컬 연습 24.02.29 292 6 12쪽
12 조 편성 24.02.28 309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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