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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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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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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조 편성

DUMMY

“다음으로 백팀이 팀원을 선택해 주십시오.”


온제에게 지명받은 헌서가 팀원을 선택할 차례였다.


헌서는 자기가 이렇게 빨리 선택받을 줄 몰라서 누구를 지명할 계획이 없었다.


‘누구를 뽑지?’


두리번거리며 눈이 마주치자, 시선을 피하는 사람도 있었고, 반대로 나를 골라달라고 어필하는 사람도 있었다. 디영이 그에게 눈을 깜박거리며 뽑아달라고 했다.


‘형, 나! 나!’


“디영이가 자기 뽑아달라는데요?”


헌서가 디영의 시선을 느끼고 온제에게 귓속말했다.


“그런데 우리 팀 이기려면 보컬하고 랩 잘하는 사람을 먼저 뽑아야지. 디영이는 먼저 뽑히지 않을 거라, 나중에 뽑아도 돼.”


온제는 디영이 대신 윌비를 먼저 뽑자고 추천했다.


“랩은 윌비 형 따라올 사람이 없어.”


보컬 1등을 저쪽 팀에서 데려갔으니 랩 1등은 그들이 반드시 데려와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윌비 형으로 하겠습니다.”


헌서도 윌비를 기억하고 있었다. 퍼포먼스를 2라운드에서 딱 한 번 보았을 뿐인데, 그 개성있는 목소리와 바이브가 뚜렷이 기억에 남았다.


랩만 잘하는 게 아니라, 프로듀싱과 작사 작곡도 잘했다.

하지만, 말수가 적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싫어해서 아이돌로서는 좀 안 맞는 부분도 있다는 소문이었다.


‘잘... 선택한 거 맞겠지?’


헌서는 무표정하게 자신에게로 걸어오는 윌비를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무심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매, 바싹 마른 몸, 우뚝한 매부리코, 남들의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들을 것 같은 무심한 얼굴.

한 눈에 보기에도 간섭받기 싫어하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보였다.


“팀의 멤버가 모두 결정되었습니다. 각자 팀별로 조를 나눠주세요.”


댄스를 잘하는 온제가 뽑은 백팀에는 댄스를 잘하는 사람들이 모였고, 도웅이 뽑은 청팀에는 보컬을 잘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결국 랩에서 승부가 날 것 같았다.


“우선 보컬, 랩, 댄스 조별 멤버를 정합시다.”


팀장인 온제는 먼저 각 조 지원을 받고, 지원자가 넘치면 투표로 배치하자고 제안했다.


댄스 조에 20명 중에 무려 11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댄스 조는 온제가 있으니 반드시 이길 거라고 예상해서 많은 참가자들이 댄스 조를 지원한 것도 있었다.

각 조당 5명은 되어야 하니, 인원 재조정이 필요했다.


“디영이 너도 댄스 한다고? 보컬이 낫지 않아?”


온제가 막판에 간신히 팀에 합류해서 댄스 조를 지원한 디영에게 물었다.


“형, 나 목소리에 자신이 없어서...”


디영의 목소리는 변성기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허스키하고 음정이 불안했다.


“그럼 차라리 랩을 가던가. 댄스는 이번에 진짜 어려운 안무로 할 거야.”


“그럴까?”


디영은 랩 조장인 윌비를 흘깃 쳐다보며 눈치를 보았다.

그러나, 윌비는 실력이 부족한 멤버는 냉정하게 거절했다.


“가사 절 것 같으면 오지 마. 우리 이겨야 해.”


“히잉...”


윌비에게 거절당한 디영은 한숨을 쉬며 보컬 조를 쳐다보았다.


보컬 조에 들어가면 질 게 분명했다. 상대 팀 보컬에 괴물 보컬이라 불리는 미강이가 있고, 잘하는 보컬들이 모여있었다. 반면에 백팀의 보컬 조는 소수를 제외하면 갈 데가 애매해서 온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보컬 조에는 3명밖에 지원자가 없었다. 누군가는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되겠지, 뭐.”


디영은 방석을 들고 보컬 조로 자리를 옮겼다.


댄스 조에 사람이 몰리자, 헌서는 댄스 조 말고 다른 조를 하겠다고 다른 참가자들에게 댄스 조를 양보했다.


“제가 댄스 말고 다른 조로 갈게요.”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자기 주 종목에 편성되는 게 중요하지만, 헌서는 연습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아직 주종목이라고 할 게 없었다. 댄스가 가장 자신 있지만, 어느 조를 하던 크게 상관이 없었다.


“너랑 같이 댄스 하려고 뽑았는데.”


온제는 아쉬운 듯이 말했지만, 헌서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나 아니어도 댄스 잘하는 멤버 많잖아요. 댄스 배틀도 중요하지만, 다른 배틀도 이겨야 팀이 이기잖아요.”


온제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댄스 조장이지만, 전체 팀장이기도 했다. 그를 믿고 따라온 팀원들을 생각하면 댄스 조만 이기도록 인원을 배치할 수는 없었다.


“어디? 랩 조로 갈래? 아님 보컬?”


“자리 남는 데 갈게요.”


헌서는 지원자가 가장 적은 보컬 조로 들어갔다. 보컬이 제일 자신 없지만, 백팀에서 보컬 조가 가장 취약하고 사람이 모자라니, 팀을 위해서는 보컬 조에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제도 잠시 상황을 살펴보니, 사람이 모자라서 누군가 떠밀려가야 하는 보컬 조에 헌서가 선뜻 지원해줘서 다행스러운 점도 있었다.


“그래. 헌서야. 보컬 조 잘 부탁해.”


덕분에 조 편성이 분란 없이 신속하게 결정되었다..


인원 배정을 마치고 조별 연습에 들어갔다.


“헤헤, 헌서 형 왔다. 이리 와, 내 옆에 앉아, 형.”


디영이 보컬 조를 찾아온 헌서를 웃는 얼굴로 반겼다.


보컬 조의 조장은 지솔이였다.

그 외에 헌서, 디영 등 총 5명이었다. 그 중에서 노래를 잘한다고 인정받는 사람은 지솔이 뿐이었다. 나머지는 보컬 포지션이긴 해도 썩 잘하지는 못하거나, 밀려서 온 다른 포지션 멤버였다.


헌서도 노래는 진짜 자신이 없어서 최소한의 파트만 맡을 생각이었다.


“무슨 노래로 할까요?”


어떤 노래를 부를까 고르는데, 각자 의견이 분분했다.


“이건 너무 높은데.”

“이 노래는 화음을 잘 쌓아야 하는데 어려울 거 같아.”

“이건 분위기 살리기가 힘들어.”


그들의 실력에 맞으면서도 마음에 드는 노래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조장인 지솔이는 우유부단해서 조원들의 의견에 이리저리 휩쓸렸고, 자기 의견을 내지 못했다.


“아, 어렵네.”


결정을 못 하고 시간을 보내는데, 옆방에서는 청팀의 보컬 조가 노래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직접 불러보면서 노래를 고르는 모양이었다.


“예 예 예에에에에에!”


옆방까지 쩌렁쩌렁 울리는 힘찬 락 보컬에 다들 입이 딱 벌어졌다.


“어휴, 미강이.”

“살살 좀 하지.”


그들과 배틀할 상대 보컬 팀에 있는 미강이의 목소리였다.

참가자 중에서 가장 막강한 파워 보컬을 자랑하는 미강이였다.


“너를 향해 달려가아아아아-악”


마이크 없이도 층 전체에 울려퍼지는 미강이의 목소리 때문에, 헌서의 보컬 팀은 시작하기도 전에 기가 죽었다.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아, 진짜 이번에 잘 해야 하는데...”


디영이가 중얼거리며 한숨 쉬었다.

변성기로 목소리가 안정되지 않아서 보컬에 자신없는 디영이로서는 미강이와 보컬 배틀을 해야 한다는 게 더욱 주눅들 터.


늘 밝은 표정의 디영이가 풀이 죽어 있는 걸 보자 마음이 짠했다.

마음이 여린 조장 지솔이에게 상황을 정리하도록 맡겨놓으면 배가 산으로 갈 것 같았다.

헌서는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서 뭐라도 해보려고 입을 열었다.


“우리는 지솔이형이 제일 노래를 잘하니까, 지솔이형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노래로 범위를 좁혀보면 어때요?”


“그럴까?”

“그게 낫겠네.”


헌서의 제안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최대한 지솔이의 보컬을 활용하고, 나머지는 자기 파트만 잘 소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지솔이는 RnB 장르가 강점이었다.


“저기,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이건데요...”


지솔이는 머뭇거리다가 몇 개의 노래를 들려주었다. 그가 추천해 준 노래들은 대체로 너무 어려웠다. 음정이 벤딩으로 변하고 꾸밈음과 비브라토가 많이 들어간 곡 위주였다.


“헐, 이걸 어떻게 불러?”

“음정이 어떻게 되는 거야?”

“바이브레이션 넣어야 하네?”


조원들의 시큰둥한 반응에 지솔이는 우물쭈물하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음, 별로에요? 그럼 다른 노래로 할까요?”


헌서도 지솔이가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노래 자체를 많이 해본 적 없는 헌서가 음정이 왔다 갔다 하는 RnB 노래는 부른다는 게 미션 임파서블이었다.


그러나, 헌서는 상대팀에 맞서기 위해서는 팀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려야 이길 수 있다고 여겼다.


“우리 상대는 미강이 형이에요. 미강이 형을 상대하려면 지솔이 형을 밀어줘야 해요.”


지솔이를 활용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우리한테 맞춰서 지솔이 형 보컬 수준을 떨어뜨리느냐, 우리가 지솔이 형 수준으로 올려서 맞추느냐인데, 나는 최대한 우리가 수준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게 맞다고 봐요.”


헌서는 자기도 노래를 못하지만, 그래도 연습해서 맡은 파트는 해내겠다고 말했다.

조원들은 어려운 노래를 할 자신이 없어서 대답을 망설였다. 하지만, 헌서의 말처럼 상대가 너무 강해서 그냥 하던 대로 해서는 이길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었다.


아직 노래 실력이 별 볼 일 없는 헌서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자, 디영이가 농담을 던지는 것처럼 그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래요. 헌서 형이 그렇게 하자는데, 한번 해보자고요. 솔직히 내가 헌서 형 만큼은 노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형이 하면 나도 할 수 있겠지?”


디영은 헌서에게 눈을 찡긋하며 웃었다. 블랙 울프에서 같이 후렴구를 불러서 헌서의 보컬 실력을 알고 있었다.


헌서는 얼마 전에 배운 발성법에 이제 겨우 익숙해진 단계였다. 제대로 된 음성을 낼 수 있게 된 지도 며칠 안 되었다.

그래도 청각이 예민해져서인지 음정은 그런대로 잘 맞추는 편이었고, 목의 근육도 튼튼해서 목청도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감정을 넣거나 소리를 아름답고 듣기 좋게 내려면 연습이 많이 필요했다.

디영이가 노래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연습생하며 배운 경력이 길어서, 헌서보다는 듣기 좋게 노래했다.


헌서는 조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디영아. 나보다만 잘 해. 그럼 심사위원한테 야단맞을 일은 없잖아. 까짓거 내가 대표로 욕 먹을게.”


헌서는 자신의 가슴을 치며 짐짓 유머스럽게 허세를 부렸다. 그러자, 얼어붙었던 조원들이 풉 하고 웃으며 표정이 서서히 풀렸다.

어려운 노래를 골랐다가 못한다고 심사위원에게 야단맞을까 봐 결정을 망설였는데, 헌서가 욕은 자기가 대표로 먹겠다고 하니, 불안감이 사라졌다.


“그래. 도전해 보자.”

“지솔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노래로 정하자.”

“우리가 지솔이 수준에 맞춰서 실력을 끌어올리자.”


헌서가 밀어붙여서 드디어 의견이 하나로 모아졌다.


“그럼 이 곡으로 파트를 나눠 봐요.”


지솔이가 고른 ‘너와 함께’라는 곡으로 연습에 들어갔다.

느린 비트에 감성을 담아서 불러야 하는 노래였다.


헌서도 노래를 들으며 따라불렀다.


“이거 잘못하면 축 처지겠는데?”


막상 불러보니 빠른 노래보다 천천히 불려야하는 노래가 오히려 더 어려웠다.

무난한 멜로디인데도 감성을 담아 부르기가 쉽지 않았다. 악보대로 음정 맞춰 부르는 건 어렵지 않은데, 그냥 불러서는 너무 느리고 지루했다.


‘하... 장례식장 노래 같아.’


헌서는 자신이 부른 노래를 녹음해서 들어보다가 휴대폰을 던져버렸다.


옆을 보니 디영이는 그래도 보컬 연습을 오래 했던 터라, 잘하지는 못해도 제법 감정을 담아서 부르고 있었다.


‘이러다 내가 팀의 구멍이 되겠는데?’


헌서는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내가 팀에서 대표로 욕먹겠다고는 했지만.’


오기가 발동했다.


‘그렇다고 나 때문에 팀이 지면 안 되지.’


무조건 잘해서 이겨야 한다.


헌서는 문득 이번 라운드부터는 그가 탈락 면제권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헉! 인기투표에서 최하위가 되면 바로 탈락인데?’


자신이 인기투표에서 꼴찌가 될 확률이 높다는 걸 깨달았다.


‘아, 안 돼. 탈락하면.’


물론 블랙 울프 퍼포먼스가 방송되고 나면, 헌서의 팬도 생겨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헌서의 팬은 없고 안티들만 있는 상황이었다.


‘이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헌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고민했다.


‘잘하려면 잘하는 사람에게 배우는 게 빠르지.’


지솔이에게 어떻게 하면 노래를 잘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지솔이 형, 형처럼 노래하려면 어떻게 하면 돼요?”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헌서의 질문에 지솔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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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새로운 출발 24.03.26 220 6 13쪽
38 놀이공원 종영 24.03.25 213 6 12쪽
37 수상한 데뷔조 24.03.24 212 6 12쪽
36 파이널라운드 롤러코스터 24.03.23 205 8 12쪽
35 바이브 24.03.22 208 8 12쪽
34 조작 24.03.21 223 7 13쪽
33 드림팀 24.03.20 226 8 12쪽
32 타겟 24.03.19 225 7 12쪽
31 격투 +1 24.03.18 226 6 13쪽
30 생존자와 탈락자 24.03.17 227 8 12쪽
29 희비교차 24.03.16 231 8 13쪽
28 언밸런스 +1 24.03.15 228 7 12쪽
27 포그 24.03.14 228 7 13쪽
26 스윗 테이스트 +1 24.03.13 230 8 12쪽
25 shadow(그림자) 24.03.12 235 7 12쪽
24 번지점프 +1 24.03.11 236 7 12쪽
23 4라운드 범퍼카 24.03.10 240 8 13쪽
22 일유의 제안 24.03.09 242 7 12쪽
21 설계 24.03.08 244 8 12쪽
20 악마의 편집 24.03.07 247 8 12쪽
19 팀 조합 24.03.06 267 7 12쪽
18 랩 배틀 24.03.05 258 7 12쪽
17 힐링 파티 24.03.04 270 9 13쪽
16 보컬 조 평가 24.03.03 288 9 12쪽
15 3라운드 바이킹 24.03.02 292 8 13쪽
14 세탁실의 습격 24.03.01 283 8 12쪽
13 보컬 연습 24.02.29 292 6 12쪽
» 조 편성 24.02.28 310 8 12쪽
11 팀 배틀 +1 24.02.27 331 9 12쪽
10 첫 무대 24.02.26 339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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