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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최근연재일 :
2024.06.30 21:28
연재수 :
1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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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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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
글자수 :
759,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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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3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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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몬스터 제국의 해체

DUMMY

이사벨이 헌서를 불러들인 게 확실해졌다.

이사벨이 그를 이 곳으로 오도록 명령했고, 자신이 따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인간인 내가 몬스터의 페로몬에 조종되다니. 이건 꿈이 아닐까?’


머리가 멍한 느낌이 마치 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사벨은 헌서의 생각을 읽었는지 즉시 페로몬으로 전달했다.


‘너는 인간이지만, 몬스터의 소통 능력도 갖고 있다.’


헌서는 자신이 생각만 해도 그것이 여왕에게 읽힌다는 것에 놀랐다.


‘내가 몬스터와 소통 능력이 있다는 걸 알고 있네?’


헌서는 자신이 페로몬으로 몬스터와 소통하고 조종하는 능력이 있다는 건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사벨 여왕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너는 인간을 지배하기 위한 내 계획의 일부였다.’


‘뭐라고?’


‘네 어머니를 내 기생 몬스터로 하여금 감염시켜서 너를 낳도록 했지. 그러면 인간을 조종하기 위해 기생 몬스터에 감염시킬 필요 없이, 나에 의해 직접 조종되는 인간을 탄생시킬 수 있을 테니까.’


이사벨 여왕의 말은 자신의 의지대로 직접 조종할 수 있는 돌연변이 인간을 만들고 싶어서, 임신 중인 헌서의 어머니를 사로잡아서 감염시켜서 돌려보냈고, 그 결과로 태어난 것이 헌서였다는 말이었다.


‘어째서 직접 조종할 수 있는 인간이 필요했지?’


‘인간의 호르몬을 얻기 위해서.’


몬스터인 이사벨이 그렇게 긴 장기 계획을 세웠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사벨이 인간의 호르몬을 취해서 진화한 돌연변이 몬스터라는 걸 생각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내게서 호르몬을 흡수하려고?’


헌서의 물음에 이사벨이 대답했다.


‘그 이상이지. 너를 이용해서 다른 인간의 호르몬을 얻는 편이 훨씬 많이 얻을 수 있다.’


이어진 말로 이사벨의 계획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너는 인간을 매혹시키고 호르몬 수치를 끌어올리는 능력을 가진 아이돌이니까.’


이사벨은 헌서가 기생 몬스터에 감염된 아이돌처럼 팬의 호르몬을 흡수해서 전달하도록 할 목적으로 만들었던 것이었다.

페로몬에 민감하게 강화된 감각으로 이사벨의 명령을 직접 받들어서 수행하는 돌연변이 인간을 만들어냈다.


‘내가 네 명령을 따를 것 같나?’


헌서는 이사벨의 영향력을 이겨내려고 애쓰며 말했다.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네 감정을 컨트롤할 테니까.’


이사벨은 더욱 강력한 페로몬을 내뿜었다.

그러자 마치 헌서의 뇌가 녹는 것처럼 반응했다. 이성이 마비되는 것처럼 멍한 느낌이었다.


‘게이트 밖으로 돌아가서 더 많은 인간을 매혹시키고 더 많은 호르몬을 흡입해서 내게 보내거라.’


헌서는 이사벨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려고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주위의 몬스터에게 명령을 내렸다.


[제7감각 제어 능력이 활성화되었습니다.]


헌서가 스킬을 활성화하자, 주위의 몬스터들이 헌서에게 반응했다. 헌서의 아우라에 복종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왕은 우리의 적이다. 여왕을 없애라!’


헌서는 제7감각으로 몬스터들에게 이사벨을 공격하도록 지시했다.


“크아아악!”


헌서에게 가까이 있던 몇몇 몬스터는 헌서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며 이사벨을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이사벨의 옆에 있던 몬스터도 이사벨을 지키기 위해 움직였다. 헌서의 명령을 듣는 몬스터와 이사벨의 명령을 듣는 몬스터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다.


“끼이이엑!”

“캬아악!”


몬스터끼리 서로 물어뜯고 할퀴고 들이받으며 곳곳에서 난전이 일어났다.


‘여왕을 죽여라!’

‘여왕님을 지켜라!’


하지만, 헌서의 명령을 듣는 몬스터의 숫자가 더 적었다. 여왕의 페로몬이 헌서의 스킬보다 더 강력하게 작동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를 이길 생각은 마라. 너는 내 자식이고 내게 복종하도록 태어났다.’


이사벨 여왕은 헌서가 자신의 부하 몬스터의 페로몬에 영향을 받아 태어났기에, 여왕의 명령을 따르도록 본능적으로 타고났다고 했다.


‘나는 네 어머니고 너는 내 자식이다. 몬스터는 네 가족이고, 이곳은 너의 집이고 고향이다.’


이사벨은 다시금 강력한 페로몬을 내뿜었다. 마치 수면가스가 살포된 것처럼 공기가 바뀌었다. 나른한 공기에 싸우던 몬스터들이 진정하며 전투를 멈추었다.


‘젠장.’


제7감각으로 몬스터를 조종해서 이사벨 여왕을 제거하는 건 어려워보였다. 몬스터 제어 능력으로는 여왕을 이길 수 없었다.


여왕은 헌서에게 제안하듯이 명령했다.


‘내 명령을 따르면 네게 몬스터 제국을 물려주겠다. 너는 내 자식들 중에서 게이트 양쪽의 제국을 다스리기에 가장 적합한 자식이니까.’


이사벨은 헌서에게 너는 내 페로몬을 이어받은 내 자식이라며 세뇌하듯이 반복해서 페로몬을 전달했다.

포근하고 따듯한 느낌이 온몸을 감쌌다. 부모님을 잃은 후 가족이 없었던 헌서가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한 그리운 가족의 편안함이었다.


헌서는 최면에 걸린 것처럼 머리가 멍해지면서 아무 생각하기가 싫어졌다. 이렇게 가족처럼 정답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집단에 소속되는 게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이사벨 여왕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게 낫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헌서가 이렇게 여왕의 페로몬에 반응하는 것은 그가 페로몬을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었다.

그런 능력이 없는 다른 인간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을 것이다.


‘네 형제와 함께 돌아가거라. 너를 도와줄 것이다.’


이사벨 여왕은 기생 몬스터를 헌서에게 보냈다.

헌서가 게이트를 넘어가서 자신과 멀어져서 페로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면 제정신을 차릴지도 모르니, 기생 몬스터에 감염시켜서 돌려보내려는 것이었다.


‘형제와 같이 있으면 외롭지 않을 게다.’


기생 몬스터를 몸 안에 간직하고 있으면, 지금처럼 가족에게 따듯하게 위로받는 느낌을 계속 느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어서 네 형제와 하나가 되어라.’


이사벨 여왕은 기생 몬스터를 헌서의 몸 안에 넣으라고 명령했다.


‘어머니.’


헌서는 몽롱한 가운데서도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며 이사벨 여왕에게 말했다.


‘한 번만 안아주세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로 한 번도 가족의 품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저는 인간이잖아요. 페로몬만으로는 부족해요. 어머니의 품을 느껴보고 싶어요.’


가족에 대한 헌서의 절절한 그리움이 느껴졌는지 이사벨이 그의 접근을 허락했다. 헌서를 더욱 확실하게 몬스터 가족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가까이 오거라.’


헌서는 이사벨 여왕에게 다가갔고, 여왕을 겹겹이 둘러싸며 지키던 몬스터들은 여왕의 명령을 듣고 길을 비켰다.


이사벨 여왕의 앞에 다다른 헌서는 여왕 몬스터의 머리를 껴안았다. 깜깜한 어둠 속이었지만, 거칠게 몰아쉬는 숨소리가 들리고 들썩거리는 어깨가 느껴졌다.


헌서는 어릴 적 부모님과 침대에서 뒹굴며 보냈던 일요일 아침의 추억을 떠올렸다.


늦잠을 자다 깨면 부드러운 햇살이 얼굴에 떨어지고, 은은한 커피 향이 났다. 부모님은 모닝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이 깬 헌서를 안아주었다. 그러면 헌서도 시원한 우유 한 잔을 따라서 마시고 아버지의 팔을 베고 어머니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곤 했다.


너무나 행복하고 편안하고 영원할 것 같았던 주말 아침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했다.


‘내 가족을 앗아간 네 말을 들을 것 같으냐!’


헌서는 양손을 뻗어서 여왕 몬스터는 더듬이를 꽉 잡고 순간적으로 힘을 주어 잡아 뽑았다. 여왕의 더듬이가 우두둑하고 뜯겨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너도 네 가족을 잃어 봐라.”


헌서는 이사벨에게 싸늘하게 중얼거렸다.


“크아아악!”


더듬이를 잃은 여왕 몬스터가 비명을 질렀다. 몬스터들은 여왕의 분노에 당황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왜 그러십니까, 여왕님?’

‘어떻게 해 드릴까요?’


하지만, 더듬이를 잃은 여왕은 다른 몬스터와 교신하지 못했다.


‘게 아무도 없느냐? 모두 어디 있느냐?’


여왕은 울부짖으며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더듬이가 사라져서 주위를 감지 할 수 없게 되자, 혼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깜깜한 곳에 남겨진 것처럼 느낄 것이다.


‘여기 있습니다.’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주위의 몬스터는 이사벨 여왕에게 페로몬으로 복종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더듬이가 사라진 여왕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왜 나를 버리고 모두 사라졌느냐? 어서 돌아와!’


주위에 몬스터들이 있는데도 여왕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어디 있느냐? 대답해!’


아무 응답이 없자, 여왕은 분노해서 온갖 페로몬을 내뿜었다.


‘모두 죽여라! 어서 죽여!’


여왕의 명령에 몬스터들은 닥치는 대로 서로를 물어뜯으며 공격했다. 몇몇 몬스터는 헌서를 공격하려고 몰려들었다.


헌서는 재빨리 칼을 꺼내서 이사벨 여왕의 심장을 찔렀다.


“꿰에에에엑!”


이사벨 여왕은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숨이 끊어졌다. 여왕이 죽자, 여왕이 내뿜던 페로몬도 농도가 옅어졌다.

여왕의 페로몬이 사라지자, 몬스터들은 갈팡질팡하며 각자 제자리에서 슬퍼하며 울부짖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여왕님이 죽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헌서는 다시 한번 제7감각 스킬을 강력하게 발동했다.


[제7감각 제어 능력이 활성화되었습니다.]


헌서가 페로몬으로 몬스터를 제어하자, 우왕좌왕하던 몬스터들이 하나 둘 헌서에게 복종했다.

이사벨이 사라진 지금, 헌서가 가장 강력한 페로몬을 가진 자였다.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뭘 할까요?’


헌서 주위의 몬스터부터 멀리 떨어진 몬스터까지 차츰질서를 되찾으며 헌서에게 꼬리를 내리고 머리를 숙였다.


‘길을 비켜라.’


몬스터들은 헌서에게 길을 터주었다. 헌서는 토굴을 걸어서 빠져나왔다.


“휴우.”


그는 이사벨이 있던 토굴을 바라보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네.”


이사벨의 페로몬에 조종당해서 기생 몬스터에 감염될 위기에 처했지만, 여왕을 죽이고 무사히 빠져나왔다.


‘이사벨이 나를 완전히 조종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망정이지.’


페로몬의 영향력이 위력적이긴 했지만, 인간인 헌서에게는 몬스터만큼 절대적이지는 않았다.

인간에게 있어서 호르몬의 지배력이 중요하긴 하지만, 100% 절대적인 것은 아니었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90%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더라도 10%는 의식과 이성 등 다른 동기로도 행동한다. 그 10%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가 반격한 것이었다.


이사벨이 죽었으니, 더 이상 헌서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왕 몬스터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사벨 여왕을 잃은 몬스터들이 토굴 안에서 쏟아져나왔다.

갈 곳을 잃고 방황하며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제 몬스터들은 이전처럼 하나로 뭉쳐서 인간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다.

인간의 호르몬을 탐하려 게이트 너머로 숨어들어오지도 않을 것이다.


헌서는 승권이 있는 버섯 바위로 돌아갔다.


“어디 갔었어? 찾았잖아.”


“이사벨을 해치웠어요.”


헌서는 자신이 이사벨을 죽이고 몬스터 무리를 해산시켰다고 했다.


“뭐라고? 정말이야?”


승권은 날이 밝은 후에 헌서와 함께 이사벨이 있던 토굴로 갔다.

그곳에는 이미 몬스터 무리가 사라지고 텅 빈 굴 속에 헌서의 칼에 맞은 이사벨의 사체만 남아있었다.


“이럴 수가... 도대체 어떻게 해치웠어?”


승권은 여왕을 보호하며 겹겹이 둘러싸인 몬스터 무리를 어떻게 헌서가 뚫고 접근했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


“제7감각 스킬로 이사벨과 교신하면서 접근했죠. 정확히 말하면 이사벨이 나를 불러들인 거지만요.”


헌서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들은 게이트를 넘어서 돌아와서 헌터 사령부에 이사벨의 죽음을 보고했다.


실제로 이사벨 여왕이 죽은 후로는 게이트를 공격하거나 넘어서 들어온 몬스터는 발견되지 않았다.

몬스터들은 처음 인간에게 발견되었을 때처럼 게이트 안에서 수십 마리씩 작은 군집체를 이루며 자기들끼리 싸우고 영역다툼을 하며 야생동물처럼 살아갔다.


사실관계를 확인한 헌터 사령부는 헌서에게 훈장과 표창장을 주었다.

헌서는 단숨에 헌터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탑급 헌터가 되었다.

모든 몬스터를 조종하는 여왕 몬스터를 죽인 헌터 중에 헌터라는 명예를 얻게 된 것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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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7 역대급 컴백(최종회) +2 24.06.30 15 2 12쪽
» 몬스터 제국의 해체 24.06.30 14 1 12쪽
135 헌서의 비밀 24.06.29 20 1 12쪽
134 몬스터의 아이돌 24.06.28 22 1 12쪽
133 빌보드 역주행 24.06.27 26 1 12쪽
132 이세계 라이브 방송 24.06.26 22 1 12쪽
131 이세계에서 살아남기 24.06.25 23 1 12쪽
130 게이트 평화 콘서트 24.06.24 23 1 12쪽
129 몬스터의 주인 24.06.23 26 2 13쪽
128 바쿠스 엔터테인먼트 24.06.22 31 1 12쪽
127 신곡 미션 24.06.21 28 1 12쪽
126 레블 24.06.20 24 1 12쪽
125 지솔이의 트라우마 24.06.19 31 2 12쪽
124 섹시한 무대 24.06.18 27 2 12쪽
123 표현력 24.06.17 28 2 12쪽
122 이터널 엔터테인먼트 24.06.16 30 1 12쪽
121 컨셉 소화 미션 24.06.15 27 1 12쪽
120 키네아트 24.06.14 29 2 12쪽
119 개성 24.06.13 32 2 12쪽
118 서사 24.06.12 29 3 13쪽
117 상대 곡 뺏기 24.06.11 27 3 12쪽
116 아폴론 24.06.10 29 2 12쪽
115 디영이의 도전 24.06.09 31 3 12쪽
114 커버곡 미션 24.06.08 30 3 12쪽
113 치유 24.06.07 32 2 12쪽
112 리허설 24.06.06 32 2 12쪽
111 갈등 24.06.05 31 2 12쪽
110 와일더 24.06.04 32 2 12쪽
109 연습 24.06.03 37 2 12쪽
108 팬덤 24.06.02 3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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